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비토리오 데 시카
출연: 소피아 로렌, 쟝 - 뽈 벨몽드, 엘레노어 브라운,라프 발로네, 카를로 닌치
이탈리아의 국민여배우인 소피아 로렌은 극히 보기 드물게 비영어권 영화에 출연하여
아카데미 주연상을 수상한 배우입니다. 이건 '실바나 망가노'나 '지나 롤로브리지다'
'줄리에트 마시나' 같은 쟁쟁한 이탈리아 여배우들도 이룩하지 못한 업적이며
이탈리아 배우로 아카데미상을 받았던 '안나 마냐니'는 미국감독이 연출한 영어더빙
영화에서 수상했었습니다.
소피아 로렌의 그 영화는 바로 '두 여인'입니다. 아카데미뿐만 아니라 칸영화제
여우주연상까지 함께 수상했던 이 영화는 소피아 로렌의 절정의 명연기가 돋보이는
걸작이며 40년대부터 이어져 온 이탈리아 네오리얼리즘 영화의 맥을 잇는
비토리오 데 시카 감독의 역작입니다.
공습을 피해 로마를 떠나는 소피아 로렌 모녀.
라프 발로네가 소피아 로렌의 남편 친구이자 은근히
그녀를 사랑하는남자로 단역출연한다
공습을 피해 고향으로 온 모녀는 그곳에서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고,
진보적 이상주의자 청년 미셀도 만나게 된다.
무솔리니 정권하의 혼란스럽던 1940년대 이탈리아, 남편을 잃은 뒤 로마에서 잡화점을 운영하며
13세의 딸 로제타와 함께 안정된 삶을 찾아가던 세시라(소피아 로렌), 계속되는 공습에 시달리자
딸의 안전을 염려하여 가게를 남편의 옛친구 지오반니(라프 발로네)에게 맡기고 고향인 시골로
딸과 함께 피난을 갑니다. 고향의 친척들의 도움으로 평화로운 삶을 찾아가던 세시라
그곳의 잡화상의 아들 미셀(장 폴 벨몽도)은 진보적 이상주의자인 엘리트 청년으로 세시라에게
사랑을 느끼고, 세시라의 딸 로제타역시 그런 미셀을 잘 따릅니다. 하지만 이런 평화는 계속되지
않습니다. 이 마을 역시 전쟁상황에서 더 이상 안전지대는 아니었습니다. 무솔리니가 패망하고
영국, 미군들의 진격이 시작되고, 전쟁으로 인한 비극의 그림자가 세시라 모녀와 미셀에게도
검게 드리워질 줄이야....
하지만 그곳도 더 이상 전쟁에서 점점 안전지대가 아니었고,
몰락하는 파시스트와 진격하는 영,미군 사이에서 주민들은 혼란스러워하고...
결국 이들에게도 전쟁의 참혹한 현실이 무섭게 다가오는데....
딸을 위해서 목숨이라도 내놓을 깊은 모정을
온몸으로 연기한 소피아 로렌의 열연이 돋보이며
장 폴 벨몽도, 엘레노어 브라운 등의 연기도 뛰어나다.
두 여인은 2차 대전당시의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모녀간의 이야기입니다.
당시 26세밖에 안되었던 소피아 로렌은 육체파 미녀로서의 이미지를 버리고
30대의 어머니로 분장하여 투박하고 강인하며 억척스러운 여성상을 연기합니다.
이러한 소피아 로렌의 열연과 비토리오 데 시카 감독의 리얼한 영상에 힘입어
굉장히 진지하고 힘있게 흘러가는 영화입니다. 진보주의자 청년을 연기한 프랑스의 배우인
장 폴 벨몽도는 60년대에 알랑 들롱과 쌍두마차의 인기를 얻는 스타배우가 되지만
20대이던 당시에 이탈리아 영화에 출연한 것이 이색적입니다. 선량한 진보주의자 역할이
썩 어울렸으며, 소피아 로렌의 딸로 등장한 엘레노어 브라운 역시 좋은 연기를
보여줍니다.
신성함의 상징인 교회에서 모녀가 군인들에게 강간당하는 참혹한 장면이 꽤 가슴아프며
한 가정이 전쟁때문에 어떻게 파괴되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소피아 로렌은 '엘시드' '로마제국의 멸망' '아라베스크'등 헐리웃 상업영화에서도
활약하게 되지만 아무래도 본토 이탈리아 영화에서 그녀의 진가가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어머니와 딸의 가슴아픈 삶의 이야기 두 여인은 명감독의 연출, 명배우의 열연, 특히
몸을 사리지 않은 소피아 로렌의 일생 일대의 열연으로 인하여 생생하게 전쟁의
비극이 전달된 60년대 이탈리아의 걸작 고전입니다. 전쟁은 죽은자들에게나
살아남은 자들에게나 모두 큰 상처를 주는 비극입니다.
ps1 : 산전수전 다 겪은 소피아 로렌을 상대로 쑥맥같은 청년 장 폴 벨몽도가 어색하게
사랑을 펼쳐가는 과정이 흥미롭습니다. 젊은 시절의 장 폴 벨몽도는 좀 어리버리하고
순수한 청년의 인상입니다.(영화와는 달리 실제 나이는 장 폴 벨몽도가 1살 위입니다)
ps2 : 당시 아카데미상 후보로 경쟁한 여배우들은 '초원의 빛'의 나탈리 우드, '티파니에서 아침을'
에서의 오드리 헵번 등이었습니다. 참 쟁쟁한 영화의 쟁쟁한 배우들인데 이례적으로
'외국인'인 소피아 로렌이 수상했습니다. 그만한 가치가 있는 열연이었습니다.
ps3 : 소피아 로렌의 남편인 카를로 폰티가 제작했습니다.
소피아 로렌의 슬픈 연기가 정말 애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