제주올레길 15코스 1편에 이어서...
출발지인 한림항 비양도 도항선 대합실을
출발할 때만 해도 제법 쌀쌀하던 날씨가 수원리사무소에 이르자.
햇살이 떠오르면서 가파르게 기온이 올라 두텁게 입은 겉옷을 벗어야 할 정도입니다.
요즘 일교차가 커서 건강관리 잘 하지 않으면 감기 걸리기 쉽상이더군요.ㅎㅎㅎ
이웃님들 건강관리 잘 하시구요.
바다를 감상하며 걷던 제주올레 15코스는 일주도로를 지나
이제 본격적으로 사시사철 푸르름이 가득한 제주 중산간 농로로 들어섭니다.
제주중산간 농로로 들어서자. 끝없이 양배추와 브로콜리 작물을 심은 밭이 펼쳐지더군요.
제주검은색 현무암 돌로 가지런히 쌓은 밭에는
월동채소인 배추가 싱싱하게 자라는 모습도 눈에 들어오고...
양파와 마늘, 양배추, 브로콜리가 주산지인 한림읍은 전국 소비자들에게 파랗고
싱싱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지역이라 할 수 있죠.^^
그래서 이 지역 들녘은 사시사철온통 푸른빛입니다.
굽이굽이 이어지는 제주올레 15코스 귀덕 농로 역시 밭길입니다.
이 길은 예전만 해도 이 지역 농부들만 다니던 길이었습니다.
그러나 제주올레 15코스 개장 되면서 양배추 밭길과브로콜리 밭길은
이제 올레꾼들의 놀멍 쉬멍 걸을 수 있는
제주의 숨겨진 농촌 풍경을 감상하며 걷는 길이 되었습니다.
양배추와 브로콜리 밭을 지나 대림리 안길로 접어들자.
어둠속에 잠자던 대림리 마을이 투명하게 눈에 들어오더군요.
제주의 전통적인 농촌 풍경을 구경하며 걷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따스한 가을 햇살을 받으며 일찍 집을 나선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어디로 마실을 나가는지 등짐을 지고 마을 안길을 따라 부지런히 어디론가 걸어가시더군요.
거릿길에서 집으로 이어지는 올레에는
천연잔디가 곱게 자라는 주택도 눈에 들어오고...
베닐하우스에서는 갓 수확한
쪽파를 선별하는 농부들 모습도 보이구요.
양배추와 브로콜리 밭이 끝없이 펼쳐지는
제주중산간 농로를 따라 넉넉한 마음으로 걸으니 세상 부러울 게 없더군요.
쉬엄쉬엄 걷다보니 영새생물에 도착합니다. 안내문에는 이렇게 적혀 있더군요.
<암반위에 고여있는 연못으로 깊은 곳은 1미터가 넘는다.
옛날 이 연못 자리의 찰흙을 파다가 집을 짓자 자연스럽게 물통이 생기고 물이 고였다.
제비들이 찾아와 노니는 모습을 보러 마을사람들이 자주 찾았던 곳으로, 염세서물, 영서생이물,
영새성물, 영세생물이라고도 부른다.>
얼핏봐도 수심이 깊고 지형적으로 물이 고이는 곳에 자리잡은 연못임을 한눈에 알 수 있습니다.
연꽃이 피면 주변 풍경과 아주 잘 어우러져 아주 볼만 할 것 같습니다.
연꽃이 피는 계절에 다시 제주올레 15코스를 걸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라구요.
손바닥만한 밭에는 양배추와 브로콜리가
수확을 기다리며 빼곡히 뿌리를 내리고 있습니다.
초겨울로 접어드는 시기임에도 푸른 빛을 띄고 있는 들녘의 풍경 바다처럼 파랗습니다.
밭과 밭 사이 경계를 표시로 둘러놓은 검은 밭담의 모양도 각양각색입니다.
그리 높지 않게 쌓아진 돌담사이로 숭숭 뚫린 구멍으로는 제주의 거센 바람이 통과할 수 있도록
가지런히 쌓아진 모습이 아주 인상적입니다. 제주인들의 삶의 지혜를 엿 볼 수가 있더군요.
영새생물을 지나 제주검은색 현무암 돌로 쌓아진 양배추와 브로콜리 밭이
끝없이 펼쳐지는 제주올레 15코스는 완만하게 경사진 농로를 따라 이어지는 모습입니다.
제주올레길 15코스의 아침풍경입니다.
소나무와 앙상한 가지만 남은 나무가 실루엣한 풍경을 만들며 제 눈을 즐겁게 하더군요.
제주시 서부지역 대표적인 작물인 양배추와 브로콜리는
이 지역 주 소득작물로 거의 모든 농가가 이 작물을 심는 다고 합니다.
보세요. 양배추와 브로콜리 밭이
얼마나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는지...
양배추와 브로콜리 밭이 끝없이 펼쳐지는 밭 한쪽에는
망자들이 쉼터인 산담을 둘른 묘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모습도 눈에 들어오고...
산자와 죽은자의 삶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제주다운 농촌 풍경입니다.
인적이 드문 한적한 제주중산간 농로를 따라
맑은 신선한 공기를 가슴 깊이 들이 마시며 걷는 맛이 아주 끝내줍니다.
사시사철 푸르름이 가득한 길이 바로 제주올레 15코스라는 생각이 들더군요.ㅎㅎㅎ
이른 아침부터 일터를 나오신
농부들은 브로콜리를 수확하며 하루의 일과를 시작하고...
지금의 한창 브로콜리수확시기라 하더군요.
며칠만 수확시기를 놓치면 브로콜리가웃자라 상품성이 떨어져서 제 가격을 받을 수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른 아침부터 손발을 걷어 부치고 수확 할 수 밖에 없다고 합니다.
요즘 농촌에는 일 할 사람들이 없다며 걱정을 많이 하시더군요.
제주올레길 15코스, 대림리 마을을 지나
이제 한림읍 귀덕리 성로동으로 향합니다.
제주에는 이렇게 작은 자연부락이 제주 중산간을 따라 많이 분포되어 있습니다.
척박한 땅을 일구며 살아가는 제주인들의 삶의 모습입니다.
한림읍 귀덕리 성로동 주택가 담장
너머로는 노랗게 익은 감이 주렁주렁 달려 있고...
이번에 제주올레길 15코스를 걸으면서 안 사실인데요.
이 마을은 제주도무형문화재 제8호인 정동벌립장으로 유명합니다.
정동벌립은 농부들이 쓰는 모자의 한 종류로 제주도 고유의 것입니다.
패랭이와 비슷한 모양으로 비를 피하거나 햇빛을 막기 위하여 써 왔었습니다.
정동벌립의 제작은 북제주군 한림읍 귀덕 1리 성로동에 집중되어 있는데,
이 정동벌립이 언제부터 만들어지기 시작했으며, 어찌하여 귀덕 1리에서만 집중적으로 전승되어
오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정동벌립은 크게 절벤, 망, 천으로 나누어지는데,
이 외에도 맨처음 시작되는 가마귀방석 및 절벤과 망 사이, 망과 천 사이의 사갑바위 등이 있습니다.
정동벌립의 재료는 제주도 일원, 특히 산간에서 자라는 정동(댕댕이덩굴)을 씁니다.
작업공정은 크게 세 과정으로 나누어지는데, 제 1과정은 가마귀방석에서 절벤을 만드는 과정이고,
제 2과정은 절벤에서 망을 만드는 과정이며, 제 3과정은 망에서 천을 만드는 과정입니다.
이렇게 하여 겯는 일이 마무리되는데, 정동벌립 하나를 겯는데 보통 4∼5일이 걸린다고 합니다.
종류는 양태나 탕건처럼 뚜렷한 구분이 없으며, 단지 도리수의 차이에 따라 상질·중질·하질로 나누어집니다.
정동벌립은 무형문화재로 지정이 되어 보전되고 있으며, 기능보유자로 홍달표씨가
그 맥을 이어가고 있다고 합니다.
성로동 농산물집하장에 도착합니다.
잠시 제주삼다수로 목을 축이며 휴식을 취한 후 다시 제주올레길 15코스로 들어서기로 합니다.
※ 제주올레길 15코스는 계속 이어집니다.
제주올레길 15코스 1편 보기 : http://blog.naver.com/scpark1214/120118674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