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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보성까지 운전하고 다녀왔더니 너무 피곤하고 지친다. 새벽 두시 반경 휴게소에서 들러 기름을 넣으려고 들렸지만 그 곳은 대형트럭들만 주차되어 있고 휴게시설도 주유소도 없는 곳이었다. 그 곳에서 나와 다음 휴게소를 향해 달렸다. 게이지가 E(empty)를 가르치고 있었고 경고등이 들어온 상태에서 불안한 마음으로 다음 휴게소로 향했다. 휴게소에 도착한 우리는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잠시 휴식을 취한 후 기름을 넣기 위해 휴게소 출구에 있는 주유소로 향했다. 그런데 이게 왼 일인가? LPG충전소만 열려있고 주유소는‘공사중’이란 푯말이 붙어있는 것이다. 다음 휴게소까지는 26Km를 더 가야 한다. 그런데 이미 경고등이 켜진 상태로 꽤 먼 거리를 달려왔기 때문에 다음 휴게소까지 가는 것은 무리였다. 충전소 직원에게 사정을 이야기 하고 휴발유를 구할 수 없느냐고 물었지만 구해줄 수 없다는 것이다. 대신 논산으로 나가면 논산시내에 주유소들이 있을 테니 그곳에서 기름을 넣고 다시 고속도로로 재 진입하라는 것이었다. 그 말을 듣고 논산시내로 빠져 나와 주유소를 찾기 시작했다. 네비게이션에 표시된 주유소들은 많았지만 다 문이 닫혀 있었다. 편의점에 들어가서 물어보고 시내로 들어갔지만 역시 주유소마다 불이 꺼져 있었다. 논산역근처에서 담배를 피우고 계신 택시기사님께 사정을 이야기하고 24시간 운영하는 주유소를 물었다. 다행히 약2-3Km만 더 가면 24시간 운영하는 주유소가 있다는 것이다. 얼마나 반가웠던지.. 간절히 기도하는 마음으로 기사분이 가르쳐주신 길을 따라 갔더니 정말 환하게 빛을 비추고 있는 주유소를 발견할 수 있었다. 주무시고 계신 종업원을 깨워 기름을 가득채운 우리는 경고들이 들어온 상태에서 논산거리를 헤매고 돌아다니는 그 거리를 생각하면 논산으로 나오지 말고 다음 휴게소까지 달려갔더라도 괜찮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를 했다. 기름 게이지가 F(full)을 가르치자 그 때서야 마음의 여유를 찾을 수 있었다. 분명 주님께서 졸지 말고 정신 차리고 운전하라는 뜻이라 믿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달려 올 수 있었다. 아직 정신 차리기가 힘들고 병실에 두고 온 아버님 생각에 마음이 찹찹하지만 그래도 주님의 말씀 앞에 서 본다.
오늘 말씀은 두 가지의 사건을 통해서 두 가지의 마음을 갖게 한다. 수넴 여인을 통해서 기쁨을 주시고 하사엘을 통해서 안타까움을 갖게 하신다. 엘리사는 수넴에 들릴 때마다 자신을 공궤하던 여인에게 감사하는 마음에서 무엇인가 보답하고 싶어 했다. 마침 여인에게 오래도록 자녀가 없어 포기하고 살고 있다는 것을 알고 하나님께 간구하므로 그 가정에 귀한 아들을 주었었다. 그런데 어느 날 하나님이 주신 그 귀한 아들이 머리의 통증을 호소하다가 엄마 무릎에서 죽게 된다. 그러자 여인은 갈멜산에 머물고 있던 엘리사를 직접 찾아가 자신에게 아들을 준 것에 대해서 원망하고 하소연을 하게 된다. 당황한 엘리사는 갈멜산에서 수넴까지 여인을 따라가 죽어 있던 아들을 그의 몸으로 품고 간절히 기도하므로 아들이 다시 살려냈던 적이 있었다. 그런데 이 번에는 하나님께서 엘리사에게 이스라엘의 기근을 7년 동안 내리실 것을 알게 하시자 그는 먼저 수넴 여인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기근이 끝날 때까지 피할 수 있는 곳에서 피해 있을 것을 권고해 준다. 7년이 끝나자 블레셋에서 피해 있던 여인은 가족들과 함께 다시 수넴으로 돌아오게 된다. 여인은 자신의 집과 전토를 다시 찾기 위해 왕을 찾아가 당당하게 호소하게 된다.“하나님이 주신 나의 기업을 다시 돌려주십시오” 왕은 이 여인이 엘리사를 통해서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를 받았던 여인임을 게하시를 통해서 알게 되자. “이 여인에게 속한 모든 것과 이 땅에서 떠날 때부터 이제까지 그의 밭의 소출을 다 돌려 주라”라고 명령한다. 수넴 여인이 하나님의 사람을 섬기는 마음이 특심하자 하나님은 그에게 아들을 주시고 또 죽은 아들을 다시 살리시는 기적을 베풀어 주시고 엘리사를 통해서 7년의 기근을 피하게 하시고 다시 돌아와 찾기 힘든 땅과 집을 왕을 통해서 찾고 보상받게 하시는 은혜를 끊임없이 베풀어 주시고 계신다. 아마도 이 여인은 이런 은혜를 경험하면서 하나님을 향한 믿음이 더욱더 견고해지고 신앙이 성숙해져 갔을 것이다.
기름이 떨어지면 자동차는 달려갈 수 없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달려갈 수 있는 힘을 공급해 주시지 않으면 달려갈 수 없다. 그 힘은 주님이 우리에게 베풀어 주시는 은혜에 있을 때 힘을 얻게 되는 것이다. 수넴 여인이 하나님의 사람 엘리사를 위해 공궤한 것은 일시적이지만 하나님은 그 때부터 오늘날까지 그 은혜를 끊임없이 부어주고 계신다. 몸이 피곤하고 마음은 힘들지만 주님은 오늘 이 수넴여인이 여호람 왕 앞으로 나아와 자신의 것을 다시 돌려줄 것을 호소하는 것처럼 주님의 은혜를 회복시켜 줄 것을 간구할 때 주님은 내게 다시 풍성한 은혜로 공급해 주실 것이라 는 믿음을 주심에 감사하다.
하나님은 엘리야가 이세벨을 피해서 호렙산까지 도망쳐 왔을 때 그에게 “너는 네 길을 돌이켜 광야를 통하여 다메섹에 가서 이르거든 하사엘에게 기름을 부어 아람의 왕이 되게 하고”(왕상19:15)라고 명하신다. 하지만 이 일은 엘리야가 아니라 오늘 엘리사가 다메섹에 올라갔을 때 이 일을 예언하게 된다. 엘리사를 죽이려고 하고 이스라엘을 공격했던 벧하닷이 죽을병이 들게 되었을 때 엘리사가 다메섹으로 간다. 벤하닷이 하나님의 사람 엘리사가 왔다는 소식을 듣고 그에게 하사엘을 보내서 자신의 병이 나을 것인지 묻는다. 그 때 엘리사는 자신에게 물으러 온 하사엘을 쏘아보다가 그만 울고 만다. 하나님께서 이 하사엘을 통해서 벤하닷을 죽이고 아람 왕이 될 것을 알게 하셨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이 하사엘이 벤하닷보다 더 악한 짓을 할 것을 알게 하셨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하나님은 엘리사를 통해서 오늘 하사엘이 아람의 왕이 될 것이라고 예언하게 하실까? 요나가 생각이 난다. 분명 앗수르는 자신의 조국 이스라엘을 멸망케 할 악한 민족임을 알기에 하나님의 뜻을 거부하다가 결국은 억지로 니느웨로 가서 삼일이 아닌 하루 동안만 회개를 회쳤던 것 아닌가? 엘리사는 하사엘을 보는 순간 그 하사엘이 이스라엘을 얼마나 괴롭힐 것인지를 잘 알고 있었기 때문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하나님께서 하신 말씀을 오늘 전하고 있다. 과연 나는 이런 상황에서 하사엘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바로 전할 수 있을까? “네가 이스라엘 자손에게 행할 모든 악을 내가 앎이라 네가 그들의 성에 불을 지르며 장정을 칼로 죽이며 어린 아이를 메치며 아이 밴 부녀를 가르리라” 이런 말을 전하게 하시는 하나님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또 이런 예언은 내가 아닌 다름 사람이 하기를 바랬을 것이다. 주님께서 이런 말을 하라고 명하시면 아마도 난 요나처럼 도망쳤을지도 모른다. 난 축복의 말씀만 전하고 싶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하나님의 놀라운 계획이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하나님 엘리야에게 그의 대적자 아합에 대해서 이런 예언을 하셨다. <왕상2:29 아합이 내 앞에서 겸비함을 네가 보느냐 그가 내 앞에서 겸비하므로 내가 재앙을 저의 시대에는 내리지 아니하고 그 아들의 시대에야 그의 집에 재앙을 내리리라> 하나님은 아합의 가문에 내린 재앙을 이 하사엘을 통해서 행하게 하신다. 하사엘은 아합의 아들 여호람 왕과 전쟁에서 그를 상하게 한다.(왕하8:28) 또한 하나님은 후에 예후가 하나님을 떠나자 그를 치는 도구로 사용하신다.(왕하10:32) 결국 이 하사엘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치는 막대기로 사용하시는 것을 볼 수 있다.<왕하13:22 여호아하스 왕의 시대에 아람 왕 하사엘이 항상 이스라엘을 학대하였으나>
하나님의 뜻을 알고 그 뜻을 전하는 일이 항상 기쁜 것만은 아니다. 하나님은 하나님의 사람들만 기름을 부어 세우시는 분이 아니시다. 이방인도 기름 부어 세우시고 그를 하나님의 백성들이 죄악에서 떠나 다시 하나님께 돌아오도록 채찍질 하시는 회개도구로 사용하신다. 그런데 여기서 엘리사는 하사엘이 이스라엘에게 행할 악을 알기에 눈물을 흘린다. 하지만 나에게는 이런 눈물이 없다. 아니 알아도 통쾌하게 생각하지 그다지 안타까운 마음을 갖고 있지 않다. 긍휼의 마음이 없다. 죄악에 빠져 있는 영혼들을 봐도 악을 행하는 사람들을 봐도 나와 상관없는 일처럼 생각하고 싶어 한다. 주님은 그런 나를 바라보시고 안타깝게 생각하시지 않을까? ..
사랑의 주님! 날마다 주님의 은혜가 없으면 살아갈 수 없음을 고백합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은혜를 구하며 살아갑니다. 하지만 그 은혜는 저에게만 있고 죄악가운데 있는 영혼들에게는 임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살아갑니다. 죄악가운데 죽어가는 영혼들을 바라보면서 그들에게 임할 재앙이 무엇인지도 잘 알면서도 그다지 안타까운 마음으로 그들을 바라보지 못합니다. 하나님의 채찍이 얼마나 아픈지도 잘 알면서도 그 채찍으로 사용될 영혼을 바라봐도 그채찍으로 맞게 될 영혼들을 보면서도 눈물이 흐르지 않습니다. 그리고 오늘 이렇게 기도합니다. “그런 말씀은 다른 사람들을 통해서 전하게 하시고 오직 저에게는 축복과 회복의 말씀만 전하게 하소서.”오늘도 이 요나같은 나의 마음을 주님의 사랑으로 녹여주시고 엘리사처럼 하나님의 뜻을 알고 하나님의 마음을 알고 그들의 고통을 앎으로 눈물흘릴 수 있는 사랑을 저에게 허락해 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