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수학 참고서 가운데 가장 많이 팔린 참고서가 1966년 처음 출판된 “수 I의 정석”이란 책입니다. 우리나라 학부모들은 모두 이 책을 가지고 수학 공부를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 책의 저자 홍성대 씨는 수학 정석의 인세로 전주에 자립형 사립고 상산고를 세우고 이사장으로 있습니다. 홍씨는 11월29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왜 어려운 수학을 해야 하는가, 어떻게 하면 수학을 잘하는가” 등의 질문에 대해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평생 써먹을 필요가 없는 어려운 수학 문제를 왜 풀어야 하나? 수학은 논리적 사고력을 길러주기 때문에 모든 학문의 기초가 된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속담은 수학에서는 통하지 않는다. 답이 틀렸더라도 과정이 중요하다. 논리적 비약이 있어서도 안되고 군더더기가 들어가도 감점 요인이다. 서울대에서 본고사를 치르던 시절에는 수학 시험을 보고 왜 합격했는지 자기도 모르는 학생들이 종종 있었다. 정답을 썼는데도 과정이 틀려 0점을 맞은 학생이 있는가 하면 답은 틀렸더라도 풀이 과정이 훌륭해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은 학생이 있었기 때문이다. 수학 시험을 제대로 보면 굳이 논술 시험을 따로 치를 필요가 없다.
-수학을 잘 하는 비결은? 수학은 종이와 연필로 풀어야 한다. 또 복습은 하지 않아도 예습을 해야 자기 것이 된다. 무엇보다 자기 힘으로 푸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이번에 수능이 어렵다고 해서 문제를 봤더니 별로 어렵지 않더라. 수험생들은 아무리 어려운 문제라도 풀어본 문제는 쉽게 푼다. 하지만 아무리 쉬워도 새로운 유형이면 쩔쩔 맨다. 수학은 생각하고 따지는 학문이다. 빨리 푸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다. 한 문제를 들고 고민고민해가며 스스로 풀어가면 그 과정에서 열가지, 스무가지 것을 얻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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