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름을땄다.
껍질이 터져 속살이 보이기 시작하니 더는 미룰수가없어 한소쿠리씩 3일째 따내는중이다.
두어번만 더따내면 마무리가 될거같다.
그날수확한 으름은 그날 바로 속살을 파내어 큰냄비에 끓이면서 씨앗을 분리했다.
씨앗을 분리하느라 주걱으로 젓다가 힘이드니 분리하는기계를 만들고싶은욕구가솟구친다.
씨앗이 얼마나 많은지 씨반 육질반이다.
씨앗을 닭들먹으라고 쥤는데 하도많으니 이먹고잽이들이 다못먹고 아침에 가보면 남아있다.
으름 속살을 파내어 맛을 보면 단맛만 난다.
실수로 씨앗을 깨물면 쓴맛이 강할뿐아니라 쓰디쓴 뒷맛이 오래가기 때문에 또실수로 깨물게될까봐 웬만해선 입에 넣기가 꺼려진다.
씨앗을 분리하여 걸쭉하게 끓이다가 봄에 만들어 냉동시켜둔 보리수와 앵두잼을녹여 으름과 섞어 다시끊였다.
보리수와 앵두는 신맛이 강하고 단맛이적다 . 시큼쌉싸리 달달무리하달까.
자꾸손이가는 맛은아니다 . 보리수와 앵두의 부족한 단맛이 으름의 단맛이 만나 새콤달콤 기가막힌 맛으로 변신한다.
보리수와 앵두는 따로거름을 주지않아도 해마다주렁주렁 엄청나게 열린다.
으름은 거름을 주면 매년 많이 열릴것도 같은데 우리는 그냥 방치해 둬서그런지 해걸이를한다.
작년엔 수확이적어 잼을조금 만들었는데 하필 유난히도바쁜 올해에는주렁주렁 엄청나게열려 바쁨을 추가시킨다. '에고 팔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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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등산을갔다가 땅에떨어진 산다래열매를 주워먹은 적이있다.
세상에 그작고 보잘것 없게 생긴 초록열매가 그렇게나 맛이 좋은지 깜짝 놀랐다.
보리수와 으름을 섞은맛이 잘익은 산다래맛과 비슷한 느낌이라서인지 생각이난다.
시골에이사를 와서 산다래나무와 머루를 가장먼저 심었다.
그다음으로 보리수와 앵두는 빨간 열매가 보기 좋아 심었는데 다익고 난뒤 그냥 땅에 떨어져 버리기에 아까워 잼을 만들었다.
머루와산다래는 따는시기가 늦여름이라 장마와겹칠때가많아 습하고 무더워 따기도 힘이들고 장마가길어지면 녹아내리기도하고 직박구리 새들이 떼로 날아와 먹어 버리기때문에 수확이 어렵지만 운좋게 수확이 있을때는 효소를 담가먹으면 그어떤 과일보다 맛이 좋기때문에 숨겨두고 먹고싶을정도이다.
나는 퇴비를 주고 약을치고 가꿔줘야 하는 과실류는 수확을 포기하고 방치하다시피 놔둬도 잘열리는 과실들만 수확을 한다.
방치해도 잘자라는 작물로 산딸기 블루베리 복분자 오디 살구 보리수 앵두 으름 머루 다래 등이 있는데
그중 보리수 앵두 으름으로는 잼을 만들고 머루와 다래는 효소를 담그고 나머지는 그냥 얼려두고 먹는다.
잼 만들기가 가장 수고 스럽지만 쟁여두고 꺼내먹는 재미와 나눠먹는 보람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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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심을때 이다음에 손주들이 이것저것 따는 장면들을 수없이 상상했었다.
이제손자가4살인데 아직은 따줘야하고 다칠새라 벌레에게 물릴새라 아직은밖에내놓지를못하겠다.
며느리가 '저번에 주신잼을 손자가 잘먹었어요, 라고한다.
손자가 잘먹는다니 신나게 더열심히 잼을 젓는 팔에 힘이 가해진다.
잼을 담아 보관할 통을 10개씩두번을 샀는데 더사러 가야겠다.
나눠 주고픈 얼굴들이 자꾸만 늘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