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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대 장원인 최민씨가 "나같은 각설이가 있어서 여러분 같은 사람들이 빛이 난다"며 각설이로 태어난 서러움과 울분을 표출하고 있다. |
“얼∼ 씨구 씨구 들어간다 절∼ 씨구 씨구 들어간다. 작년에 왔던 각설이가 죽지도 않고 또왔네. 어얼∼ 씨구 씨구 들어간다..”
지난 26일과 27일 무안읍 승달문화예술회관 대강당에는 온종일 잔칫집을 찾아 나선 각설이들의 품바타령이 흘러나왔다.
전국 각지에서 내노라하는 각설이들이 한자리에 모여 품바 발상지 무안에서 제5회 전국품바 왕중왕대회를 치른 것.
이번 대회에는 1회부터 4회까지 장원과 준장원, 장려상 등을 받은 수상자 12명이 한데 모여 왕중왕을 겨루는 자리로 600여 좌석이 꽉 찰 정도로 열기 또한 가득했다.
출연자들은 우스꽝스런 옷차림과 분장, 재치있는 입담으로 관객을 울고 웃겼으며, 가진 자와 잘못된 사회를 비판하는 풍자 또한 날카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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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품바명인 왕중왕에 등극한 남궁철주씨 | 이날 대회 결과 2대 준장원에 올랐던 남궁철주씨가 예술성과 창작성, 풍자성 등에서 좋은 점수를 얻어 영예의 왕중왕 장원을 차지해 전라남도지사 상과 상금 300만원, 150만원 상당의 분청사기를 부상으로 받았고 일로출신으로 1대 준장원을 차지했던 고철동씨가 준장원의 영예를 안아 무안군수 상과 상금 200만원, 100만원상당 분청사기를 부상으로 받았다.
또 1대 장려상 수상자인 송해씨가 국회의원 상인 창작상을 받아 상금 100만원과 50만원 상당 부상을, 1대 장원인 최민씨는 (사)일로품바보존회장상인 장려상을 받아 50만원 상당의 부상을 수상했다.
특히 이번 대회는 기존 4회 대회 동안 장원을 차지했던 실력파들이 입상하지 못하는 파란이 연출됐는데 심사위원들의 설명에 따르면 일로품바 부흥을 위해 창작성에 많은 점수를 부여함으로써 기존작품을 다시 들고 나온 경우 대거 감점됐다.
장원을 차지한 남궁철주씨는“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거지에게 적선하는 손”이라며 “사랑과 나눔을 실천하자”고 관객에게 사탕을 나눠줘 박수를 받기도 했다.
심사위원장 목포대 이윤선 교수는“성역없는 독설과 비판으로 서민의 애환을 달래주는 전통 품바의 모습에서는 다소 멀어진 점이 있어 아쉬웠다”고 평가하고“유네스코에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판소리처럼 품바는 근현대 서민들의 삶과 애환을 담은 소중한 문화유산인 만큼 세계인이 함께하는 품바로 육성하자”고 역설했다.
1인극 품바는 일로 천사촌의 각설이들이 불렀던 각설이 타령에 천사촌 사람들의 이야기와 시대적인 요소를 가미해 지역 출신 극작가 김시라 선생에 의해 만들어졌다.
무안의 전국품바명인대회는 2001년 2월 세상을 떠난 김시라 선생의 맥을 잇기 위해 2006년 시작됐다.
일로 품바보존회 조순형 회장은“각설이 타령은 세상에서 가장 낮은 곳에서 부르는 노래지만 자신의 삶을 찾아가기 위해 불렀던 노래”라며“김 선생의 뜻을 잇고 경매 처분된 생가 보존을 위해 행사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날 입상자들은 상금의 일부를 김시라 선생 생가를 다시 찾기 위한 기금으로 내놨고 관객을 상대로 한 모금운동도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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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5회 전국품바명인대회 출연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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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설이들의 품바 공연에 흥이 난 관객이 함께 어깨춤을 추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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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로 천사촌을 무대로 활동했던 각설이 故 천장근과 연극 품바를 만든 극작가 故 김시라선생의 영혼을 위로하는 진혼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