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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룡왕(火龍王)의 탄생(誕生)
<천병신비가(天兵神秘家).>
그런 가문이 있었다.
장인(匠人)의 가문,
단지 그렇게만 알려져 있을 뿐이었다.
산동(山東)의 동단(東端),
산동반도의 끝에 자리해 있는 성산(聖山)이었다.
그 이름없는 산의 줄기에 자리잡고 있는 무명세가의 이름이 그것이었다.
허나, 그 조그만 장인세가는 천 년을 이어오고 있었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인(忍)!
천병신비가의 가훈은 참을 인이 무려 열 개였던 것이었다.
천하가 어찌 되었든 그들은 곁눈질 한 번 하지 않았다.
어떤 굴욕이 닥쳐와도 그들은 참았다.
강자존의 철혈율법이 지배하는 대무림!
그곳에서 그들은 무지렁이 같은 삶을 영유하며 가문을 이어오고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들은 그 긴 세월을 묵묵히 쇠를 두드려 왔다.
<검(劒)>
일 년에 일천 자루의 검이 천병신비가에서 제련되어 흘러나왔다.
결코 신검은 아니었으되, 그런대로 보검에 드는 검이 만들어지는 곳이었다.
천병신비가는 오늘도 묵묵히 검을 달구고 있었다.
그리고, 조그만 풍운이 그곳에서부터 일었다.
성산의 기슭,
한 채의 아담한 장원이 축조되어 있었다.
장구한 연륜을 말해 주듯 장원은 고풍스러우며 평화로왔다.
한데, 장원이 내려다보이는 성산의 정상엔 일단의 혈의인들이 도열해 있었다.
스으… 스으…!
그들의 전신에서 피어오르는 섬뜩한 기운은
단지 마기(魔氣)만을 쐐는 것만으로도 심장을 파열시킬 듯 엄청난 혈사마기류였다.
한데, 대략 백여 명 정도의 혈의인들은 모두 얼굴을 핏빛의 헝겊으로 가리우고 있었다.
혈포복면인들의 선두,
육중한 체격의 혈포미청년이 산하를 굽어보고 있었다.
이십 칠팔 세쯤 되었을까?
그는 매우 준미했으며 당당한 체구를 갖추고 있었다.
젊은 자 중에서 능히 영웅이라 불리울 정도의 기품을 그 자는 지니고 있었던 것이었다.
아울러, 그의 허리에 차여진 붉은 적혈검(赤血劒)은
그 자의 체형에 어울리고도 남을 정도로 멋있었다.
허나,
"흐흐…!"
비릿한 음소를 흘리며 좁혀드는 미간(眉間)에는 푸르스름한 기운이 흐르고 있었다.
그 자의 눈동자는 좌우로 영활하게 구르고 있었다.
입술 꼬리에 매달린 음탕한 미소,
그 모든 것은 결코 이 자가 마음이 올바른 위인이 못 됨을 대변하고 있었다.
그의 시선은 산하의 한 채 고풍스런 장원을 향해 있었다.
한껏 탐욕이 이글거리는 눈빛…
"흐흐! 분명히 천병신비가에서 천년제왕검(千年帝王劒)이 탄생되었단 말이지?"
꽈악!
그 자는 자신의 허리에 매인 적혈검을 움켜 쥐며 중얼거렸다.
그러자,
"그렇… 습니다! 소종야!"
그의 뒤에 있던 혈포복면인 중 선두의 인물이 앞으로 나섰다.
"귀수옹(鬼手翁) 단리황(段里煌)!
그는 천년신비가에서 일천 년을 제련해 오던 천년제왕검을 오늘 밤 탄생시킬 것입니다!"
그는 확신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흐흐! 검예(劒藝)를 아는 자가 잡으면 천년검정(千年劒精)이 된다는 천년제왕검."
탐욕으로 번들거리는 그의 눈은 야수와도 같았다.
"그것은 나 혁천위(赫天尉)가 주인이 되리라!"
그러자, 그의 등 뒤에 있던 예의 혈포복면인이 비굴한 음색으로 맞장구쳤다.
"그렇습니다. 소종야를 위해 천년제왕검은 존재하는 것입니다!"
"그렇고 말고."
혈포미청년은 고개를 끄덕였다.
천녀제왕검!
그것은 무엇인가?
한데, 혈포미청년은 분명히 자신을 밝히고 있었다.
혁천위!
그 이름은 당금의 대륙무림계에 떠오르는 태양이 아닌가?
옥사검왕(玉獅劒王) 혁천위!
후기지수 중 최강이자, 대륙육합천패 중 검천(劒天)인 십자천검성의 소성주가 바로 그였다.
아울러, 정도연합으로 결성된 십자검왕천의 최강정예군단인
일천검왕천위군단(一千劒王天衛軍團)의 단주이기도 한 이물이었다.
한데, 그런 그가 성산에 있는 것이었다.
뿐인가?
그의 등 뒤에 도열해 있는 혈포복면인들의 기도로 보아 결코 백도인(白道人)은 아니었다.
아니, 보는 것만으로도 죽음의 공포에 질식사해 버릴 듯한 가공할 마인들이다.
또한, 그가 노리는 천년제왕검이라는 것은…?
노인,
"우핫하! 이제 완성되었다! 천 년의 제왕혼이여!"
하늘을 우러러 앙천광소를 터뜨리고 있었다.
헝클어진 반백의 머리는 아무렇게나 얽혀 있고, 등마저 굽은 오 척 단구의 곱추노인이었다.
주름진 노안(老顔)은 격렬하게 떨린다.
그의 떨리는 두 손에 소중히 받혀져 있는 무엇이 있었다.
지잉… 징!
낮게 울음을 토하는 푸르는 발광체!
흡사, 뇌전이랄까?
양 끝은 칼날처럼 예리하고 손잡이인 듯한 중간 부위는 날카롭게 휘어져 있었다.
기괴한 형상의 검!
아니, 그것은 일반적인 검이 아니었다.
검정(劒精)!
그것은 바로 천 년의 세월 동안 단련되어 온 장인의 혼이었다.
"비록 본좌 귀수옹의 대에서 천병신비가가 파멸될 것이나…"
문득, 노인의 입에서 울음같은 괴성이 터져나왔다.
허나, 그는 곧 미친 듯이 히죽거리고 있었다.
"원래의 시각보다 삼각을 앞당겨 완성시켰다!
역천을 저질렀으므로 저주를 받는 것은 당연하다!"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실내는 철향(鐵香)으로 진동하고 있었다.
그리고, 실내의 북쪽엔 허나의 휘장이 드리워져 있었다.
저벅… 저벅…!
노인은 힘겹게 발걸음을 옮겨 휘장을 젖히고 사라졌다.
한데,
귀수옹 단리황!
이것이 그 곱추노인의 정체였다.
천 년의 세월을 오직 검의 제련을 위해 내려온 천년장인의 세가라는 천병신비가의 가주!
그는 전대의 천병신비가주들과는 달랐다.
그는 스스로 일생을 통해 한 자루의 검도 제련하지 않았던 것이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혼을 불어넣으며
천 년 이전부터 내려온 천병신비가의 절대천병을 완성시킨 것이었으니…
여인,
침상 위에 죽은 듯이 잠들어 있었다.
대략 삼십 정도가 되었을까?
여인은 수선화같이 담백한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었다.
아울러, 어느 한 곳 흠잡을 데 없는 아름다움과
물이 오를대로 오른 농밀한 육체를 지니고 있었다.
몸에 꽉 맞는 백색궁장은 그녀에게 우아함마저 던져주고 있었으니…
만개(滿開)한 수선화(水仙花).
문득,
슥…!
침상 앞으로 예의 귀수옹 단리황이 조심스레 다가들었다.
극과 극의 여인과 귀수옹 단리황,
단리황은 예의 푸르른 뇌전같은 기형검정을 받쳐든 채 잠든 미녀를 내려보았다.
"천년제왕검! 너는 혜혜(慧慧)의 몸을 통해 천년검왕(千年劒王)에게 전달되리라!"
여인을 내려보는 단리황의 눈길은 부드러웠다.
이윽고,
스윽!
그의 손에서 시퍼런 뇌정검정이 귀수옹의 손을 떠나 여인의 몸 위로 떠올랐다.
피잉!
귀수옹의 손끝에서 퉁겨져 나간 지풍에 여인의 인후혈이 격중되자,
"아!"
여인은 살며시 입을 벌리며 낮은 신음을 토했다.
그러자,
"천병신비가의 천년검혼(千年劒魂)이시여… 천년제왕검을 인도하소서!"
귀수옹은 두 손을 허공에 치켜올리며 주문을 외듯 중얼거렸다.
츠으으!
그런 그의 눈길은 광인의 그것인 양 번뜩이고 있었다.
"만상의 주인이시자 우주의 지배자가 되실 전쟁의 신이신
천년검왕께서만 검모(劒母)를 취하시리라!"
그의 말이 끝나자,
고오오…!
허공에 떠 있던 뇌정검형정이 부르르 떨며
여인의 벌어진 입 속으로 스며드는 것이 아닌가?
무려 육 척에 달하는 거대한 검정이었다.
한데, 그것이 고드름이 녹아들 듯
여인의 입 속에서 그대로 녹아 타고 넘어가는 것이 아닌가?
꾸르르르…!
그것은 삽시간에 사라졌다.
그 순간,
반짝…!
여인의 봉목이 떠지며 혜지 어린 신광이 뻗어나왔다.
이미, 모든 전말을 알고 있었던 듯
여인은 귀수옹을 바라보며 살포시 미소를 머금었다.
"아버님… 성공하셨군요!"
그녀는 잔잔한 음성으로 입을 열었다.
귀수옹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 천년제왕검정은 너를 취하실 천년검왕에게 전해지리라!"
귀수옹은 여인을 올려보며 말을 이었다.
"십자천검성. 놈들은 인면수심의 악마들이다!"
그의 손은 불끈 쥐어진 채 떨리고 있었다.
"천년제왕검을 얻을 위대한 천년검왕은 결코 십자천검성에서 나오지 못한다! 오히려…"
그는 간절한 시선으로 여인을 보며 굳게 말했다.
"놈들은 진정한 하늘의 검에 파멸되리라!"
"아버님?"
여인은 안색을 굳히며 입술을 열었다.
"가거라! 천 년의 검이 출현할 때, 천 년의 바람이 태산에서 불어 천하를 뒤덮으리라!"
"아버님은?"
여인의 말은 채 이어지지 못했다.
귀수옹 단리황은 자신보다 머리 두 개는 더 큰 딸을 올려보며 손을 내저었다.
"어서 가거라! 밖에 백팔검신녀(百八劒神女)가 너를 호위할 것이다!"
"백팔검신녀를 모두 데려가면 아버님의 시중은?"
"걱정말고 태산으로 곧장 가거라! 네 한몸은 이제 본 천병신비가의 것만이 아니니까!"
여인은 할 말을 잃었다.
검모 단리혜혜!
그렇게 불리우는 여인은 귀수옹 단리황의 유일한 혈육이었다.
여인은 매우 특이한 성장과정을 거쳐야만 했다.
화식(火食)은 절대 금(禁)했고,
오직 새벽 이슬을 모은 감로수(甘露水)를 마시며
생식(生食)만을 해 왔던 것이다.
그녀는 이제부터 검모라 불리울 것이며,
천년제왕검을 얻을 천년검왕의 제일첩(第一妾)이 될 여인이기도 했다.
그녀는 알고 있었다.
이미, 백만 권의 서책을 머리에 담고 있는 지혜로운 여인은
운명을 한 인간의 힘으로 돌이킬 수 없는 것임을…
"가겠사옵니다! 아버님…"
그녀는 입술을 깨물며 귀수옹의 앞에 대례를 올리기 시작했다.
일배(一拜)… 이배(二拜)… 그리고 반배(半拜)!
그것은 사자(死者)에 대한 예우가 아니던가?
그리고, 여인은 자리를 떴다.
"부디 극락왕생하시길…"
울먹이지 않았다.
여인은 환한 미소를 머금으며 서서히 멀어져갔다.
"사랑하는 나의 딸아…!"
귀수옹 단리황은 단리혜혜가 완전히 사라지자 주르르 굵은 눈물을 흘렸다.
"크흐흐! 십자천검성! 악마의 검이여! 저주를 받으리라! 피의 저주를… 큭!"
일순, 귀수옹 단리황은 전신을 떨며 눈을 치떴다.
검!
한 자루 적혈검이 그의 가슴을 쪼개며 앞으로 빠져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냉혹한 말이 그의 등 뒤에서 흘러나왔다.
"흐흐흐! 귀수옹(鬼手翁)! 감히 본성을 능멸하다니! 죽어 마땅하구나!"
쐐액!
혈의검수는 적혈검을 빼어들며 검집에 검을 꽂았다.
쿠웅!
고목이 쓰러지듯 귀수옹은 지면으로 엎어지고 말았다.
그의 등 뒤로는 살이 갈라져 있을 뿐, 한 점의 선혈도 흐르지 않고 있었다.
흡사, 그의 체내에 있는 핏물이 모조리 빨려나간 듯…
허나, 죽은 귀수옹 단리황의 얼굴은 너무도 편안하기 그지없었다.
"흐흣! 영악한 늙은이. 딸년에게 검을 주어 도주케 하다니…!"
이를 가는 혈포미청년은 옥사검왕 혁천위였다.
죽은 귀수옹의 시신을 내려보던 그 자는 신경질적으로 신형을 돌렸다.
"불을 지르고 그 계집을 추격한다!"
둥실…!
그 자는 깃털같이 날아올랐다.
화르르르…!
타오르고 있었다.
천병신비가!
천하에 산재해 있는 신병중 절반 이상을 제련했던 천 년의 장인세가!
그곳은 지옥마화에 맹렬히 불타고 있는 것이었다.
한 명의 더할 수 없이 숭고한 장인혼과 함께…
이곳은 대륙의 동쪽 끝에 자리한 성산이었다.
붕괴!
태산의 십만군봉 중 철왕봉(鐵王峯)이라 불리우는 봉우리 허나가
하룻밤 사이에 붕멸된 사실을 천하의 그누구도 알지 못했다.
그리고, 그 괴사가 한 인간에 의해 저질러졌음은 더더욱 모를 수밖에 없었다.
화룡왕 하후미린!
태산에서 한 마리 거룡이 탄생되었다.
이제, 날아 오르리라!
천 년의 바람을 타고…
그 무적의 대철혈강풍을 휘몰아 무림천하를 뒤덮으리라!
"이제 가리라! 저 달이 지고, 태양이 뜬다면 나의 어린 용이 무림으로 가리라!"
밤(夜),
중천에 걸린 달은 여인의 그것인 양 탐스럽게 부풀어 있었다.
그리고 한 명의 여인!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지상최강의 전사였던 철혈전후라 불리우는 여인이었다.
새하얀 백의를 걸친 그녀의 자태는 그대로 한 송이 서리 머금은 백국화(白菊花)였다.
천 년의 바람!
그 천 년의 잠력을 화룡왕이라 불리울 천추불멸무적대초인에게 아낌없이 준 여인,
철혈전후 철비연(鐵飛燕)!
이것이 여인의 이름이었다.
지상에서 가장 강했던 철인신화를 이은 대철혈의 후예!
여인이 가질 수 없는 전신의 대투혼을 지닌 여인,
허나, 이 순간 그녀는 여인이 되어 있었다.
길 떠날 정인(情人)을 그리워하며,
암천고월(暗天孤月)을 보며 정인의 앞날을 걱정하는 여인으로서…
"마의 기운이 하늘을 뒤덮을 지경이다! 허나…"
철혈전후는 강인한 미소를 피워 물었다.
"화룡왕이시라면 능히 지옥마류혈을 부수시리라!"
믿음!
그녀의 마음에서 이는 확신은 가히 절대적인 것이었다.
"설사 마야가 환생한다 해도!"
사랑하는 정인의 강함,
여인은 자신으로부터 탄생된 위대한 철혈의 제왕을 떠올리며 환하게 웃음지었다.
한데, 그녀는 알지 못했다.
스윽…!
손(手)!
두 개의 부드러우나 강인한 손길이 자신의 등 뒤로부터 은밀히 다가들고 있음을,
철혈전후 철비연,
그녀의 자태는 가히 선정적이었다.
화르르…!
야풍에 흩날리는 긴 적발은 월광 속에 무지개를 수놓고,
흰 백의의 앞가슴,
곧이라도… 그것을 찢어 발기고 튀어 나올 듯
여인의 가슴은 도발적으로 내비쳐지고 있었다.
풍만한 젖가슴의 융기가 확연히 드러나고,
옷자락의 속으로 오똑한 유실이 생생하게 비춰졌다.
한데,
슥…!
철혈전후의 등 뒤로부터 은밀하게 나타난 손은
창틈으로 새어드는 바람과도 같이 그녀의 겨드랑이로 파고들었다.
그러나,
"훗…! 미린, 자지 않고 또 사내답지 못하게스리… 흐윽!"
살짝 봉목을 흘기던 그녀는 말을 잇지 못했다.
사내의 굴강한 두 손은 어느새 그녀의 앞섶을 헤집고 있었고,
좌우로 벌어진 옷자락 사이로 솟구쳐 오르는 저 희고도 탄력적인 수밀도…!
물---컹!
그것은 삽시간에 사내의 손길에 완벽하게 장악되었다.
"헤헷! 비연누님 앞에선 린아는 감히 목에 힘을 줄 수 없는걸…"
치기마저 어린 싱그러운 음성이 울렸다.
하후미린!
그는 철혈전후의 긴 적발에 얼굴을 파묻은 채 등 뒤에서 그녀를 끌어안고 있는 상태였다.
"으음…! 기습은 자신감 없는 졸장부나 하는 짓… 흐음…!"
부르르…!
일순,
여인의 교구가 가볍게 경련하고 있었다.
뜨거운 숨결,
무엇인가를 갈구하는 사내의 입에서 흐르는 열기가
여인의 보드라운 귓볼을 깨물며 번져오르고,
고고한 백학처럼 우아한 목줄기를 타고 전달되는 열류,
사내의 입술은 불길을 토하고,
여인의 새하얀 목덜미는 점점 달구어지며 붉게 물들어 갔다.
"하아아…!"
여인은 두 팔을 들어 등 뒤의 사내의 목을 휘감으며 지그시 두 눈을 내리감았다.
귓볼과 목덜미로부터 전달되는 뜨거운 열기,
그와 함께, 이제껏 느껴보지 않았던 아픔 속에 밀려오는 희열감!
그것은 그녀의 풍염한 수밀도가 일그러지며 가슴으로부터 번져나가니,
문득,
스르르…!
두 남녀의 신형이 그 모습 그대로 기울어지기 시작했다.
현공엔 월광의 금무리가 퍼져 오르고,
푸른 초지 위로 쓰러지는 두 남녀,
그들의 자세는 실로 기묘했다.
보드라운 초지 위로 비스듬히 누워 있었다.
원래의 자세 그대로,
등 뒤로 사내는 여전히 여인의 겨드랑이 사이로 손을 넣어 유방을 움켜 쥐고 있었고,
희디흰 목덜미 사이에 얼굴을 파묻은 채 애무를 가하니,
"흐윽…!"
여인은 여전히 사내의 목을 휘감으며 신음했다.
그리고,
스--윽!
사내의 우측 손이 유방을 놓으며 서서히 여인의 몸을 쓸어갔다.
이윽고,
사르르…!
그의 손길에 치맛자락이 잡혀 끌려오고,
그것은 이내 여인의 허리 부근까지 말려 올라갔다.
저 만월같이 부풀어 오른 둔부가 그대로 드러나 월광에 반짝이고,
실처럼 얇은 고의자락의 중심부,
그 신비로운 분홍빛의 삼각 헝겊은 소담스럽게 부풀어 올라 있었다.
순간,
슥…!
여인의 강철같이 탄력 넘치는 희뿌연 오른쪽 허벅지가 사내의 손길에 의해 들려지고,
그 순간,
툭…!
둔부를 휘돌아 간신히 걸쳐져 있던 고의의 끈이 비명을 지르며 끊어졌다.
매끄러우나 사내의 그것처럼 굵은 허벅지 사이,
월광이 스며들며 여인은 본능적으로 다리를 움츠렸다.
그러나,
슥…!
그 내밀한 곳을 파고드는 손길,
철혈전후는 의식적으로 허벅지를 벌렸다.
"하아…!"
여인은 방초를 스쳐가는 손길에 가벼운 전율감을 느꼈다.
"흐응…!"
철혈전후는 위로 올려진 팔에 힘을 주며 신음했다.
두 번째 대하는 이성,
비록,
그녀는 이미 사내를 알았으나 그것은 순수한 사랑의 감정이 아니었었다.
위대한 전신지왕인 화룡왕을 탄생시키기 위한 경건한 의식을 펼친 것뿐이었다.
허나,
이미 자신의 몸과 마음,
그리고,
천 년을 이어온 무적철혈풍력도를 앗아간 사내,
그 사내가 자신의 소중한 곳을 마음껏 유린하고 있는 것이었다.
난생 처음 느껴지는 야릇한 희열,
여인은 전신이 뜨거워져감을 느낄 수 있었다.
스르르…!
어느덧 사내의 하의가 벗겨 내려갔고,
두 남녀의 하체는 원초적으로 밀착되어 갔다.
하후미린,
그의 좌수는 지면을 받치며 여인의 겨드랑이 사이로 들어가
여인의 왼쪽 수밀도를 한 손 가득히 감싸 쥐었다.
그리고,
그는 허리까지 말려 올라간 치맛자락의 아래,
희멀건 둔부를 쓸다가는 이내 여인의 허벅지를 들어 올렸다.
이어,
그녀의 들어 올려진 옥주는 뒤로 꺾이며 하후미린의 허벅지 위로 걸쳐졌고,
오오… 눈을 감아야 했다.
우거진 울창한 검은 수림의 사이가 갈라지며 드러나는 저 붉은 신비의 동굴,
"으음…!"
하후미린은 하체가 뿌듯해짐을 느끼며 뒤에서 서서히 그 신비의 동굴로 다가들었다.
일순,
그의 우수는 여인의 우측 허벅지를 더욱 당기며 하체를 밀었다.
순간,
"하--윽!"
여인의 입에서 자지러지는 듯한 신음이 새어 나왔다.
유방으로부터 번져가는 아찔한 열기,
사내의 손길은 여인의 허벅지 안쪽을 쓸며,
수풀을 벌목시키는 쥐어 뜯듯이 움켜 쥐었다.
신비의 동굴로부터 폭발해 오르는 열락의 극치감,
"흐응! 아아…!"
여인은… 서서히 함몰되어 가고 있었다.
지상에서 가장 강했던 대철인의 후예,
그… 무적철혈의 전신지맥을 타고난 철혈전후 철비연!
십 년 전,
대륙육합천패의 야망을 참혹하게 꺾어 버렸던,
그녀 자신이 곧 살아 있는 신화인 여인!
한데,
그런 그녀가 흐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한 사내의 품에서,
그것도 등 뒤로부터 맞이하여,
저… 월광 아래에서,
"흐--윽! 하… 아… 응…!"
철혈전후 철비연!
여인은 치밀어 오르는 환희 속에 옥주를 더욱 뒤로 제치며
둔부의 뒤에서 밀려드는 거대한 해일을 맞아 들였다.
하후미린의 손은 바빴다.
그의 우수는 허벅지를 쓸며 저 우거진 수림을 쥐어 뜯었고,
둔부를 쓸어 내리고,
유방을 터뜨릴 듯 움켜 쥐었다.
"하--윽! 린…! 더… 더… 아… 흐윽…!"
여인은 밀려드는 열락의 희열에 교구를 떨었다.
그럴수록 사내의 허리는 폭풍같이 일렁이고,
그의 두 손,
거대하게 부풀어 올라 탱탱하여,
그 원형조차 잃지 않은 두 개의 수밀도를 잔인하게 일그러 뜨렸다.
순간,
"하--악! 더… 더…!"
여인은 이 순간 극치의 희열 속에 허벅지를 떨며 울부짖듯 신음했다.
뿐인가?
이미,
그녀의 봉목은 하얗게 탈색되고 있었다.
하후미린,
"후훗…!"
그는 머리를 들어 철혈전후 철비연의 희열에 몸부림치는 옥용을 보며
야수적인 미소를 흘렸다.
"후훗! 누님은 정말 아름다워…"
그는 하체를 힘차게 밀어 붙이며 여인의 흰 목덜미를 애무했다.
"흑…! 린…"
여인은 적미를 파르르 떨며 사내의 목을 우악스럽게 잡았다.
한데 문득,
"후후…!"
하후미린의 입술가로 의미있는 미소가 걸리고,
그의 우수가 천천히 하강해 갔다.
이미,
거대한 자신의 물건이 자리해 있는 여인의 신비로운 동굴,
그의 손가락이 방초숲을 헤치다가는 이내 사라지고 말았다.
그 순간,
"하악!"
여인은 그대로 자지러지는 듯한 신음을 토하며 전신을 경련시켰다.
이 엄청난 환희의 물결,
여인은 오색찬란한 나락의 늪으로 깊숙이 침잠되어 갔다.
철혈전후 철비연!
철혈의 전신지혈을 타고난 지상최강의 여전사!
그녀도… 여인이었다.
뜨겁고도 정열적인,
"이젠 내게 필요없는 것."
사각… 사각…!
여인은 열심히 무엇인가를 꿰맞추고 있었다.
용의 비늘과도 같은 손바닥만한 검은 묵철편(墨鐵片) 수백 장이
방 안에 어지러이 널려 있었다.
그리고, 여인은 그것을 하나하나 집어 정성스레 꿰맞추고 있었다.
허나, 여인의 말에서 또 다른 경악스런 사실이 밝혀졌다.
"묵철뇌극룡(墨鐵雷極龍)을 잡아 용린(龍鱗)을 수거해 놓은 것이 이토록 소용될 줄이야."
여인은 환한 미소를 떠올렸다.
묵철뇌극룡!
들었는가?
이제껏 존재했던 모든 생물들 중 최극강의 용(龍)!
놈이 강할 수 있었던 것은 오직 한 가지 이유에서였다.
그 무엇으로도 부술 수 없는 불파의 비늘을 놈은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닿는 그 무엇이라도 깨 버릴 수 있다는 하늘의 힘인 뢰기(雷氣)!
놈은 오히려 그것을 받아 먹으며 사는 뇌룡이 될 수 있었다.
한데, 그 전설 속의 신비뇌룡의 철갑린이 이곳에 있었던 것이다.
철혈전후 철비연!
그녀의 손에서 그것들은 한 장 한 장 꿰어져 한 벌의 묵린의로 제작되고 있는 것이었으니,
얼마의 시각이 흘렀을까?
"쿨…!"
실내의 중앙,
푹신한 침상에는 하후미린이 코를 골며 잠들어 있었다.
완전히 나체(裸體)로서…
월광(月光) 아래,
초원의 푸르름 위에서 만끽했던 정사로도 만족하지 못했던 듯
침상의 이불은 어지럽게 흩어져 있는 상태였다.
광란의 흔적인 듯,
문득,
"다 됐어!"
철혈전후는 환성을 질렀다.
그녀는 한 벌의 묵철갑린의를 펼쳐든 채 온화한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기가 막히게도 그녀는 완전한 나체의 알몸이었다.
그대로 침상에서 빠져나와 경황도 없이 옷짓기를 시작한 듯했다.
"묵철뇌린갑(墨鐵雷鱗甲). 이것이면 린(鱗)에겐 검흔(劒痕)도 내지 못하리라!"
여인은 흐뭇하게 웃으며 묵린의를 가슴에 보듬어 안았다.
이어, 그녀는 잠든 정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아름다왔다.
창틈으로 스며드는 햇살을 받아 빛나는 아름다운 얼굴,
아울러, 굴강하면서도 사내답지 않게 우유빛의 피부를 가진 하후미린의 알몸은
여인에겐 지상최대의 미남도로 비춰지고 있었다.
"잠꾸러기…!"
여인은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침상으로 다가갔다.
그를 만나기 전이라면, 사내의 알몸을 보는 것을 생각지도 못했던 그녀였다.
허나, 이제 그녀의 마음에는 한 점의 수치심이나 부끄러움의 앙금은 남아 있지 않았다.
스윽…!
그녀는 잠든 정인의 나신 위에 조심스레 묵린의를 올렸다.
"멋있는 사내…"
감탄한 듯 여인의 입에서 탄성이 흘러나왔다.
아울러, 그녀의 봉목으로 아쉬운 그림자가 스쳐갔다.
"이제 떠나시리라. 저 철혈율법의 강자존의 세계로…"
그랬는가?
정인의 떠나감에 서글픈 심정에
여인은 무엇인가 뜨거운 열류가 목구멍으로 치솟음을 느끼고 있는 것이었다.
허나, 그녀는 알지 못했다.
스르르…!
사내의 손길이 영사처럼 움직이고 있음을,
그리고, 어느 한 순간,
"어멋! 린! 또…"
여인은 비음을 토하며 교구를 비틀었다.
왜?
사내의 손길은 여인의 허벅지 사이 밀림지대를 장악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울러, 그의 손가락 하나는 어디론가 사라진 후였고,
"정말 감촉이 좋은걸?"
하후미린은 자신을 품고 있는 묵린의를 보며 중얼거렸다.
옷의 감촉이 좋다는 것인지, 아니면, 또 다른 그 무엇의 감촉이 좋다는 것인지?
"어제도 날 못 살게 굴더니…"
여인은 하얗게 눈을 흘겼다.
허나, 그녀는 결코 사내의 손길을 거부하지 않았다.
아니, 그녀는 오히려 한 쪽 다리를 들어 침상으로 올려 놓는 것이 아닌가?
그러면서 여인은 말을 이었다.
"나가시면 한 가지를 주의 해야… 흐윽!"
여인은 참지 못하고 신음을 흘리며 무너지듯 사내의 가슴으로 안겨 들었다.
어느덧 사내의 두 손은 여인의 허리를 받쳐 올리고,
여인은 기마하듯 사내를 타고 앉은 자세가 되어 있었다.
그리고,
뭉클…!
저 탐스런 유방을 주무르며 하후미린은 입을 열었다.
"무얼 조심하지?"
"흐윽! 지옥마류혈이 흐르고 있어… 아아… 이미!"
"이미?"
사내는 콧등을 찡긋하여 여인을 올려 보았다.
"더… 세게!"
탈색되어가는 봉목,
단내를 토하며 떨리는 붉은 입술,
그런 것은 매우 고혹적인 자태로 사내를 유혹하고 있었다.
"대륙육합천패 중 십자천검성과 흐윽! 신비혈련이 지옥마류혈에 장악… 하악! 더 이상은!"
여인은 하얗게 봉목을 치뜨며 둔부를 들어 올렸다.
이미, 묵린의는 바닥으로 떨어져 나간 지 오래였다.
꽈악!
여인은 교수를 뻗어 사내의 불기둥을 힘껏 쥐었다.
"헉! 그리고?"
하후미린은 헛바람을 삼키며 물음을 던졌다.
"심지어 그 마류(魔流)는 완벽한 천하군림을 위해 황실까지… 흑!"
여인은 말을 잇지 못했다.
사내의 손이 여인의 둔부를 힘차게 잡아 당겼고,
그 벌어진 신비의 동굴 깊숙이 사내의 불기둥이 뿌리까지 침습해 들었기 때문이었다.
"아아…!"
여인은 이성을 상실한 채 욕망의 여신이 되어 갔다.
두 손으로 유방을 문지르며 일그러 뜨리고, 젖혀지는 허리는 활처럼 휘어진다.
붉은 노을을 보듯 일렁이는 긴 적발의 물결,
"하아!"
목을 좌우로 흔들며 여인은 둔부를 폭풍같이 일렁였다.
하후미린은 여인의 허리를 잡아 주며 생각을 굴리고 있었다.
(그랬군! 천황무후 려군 누님을 겁탈한 자의 배후가
마야의 지옥혈을 이은 자들이었군!)
천황모후 주려군!
자금쌍미려 중 대후!
중원황천무계의 최강여제!
하후미린은 그녀를 떠올리고 있는 것이었다.
(쩝! 대륙무계와 황천무계의 최강여인들을 모두 하후세가의 며느리로 맞이한 셈이군!)
하후미린은 내심 실소를 흘리고 말았다.
그랬다.
이 하늘 아래에서,
가장 기가 드센 여인들을 그는 아내로 맞이한 것이었다.
(사랑스런 여인…)
하후미린은 마음이 급격히 달아오름을 느꼈다.
(떠난다는 것을 알고… 날 기쁘게 해 주려…
가장 위대한 전신혈의 철혈여제가 되었는가…?)
하후미린!
그도 사내였다.
피끓는 청춘,
뭉클…!
그는 두 손을 뻗어 여인의 유방을 잡아가며 하체를 움직였다.
여인의 둔부가 올라갈 땐 그의 하체는 내려갔고,
여인의 둔부가 하강해 내릴 때,
사내의 하체는 침상을 박차며 퉁겨져 올랐다.
순간,
"아아… 아!"
여인은 울부짖고 말았다.
목구멍까지 넘어올 듯한 엄청난 불덩이,
그것은 쾌락의 극치감이 아니겠는가?
이별의 날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계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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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즐감
잘봅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