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장(奇壯)하다 기장하다 구미산기(龜尾山氣) 기장하다
거룩한 가암 최씨(佳岩 崔氏) 복덕산(福德山) 아닐런가
구미산 생긴 후에 우리 선조 나셨구나
산음(山蔭)인가 수음(水蔭)인가 위국충신(爲國忠臣) 기장하다
가련하다 가련하다 우리 부친 가련하다
구미 용담 좋은 승지(勝地) 도덕 문장 닦아 내어
산음(山蔭) 수음(水蔭) 알지마는 입신양명(立身揚名) 못하시고
구미산하(龜尾山下) 일정각(一亭閣)을 용담이라 이름하고
산림처사(山林處士) 일포의(一布衣)로 후세에 전탄 말가
가련하다 가련하다 이내 가운(家運) 가련하다
나도 또한 출세 후로 득죄부모(得罪父母) 아닐런가
불효불효 못 면하니 적세원울(積歲怨鬱) 아닐런가
불우시지남아(不遇時之男兒)로서 허송세월(虛送歲月) 하였구나
인간 만사 행하다가 거연(居然) 사십 되었더라
사십 평생 이뿐인가 무가내(無可奈)라 할 길 없다
구미 용담 찾아오니 흐르나니 물소리요
높으나니 산이로세 좌우 산천 둘러보니
산수는 의구(依舊)하고 초목은 함정(含情)하니
불효한 이내 마음 그 아니 슬플소냐
오작(烏鵲)은 날아들어 조롱을 하는 듯고
송백(松栢)은 울울(鬱鬱)하여 청절(淸節)을 지켜 내니
불효한 이내 마음 비감회심(悲感懷心) 절로 난다
가련하다 이내 부친 여경(餘慶)인들 없을소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