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칭)검사검사(검사를 검사하는 변호사모임)“출범 및 검찰의 특수 활동비 오남용에 대한 고발 기자회견
< 시민 여러분과 함께 검사를 검사하겠습니다. >
- 한동훈 법무부장관, 이원석 검찰총장, 송경호 중앙지검장을 고발합니다 -
윤석열 정부 출범 1년하고도 6개월,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완전히 망가졌습니다. 최근 이태원 참사를 다룬 다큐멘터리가 공개됐지만 국내에선 예고편조차 볼 수도 없습니다. 80년 광주의 진실을 담은 비디오를 외국에서 들여와 몰래 보던 시절로 되돌아간 것입니다. 그 뿐 아니라 ’날리면’ 사태에서 보듯 온 국민을 바보로 여기는 보도 통제와 노골적인 방송장악 시도, 그리고 언론사 압수수색이 줄을 잇고 있으니 헌법에 보장된 표현의 자유는 다시 먼 나라 이야기가 되어버렸습니다.
안타깝게도 이런 위기 상황에서 빛을 발해야 할 정치는 그 어디에도 없습니다. 오직 정적 제거를 위한 무자비한 탄압과 수사만이 있을 뿐입니다. 그 중심에 검사 출신 대통령과 검사 출신 법무부 장관이 있고 검사 출신 참모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비호 속에 호가호위하는 일부 정치 검사들이 있습니다. 그들 모두의 공통점은 늘 법대로 한다며 법을 말하지만 정작 법을 존중하지 않으며 법 앞에 더욱 엄격하고 겸손해야 할 자신들을 법 위에 군림하는 존재로 여긴다는 것입니다.
법 앞의 평등은 민주주의의 핵심 가치입니다. 법 앞에선 그 누구도 차별받아서도, 특권을 누려서도 안 됩니다. 하지만 군사독재 시절 정치 군인들처럼 일부 정치 검사들과 검사 출신 정치인들이 법을 오남용하며 특권을 누리고 있습니다. 알량한 법 지식과 수사권, 기소독점권을 무기로 정치를 조롱하고 모욕하며 법치주의를 형해화하고 있으니 저희는 이것이 오늘날 한국 민주주의가 직면한 가장 큰 폐해이자 반드시 근절해야 할 ‘대(對)국민 갑질’이라고 생각하며 이 자리에 섰습니다.
검사들도 검사받아야 합니다. 공수처 만으론 한계가 있습니다. 국회의 탄핵제도는 너무나 제한적입니다. 결국 시민들이 나서야 합니다. 지금은 비록 법기술자들의 정치 모욕과 대국민 갑질에 맞서 저희 변호사들이 먼저 시작하지만 대대적인 시민운동에 의한 집단지성으로 검찰이 정의와 인권 보호라는 본래의 사명에 충실한 기관으로 거듭날 때까지 민주주의의 이름으로 검사들을 검사할 것입니다.
오늘 저희 ‘검사를 검사하는 변호사모임’ 즉, ‘검사검사’는 한동훈 법무부장관과 이원석 검찰총장, 그리고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과 성명불상의 검사들을 공수처에 고발합니다. 최근 공개된 검찰의 특수 활동비 사용 내역과 관련된 내용이며 주요 혐의는 크게 세 가지로 (1) 허위공문서작성 및 행사죄와 (2)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그리고 (3) 공공기록물관리에관한법률위반입니다.
그들은 특수활동비, 특정업무경비, 업무추진비 집행 내역과 지출증빙서류를 공개하라는 취지로 제기된 정보공개거부처분 취소소송에서 법원에 ‘정보 부존재’라는 허위 주장이 담긴 서면을 작성해 법원에 제출함으로써 법을 모욕했습니다. 그리고 ‘개인식별정보’만 가리고 자료를 공개하라는 대법원 판결을 무시하고 음식점 상호와 카드 사용 시간을 가린 채 공개한 뒤 ‘잉크가 휘발됐다’는 궤변으로 국민과 법을 우롱했으니 휘발된 건 잉크가 아니라 그들의 양심과 도덕 그리고 법에 대한 경외심이었다고 할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그들은 검찰의 예산회계서류 보존 연한이 5년이라는 걸 알면서도 일부 자료를 기록물평가심의회와 심의를 거치지 않고 임의로 폐기함으로써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을 위반하였으니 그들이 좋아하는 ‘법’의 이름으로 처벌받아 마땅할 것입니다. 바라건대 공수처는 즉각적으로 수사에 착수해 더 이상 국민 여러분들의 피땀 어린 세금이 검찰의 주머니 돈으로 전락하는 일을 막아주시기 바라며 그 누구도 신성한 법을 무기로 갑질하지 못하도록 해주시기 바랍니다.
저희 ‘검사검사’ 소속 변호사들은 법보다 정치가 먼저인 세상을 원합니다. 정치의 본연은 갈등 조정에 있고 끝없는 대화와 타협이 그 수단입니다. 법은 그 모든 수단과 방법을 다 동원해 본 뒤 호소해야 할 마지막 대상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정치는 사라지고 뭐든 법대로 하자는 풍조가 만연하고 그런 나쁜 정치에 의해 법을 다루는 기관들이 심각하게 오염되고 훼손된 것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부디 바라건대 지금 이 시간에도 묵묵히 제 할 일 다 하고 계신 절대 다수 검사님들의 노고에 감사드리며 당장은 조금 불편하고 어색하더라도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세금 사용과 업무 집행 문화를 확립함으로서 최악 수준인 사법제도 불신과 땅에 떨어진 검찰의 명예를 바로 세워 검사라는 두 글자가 공포와 무서움이 아니라 믿음직한 자부심으로 치환될 수 있도록 동참해 주셨으면 합니다. 자기가 변해야겠다고 믿는 생각이 혁신이며 남이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을 기득권이라 한다면 여러분의 길이 명확히 보일 거라 생각합니다.
더불어 저희는 오늘 이 고발이 끝이 아니라 시작임을 분명히 해둡니다. 특활비 오남용으로 국장원장 세 명을 감옥에 보낸 분들이 이 나라 대통령이고 법무부장관입니다. 지금 당장은 특활비 사용 정보공개 과정에서의 위법한 행위에 대한 ‘검사’지만 그 사용내역과 관련된 ‘검사’도 반드시 진행할 것이며 최근 잇따르고 있는 일부 비위 검사들의 일탈 또한 시민여러분들과 함께 ‘검사’해 나갈 것입니다. 그리고 저희 ‘검사검사’의 궁극적 목표는 존재 이유가 사라져 해체하는 것이라는 말씀을 드리며 마무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3년 10월 26일
검사를 검사하는 변호사모임
대표 오동현 변호사
대표 김기영 변호사
대표 이덕춘 변호사
첫댓글 올 해 1월에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회계를 공개하지 않겠다는 민주노총을 향해 친목회만도 못한 조직이고 그래서 민주적폐라고 했던거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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