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卷六 七言古風長篇
有所思(유소사)-宋之問(송지문)생각나는 일-宋之問(송지문)
洛陽城東桃李花(낙양성동도리화) : 낙양성 동쪽의 복숭아꽃, 오얏꽃
飛來飛去落誰家(비래비거락수가) : 이리저리 날려 누구 집에 떨어지나
幽閨兒女惜顔色(유규아녀석안색) : 깊은 규방 속의 아가씨가 얼굴빛을 아끼며
坐見落花長歎息(좌견낙화장탄식) : 앉아서 떨어지는 꽃잎 보고 길게 탄식 한다
今年花落顔色改(금년화락안색개) : 올해 꽃 지면 안색이 바뀌니
明年花開復誰在(명년화개복수재) : 내년에 꽃 피면 다시 누가 있을까
已見松柏催爲薪(이견송백최위신) : 이미 송백이 꺾이어 땔감나무 됨을 보았고
更聞桑田變成海(갱문상전변성해) : 다시 뽕나무 밭이 변하여 큰 바다로 됨을 들었다
古人無復洛城東(고인무부낙성동) : 옛 사람은 낙양성 동쪽으로 다시 찾아오지 못하는데
今人還對落花風(금인환대낙화풍) : 지금 사람은 다시 꽃이 바람에 지는 것을 보고 있다
年年歲歲花相似(년년세세화상사) : 해마다 꽃들은 서로 비슷하지만
歲歲年年人不同(세세년년인부동) : 해마다 사람들은 같지 않구나
寄言全盛紅顔子(기언전성홍안자) : 말 부치노니, 혈기왕성한 얼굴 붉은 젊은이들은
須憐半死白頭翁(수련반사백두옹) : 반은 죽은 머리 흰 늙은이를 동정해야 하는 것을
此翁白頭眞可憐(차옹백두진가련) : 이 노인의 흰머리 정말로 불쌍한 것이니
伊昔紅顔美少年(이석홍안미소년) : 그도 옛날에는 얼굴 붉은 젊은이라네
公子王孫芳樹下(공자왕손방수하) : 공자나 왕손은 향기 나는 나무 아래서
淸歌妙舞落花前(청가묘무낙화전) : 지는 꽃 아래에서 맑은 노래와 기묘한 꿈을 춘다
光祿池臺文錦綉(광녹지대문금수) : 화려한 목과 누대에는 비단 무늬로 장식되었고
將軍樓閣畵神仙(장군누각화신선) : 권문세가의 누각에는 신선 그림이 그려져 있다
一朝臥病無相識(일조와병무상식) : 하루아침 병들어 누우면 알아주는 이 하나 없으니
三春行樂在誰邊(삼춘행락재수변) : 봄날의 즐거움 어지에 있을까
婉轉蛾眉能幾時(완전아미능기시) : 아리따운 여인도 얼마나 갈까
須臾鶴髮亂如絲(수유학발난여사) : 잠깐 동안에 흰머리가 실처럼 어지러워질 것이다
但看古來歌舞地(단간고래가무지) : 예부터 노래하고 춤추며 즐기던 고장에도
惟有黃昏鳥雀飛(유유황혼조작비) : 오직 날은 지는데 새들만 날고 있구나
荔枝歎(여지탄)-蘇軾(소식)
여지에 대하여 탄식하다-蘇軾(소식)
十里一置飛塵灰(십리일치비진회) : 십리마다 역을 두어 먼지와 재를 날리게 하고
五里一堠兵火催(오리일후병화최) : 오리마다 봉화대 두어 전쟁을 재촉했다
顚坑仆谷相枕藉(전갱부곡상침자) : 구덩이에 떨어지고 골짜기에 넘어져 시체들은 서로 포개어 흩어지니
知是荔枝龍眼來(지시려지용안래) : 여지와 용안을 가져오게 하기 위해서였다
飛車跨山鶻橫海(비차과산골횡해) : 나는 듯 빠른 수레로 산 넘고, 매처럼 빠른 배로 바다 건너서인지
風枝露葉如新採(풍지노엽여신채) : 가지에 부는 바람이며 나뭇잎에 맺힌 이슬이 새로 따온 듯하다
宮中美人一破顔(궁중미인일파안) : 궁중의 미인이 이것을 보고 한번 웃었지만
驚塵濺血流千載(경진천혈유천재) : 놀란 먼지와 뿌린 피는 천년을 두고 흐른다
永元荔枝來交州(영원려지래교주) : 후한 화재 때의 여지는 교주로부터 왔고
天寶歲貢取之涪(천보세공취지부) : 현종 때에는 해마다 공물로써 부주로부터 바쳐졌다
至今欲食林甫肉(지금욕식림보육) : 지금까지도 사람들은 이임보의 고깃살을 먹어버리고 싶다하지만
無人擧觴酹伯遊(무인거상뢰백유) : 여지의 공물을 막으려한 당백유에게 술 올리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我願天公憐赤子(아원천공련적자) : 바라기는 하늘은 백성을 가엾게 여기어
莫生尤物爲瘡痏(막생우물위창유) : 특산품을 생산하여 백성의 괴로움 되게 하지 마시고
雨順風調百穀登(우순풍조백곡등) : 비 순조롭고 바람 적당하여 온갖 곡식 잘 여물어
民不飢寒爲上瑞(민불기한위상서) : 백성들이 굶주리고 춥지 않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은 일입니다
君不見武夷溪邊栗粒芽(군불견무이계변률립아) : 그대는 보지 못 했는가 무이산 냇가의 좁쌀 같은 차 싹을
前丁後蔡相籠加(전정후채상롱가) : 앞에선 정위가, 뒤에선 채양이 서로 뜯어 다렸지
爭新買寵各出意(쟁신매총각출의) : 새로운 것을 다투고 좋은 것을 사는데 각자 마음을 써서今年鬪品充官茶(금년투품충관다) : 올해에도 품질을 겨루어 조정에 바치는 차가 되었다
吾君所乏豈此物(오군소핍기차물) : 우리 임금에게 부족한 것이 어찌 이런 물건이겠는가
致養口體何陋耶(치양구체하누야) : 입과 몸만 기르게 함은 얼마나 비루한 일인가
洛陽相君忠孝家(낙양상군충효가) : 낙양의 재상 전유연 같은 충효로 이름 난 집안에서마저可憐亦進姚黃花(가련역진요황화) : 가련하게도 요황이란 모란꽃을 바친다니
荔枝歎(여지탄)-蘇軾(소식)
여지에 대하여 탄식하다-蘇軾(소식)
十里一置飛塵灰(십리일치비진회) : 십리마다 역을 두어 먼지와 재를 날리게 하고
五里一堠兵火催(오리일후병화최) : 오리마다 봉화대 두어 전쟁을 재촉했다
顚坑仆谷相枕藉(전갱부곡상침자) : 구덩이에 떨어지고 골짜기에 넘어져 시체들은 서로 포개어 흩어지니
知是荔枝龍眼來(지시려지용안래) : 여지와 용안을 가져오게 하기 위해서였다
飛車跨山鶻橫海(비차과산골횡해) : 나는 듯 빠른 수레로 산 넘고, 매처럼 빠른 배로 바다 건너서인지
風枝露葉如新採(풍지노엽여신채) : 가지에 부는 바람이며 나뭇잎에 맺힌 이슬이 새로 따온 듯하다
宮中美人一破顔(궁중미인일파안) : 궁중의 미인이 이것을 보고 한번 웃었지만
驚塵濺血流千載(경진천혈유천재) : 놀란 먼지와 뿌린 피는 천년을 두고 흐른다
永元荔枝來交州(영원려지래교주) : 후한 화재 때의 여지는 교주로부터 왔고
天寶歲貢取之涪(천보세공취지부) : 현종 때에는 해마다 공물로써 부주로부터 바쳐졌다
至今欲食林甫肉(지금욕식림보육) : 지금까지도 사람들은 이임보의 고깃살을 먹어버리고 싶다하지만
無人擧觴酹伯遊(무인거상뢰백유) : 여지의 공물을 막으려한 당백유에게 술 올리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我願天公憐赤子(아원천공련적자) : 바라기는 하늘은 백성을 가엾게 여기어
莫生尤物爲瘡痏(막생우물위창유) : 특산품을 생산하여 백성의 괴로움 되게 하지 마시고
雨順風調百穀登(우순풍조백곡등) : 비 순조롭고 바람 적당하여 온갖 곡식 잘 여물어
民不飢寒爲上瑞(민불기한위상서) : 백성들이 굶주리고 춥지 않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은 일입니다
君不見武夷溪邊栗粒芽(군불견무이계변률립아) : 그대는 보지 못 했는가 무이산 냇가의 좁쌀 같은 차 싹을
前丁後蔡相籠加(전정후채상롱가) : 앞에선 정위가, 뒤에선 채양이 서로 뜯어 다렸지
爭新買寵各出意(쟁신매총각출의) : 새로운 것을 다투고 좋은 것을 사는데 각자 마음을 써서今年鬪品充官茶(금년투품충관다) : 올해에도 품질을 겨루어 조정에 바치는 차가 되었다
吾君所乏豈此物(오군소핍기차물) : 우리 임금에게 부족한 것이 어찌 이런 물건이겠는가
致養口體何陋耶(치양구체하누야) : 입과 몸만 기르게 함은 얼마나 비루한 일인가
洛陽相君忠孝家(낙양상군충효가) : 낙양의 재상 전유연 같은 충효로 이름 난 집안에서마저可憐亦進姚黃花(가련역진요황화) : 가련하게도 요황이란 모란꽃을 바친다니
정혜원해당(定惠院海棠)-소식(蘇軾)
정혜원 해당화-소식(蘇軾)
江城地瘴蕃草木(강성지장번초목) : 강성 땅에는 덥고 습하여 초목이 무성한데
只有名花苦幽獨(지유명화고유독) : 오직 외로움에 고통스런 이름난 꽃이 있다
嫣然一笑竹籬間(언연일소죽리간) : 대나무 울타리 사이로 쌩긋 한 번 웃으니
桃李漫山總麤俗(도리만산총추속) : 산에 가득한 배나무, 오얏나무 모두가 거칠고 속되다
也知造物有深意(야지조물유심의) : 또한 알겠노라, 조물주에게 깊은 뜻이 있어
故遣佳人在空谷(고견가인재공곡) : 일부러 미인을 보내어 빈 골짜기에 있게 하였음을
自然富貴出天姿(자연부귀출천자) : 자연스런 부귀한 모습 하늘이 내린 자태라
不待金盤薦華屋(부대금반천화옥) : 금쟁반에 담지 않아도 화려한 집에 보낼 만하다
朱脣得酒暈生臉(주순득주훈생검) : 붉은 입술 술마시어 볼이 달아오른 듯
翠袖卷紗紅映肉(취수권사홍영육) : 푸른 소매 걷어올린 깁에 붉은 속 살 비치는 듯하다
林深霧暗曉光遲(림심무암효광지) : 숲 깊고 안개 자욱하여 새벽 햇빛 더디어
日暖風輕春睡足(일난풍경춘수족) : 날 따뜻하고 바람 가벼워 봄잠 충분하다
雨中有淚亦悽愴(우중유누역처창) : 비 내리면 눈물 흘려 또한 처창하기도 하나
月下無人更淸淑(월하무인경청숙) : 달빛 아래 사람이 아무도 없어 더욱 맑고 깨끗하다
先生食飽無一事(선생식포무일사) : 선생은 배불리 먹고 아무런 일 없어
散步逍遙自捫腹(산보소요자문복) : 천천히 여기저기 거닐며 자기 배를 만져본다
不問人家與僧舍(부문인가여승사) : 인가나 절을 가리지 않고
拄杖敲門看修竹(주장고문간수죽) : 짚고다닌 지팡이로 대문을 두들겨 들어가 대숲을 구경한다
忽逢絶艶照衰朽(홀봉절염조쇠후) : 갑자기 절세의 아름다운 꽃이 늙고 쇠한 자신의 얼굴 비추자
歎息無言揩病目(탄식무언개병목) : 말없이 탄식하며 병든 눈을 문지른다
陋邦何處得此花(누방하처득차화) : 누추한 시골 어디에서 이른 꽃을 얻었을까
無乃好事移西蜀(무내호사이서촉) : 호사가가 서촉에서 옮겨온 것은 아닐까 생각된다
寸根千里不易致(촌근천리부역치) : 한치 길이의 뿌리를 천리 멀리 옮겨오기 쉽지 않으니
銜子飛來定鴻鵠(함자비내정홍곡) : 씨를 물고 날아온 것은 반드시 기러기나 고니일 것이다天涯流落俱可念(천애류낙구가념) : 하늘 끝 먼곳으로 흐러왔으니 서로 동정할 만하니
爲飮一樽歌此曲(위음일준가차곡) : 한 잔 술을 마시며 이 노래를 부른다
明朝酒醒還獨來(명조주성환독내) : 내일 아침 술 깨어 다시 혼자 오면
雪落紛紛那忍觸(설낙분분나인촉) : 분분히 눈 내리듯 떨어지니 어찌 만져나 보겠는가
陶淵明寫眞圖(도연명사진도)-謝薖(사과)
도연명사진도-謝薖(사과)
陶淵歸去潯陽曲(도연귀거심양곡) : 도연명이 심양의 고향 마을로 돌아가니
杖藜蒲鞵巾一幅(장려포혜건일폭) : 명아주 지팡이 짚고 부들 신 신고 그리고 한 폭의 건을 썼네
陰陰老樹顚黃鸝(음음로수전황리) : 그늘이 짙은 고목에는 꾀꼬리가 가지 끝에서 놀고
艶艶東籬粲霜菊(염염동리찬상국) : 아름다운 동족 울타리엔 서리 맞은 국화가 곱다
世紛無盡過眼空(세분무진과안공) : 세상은 끝없이 어지럽지만 눈앞을 지나면 빈 것이 되나니
生不事豊隨意足(생불사풍수의족) : 생업은 부족하나 자신의 뜻을 따라 만족하게 산다네
廟堂之資老蓬蓽(묘당지자노봉필) : 조정에서 일할 재주와 풍채, 초라한 초가에서 늙으니
環堵蕭條僅容膝(환도소조근용슬) : 흙 담은 쓸쓸하고 겨우 몸 하나 사는 초라한 공간이라네大兒頑鈍懶詩書(대아완둔라시서) : 큰 아들은 우둔하여 글 읽기를 게을리 하고
小兒嬌癡愛梨栗(소아교치애이률) : 작은 아들은 어리석어 배와 밤을 찾는다네
老妻日暮荷鋤歸(노처일모하서귀) : 해 지자 늙은 아내 호미 메고 돌아오니
欣然一笑共蝸室(흔연일소공와실) : 기뻐 한 바탕 웃으며 좁은 방을 함께한다
哦詩未遺愁肝腎(아시미유수간신) : 시를 읊어도 뱃속의 시름 다 쫓아내지 못하여
醉裏呼兒供紙筆(취이호아공지필) : 취하면 아이 불러 종이와 붓 가져오라 하네
時時得句輒寫之(시시득구첩사지) : 때때로 싯귀를 얻으면 곧바로 적어놓았으니
五言平淡用一律(오언평담용일률) : 다섯 귀는 평담한데 같은 운자를 쓴 시라네
田家酒熟夜打門(전가주숙야타문) : 농사짓는 집에 술 익어 밤에도 문 두드리니
頭上自有漉酒巾(두상자유록주건) : 머리 위에는 항상 술 거르는 건이 있다네
老農時問桑麻長(노농시문상마장) : 늙은 농부는 때때로 뽕나무나 삼나무 자란 것 물으며
提壺挈榼來相親(제호설합래상친) : 술병과 술통을 가져 와 서로 어울리네
一樽徑醉北窓臥(일준경취북창와) : 한 통 술에 취하여 북창에 누우니
蕭然自謂羲皇人(소연자위희황인) : 소연하게 스스로 옛 사람이라 부른다
此公聞道窮亦樂(차공문도궁역락) : 공은 바른 도를 알아 궁해도 즐거워하고
容貌不枯似丹渥(용모불고사단악) : 용모는 초췌하지 않고 붉은 물을 들인 듯 하네
儒林紛紛隨溷濁(유림분분수혼탁) : 선비들은 어지러이 더러운 것을 쫓아가니
山林高義久寂寞(산림고의구적막) : 산속의 높은 뜻 오랫동안 듣지도 못하게 되었다
假令九原今可作(가령구원금가작) : 만약 죽은 세상에서 지금 공을 살려올 수 있다면
擧公藍輿也不惡(거공남여야불오) : 공의 수레를 메게 되어도 나는 싫지 않으리
도원도(桃園圖)-한유(韓愈)
도원을 그린 그림-한유(韓愈)
神仙有無何渺渺(신선유무하묘묘) : 신선이 있는지 없는지 어찌나 막막한지
桃園之說誠荒唐(도원지설성황당) : 도원에 대한 이야기는 정말 황당하구나
流水盤回山百轉(유수반회산백전) : 흐르는 물 굽어도니 산은 백 구비니
生綃數幅垂中堂(생초수폭수중당) : 마루에 걸어둔 비단에 그린 그림 몇 편이다
武陵太守好事者(무릉태수호사자) : 무릉태수는 호사가라
題封遠寄南宮下(제봉원기남궁하) : 제목을 써서 멀리 남궁 아래로 부쳐왔도다
南宮先生忻得之(남궁선생흔득지) : 남궁의 선생은 흔쾌히 받고
波濤入筆驅文辭(파도입필구문사) : 물결이 붓에 오른 듯 글을 쓴다
文工畵妙各臻極(문공화묘각진극) : 글도 좋고 그림도 묘하여 지극한 경지라
畢境恍惚移於斯(필경황홀이어사) : 딴 세상이 황홀하게 이곳으로 옮겨왔구나
架巖鑿谷開宮室(가암착곡개궁실) : 바위에 나무 걸치고 골짜기를 파서 궁실을 지어
接屋連墻千萬日(접옥연장천만일) : 지붕과 담을 잇대고 수만 날을 지내왔다
贏顚劉蹶了不聞(영전유궐요불문) : 진나라 영씨와 한나라 유씨가 망한 것 알지 못하고
地坼天分非所恤(지탁천분비소휼) : 땅과 하늘이 가라지고 나뉘는 전쟁은 걱정거리 아니다種桃處處惟開花(종도처처유개화) : 곳곳에 복숭아 심어 오직 꽃이 한창이니
川原遠近蒸紅霞(천원원근증홍하) : 먼고 가까운 내와 언덕이 붉은 노을에 찐듯하다
初來猶自念邑色(초래유자념읍색) : 처음와서는 저절로 고향 생각 했으나
歲久此地還成家(세구차지환성가) : 세월이 오래되니 이곳이 도리어 집이 되었다네
漁舟之子來何所(어주지자래하소) : 고깃배의 어부님들 어디서 왔소
物色相猜更問語(물색상시갱문어) : 물색이 의심스러워 다시 물어 말한다
大蛇中斷喪前王(대사중단상전왕) : 꿈에 큰 뱀이 끊어져 전 왕조가 망하고
群馬南渡開新主(군마남도개신주) : 여러 사마씨가 남쪽으로 건너 새 왕조를 열었다네
聽終辭絶共悽然(청종사절공처연) : 끝까지 듣고 말이 끝나자 모두가 슬퍼하며
自說經今六百年(자설경금육백년) : 지금까지 육백 년을 여기서 살았다고 말했다
當時萬事皆眼見(당시만사개안견) : 당시의 모든 일은 다 눈으로 보았으나
不知幾許猶流傳(부지기허유유전) : 몇 가지가 지금까지 전해지는 지는 모르겠도다
爭持牛酒來相饋(쟁지우주래상궤) : 타투어 쇠고기와 술을 가져와 대접는데
禮數不同樽俎異(예수부동준조이) : 예법도 같지 않고 술상과 상차림이 같지 않았다
月明伴宿玉堂空(월명반숙옥당공) : 달은 밝고 그들과 함께 잠을 자니 옥당은 허전하여
骨冷魂淸無夢寐(골냉혼청무몽매) : 뼈는 시리고 정신은 맑아 꿈도 잠도 오지 않았다
夜半金鷄啁哳鳴(야반금계조찰명) : 밤 깊어 금빛 닭이 꼬끼요 우니
火輪飛出客心驚(화륜비출객심경) : 불 바퀴 같은 해가 솟아 나그네는 마음속으로 놀랐다
人間有累不可住(인간유루불가주) : 인간세상에 인연이 있어 그곳에 머무를 수 없어
依然別離難爲情(의연별리난위정) : 의연히 떠나려하니 정 때문에 떠나기 어려워라
船開棹進一回顧(선개도진일회고) : 배를 뛰워 노 저으며 한 번 뒤돌아보니
萬里蒼茫煙水暮(만리창망연수모) : 창망히 만리 먼 곳은 안개 낀 물 속에 저물어간다
世俗寧知僞與眞(세속영지위여진) : 세상에서 사실인지 거짓인지 어찌 알리오至
今傳者武陵人(지금전자무릉인) : 지금까지 이 일을 전한 자는 무릉 사람 뿐이라네
서왕정국소장연강첩장도(書王定國所藏煙江疊嶂圖)-소식(蘇軾) 왕국정이 소장한 연강첩장도에 서하다-소식(蘇軾)
江上愁心千疊山(강상수심천첩산) : 강 위의 수심스런 마음. 천겹 산봉우리
浮空積翠如雲煙(부공적취여운연) : 하늘에 솟은 푸른 기운이 구름과 안개 같구나
山耶雲耶遠莫知(산야운야원막지) : 산인지 구름인다 멀어서 알지 못하다가
煙空雲散山依然(연공운산산의연) : 안개 걷히고 구름 걷히니 산이 의연하구나
但見兩崖蒼蒼暗絶谷(단견량애창창암절곡) : 양 언덕 짙푸르니 골짜기는 어둑한데
中有百道飛來泉(중유백도비내천) : 그 속에는 여러 가래로 날아떨어지는 샘물이 있도다
縈林絡石隱復見(영림락석은복견) : 숲과 돌에 얽혀 숨었다가 다시 보이며
下赴谷口爲奔川(하부곡구위분천) : 아래로 골짜기 어귀에 이르러 여울을 이루었구나
川平山開林麓斷(천평산개림록단) : 산이 열리고 냇물 평평한데 숲 기슭 가파른 곳에
小橋野店依山前(소교야점의산전) : 작은 다리와 시골 주막이 산을 붙어 눈 앞에 보인다
行人稍度喬木外(항인초도교목외) : 행인은 조금씩 교목 밖으로 건너가고
漁舟一葉江呑天(어주일섭강탄천) : 가랑잎 같은 고깃배 뜬 강은 하늘에 하늘이 잠겨있다
使君何從得此本(사군하종득차본) : 그대는 어띠서 이 그림을 구했는가
點綴毫末分淸姸(점철호말분청연) : 붓 끝으로 놀리어 맑고 고운 경치를 가려냈구나
不知人間何處有此境(부지인간하처유차경) : 인간세상 어디에 이런 곳이 있을까
徑欲往買二頃田(경욕왕매이경전) : 바로 가서 이 경의 밭을 사고 싶구나
君不見武昌樊口幽絶處(군부견무창번구유절처) : 그대는 보지 못했는가, 무창 번구의 고요하고 깊숙한 곳을
東坡先生留五年(동파선생류오년) : 동파 선생이 여기서 오 년을 머물러 살았다네
春風搖江天漠漠(춘풍요강천막막) : 봄바람 살랑살랑 강물을 흔들고 하늘은 아득하고
暮雲卷雨山娟娟(모운권우산연연) : 비 걷힌 저문 구름에 산빛은 곱기만하다
丹楓翻鴉伴水宿(단풍번아반수숙) : 단풍나무 속을 나르는 까마귀는 물을 짝하여 잠이 들고長松落雪驚晝眠(장송낙설경주면) : 눈 내린 긴 소나무는 낮잠을 깨운다
桃花流水在人世(도화류수재인세) : 복숭아꽃 흐르는 물 이 세상에 있는데
武陵豈必皆神僊(무능개필개신선) : 무릉도원이 어찌 반드시 신선세계에만 있다더냐
江山淸空我塵土(강산청공아진토) : 강산은 맑고도 고요한데 나는 진토에 있어
雖有去路尋無緣(수유거노심무연) : 가는 길 있다해도 찾아가려니 방법이 없도구나
還君此畫三嘆息(환군차화삼탄식) : 그대에게 이 그림을 돌려보내고 세 번을 탄식하노니
기노동(寄盧仝)-한유(韓愈)노동 선생에게-한유(韓愈)
玉川先生洛城裏(옥천선생낙성리) : 낙양성 안 옥천 선생은
破屋數間而已矣(파옥수간이이의) : 부서진 집 몇 간이 있을 뿐이다
一奴長鬚不裹頭(일노장수불과두) : 하나 있는 종도 수염이 길고 머리도 싸지 못하고
一婢赤脚老無齒(일비적각노무치) : 하나 있는 하녀는 맨발에 늙어서 이가 하나도 없다
辛勤奉養十餘人(신근봉양십여인) : 어렵게 노력하여 십여 인을 봉양하여
上有慈親下妻子(상유자친하처자) : 위로 자애로운 부모님이 계시고 아래로 처자가 있다
先生結髮憎俗徒(선생결발증속도) : 선생은 머리를 묶어 어른이 되자 속된 자들을 미워하고閉門不出動一紀(폐문불출동일기) : 문 닫고 나가지 않은 지가 어느덧 십이 년이 되었다
至今隣僧乞米送(지금인승걸미송) : 지금까지 이웃 스님이 쌀을 빌어 보내주었느데
僕忝縣尹能不恥(복첨현윤능불치) : 나는 욕되게도 현윤의 자리만 찾이하여 부끄럽기만 하다俸錢供給公私餘(봉전공급공사여) : 봉급을 공사에 쓰고 남겨
時致薄少助祭祀(시치박소조제사) : 때때로 조금 보내어 제사를 돕고 있다
勸參留守謁大尹(권참유수알대윤) : 유수를 찾고 대윤을 만나보라고 권하니
言語纔及輒掩耳(언어재급첩엄이) : 말을 듣자 바로 귀를 막았다
水北山人得名聲(수북산인득명성) : 낙수 북쪽의 산사람이 명성을 얻고 있었는데
去年去作幕下士(거년거작막하사) : 지난 해에는 장군 막하의 벼슬아치가 되었고
水南山人又繼往(수남산인우계왕) : 낙수 남산인도 그를 따라갔다
鞍馬僕從塞閭里(안마복종색여리) : 타고 가는 말과 하인들이 마을길이 막히었다
少室山人索價高(소실산인색가고) : 소실산의 산사람은 높은 값을 요구해
兩以諫官徵不起(양이간관징불기) : 두 번을 간관으로 불렀으나 응하지 않았다
彼皆刺口論世事(피개자구논세사) : 그들은 모두 풍자하여 세상 일을 논했지만
有力未免遭驅使(유력미면조구사) : 능력이 있어 부림을 당함을 면하지 못하였다
先生事業不可量(선생사업불가량) : 선생의 하시는 일들은 가히 헤아릴 수 없으니
惟用法律自繩己(유용법률자승기) : 오직 법도를 따라 스스로 자신을 다스리신다
春秋三傳束高閣(춘추삼전속고각) : 춘추 삼전은 다 보아서 고각에 묶어두고
獨抱遺經究終始(독포유경구종시) : 홀로 경서를 품에 안고 처음부터 끝가지 연구하신다
往年弄筆嘲同異(왕년농필조동이) : 왕년에는 붓을 놀려 이름이 같음과 다름으로 조소하고怪辭驚衆謗不已(괴사경중방불이) : 괴상한 말로 사람을 놀라게 하여 비방이 그치지 않았다近來自說尋坦途(근래자설심탄도) : 근래에 평탄한 길 찾는다고 스스로 말하나
猶上虛空跨騄耳(유상허공과록이) : 하늘을 녹이를 타고 하늘을 오르는 것과 같다네
去歲生兒名添丁(거세생아명첨정) : 지난 해 아들을 낳아 첨정이라 이름지었는데
意令與國充耘耔(의령여국충운자) : 그를 나라에 농사군으로 주려는 뜻이라네
國家丁口連四海(국가정구연사해) : 나라의 장정들이 사해에 가득하니
豈無農夫親耒耜(기무농부친뢰사) : 어찌 친히 농사지을 농부가 없을손가
先生抱才終大用(선생포재종대용) : 선생은 재능을 가졌으니 크게 쓰일 것이니
宰相未許終不仕(재상미허종불사) : 재상이 주어지지 않으면 끝내 벼슬하지 않으리라
假如不在陳力列(가여부재진역렬) : 나라 위해 힘을 다하는 자리에 있지 않지만
立言垂範亦足恃(입언수범역족시) : 말을 함에 모범을 보이시어 믿을 수 있도다
苗裔當蒙十世宥(묘예당몽십세유) : 죄를 진 후손들도 그 용서를 십세 후예까지 받을 것이니豈謂貽厥無基址(기위이궐무기지) : 어찌 그들에게 터전을 끼치지 않았다 말하리오
潔身亂倫安足擬(결신난륜안족의) : 자기 깨끗이 하기 위해 인륜 어지럽히는 무리와 어찌 견주리오
昨夜長鬚來下狀(작야장수래하장) : 선생께서 어젯밤 수염 긴 하인 시켜 편지 가져왔는데
隔墻惡少惡難似(격장악소악난사) : 담 건너 악동의 악행은 흉내낼 수도 없다고 한다
每騎屋山下窺瞰(매기옥산하규감) : 언제나 지붕마루 타고 앉아 아래로 내려다 보니
渾舍驚怕走折趾(혼사경파주절지) : 온 집안이 놀라고 두려워 급히 달리다 발목을 삐게한다 憑依婚媾欺官吏(빙의혼구기관리) : 인척관계를 빙자하여 관리들을 속여
不信令行能禁止(불신영행능금지) : 법을 집행해서 행동을 막을 수 있으리라 믿지도 않는다先生受屈未曾語(선생수굴미증어) : 선생이 굴욕을 당하면서도 말하지 않다가
忽此來告良有以(홀차래고양유이) : 갑자기 이렇게 와서 고함은 진실로 까닭이 있으리라
嗟我身爲赤縣尹(차아신위적현윤) : 아, 내가 적현윤이 되어서
操權不用欲何俟(조권불용욕하사) : 관권을 가지고 집행하지 않는다니 무엇을 기다리는가立召賊曹呼五百(입소적조호오백) : 바로 적조를 부르고 오백을 불러서
盡取鼠輩尸諸市(진취서배시제시) : 쥐새끼 같은 무리들 모두 잡아 저자에 효수했다
先生又遣長鬚來(선생우견장수래) : 선생께서 다시 긴 하인을 보내왔는데
如此處置非所喜(여차처치비소희) : 이러한 처분은 선생이 바라는 바가 아니라고 하셨다
況又時當長養節(황우시당장양절) : 하물며 또 절후가 만물이 자라나는 봄철이니
都邑未可猛政理(도읍미가맹정리) : 고을을 사나운 행정으로 다스리면 안된다고 하신다
先生固是余所畏(선생고시여소외) : 선생이 진실로 이러하시나 내가 선생을 두려워하니
度量不敢窮涯涘(도량불감궁애사) : 선생의 도량은 감히 바다보다 넓도다
放縱是誰之過與(방종시수지과여) : 멋대로 처형한 것이 누구의 책임이란 말인가
效尤戮僕愧前史(효우륙복괴전사) : 잘못을 본받아 그들을 죽었으니 옛날의 사관에 부끄럽다
買羊沽酒謝不敏(매양고주사불민) : 양사고 술 사서 불민함을 사과하려는데
偶逢明月耀桃李(우봉명월요도리) : 우연히 밝은 달을 만나니 복숭아와 오얏나무를 비춘다先生有意許降臨(선생유의허강림) : 선생께서 왕림을 허락하실 뜻이 있으시면
更遣長鬚致雙鯉(갱견장수치쌍리) : 다시 긴 수염 하인을 시켜 편지를 보내어 주십시오
이백시화도(李伯時畵圖)-형거실(邢居實)
이백시의 그림을 노래하다-형거실(邢居實)
長安城頭烏欲棲(장안성두오욕서) : 장안 성마루에 까마귀 둥지 찾는데
長安道上行人稀(장안도상행인희) : 장안 도로에는 행인니 드물구나
浮雲卷盡暮天碧(부운권진모천벽) : 뜬 구름 다 걷혀 저문 하늘 푸른데
但有明月流淸輝(단유명월류청휘) : 다만 밝은 달 떠올라 밝은 빛을 비춘다
君獨騎驢向何處(군독기려향하처) : 그대는 홀로 나귀 타고 어디로 가는가
頭上倒著白接䍦(두상도저백접리) : 머리 위에는 흰 두건을 거꾸로 쓴채로
長吟搔首望明月(장음소수망명월) : 길게 읊으며 머리 긁으며 밝은 달 바라보니
不學山翁醉似泥(불학산옹취사니) : 산늙은이 배우지 않아도 취하여 녹초가 됐네
到得城中燈火鬧(도득성중등화료) : 성안에 이르자 등불이 요한하니
小兒拍手攔街笑(소아박수란가소) : 아이들이 손뼉치며 길을 막고 웃어댄다
道傍觀者那得知(도방관자나득지) : 길가의 구경군 어찌 알리요
相逢疑是商山皓(상봉의시상산호) : 만나보니 상산의 사호분들 아닌가
龍眠居士畵無比(용면거사화무비) : 용면거사는 그림솜씨 비길 데 없도다
搖毫弄筆長風起(요호농필장풍기) : 붓 들고 글지으니 긴 바람 일어나
酒酣閉目望窮途(주감폐목망궁도) : 술 취하여 지긋이 눈 감고 길끝을 바라본다
紙上軒昻無乃似(지상헌앙무내사) : 종이 위의 격조가 비슷하지 않은가
君不學長安遊俠誇年少(군불학장안유협과연소) : 그대는 장안에 한량이 젊음을 배우지 않았는가
臂鷹挾彈章臺道(비응협탄장대도) : 팔뚝에 매 앉히고 탄구을 끼고 장안도 큰 길을 다니는 것을
君不能提携長劍取靈武(군불능제휴장검취영무) : 그대는 긴 칼을 끼고 무공을 세우지 못하는가
指揮猛士驅貔虎(지휘맹사구비호) : 사나운 군사들 지휘하고 맹수들 부린다
胡爲脚踏梁宋塵(호위각답양송진) : 어찌하여 발 아래 양나라 송나라 땅의 먼지만 밟으며
終日飄飄無定所(종일표표무정소) : 종일토록 떠돌면서 머물 곳이 없느냐
武陵桃源春欲暮(무릉도원춘욕모) : 무릉도원 이 땅도 해가 저물고
白水靑山起煙霧(백수청산기연무) : 맑은 물 푸른 산에 안개만 저물어간다
竹杖芒鞋歸去來(죽장망혜귀거래) : 죽장 짚고 짚신 신고 전원으로 돌아가니
頭巾好掛三花樹(두건호괘삼화수) : 두건을 세 그루 꽃나무에 걸어놓기도 좋아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