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 쓰레기 이야기, 대한문학 세계기자/박 목 철
지구 상의 모든 생명체는 생산자와 소비자, 그리고 분해자로 공존하며 선순환으로 생명을 유지 하고 있다.
일상에서 매일 생산되는냄새 고약한 음식물 찌꺼기 처리 문제가 도시생활을 피곤하게 한다.
쓰레기야 다 멀리 두고 싶은 기피의 대상이지만, 특히 음식물 찌꺼기는 정도가 심하다. 음식물 찌꺼기 수거차가
지나간 자리엔 흘린 국물에서 풍기는 냄새에 고개를 돌리게 되고 잘못해 밟기라도 하면 정말 낭패다.
가장 다루기 힘들고 골치 아픈 쓰레기가 음식물 찌꺼기가 아닐까 한다.
우리가 배고프게 살던 시절엔 음식물 찌꺼기도 아주 요긴하게 쓰였다.
동물들을 사육하는 사람들이 음식물 찌꺼기를 거둬 가져다 먹이로 썼기 때문이다. 가정에서도 개나 닭, 등을
기르려면 음식물 찌꺼기는 소중한 자원이기도 했다. 밥알 한 톨도 남겨서 버릴 것이 없던 시절을 우린 살았으니,
그 소중하던 자원이 이젠 가장 골치 아프고 처리가 곤란한 말 그대로 쓰레기가 되었다.
버리기도 어려운 것이 음식물 찌꺼기이다.
아파트는 좀 나은 편이라지만, 냄새나는 쓰레기봉투를 들고 엘리베이터를 타야 하는 곤란함부터,
수거통을 열고 버리고 나면, 다시 올라가 손을 씻어야 할 정도로 싫고 고약한 일이 음식물 찌꺼기 버리는 일이다.
단독주택은 문제가 더 심각하다. 일주일에 두 번 수거 해가는 날까지 각자가 집에다 보관해야 하는데,
여름철엔 정말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필자는 서울에 혼자 있을 때가 많다. 어쩌다 수거 일을 놓치기라도 하면 생각하기도 끔찍한 일이 발생한다.
무심코 뚜껑을 여는 순간 아! 하얗게 꾸물대는 구더기들, 마구 기어 탈출까지 하니 헉!
너무 끔찍해서 통째 버렸지만, 그 뒤로는 음식물 쓰레기 수거 일을 기억하느라 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이었다.
“그래 화급한 일이니, 화급, 화요일 금요일,” 이렇게 수거일을 기억하려 노력을 했다.
시골집에서 내 끔찍한 경험담을 듣던 큰딸이 반가운 소리를 했다.
“아빠 우리 음식물 찌꺼기 소멸기 가져다 쓰세요, 여긴 시골이라 필요가 없네요,”
얼씨구나 당장 차에 싣고 왔지만, 처음엔 성능이 미심쩍었다. 냄새나 오수가 흐르지나 않을까 걱정도 되었고,
외관은 작고 모양도 깔끔했다. 여관 등에 비치된 소형 냉장고 크기보다도 훨씬 작다고 할까,
신기했다. 음식물 찌꺼기를 넣고 얼마 있으니 거짓말같이 사라져 버렸다. 아라비안나이트의 요술 단지같이,
질량불변의 법칙 이란 게 있다. 한번 생성된 물질은 모양과 형태는 변하게 할 수 있지만, 절대적 수치는 변하지
않는다는 법칙으로 생산과 소비 분해가 자연적으로 선순환의 균형을 맞추어야 자연이 보존된다.
자연 순환의 법칙에 따라 미생물이 음식물을 분해하여 자연으로 돌려준다니 친환경적 처리방법이라 하겠다.
장시간 사용 시 늘어난 내용물은 퍼내서 다시 녹색식물의 영양소인 비료로 쓰인다니 철저히 자연 순환에
순응하는 친자연적인 시대적 필수품이라 할 만하다.
웃기는 일화 하나. 본 기자는 집을 오래 비울 때가 많다.
“이것들 굶어 죽는 거 아닌가?” 미생물이라도 생물이니 먹어야 살 것 아닌지 장시간 집을 비우려면 신경이 쓰였다.
냉장고를 열어 생선이나 고기 등 동물성 식품을 꺼내서 소멸기에 넣어 주었다. 집 비울 동안 굶어 죽지 말라고,
“야, 집 오래 비우면 굶어 죽을까 봐 고기 주고 왔다. 동물성 먹이를 미생물이 좋아한다며,”
“에이, 아빠도, 미생물은 활동을 중지한대요,” 다들 웃었다. 음식물 소멸기 때문에 오래간만에 나도 웃었다.
음식물 찌꺼기 해양 투기가 국제적으로 금지되어 처리 비용에 부담을 느낀 지자체들이 다투어 음식물 찌꺼기 처리
에 대한 규제를 까다롭게 하는 추세이다. 제일 좋은 방법은 각 가정에서 자체 처리하는 것이라 판단되어 참고 하시라
글을 쓴다. 음식물 찌꺼기 처리에 곤경을 당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신경 쓸 일이 없어서 너무 편하다.
음식물 소멸기는 (주)미랜바이오(02-421-8285) 라는 회사에서 제작한 미랜이란 제품을 쓰고 있는데, 고장 등의 문제는
전혀 없었다.
* 음식물 소멸기이다, 미생물이 음식물을 분해하여 없앤다. 옆에 가정용 도마와 비교하면 크기를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