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의 객실에 묵으면서 지난 주말 TV에서 「죽은 시인의 사회」를 다시 보았다. 역시 좋은 영화다. 교육의 본질이 어디에 있는가를 통감하게 한다. 미국에서 최고 가는 대학진학예비학교의 교훈은 전통 명예 규율 최고이다. 언뜻 들으면 그럴듯하지만, 자세히 음미해보면 그 네가지 교훈이 얼마나 비인간적이고 두려움을 지니게 하는지 소름이 끼친다. 개인의 취향과 창의력을 무시한 획일적인 숨막히는 분위기에서 어떻게 지혜와 사랑과 덕성이 길러질 것인가.
교육이 할 일은 배우는 사람들이 온갖 두려움에서 자유로울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그래서 그 개인이 지닌 특성이 마음껏 꽃을 피워 세상에 향기로운 파동을 일으키도록 해야 한다. 진짜 시를 가르쳐 보인 「존 키팅」같은 교사가 우리에게는 아쉽다.
이 땅에서 행해지고 있는 교육은 서로 도와가면서 함께 배우기보다는, 남을 짓밟고라도 앞서도록 하는 경쟁심만을 잔뜩 부추긴다. 목적을 위해서라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비정한 교육이다. 요즘 정치꾼들의 비열하고 추악한 행태도 이런 그릇된 사고에서 파생된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묵묵한 대지에, 말없는 민심에 귀를 기울일 줄 알아야 한다. 막혀 있는 기운이 흐르도록 해야 한다. 우리는 정치꾼들의 「말잔치」에 귀가 아프고 멀미가 날 지경이다.
가을 들녘에 서면, 이 땅의 한숨소리가 들려온다. 열린 귀로 그 한숨소리를 들어보라.
法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