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향토문화사전’발간은 제주 문화사의 위업

[이창선]

‘제주향토문화사전’발간은 제주 문화사의 위업
김정택 의사/논설위원

데스크승인 2014.07.24

제주일보 | webmaster@jejunews.com

최근 발간된 ‘제주향토문화사전’을 꼼꼼이 읽어 보면서 참으로 제주 문화사의 경사요 위업(偉業)이라는 생각이 든다.

대개 문화사전의 목적은 ‘교육’과 ‘참고’에 있다. 아니나 다를까 ‘제주향토문화사전’을 발간한 향토사학가 김찬흡 선생은 관광객 1000만명 시대의 제주도 위상 변화에 걸맞은 사전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다음 세대’를 위한다는 마음으로 편찬했다고 밝혔다.

이 사전은 제주 역사와 지리·민속·교육·관광·인물 등 방대한 자료를 45년에 걸친 천착을 통해 이뤄졌다.

표제어 항목별 집필 개수는 대항목 27, 중항목 174, 소항목 8725개로 총 8926항목에 이르며, 편찬 쪽수는 서문류 13쪽을 비롯하여 가락천~흥산초등학교에 이르기까지 본문 1745쪽에 부록 인물편 56쪽과 참고문헌 7쪽 등 모두 1821쪽에 이른다. 자료 수집과 정리, 항목의 선정, 실무, 집필, 교정·교열 작업, 편찬 등 수십명의 전문 학자가 필요한 작업을 누구의 재정적 지원도 없이 모든 것을 당신 혼자서 해낸 것이다.

그동안 제주도에는 마을에서 자율적으로 간행한 향토지, 행정당국이 발행한 ‘제주도지’, ‘북제주군지’, ‘남제주군지’, ‘제주시지’, ‘제주교육사’, ‘제주어사전’, ‘디지털문화대전’ 등이 있었다.

그러나 ‘제주도학’의 발전을 위해서는 상식적인 수준을 넘어선 깊이 있는 역사해석이 필요했고, 제주도 이해의 지침서가 될 수 있는 사전이 강하게 요청된 것이다.

또한 기존 역사 자료집들이 발행된 지 오래 되었고, 용어 해석의 표준을 정하고, 어려운 용어를 쉽게 풀고,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는 의견도 수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제주도와 관련이 있거나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판단되는 내용도 수록됐다.

특히 김찬흡 선생이 저술한 ‘20세기 제주인명사전’(2000), ‘제주사 인명사전’(2003), ‘제주항일인사실기’(2005) 등은 제주 지역사를 공부하는 학도들의 수학과정이며 기성학자나 일반 시민들의 향토공부에 알뜰한 지침서 역할을 해왔다.

그 밖에도 그가 집필한 학교사와 명감(名鑑)류도 적지 않다. 이러한 기반 위에 방대한 ‘제주향토문화사전’ 발간이 이루어질 수 있었다고 본다.

그의 작업이 제주 지역사를 보다 통합적인 안목으로 보는 장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홀로 작업한 한계로 인해 보다 섬세한 학문적 검증이나 교정·교열이 미흡했다는 아쉬움이 따르지만 이는 후학들이 충분히 보완해 주리라 믿는다.

이제 ‘제주향토문화사전’은 제주 문화의 창달과 일반인의 제주도 이해 길잡이 역할을 할 것이다.

누구라도 우리 고장의 풍물과 역사와 인물을 자유롭고 깊이 있게 공부하고 연구할 수 있게 되었다.

‘제주향토문화사전’이 전국 도서관에 비치가 되고 널리 알려지고 또한 정보화 시대에 걸맞게 인터넷으로도 대사전의 내용을 손쉽게 검색해 볼 수 있게 된다면 퍽 다행이겠다.

원희룡 도백이 ‘더 큰 제주’를 다양한 분야에서 그리는 ‘디자인’이 진행되고 있지만 국제화·지방화 시대의 21세기에 무엇보다도 정신적인 작업이 선행이 되고 바탕이 되어야 하는 법인데, 이번 ‘제주향토문화사전’ 발간이 바로 그러한 면을 보충해 주어서 기쁘다.

형상 있는 빌딩이나 업적을 세우는 것도 기념이 되지만 영원히 남는 불멸의 사업은 정신적인 작업이며 학문적인 역량의 결집이라 생각한다. 거듭 ‘제주향토문화사전’발간에 수고한 김찬흡 선생의 노고에 경의를 표하며 큰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