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로 복잡한 것에서 단순해져 간다는 것입니다. 창원에서는 조금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다보니 저도 모르게 복잡해지고 산만해지는 느낌이었는데 이곳에서는 만나는 사람들이 정해져 있고 많지 않고 덜 도시적都市的이기 때문에 단순한 삶을 사는 것 같고 정리가 되는 느낌이 듭니다.
2무無
첫째로 TV가 없습니다. 둘 수도 있지만 TV 없이 살기로 다짐했습니다. 간혹 필요한 것이 있으면 인터넷으로 보면 됩니다. TV없이 지내다보면 사람들과 대화의 주제와 내용이 빈약할 수 있지만 일단은 보는 문화 대신 읽고 듣는 문화, 사색 문화를 만들어가려고 합니다. 언제까지 갈지 모르지만.
둘째로 당연한 말 같지만 극장이 없습니다. 요즘 유명한 변호인 이라는 영화도 볼 수 없습니다. 한 번 보았으면 하는 생각도 있지만 꼭 보고 싶다는 생각은 없습니다. 영화 대신에 다른 것이 제 마음을 채워주기 때문입니다.
3유근가有近可
첫째로 라디오를 가까이하게 되었습니다. 그것도 영동극동방송을 즐겨 듣는 편입니다. 간혹 주파수가 안 잡혀 들리지 않을 때도 있지만 듣는 일에 집중하니 마음이 평안합니다.
둘째로 책 읽기를 가까이 하는 편입니다. 올해는 일주일에 한 권씩 읽고 간단한 독서목록장을 작성하기로 다짐하였습니다. 다양한 책들을 읽되 특히 마음을 경작하는 도서에 집중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영혼을 맑게 하고 충만하고 싶습니다. 쉽지는 않겠지만 일주일에 한 권이 목표입니다. 주위가 조용하기 때문에 책 읽기는 안성맞춤입니다. 필요하면 원통도서관이나 부대도서관에서 빌리면 됩니다.
셋째로 산을 가까이하는 기회가 늘어났다는 것입니다. 벌써 남쪽에서 세 번째 높은 1,708m 높이의 설악산 대청봉을 혼자서 두 번이나 다녀왔습니다. 최단거리도 8시간 이상 걸리는 힘든 산행이지만 성취감은 큽니다. 지난 1월 1일은 오색약수에서 눈길을 올라갔다 내려온 적이 있었습니다.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천상의 화원 곰배령, 한반도의 3대 폭포의 하나인 대승폭포, 자연의 보고 용늪 등 인근 명산 등을 두루 다녀볼 참입니다. 체력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3소중所重
첫째로 현재 삶의 소중함입니다. 오늘의 시간이 정말 귀하다는 생각이 저절로 납니다. 현재 저에게 주어진 삶이 얼마나 감사한지 고마운지 모르겠습니다. 감사가 한자로 느낄 감感자, 사례할 사謝자로서 감感자는 다함 자에 마음 심입니다. 모든 것을 마음에서부터 감사하다고 느끼는 것이 감感자입니다. 무릇 지킬 것은 마음이다 는 성경 말씀처럼 마음 중심을 감사로 지키고 싶습니다. 사謝자도 말씀 언과 몸 신과 마디 촌의 합성어가 아닙니까? 즉 말과 행동을 순간순간 감사하다고 표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성경에도 범사에 감사하라 하지 않았습니까? 강원도 골짜기에서 무슨 감사란 말인가. 가족도 떨어져 있고, 환경도 별로인데 그래도 감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둘째로 가족 특히 아내의 소중함입니다. 부끄러운 이야기이지만 저는 가부장적 사고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집에서 거의 하는 일이 없었습니다. 음식과 빨래는 물론 일상의 거의 모든 것을 아내나 딸이 해주었습니다. 그 고마움을 이제야 조금 알 것 같습니다. 그동안 이것저것 알아서 챙겨준 것이 고마울 따름입니다.
셋째로 국가와 민족의 소중함입니다. 국가의 녹을 먹는 사람으로서, 아니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후방에서는 피부로 다가오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오니 정말 군인교회 목사님이나 대표기도 하는 분들이 다들 나라의 안정과 국방을 위해 기도를 많이 하더군요. 나라의 안정 없이는 예배를 자유롭게 드릴 수 없고요. 가정도 평화롭게 생활할 수 없다는 평범하게 보이는 것을 잊을 때가 많지 않습니까? 전쟁은 하나님의 손에 달려 있지만 틈나는 대로 장병들을 위하여 군을 위하여 군 교회를 위하여, 북한동포 특히 지하교인들을 위해 작은 기도이지만 기도하게 됩니다.
이제 강원도 원통에서의 노래가 시작되었습니다. 계속해서 아름다운 노래가 남쪽 땅까지 들릴 수 있도록 격려해 주십시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