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12월 24일, 수요일, Chonchi, Hospedaje La Esmeralda (오늘의 경비 US $62: 숙박료 10,000, 점심 2,600, 저녁 6,000, 식료품 5,900, 버스 6,800, 인터넷 1,500, 전화 4,500, 기타 6,600, 환율 US $1 = 600 peso) 오늘은 Chiloe 섬에서 제일 오래된 교회가 있는 도시 Achao에 갔다. 조그만 버스를 타고 갔는데 시골 버스 정경이 정겨웠다. 버스기사는 운전을 하면서 계속 밖에 있는 사람들과 손짓으로 인사를 나눈다. 시골이라 서로 다 아는 사이인 모양이다. 기사 혼자서 운전도 하고 돈도 받고 짐도 챙기느라고 바쁘다. 짐칸이 따로 없는 조그만 버스라 짐이 버스 안에 많이 쌓였다. 짐 값을 따로 받을 만도 한데 안 받는 것 같았다. 기사도 승객도 다 서로에게 친절하다. 길가에 고장 난 승용차를 보고 기사가 버스를 세우고 나가서 도와줄게 있는가 하고 묻는다. 훈훈한 인정을 느끼게 한다. 내일은 크리스마스 날이다. 오늘은 크리스마스 저녁식사를 하는 날이다. 숙소의 손님들이 식당에 모두 다 모여서 회식을 했다. 주인 Carlos가 정성껏 장만한 맛있는 해물 요리다. 술은 각자 가지고 왔는데 테이블 위에는 포도주와 맥주가 그득했다. Carlos는 부인이 없이 고등학교 다니는 아들 둘을 데리고 산다. 식사가 시작되기 전에 아들들이 나와서 식당 한 구석에 조그만 크리스마스 추리를 장식을 해놓으니 훨씬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났다. Carlos 집에 함께 사는 70대 부부의 부인은 조리를 맡아 하는 것 같은데 매우 맛있게 한다. 손님은 전부 14명이었는데 영어와 프랑스어를 하는 사람들이 각 6명 그리고 우리 부부였다. 영어를 하는 사람들은 프랑스어를 못하지만 프랑스어 하는 사람들은 영어를 조금이나마 한다. 그래도 프랑스어 하는 사람들 6명은 자기네들끼리 모여 앉아서 프랑스어로 떠들어댄다. 그리고 필요할 때만 영어로 한다. 우리는 영어 하는 사람들 쪽에 끼었다. 저녁 식사가 8시에 시작해서 10시 반쯤 끝나니 프랑스어 하는 사람들은 성당에 가겠다하며 나가고 영어 하는 사람들은 아직도 할 말이 많이 남았는지 계속 앉아서 떠든다. 우리는 조용히 일어나 "Good night." 인사를 하고 우리 방으로 돌아왔다. 이렇게 크리스마스 저녁을 보냈다. 우리 애들과 함께 하지 못한 크리스마스는 올해가 처음인 것 같다. 여행지도 Chiloe 섬에서 제일 오래된 목조 건물 Achao 성당 여행객들과 함께 크리스마스 만찬을 했는데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2003년 12월 25일, 목요일, Chonchi, Hospedaje La Esmeralda (오늘의 경비 US $29: 숙박료 10,000, 저녁 6,000, 인터넷 300, 식료품 1,000, 환율 US $1 = 600 peso) 오늘은 애들과 함께 보내지 못해서 허전하게 느껴지는 크리스마스 날이다. 하루 종일 날씨가 변덕스러웠다. 흐렸다가 비가 오다가 개었다 다시 흐리고 하는 날씨를 반복했다. 오늘 점심과 저녁을 잘 먹었다. 점심은 우리가 직접 바닷가에서 따온 싱싱한 홍합조개로 시원한 해물 탕을 끓여서 먹고 저녁은 숙소 식당에서 다른 손님들과 함께 사먹었는데 싱싱한 연어와 민어구이가 나와서 푸짐하게 먹었다. 이 숙소 주인 Carl은 (이곳에서는 스페인어 식으로 Carlos라 한다) 좀 미스터리의 사나이다. 나이는 50대 중반 정도로 보이는데 고등학교나 대학생으로 보이는 아들 둘과 함께 살고 있다. 70대 노인 부부도 함께 사는데 처음에는 Carl의 부모인줄 알았는데 그냥 친지라고 한다. 캐나다 동부 출신인데 영국과 멕시코에서 살다가 15년 전에 이곳에 와서 살게 되었다고 한다. 자기에 관한 더 자세한 얘기는 안 하는데 부인과는 이혼을 했거나 사별한 것 같다. 두 아들은 매우 내성적인 듯 영어가 유창한데도 여행객들과는 대화를 피하려 하는 것 같다. Carl은 지역 활동에 참여를 많이 하고 있는 것 같다. Lion's Club 회원이고 자원 소방서원으로 봉사도 한다. 매년 여행객들이 찾아오는 6개월 정도는 숙소 영업을 하고 나머지는 여행이나 하면서 산다고 한다. 내일은 이 섬을 떠나서 배로 Carretera Austral 도로가 (칠레 남부국도) 시작되는 Chaiten으로 가야하는데 배 출발시간을 알기가 힘들다. Carl에게 부탁은 해 놨는데 좀 꺼리는 듯 하면서도 알아주겠단다. 꺼리는 이유는 배편을 알아주었는데 갑작스러운 변동이 생겨서 손님이 배를 못 타게 되는 일이 생기면 자기가 욕을 먹게 되고 자기 숙소에도 좋지 않은 영향이 미칠 수 있기 때문이라 한다. 아마 그런 일이 가끔 생기는 모양이다. 배낭여행자들은 여행 후기를 인터넷에 많이 올리는데 좋은 경험도 올리고 나쁜 경험도 올린다. 특히 지금은 성수기가 아니라 Chaiten으로 가는 배가 정기적으로 운항을 안 하는데다가 크리스마스와 정초 사이에는 운항을 더 예측할 수 없다고 한다. 배 회사에 일일이 전화를 해서 물어봐야 하는데 때로는 전화도 안 받고 받아도 대답을 시원하게 안 해 준단다. 그러나 우리는 Carl에게 목을 매일 수밖에 별 도리가 없다. 기다려 보는 수밖에 없다. 물 빠진 해변 가에는 볼 것도 딸 것도 많다 좀 초라해 보이는 Chonchi 마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