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소설을 읽고 영화를 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소설을 원작으로 영화로 만들어진 작품이 점차적으로 늘어가고 있는 것 같아요.
<잘못은 우리별에 있어> 다음으로 <두근두근 내 인생>을 소설로 읽고 영화로 관람하게 되었어요.
원작과 영화를 비교하는 재미도 쏠쏠하고, 소설에서 놓치고 간 부분을 다시한번더 상기할 수도 있고,
소설을 읽으면서 상상했던 것들을 영상으로 접하는 즐거움도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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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읽을 때 저의 관점은
"빨리 늙어가는 아름이가 남은 시간동안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느끼려는 호기심과
세상을 보는 통찰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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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와 자식에 관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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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영화에서는
소설에서처럼, 아름이의 시선은 부모에게 맞춰져 있습니다.
특히 아들바보 어린부모!
아름이는, 17세가 되는 다음해 생일에 선물로 드리기 위한 부모님에 관한 글을 씁니다.
(소설에선 17세, 영화에선 16세로 설정을 했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51D0E4A540ED51B09)
아름이는 부모님의 이야기를 맛갈나게 쓰고 싶어서 부모님의 젊은 시절을 묻고 계속 물어요.
아빠 대수는 태권도를 잘했고, 엄마 미라는 가수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는 걸 알게되요.
하지만 그들은 꿈보다는 아름이를 선택합니다.
아름이는 알거든요. 어린 부모 대수와 미라는 아름이를 선택하면서 많은 것을 포기해야만 했다는 것을요.
![](https://t1.daumcdn.net/cfile/cafe/2528CF48540ED5AC0D)
![](https://t1.daumcdn.net/cfile/cafe/230D3E4E540ED57508)
![](https://t1.daumcdn.net/cfile/cafe/210B774E540ED5760A)
하지만,아름이는 보통아이들과 달리, 하루를 1년같이 보내는 아이입니다.
성장속도가 빨라서 빨리 늙어가는 희귀병에 걸렸습니다.
그럼에도, 어린부모 대수와 미라는 물신양면 아름이를 위해서 살아갑니다.
그런 어린부모의 따뜻한 사랑을 아름이는 너무나 잘압니다.
그래서 자식으로서 제대로된 도리를 해주고 싶어합니다.
"누가 그러는데 자식이 부모를 기쁘게 해줄 수 있는 방법엔 여러가지가 있대요..(중략)..
건강한 것. 형제간의 의좋은 것. 공부를 잘하는 것. 운동을 잘하는 것.
친구들에게 인기가 좋은 것. 좋은 직장에 들어가는 것. 결혼해서 아기를 낳는 것.
부모보다 오래사는것..... 많잖아요?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니 그중에 제가 할 수 있는게 아무것보 없더라고요...(중략)..
그래서 한참을 고민하다 생각해냈어요. 그럼 나는 세상에서 제일 재밌는 자식이 되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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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73 소설<두근두근 내 인생>
![](https://t1.daumcdn.net/cfile/cafe/2411664A540ED51C16)
영화를 보는 내내, 부모를 향한 자식의 사랑과 자식을 향한 부모의 사랑이 가슴을 따뜻하게 했습니다.
아들바보 어린 부모 대수와 미라 그리고 늙은 아들 아름이, 너무나 사랑스러웠어요.
그들에게 주어진 운명이 불행아닌 행복과 행운으로 가득찬 것 처럼,
그들의 하루는, 아름이가 살아있는 동안은 늘 유쾌하게 살아가려고 세 사람은 자식으로써 부모로써,
친구처럼 재미있게 오손도손 살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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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아름이에게는 같이(?) 늙어가는 친구같은 짱가할아버지(소설속에선 장씨할아버지)가 늘 말동무가 되어줍니다.
아름이가 지적수준이 높아서 할아버지와 대화하는 것은 껌이지요^_^-
소설 속에서나 영화에서나 장씨 할아버지는 감초와 양념역할을 톡톡히 합니다.
아름이가 평소에 "어떤아이냐"라는 질문에 "친구"라고 말할 때... 짠한 여운이 전해집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4174D4A540ED51E10)
17살 어린 나이에 아기를 가졌을때 뱃속에 아이가 태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숨이 헐떡이도록 뛰어서
아름이가 아픈거라 책망하는 어린 엄마 미라.
그렇게 책망하는 미라에게 이유같은 건 없는거라며 위로하는 어린 아빠 대수.
아이에 대한 사랑과 미안한 마음이 교차하면서 아름이 몰래 아파하고 서로가 의지합니다.
그리고 아름이 앞에서는 언제나 철없는 듯 발랄한 부모노릇을 합니다.
아름이는 부모의 마음을 모를리가 없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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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묻는다. 다시 태어난다면 무엇이 되고 싶냐고. 아버지, 나는 아버지가 되고 싶어요.
나는 아버지로 태어나 다시 나를 낳은 뒤 아버지의 마음을 알고 싶어요"
아름이가 적은 "아버지"에 관한 시를 늘 지갑속에 넣어 다닙니다.
아름이를 가지고 아버지와 의절했던 대수-
대수도 아버지가 생각났던 걸까요?
아버지를 찾아갑니다.
오랜만에 대수를 본 대수 아버지 "많이 어른스러워졌구나-, 고생많다. 그래도 나는 내 자식이 더 걱정되더라"라는
말을던지는데 울컥햇습니다. 대수 아버지도 대수와 미라, 아름이의 생활을 매체를 통해 지켜보고 있었던거예요.
자식을 먼저 생각하는 부모의 마음.. 말로 어찌 다 표현 할 수 있을 까요?
두 사람은 담배를 피우며 말없이 눈물을 흘립니다.
소설에선 없던 설정이지만, 이 장면은 가슴을 애잔하게 만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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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이와 늘 좋은 추억을 만드는 어린아빠 대수-
"아름이 네가 내 아들어서 참 좋다, 아름이 너같이 좋은 애는 아프지 말아야 하는데.."라며
아름이의 자존감을 소중하게 생각해주는 따뜻한 아빠 대수의 모습도 보여줍니다.
부자의 모습을 보는데 얼마나 훈훈하고 예쁘던지..가슴이 꽉 채워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어린부모 대수와 미라는 아름이의 존재를 부끄러워하지 않았습니다.
부모가 되면 이토록 어른스러워지고 사랑앞에 조건이 없어지는 것일까요?
어린부모 대수와 미라를 보면서 부모의 진심을 확인해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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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타임이 생각보다 길었지만, 소설에서 보여주었던 예쁜 색채를 영화에 그대로 옮겨두었습니다.
소설과 다르게 약간 각색된 부분도 있습니다.
약간의 차이점을 느낄 수도 있지만,
어린 부무와 늙은 자식에 관한 내용은 극대화되어 관객들의 가슴을 살짝 두드려줍니다.
웃었다가 울었다가.. 훌쩍훌쩍..-
부모에 관해서.. 자식에 관해서 모두가 공감하는 부분이라 더 슬펏는지도 모르겠어요.
그래도 이 영화는 따뜻했습니다.
고요하고 잔잔하고 평화롭고 그 순간을 행복하게 만드는, 그런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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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강동원과 송혜교의 어린부모연기가 아주 자연스러웠습니다.
강동원은 이 영화를 위해서 10킬로그램이나 찌웠다고 해요.
그리고 늘 차갑고 무게 있는 연기만 보다가
허당기 넘치고 철없는 아빠 대수역할이 낯설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아주아주 잘 어울렸어요.
아들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다하는 든든한 아빠 대수역할이 딱 맞는 옷 같았어요.
그리고 배우 송혜교도 당찬 엄마 미라역을 잘 소화했어요.
아름이에 대한 모성애가 잘 전달되었구요.
참참!!! 아름이 역할을 했던 조성목군은 <두근두근 내 인생>을 통해서 처음 연기를 시도한 것이라 하네요.
처음이라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아름이 역할을 잘 해낸것 같아요.
조로증 환자 역할을 위해서 5-6시간에 걸친 특수분장을 꿋꿋하게 해냈다고 하니 참 대견한 것 같아요.
그외 짱가할아버지 백일섭과 의사선생님 이성민씨 등 감초연기자들로 영화의 케미가 극대화 되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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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되면서 성숙해지고, 자식이 되면서 부모를 통해서 세상을 보게 되는 것 같아요.
부모와 자식간의 마음을 확인해보고 싶다면 <두근두근 내 인생>을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