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여행 <<추억의 수학여행>>
졸업 50주년 기념행사 - opening ceremony
가을 하늘 파아란 2013년 11월 11일(월) 에서 12일(화) 1박 2일
교2회 89명(부산 72명, 서울 17명) 추억의 가을 여행 나서다.
죽농원(담양)에서 부산, 서울 팀이 합류하였다.
백양사로 장성호를 거쳐 변산 대명리조트에서 하루밤을 묵었다.
다음날 아침 채석강을 둘러보고 구드래(부여)에서 투박한 강배 타고 백마강 노래 소리 듣으며,
고란사, 낙화암을 내려다보며 당시의 영화와 쇄락을 생각 했다.
가을 단풍 아름다운 부소산성을 돌아 백제 왕릉원에서 1박2일의 여정을 끝냈다.
내년이면 대학졸업 50주년이 된다.
우리도 50주년기념행사를 하기로 했다.
해서 떠날때 소매잡고 뒤따라 서던 곱분이와 초원위 초가에서 꿈을 가꾸던 쇠돌이도,
꿈따라 가버린 삼순이를 찾아 서울 갔던 삼돌이도 함께
담양으로 왔다.
돌이는 대부분 고교 졸업 후
학비 감당이 어려워 1-2년 놀다 차비까지 준다는 바람에 교대에 입학했다.
허나 귀한 따님 순이는 피아노 바이엘도 떼고 입학했다고 했다.
해서 순이와 돌이는 노는 곳도 달랐다.
어린 시절 학교 갔다 오면 숙제할 틈도 없이
소 먹이고 땔감 나무하러 가야했던 그 때 돌이의 단골 간식거리였던
짙푸른 능굴 속으로 익어가는 군복 으름,
산 아래 무장공비 망보는 씨큼 털털한 다래,
풀 잔디 덤성한 수로 위로 돋아난 보드라븐 핏끼를
따먹던 달콤한 옛 이야기에
순아가 끼어 든다!
순이도 논가는 아버지 따라 산밑 밭뚝에서 갈아논 흙위로 들어난
모메인지 미땅 뿌리인지를
먹어 보았단다!
그래! 그런 순이가 있어 우리도 힘을 냈다!
우리 돌이들이 바이엘3번까지라도 떼어 볼려고
피아노 뒤에서 긴긴 줄을 서기도 했다.
그 속에서 13번까지도 떼었다는 가당찬 돌이도 있어단다!
그런 돌이들을 순이도 좋아했단다! 희야가 돌이의 마음 담아 노래한다!
오가며 그미곁을 지나노라면
그리워 나도 몰래 발이 머물고
오히려 눈에 뛸까 다시 걸어도
되오면 그미곁에 서졌습니다.
삼돌이는 성을 얻기 위해 사랑하는 척 한다던가?
해도 그런 사랑이 못내 그리워
삼순이는 고이 가꾸어 온 이쁜 자기를 주었다고 했다!
그랬던 순이가 지금도 참 이쁘다!
고향 살던 영아도 서울에 왔다.
해서 부산팀과 합류한 우리 열일곱 해서 모두 90여명 삼순이 삼돌이 함께
죽녹원으로 갔다.
대나무 숲길 언덕이 가파르다고!
다리 아프다고 투덜 되기도 전에 남아도 원아도 어께를 빌려준다!
양쪽 머슴들의 어께에 메달린 영아도 자야도 활짝 웃는다!
참 좋다!
야이~야이~야~ 내 나이가 어때서 사랑에 나이가 있나요~
마음은 하나요~느낌도 하나요~ 그대만이 정말 내 사랑인데
눈물이 나네요~ 내 나이가 어때서 사랑하기 딱 좋은 나인데
세월아 비켜라~ 내나이가 어때서 사랑하기 딱 좋은 나인데
‘딱’에 더욱 악을 쓴다.
그래 맞다!
지금이 우리 순이가 제일 이쁘 보이는 7살이야!
저녁 푸짐한 조개 구이!
조개까느라 서툰 돌이의 가위 놀림을 대견스럽게 지켜 보며,
그 중 쌀찐 조개 속살을 골라 주는 순이가 너무 이쁘다!
져녁 후 노래방에서 자야가 열창한다.
가난한 네 젊음에
얼굴빛 환한 온기를 주던
이제는 어릿 어릿한 기억으로 적셔져있는
젊은 날의 하루.
제이 스치는 바람에 그대를 기억하고
제이 스치는 바람에 그대를 잊는다.
바람의 서늘함에 일순 당혹하면서
그사이 돌이는 순이에게 남아있는 신선함을 보여 줄려고 샤워를 한다.
후 수건을 깨끗하게 빨아 수건걸이에 늘어 둔다.
우리는 아직도 역시 재생 제품에 길들여져 있는 정겨운 친구들이다.
해서 더욱 가슴이 편하고 좋다
체격도 성격도 그리고 하는 짓도 다른 호야가 자기를 기다려 주는 것이 고마워
한 마디 한다.
‘내 뜻에 맞지 않은 사람들로써 원림(園林)으로 삼으라’
라고 한 뜻을 조금은 알 것 같다고.
‘친구를 사귀되 내가 이롭기를 바라지 말아야’
된다고!
우리는 참 행운아다!
그래 이런 친구들이 아직도 100여명이나 우리와 함께한다!
다음 날 배를 탓다!
백마강에서 낙화암을 둘러 부소산성에 올랐다.
단풍 붉게 물던 숲속 길을 걸어면서 태야가 자야에게 대신 들려 주었다.
‘윤이가 자야 너를 애타게 좋아 했다고’
홍조 띈 자야가 참 귀엽다!
다 지나가 버린 아름다운 우리들의 옛 얘기들이다.
그래 맞다!
이제 우리는
가진 짐이 무거우면 땅 위에 내려놓고
높은 곳이 어지러우면 땅으로 내려오자.
등불을 켜고 가다 밝아지면 등불을 끄고
그냥 가던 길을 따라 가자!
켜고 끄는 마음마저 버리고
먼 길을 먼 마음으로 묵묵히 걸어가자!
거기에는 우리들만의 등불이 있다!
참고 : 보왕 삼매론, 등불(고영주), 사진(강신민)
노래가사( 그 집 앞, 모란 동백, 제이, 사랑하기 딱 좋은 나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