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말한다.
"어떻게 그런 많은 일들을 하며 사냐"고 그러면 나는 허허 웃음만 웃을 뿐이다.
'많을 일?' '어떤게?' 라며 마음으로 나는 되 묻는다.
어느 누구나 살아가는 동안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의 전부가 육체 노동일 뿐이라 생각하면,자신의 처지에 대한
비애에 젖기도 한다. 물론 노동을 비하시키는 말은 아니다.
나는 노동을 하고 있다. 그러나 모든 생산은 노동이라는 근간을 통해 이뤄지기에 나의 노동은 실로
가치있는 행위로 여기며 '힘들다'라는 엄살속에 '그래도 좋다'라는
나의 또다른 자신을 일으켜 세운다.
나의 노동은 수많은 사람들의 편의를 위해 쓰여지며
나의 수고는 나의 동반자와 나의 가족들의 꿈을 향한 다리이며
나의 긍정은 나를 편안케하는 고운 선율과 같은 음악인것이다.
명절 준비를 얘길하자는데 왜 이런 생각들이 드는지 .. 나.원.참~~
워낙이 친인척이 없는 집안이라 제사때이든 명절때이든 소수의 가족으로 이뤄지는 의례가 참 많이도 쓸쓸했다.
즐거운 명절음식도 혼자 쓸쓸히 준비할 적에는 ' 아~ 어머님도.. 자식을 많이 낳아 나의 아랫동서도 만들어 주시지 않고'
하며 외로운 탄식이 절로 나기도 했다.
친인척이 많은 집에서 큰 나로서는 적응하기 힘든 감정이었다.
그러나 나의 탄식이 하늘에 닿았는지, 나는 너무도 많은 식구들이 생기고야만 것이다.
올레!
그리고 올레꾼!
이젠 소수한 음식으로 제사상만을 준비했던 때가 아닌 정말 잔치집 준비 태세로 가야할 판이 된 것이다.
작년 가을 추석 명절때가 생각난다.
규모가 달라진 명절 예산은 둘째치고 혼자 한다 생각하니 마음만 바쁘다.
평소 자주 들려주시고 가르쳐 주시는 어른께 도움을 요청한다.
"남의 명절음식을 내가 왜 하는데?"
"기분좋은 명절 저 혼자만 해 먹나요? 올레꾼은 없나요? 그리고 당신은 도와 줄 수없나요?"
매몰차게 우기기 시작한다.
적어도 나는 같이 즐기는 명절을 지내고 싶은 뜻이었다.
"제가 좀 모자라고, 잘 모르니 가르쳐 주시는 셈치고, 그리고 올레꾼들과 함께 준비하는 것도 재밌지 않겠어요?"
고집이 센 어르신은 점점 마음이 약해지기 시작하면서 "시장 다 보고 나면 연락해!" 라며 말을 끝내신다.
'흐흐흐' 내심 만족의 웃음을 웃으며" 내일 뵙죠"라며 대답을 하지만 '내일은 그냥 둘리가 있겠습니까?'라는 회심의 뜻도 있음이라
"넵!"하며 말을 끝낸다.
아침이 되고 걱정이 된 듯"시장은 다 봐 났냐?"하며 어르신의 퉁명스런 전화속 소리.
"뭘 사야할 지 모르겠는데요?"라며 당돌하게 쌩뚱으로 자극을 준다.
"에이구~ 답답해~ 기달려! 금방 가께!"
'하하하 ' 어눌한 화법을 미끼로 큰 대어를 낚고 .....
성격 그대로 바로 등장하신 거대하신 분과 시장을 나선다.
'가족을 만들어 드리고 싶은 맘이 전부이다.
가족과 함께 하는 명절을 그리고 그분과 같이 보내고 싶은 욕심인 것이다.'
부산에서 제주로 거처를 옮기게되어 알게된 올레꾼 곰대리와 나 곰팅이, 그리고 거대한 곰엄마
즉 큰 곰세마리가 재래시장에 떳다. 그 작년 추석 명절 전날에..
성격대로 꼼꼼이 장거리를 기록하신 메모지와 볼펜을 들고 뒷짐을 지신 모습뒤로
곰 두마리는 따라가며 "장보러 오신 분 맞냐? 어디 일수 받으러 오신분이지"
"수금이나 안해주면 한 주먹 할 것 같지 않냐?"
"하하하...ㅋㅋㅋㅋ"
곰 두마리는 사채업자같은 큰 곰의 뒷모습보며 웃으며 사뭇 흐뭇해 들뜨고 만다.
동태전을 위해 자리한 곳.
동태포를 뜨는 동안은 시간이 지루하다.
"곰대리! 여기 지켜섰다가 다 되면 여기 이자리에 그대로 있어, 우리 다른 것들 보고 오께 엉?!"
"네!"
시끌벅적 대목인 재래시장에서 한 사람을 찾기는 힘든 상황.
어린애에게 다짐을 주듯 미리 강한 언질로 곰대리는 동대포뜨는 아주머니 곁에 쭈구리고 앉는다.
불쌍한 곰대리....
큰 곰을 따라다니는 둘째곰은 정신이 없다. 그렇지만 재미가 있다.
능수능란한 흥정의 모습!
그 카리스마에 녹아드는 아주머니들...
풀빵하나 먹자고 사든 봉지속의 따뜻한 붕어빵을 일일이 나눠주시는 훈훈함.
어딜가나 퍼주는 성격도 ....
깎지를 말든가... 라며 나는 웃고 만다.
쭈구리고 앉아 기다릴 곰대리를 위해 두개의 붕어빵은 살아 남았다.
곰세마리.. 붕어를 입에 물고 시장 깊숙히 휘젓고 다닌다. 두리번 거리며..
내 인생에 이런 유괘한 시간이 또 있었던가?
집에 돌아온 곰세마리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가운데 올레꾼들이 참여하여 수많은 수다를 쏟아내며
명절음식이 만들어지기 시작한다.
큰 곰 어르신의 불호령같은 명령 하달은
서투른 손놀림을 더욱 움추리게 만든다.
'60년넘게 살아오신 분과 우리 젊은 녀석들과 같은가?~~ 치~~'
소리도 못내고 속으로 투정을 부려본다.
그러나 경륜은 역시나 훌륭한 작품으로 우리를 감탄케 하기에 투정도 부끄러울 뿐이다.
(민중각올레꾼이야기 182번 사진 참조.)
호루라기만 불지 않았을 뿐 좌로 구르고 우로 구르며 군부대 지휘관과 훈련병들의 힘든 하루가
뒷날 여러 올레꾼들의 기분 좋은 명절로 이어졌다.
이상은 지난 가을 추석명절 준비의 이야기이지만
이번 설 명절 준비도 매한가지 거의 비슷한 영상이 재방송 됬다는..
부족하고 누추한 자리지만 올레꾼이라는 여러 가족들과 명절 아침을 보낼 수 있어서
행복한 곰팅이는 안 먹어도 배부르는 명절이었고, 일손이 하나 둘 셋..
그 일손들이 나의 본분을 덜어주고도 되려 고맙다는 인사로 인해
곰팅이는 괜히 미안해지기도 했던 새해 명절에
많은 가족, 동생, 언니, 오빠등 모든 분들과 함께함을 또 한번 하늘에 감사하며
모든이의 안녕을 빌어본다.
어깨에 내려 앉은 피로는 내 안에서 뜨겁게 데워지는 사람들과의 정으로 어느덧 녹아 내리며
내가 하는 일이 결국 내게 행복을 만들어 주는 몸짓임을 스스로에게 자랑스러워 하며
오늘 그리고
계속 이어질 나의 노동의 시간을 사랑해 보련다.
명절날 저녁시간 윷놀이를 하며 흥겨웠던 그시간도 잊을 수 없는 귀한 추억으로 새기며 행복한 곰팅이가...
첫댓글 작년추석전날... 하루종일 쫄쫄굶고...13코스하고 돌아온 민중각에...고소한냄새가 진동을 하더니...시장보고 재미났겠당^^함께 늦게 도착해서 그 재미를 못느꼈네요^^이번추석에도 가??
올해는 곰 네마리? ㅋㅋ
곰유순,곰혜진 ... 한분은 모르는 분이라....... 곰 아무게 다 됐다. 이케 곰3마리 헤헤~ *^__________^*
기회되면 소개시켜 드릴께요. 아주 멋있는 총각같은 아가씨가 있어요.
곰세마리라. 상상으로도 행복합니다. 세 분이 시장을 누비며 본 추석 장보기, 유순이모의 진두지휘로 왁자지껄 명절음식을 준비하던 민중각 부엌, 제주도 산적,,,,, 그때를 생각하니 입꼬리가 올라가네요.... 고구마 튀김 짱 맛있었어요.ㅋ
그때 맹활약하셨던 분이신것 같은데..... 진지한 새댁 같았다는?
이번 추석에도 참한 새댁의 모습으로 입성?!!!!!!
아~이렇게 해서 설날 아침 떡국상을 제가 받은거군요...올레 걸은 후 피곤한 몸을 핑계로 방콕한 나의 소심한 성격이 아쉽네요 저녁 윷놀이에는 마음만 함께 했는데...
올레는 성격 개조 역활도 있습니다, 다음부터는 방콕만 하지 마시고 들이밀어 보세요. 좋은 일이 마구 마구 생깁니다. ㅎㅎ
넵~~
새로운 가족의 탄생!!! 이것이 우리가 진정 원하는 가족의 모습이 아니던가,,
언젠가 저 부엌을 내가 접수하고 말것이다!!!
곰팅이의 글이 날로 따스해진다,,,,
명절연휴 지나고 빼꼼할 틈 없이 달리느라
설 지나고 일주일이나 지나야 회상에 젖는군요
설명절 끝나자마자 달려가서 긴 밤을 부여잡은 제가 죄인이로소이다
동태전 짱 맛나던걸요^^
혜진님의 따뜻하고 푸근한 배려로 집 떠나 맞는 설명절 올레꾼들은 즐겁고 행복했겠습니다. 긍정적인 삶에 박수를 보냅니다.
ㅉㅉㅉ 저도 배워요...
해피올레!!! 영원하라 민중각!!!!
명절은 참 ~좋은거 같아요. 좋아하는 사람들과 마주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 꽃과 맛나는 음식을 나누며 행복을 확인하는 시간...음식만드는 손들은 바쁘고 힘들지만 그 노동으로 인해 더 커다란 기쁨과 행복을 얻을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한번 되새기게 해 줍니다. 나도 그 곰의 대열의 끼면 안될까나..몸집은 자격요건이 충분하지 않나 싶은데 말입니다.
올 추석 전에 원서 먼저 접수해 보시구려...ㅎㅎ
전매일놀아서 그럭저럭요...보내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