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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속에서 겨레말 살려쓰기
이런 이야기를 하러 온다는 것이 우리 삶이, 우리 말살이가 잘못되어 있음을 말해줍니다. 바깥힘에 눌려서든, 겨레안 힘센 이들이 제몫 더 챙기려고 그랬든 다른나라 말, 글을 들여다 백성을 다스리는 연장으로 쓴 뒤부터 일어난 일임엔 틀림없습니다. 그렇지 않았더라면, 그저 지껄이고 싶은 대로 지껄이면 그것이 다 겨레말이고, 누구나 한겨레로 사는 사람이면 열 예닐곱 살쯤 만 되면 거의 모든 겨레말을 익혀 쓸 수 있게 되어 듣기만 해도 가슴 속까지 척척 들어와 박히는 우리말을 서로 나누었을 테니까요. 그 땐 배움터란 곳도 따로 없었고, 가르침이 있고 배움이 있는 요즘 같은 삶이 아니었지요. 태어나서 언니, 오빠 따라 어버이 따라, 동네 어른따라, 동무들과 벗들과 어울려 놀며, 그냥 그냥 살기만 하면 커가면서 저절로 거의 모든 말을 익혀 쓸 수 있게 되었으니까요. 배움이 따로 없고 삶이 곧 배움이었지요. 먹을거리를 찾으러 들로 메로 나돌아 다니는 게 삶이요, 놀이요, 무언가를 얻어와서 껍질 벗기고, 굽고, 삶고, 찌고, 데치고, 고아 먹으면서 얻어온 게 무언가에 따라 어떻게 해먹는지 보며 익히고, 익히며 살았지요. 여름지이도 길쌈도 집짓기도 구들놓기도 밥하기, 빨래하기, 물긷기, 지게질, 나무하기, 바느질하기…. 사내든 계집이든 무엇하나 못하는 게 없게 되었지요. 그런 삶에 요리조리 쓰였던 온갖 말은 저절로 알게 되고.. 이렇게 열여닐곱살이면 홀로서기 할 수 있게 되어 짝지어 새살림을 또 차릴 수 있게 되었구요. 그러면 열여닐곱에 어른이 된 거지요. 아시다시피 어른, 곧 어른이(얼은이) 사내 계집 짝지어 살게 된 사람이란 뜻이잖아요. 저는 이제부터 사람들이 이런 삶으로 조금씩 조금씩 저마다 할 수 있는 만큼 돌아가는 게 옳은삶, 바른삶이라고 여겨요. 아주 오래된 앞날이지요. 그렇지 않으면 사람들이 저지르는 짓이 하고한 날 다른 목숨 죽이는 일 제 삶터 부수는 일을 일삼아 물도 땅도 하늘마저 더렵혀 끝내 제 목숨 죽이는 일을 하는지도 모른채 하게 되니까요. 오늘 여기 오신 분들이 배움터 가르침이가 많으실텐데, 저는 가르침이 따로 있고 배움이 따로 있는 삶은 바르지 않다고 봐요. 온누리 어느나라에서나 이른바 ‘교육’이라는 게 무너지고 있는데, 무너지는 게 마땅하다고 봐요. 왜 붙들어다 좁은 방안에 불러모아 놓고, 아이들 머릿속에 뭔가를 자꾸 집어넣으려고 합니까? 제 발로 걸어온 것 같지만 어른들이 그렇게 만드는 거겠지요 자꾸 머릿속에 넣어 주려는 일 그만하고 같이 놀고 같이 사는 배움터가 되면 좋겠어요 돈 내지도 받지도 말고... 참말로 옳고 바른 일은, 바른 삶은 돈 안 받고도 똑같이 살 수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런 삶을 살면 서로 굳이 돈 주고받고 안 해도 되니, 몸과 마음에 아무런 짐이 되지 않지요. 그냥 같이 사는 거니까요.
제가 딱 스무해 앞에, 그 조금 앞서 온 나라가 백성이 임자가 되는 그런 삶이 될듯 될듯하다 안되어 (온 누리가 그런 누리가 되어야겠지만), 에라, 그러면 뜻 맞는 사람들끼리, 조그마하지만 골고루 살고, 높낮이 없고, 우리가 일한 것 우리끼리 나눠먹는 모둠살이를 꾀한 적이 있습니다. 푸른누리 모듬살이(그때는 푸른누리 공동체라 했슴)를 꾸렸더랬죠. 옛 어른들이 여름지이 하던대로 나무나 풀, 갈잎 같은것과 똥 오줌으로 거름하고, 우리한테 있어야 할 쌀, 보리, 밀, 콩, 팥, 들깨, 참깨에다 고구마, 감자, 호박, 무, 배추, 상추, 쑥갓 같은 남새를 기르고 메나 들에서 갖가지 나물을 뜯어다 먹고 살았어요. 돈 벌려고 하지 말고 돈 쓸 구멍을 다 막아버리자. 그렇게 해서 한 때는 전기도 끊고 전화도 끊고, 냉장고도 버리고, 되도록 나물이나 남새를 날로 먹고, 또 얼마동안은 쌀도 익히지 않고 그냥 씹어 먹기도 하고….
그 가운데서도 아이들을 배움터에 보내지 말고 데리고 살면서 삶속에서 말글과 사는 슬기가 길러지도록 하고 싶었는데, 이것은 여러 가지가 얽혀있어 제대로 못해봤습니다.
앞머리에 이런 이야기를 해 본 것은 겨레말을 되찾고, 겨레말살이를 제대로 해가려면 우리 생각틀을 뿌리에서 되돌아봐야겠기에 그렇습니다. 여기 모인 분들 쯤 되면 우리 말살이가 겨레말로 되어야 한다고 믿고 계시겠지요. 안 그런 분이 계시면 이야기가 좀 길어지고, 그것만 갖고 따로 오래 이야길 나눠야 하겠지요. 그러니까 우리 입에 익은 일상생활이란 말보다 나날살이라고 쓰는게 좋다고 느끼지요? 호흡보다는 숨, 키친, 주방 보다는 부엌, 기상, 기후보다는 날씨, 캐스터보다는 알림꾼, 고객 보다는 손님, .....많고 많은 일본말 중국한자말 요즘 갑자기 늘어나는 미국말 다 바꿔야겠지요 한마디도 남기지 말고
마땅히 배달겨레가 이런 배달말 쓰면서 살아야 하지 않겠어요.
그런데 우리 핏속에, 아니지요 핏속이 아니라 우리 얼속에 큰 힘에 알랑거리고 센 힘에 눌리고, 높은 자리에 떳떳하지 않는 어떤 모자람이 뿌리 깊이 자리잡고 있지 않나 싶어요. 요즘 미국말 배우는 꼬락서니를 보면, 겉으로 제법 그럴듯한 말을 하며 사는 사람이더라도 아이들이 아니면 손주가 유치원에서 미국노래 배워 와서 부르고 미국말 섞어 쓰는 걸 어떤 마음으로 바라볼까 두려워요. 왜 온 나라가 거의 모든 사람들이 미국말 못써 이렇게 안달할까요? 새로 책 펴낸 잔치는 이제 북콘서트로 자리 잡아가네요. 내노라 하는 사람까지 스펙이 어떻고 힐링이니 멘토니 씨부렁거리며 거들먹거립니다. 부끄러운 줄 모르고 ..... 옛날 한자들여와 백성위에서 얼마나 거들먹거렸을지..... 일본말 배워와서는 또 얼마나 난체 잰 체 했을지 보지 않았더라도 눈에 선합니다. 미국말 쓰는 게 부끄럽기는 커녕 은근히 목에 힘이 들어가고, 어린애들한테 못 가르쳐 애고, 이걸 노려 아이를 볼모로 돈벌이에 매달리기도 합니다.
“함초롬히 피어난 꽃망울은 아침이슬을 머금고 싱그러운 햇살을 받아 방싯방식 웃고 있습니다. ”
“님이여 물을 건너지 마오
님이 그예 물을 건너시네
물에 빠져 돌아가시니
님이여 이 일을 어이할꼬“
“우러라 우러라 새여
자고니러 우러라 새여
널라와 시름한 나도
자고 니러 우니노라“
“가시리 가시리잇고
리고 가시리잇고
설온님 보내옵니
가시는 도셔 오소셔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우리말 아름다움을 굳이 더 이야기하지 않아도 좋겠지요.
우리말 살려 쓰는 길은 아주 또렷하고, 쉽고, 똑바로 난 큰길이어요. 가다가 잘못 되거나 헷갈릴 게 하나도 없어요
“쓰는 말마다 겨레말만 쓰겠다는 굳은 뜻을 세우고 마음에 새겨 다져 나날살이에서 그렇게 살면 된다.” 먼저 나부터. 온겨레가 그렇게 살지 않더라도. 겨레말이 드높고 뛰어나고, 거룩하고, 훌륭하다는 걸 아는 당신으로서는 그렇게 살 수 밖에 없잖아요. 세종임금님부터, 한흰샘, 외솔, 가람 …. 우리가 잘 모르지만 겨레말살이 해가신 모든 할매, 할배들처럼.
그래서 안녕하십니까? 안녕이란 말부터 바꾸고 잘 지내셨어요. 잘 주무셨어요. 잘 가세요...
안녕을 빼면 겨레말이 살아난다.
일찌기 빗방울님(김수업선생님)은 산이란 말 안 쓰면 메, 재, 갓이 살아난다고 하셨다. 시간이란 말을 안 쓰면 틈, 겨를, 짬, 때, 덧, 동안.. 이런 우리말이 살아난다.
나물을 채취하고 할 때 채취하다를 안 쓰면 (쑥)뜯다, (춧딩이)도리다, (꽃나물)베다, (죄핏잎)따다, (홑잎)훑다. (돌나물) 걷다, (도라지) 캐다가 살아난다.
휴게소 →쉼터,
휴가 →쉴때, 휴식→쉼, 호흡 → 숨, 들날숨, 호흡관 → 숨바라보기, 숨 알아차림, 복식호흡 → 배숨
우회전, 좌회전, 직진 → 오른돌아, 왼돌아, 똑바로
우측, 우측보행, 좌측, 좌측보행, 좌익, 우익, 좌현, 우현....
모두 왼, 오른으로 바꿔쓸 수 있다.
(1) 안녕하십니까 -> 잘 지내십니까?
(안녕하셨어요 -> 잘 지내셨어요 / 안녕히 주무세요 -> 잘 주무세요 / 안녕히 주무셨어요 -> 잘(푹) 주무셨어요)
어느날 갑자기 안녕이란 말이 우리말에 끼어들어 토박이말들을 다 몰아내고 말끝마다 안녕이 자리잡게 되었다. 그래서 첫째로 몰아낼 말로 안녕을 잡았다. 조금만 살펴보면 안녕이란 말이 없을수록 우리말이 살아남을 알 수 있다.
(2) 주방 -> 부엌
(주방기구 -> 부엌살림)
옛날에는 부엌이라 하던지 정지(정지간)라 했다. 그러다가 이런말들을 몰아내고 요즘은 어딜가나 일본말 주방이 자리잡게 되었다.
(3) 감사합니다 -> 고맙습니다
입에 발린 감사하다는 말이 뜻깊은 고맙다는 우리말을 몰아내 누구나 입만 벙긋하면 감사하다는 말을 한다. 감사하다고 할 모든 자리에 고맙다를 쓰면 된다. 뜻밖에도 요즘은 고맙다고 하면 뭔가가 모자란듯 하고 감사하다고 해야 어른들한테 제대로 말한다고 거꾸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4) 고객 -> 손님
손님이라 할 자리에 어딜가나 고객이란 말이 자리잡았다. 기차에도 고객이고 버스에도 고객이고 물건파는곳에도 고객이고 전화국에도 고객이고 전기회사에서도 다 고객이라 한다. 손님이란 말이 사라져 가고 있다. 일본말 고객을 몰아내고 우리말 손님으로 바꿔야 한다.
(5) 제일, 최고로 -> 가장, 으뜸가는(으뜸으로)
(6) 보통 → 여느
(7) 매일 → 날마다 ( 매달 → 달마다 ) (매해→해마다)
: 모든 매-는 '마다'로 바꿀 수 있다.
(8) (하루) 종일 → 하루내내
(9) 좌우간 , 좌우당간, 좌우지간 → 하여튼, 어쨌든
(10) 좌회전 → 왼돌아 ( 좌측(보행) →왼쪽(걷기) )
(11) 우회전 → 오른돌아 (우측(보행) → 오른쪽(걷기))
(12) 직진 → 똑바로(가기)
(13) 우선 → 먼저
(14) 일단 → 한번, 먼저
(보기 : 일단 가고 보자 -> 먼저 가고 보자, 일단 두고 보자 -> 한번 두고 보자)
(15) 생일 축하합니다 → 난날 (함께) 기뻐합니다
(16) 출발(하다) → 떠남 (떠나다, 길 나서다)
(17) 도착(하다) → 닿음, 이름, 다달음 (닿다, 이르다, 다다르다)
(18) 사실(은) → 참말은, 참으로는, 참일
(이 말은 아예 안쓰면 가장 좋겠어요. 꼭 있어야 되는 말은 아닌 것 같아요. 그저 말버릇이지 않나 싶어요. 외솔님은 "참일"로 바꿔 놓았는데, 제가 보기엔 꼭 쓰지 않아도 좋은 말 같아요.)
(19) 전 → 앞
(모든 "전"은 앞으로 바꿀 수 있다. 6시 5분 전 -> 6시 5분 앞, 역전 -> 역앞, 30년전 -> 서른해 앞)
(20) 시작(하다), 착수(하다) → 비롯(하다)
(21) 오전 → 아침(나절), 새벽
오전 1~4시 → 새벽 1~4시
오전6시 → 아침6시, 오전9시→아침9시, 오전 11시→아침11시
(22) 오후 → 늦은 낮, 또는 뒷낮(1-6시) 밤(7시-12시)
(23) 매번 → (그) 때마다, 차례마다
(24) 가축 → 집짐승
(25) 대신(하다) → 갈음(하다)
나대신-->나를 갈음하여
(26) 유일한 → 하나뿐인
(27) 방법 → 길, 수 (또는 어떻게)
좋은 방법이 없을까? → 좋은 길이 없을까?, 좋은 수가 없을까?, 어떻게 좋게 할까?
(28) 필요 → 있어야(해서)
글쓸 종이가 필요해서 → 글쓸 종이가 있어야(해서)
뭐가 필요한데? → 뭐가 있어야 하는데?
(29) 예상 → ~할 것 같아, ~ 처럼 보인다
많은 비가 예상되어 → 많은 비가 올 것 같아
(30) 세탁 → 빨래
세탁물 → 빨래감
세탁기 → 빨래틀
손세탁 → 손빨래
(31) 비가 그칠 전망이다 → 비가 그칠 것으로 보인다. 그칠 것 같다.
(32) 저지대 → 낮은곳
저지대는 침수가 우려된다. 낮은곳은 물에 잠길까봐 걱정이다.
(33) 해상 → 바다(위)
모든 해상에는 안개가 → 모든 바다(위)에는 안개가
(34) 산간계곡 → 메(산)골짜기
산간계곡 피서객은 → 메골짜기에 더위 비껴온 사람들은
(35) 냉수 → 찬물
(36) 온수 → 따뜻한 물, 다순 물, 더운물
(37) 폐 → 허파
(폐결핵 → 허파결핵)
(38) 신장 → 콩팥
(39) 심장 → 염통
심장이식 → 염통바꿔달기
(40) 혈관 → 핏줄
(41) 혈액순환 → 피돌기
(42) 적혈구 → 붉은피톨
(43) 백혈구 → 흰피톨
(44) 췌장 → 이자
(45) 비장 → 지라
(46) 유방 → 젖가슴
(47) 장 → 창자
대장 → 큰창자
소장 → 작은창자
(48) 대지 → 집터
(49) 전 → 밭
(50) 답 → 논
(51) 산, 임야 → 메
산이란 한자말 하나가 우리겨레말 메, 재(마을 뒤에 있는 메), 갓(나무나 풀을 함부러 못 베지 못하도록 가꾸어 지키는 메) 셋을 잡아먹었다. 산이란 말을 쓰지말고 세 겨레말을 살리는 것이 좋겠다.
(52) 편집 → 역음
책을 엮어 밖아 펴내는 일도 다 일본한자말 투성이다. 얼마든지 겨레말로 살려쓸수 있다.
(53) 인쇄 → 박음
(54) 출판 → 펴냄
출판사 → 책 펴내는곳
(55) 산책 → 거님
산책로 → 거님길
(56) 전부 → 모두, 다
(57) 포괄하다 → 감싸다
(58) 빈자 → 가난한 이, 가난뱅이
(59) 부자 → 가면이
(60) 각자 → 저마다
(61) 발견하다 → 찾아내다
(62) 결심하다 → 마음먹다
(63) 친구 → 벗, 동무
(64) 사용(하다) → 씀(쓰다)
(65) 필히 → 반드시
(66) 동서남북을 뜻하는 겨레말이 있었다.
바로 새저마노이다. 아직도 여기저기 그 자취가 남아있다.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이란 옛말이 있는데 마파람(=남풍)할 때 ‘마’가 바로 ‘남’이란 뜻이다.
한자말‘남’이 겨레말 마를 잡아먹은 셈이다.
샛바람(=동풍)이 불어 어슬어슬하다 할 때 ‘새’가 동이란 뜻이다.
높새바람은 북동풍을 뜻하는데 이때 ‘노’가 북이란 뜻이다.
뱃사람이 즐겨 쓰는 하늬바람은 바로 서풍을 뜻하는데 ‘하늬’
또는 ‘저’는 ‘서’를 뜻한다. 그러므로 앞으로 동서남북은 ‘새저마노’로 동녘은 새녘, 서녘은 저녘 또는 하늬녘, 남녁은 마녘, 북녘은 노녘으로 써가서 입에 익은 ‘동서남북’을 바꾸어 갈 일이다.
(67) 습관 → 버릇
(68) 식사 → 밥(먹기)
식사하세요 → 밥 잡수세요, 밥 드세요
(69) 방향 → 쪽
서울 방향 → 서울 쪽
(70) 백미 → 흰쌀
(71) 현미 → 누렁쌀
콩, 팥하면 얼마나 쉽고 또렷한가?
그런데 누구나 알 수 있는 이런 쉬운 말을 두고 대두니 소두니 적두니 하며 또렷하지 않은 일본말을 들여다 쓰고 있다. 신문, 방송에서 일하는 사람 높고 낮은 공무원, 가르치는 선생님들이 이런 짓거리를 일삼아 왔다. 그래서 여느 백성들도 따라 써서 제법 많은 사람들이 이런 말을 글에 쓰고 있다. 앞서 나왔던 논, 밭, 집터라 안쓰고 답, 전, 대지라고 쓰는 것도 백성이 낸 세금먹고 사는 공무원들이 하는 짓거리다. 일본사람들이 물러간지 일흔해가 다 되어 가는데 공무원들은 아직도 얼을 못차리고, 제 나라말은 업신여겨 버려두고 일본말을 쓰고 살아간다.
(72) 대두 → 콩
(73) 소두 → 팔
(74) 적두 → 붉은팥
(75) 소맥분 → 밀가루
(76) 면 → 국수
(77) 국가 → 나라
(78) 경제 → 살림
(79) 국어 → 나랏말
(80) 민족 → 겨레
어디 이뿐이랴 나도 모르게 그냥 튀어 나오는 말 열에 예닐곱은 겨레말로 바로잡을 말이다.
님들 어버이가 고등이라도 나왔다면 더 많을 것이다. 운이 좋아 어버이가 배움터 가까이도 가보지 않은 분이면 열에 두서넛밖에 안 될 수도 있다. 그러므로 나날살이 눈 깜짝할 사이마다 깨어서 살펴 봐야한다 집에서 가까운 사람과 먼저 해감이 좋다
집에서 지어미와 지아비와 아들딸과 어버이와 언니, 아우, 누이, 누나와 아음들, 아지매, 아재, 조카, 조카딸들과 겨레말만 써간다.
배움터에서 아이들과 책에 나와 있는 들온말이더라도 겨레말로 바꿀 수 있는 것은 다 바꾸어서 같이 배우고 익힌다.
우리말, 나랏말 가르침이 아닌 셈본이나 다른 나라말 가르치는 분들도 겨레말로 바꿔쓸 수 있는 말이 대단히 많다.
저는 참말은 본디 이 말, 글갈이가 아니고 마음닦기 가르침이입니다. 저희 스승이 영국말로 가르침을 주셨는데 우리말로 뒤치다가 뒤늦게야 우리말이라는 게 참말은 우리말이 아니고 열에 일곱 여덟이 일본말, (중국)한자말 이란 걸 알게 됐어요.
영국말 - 우리말 말집(이른바 영한사전)에 올라있는 우리말 풀이는 열에 아홉이 일본말입니다. 일본 것 가져다 베꼈지 않나 싶을 만큼요.
제 나라말을 제대로 배울 겨를이 없이, 첫, 가운데(초, 중) 배움터에서 영국말을 종요롭게 여기는 바람따라 영국말 배우면서 어려운 일본말을 우리말인 줄 잘못 알고 따라 배워서 우리 말버릇이 너나 없이 오롯이 일본말에 익숙해져 버렸습니다. 우리가 익숙하게 쓰는 요즘 말이 일본말인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또 너무 많습니다.
느낌이란 우리말두고 감각,
느낌문 - 감각기관
눈(보는)느낌 - 시각
귀(듣는)느낌 - 청각...........
아까 말씀드렸듯이
제가 본디하는 일이 마음닦기라고 그 가운데서도 ‘안보아마음닦기’ ‘마음가장 깊은곳, 이른바 무의식이라는 곳 마음버릇을 바꾸어 성냄, 미움, 바람같은 마음더럼에서 벗어나 언제나 흐뭇하고 고요한 삶을 사는 길을 거저 가르쳐주는 일을 하고 있고요 그런 아주 멋진 “재주”를 갖고 있어요.
제가 보기에 겨레말 살려 쓰는 일은 바로 여기 오신 여러분 일이 아닐까 싶어요. 여러분들이 오늘 여기 오신 분부터 모두 이렇게 살아가면…. 겨레말 살아나요. 틀림없이.
사람들이 참말로 좋은 것이면 저부터 합니다. 그리고 가장 가까운 사람 지어미나 지아비 아들 딸 어버이한테 먼저 해보라고 합니다 저는 그렇더라고요 제가 해봐서 좋은 걸 그렇게 가장 가까운 옆사람한테 해보라고 하게 됩디다. 마음닦기도 그렇고 겨레말살이도 그렇고요 그래서 여러분도 그렇게 해보시면 어떨까요?
글버릇은 써서 내는 거니까, 그럴듯하게 써낼 수 있어요. 겨레말 많이 써서…. 그런데 말버릇은 잘 안바뀝니다. 그렇지만 참말로 바꾸겠다면 왜 안바뀌겠어요. 마음깊은 곳에선 꼭 바꾸어야 된다고 아직 생각하지 않아서 그래요.
어떻게 그렇게 잘 아느냐고요? 제가 마음닦기 가르침이 잖아요. 마음닦기는 마음버릇을 바꾸어 기쁨과 흐뭇함만 있는 새삶을 살자는 건데 그럴려면 아주 깊은 마음버릇을 바꾸어야 하거든요. 그곳이 바뀌어야 사람이 바뀌고 삶이 바뀌지요. 말버릇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말 할 때마다 익숙하게 버릇든 말이 튀어나오는지 조심하고 살펴보며 말하게 되면 조금씩 바뀌어가요. 그리고 부지런히 우리말집을 뒤져 새로 겨레말을 익히고, 일본말을 갈음할 말로 어떤 말이 좋을지 끊임없이 알아보고 잘 안써 죽어가는 겨레말을 써서 살려내야 합니다.
제가 배달말집을 만들자고 김수업선생님께 무턱대고 찾아가서 말씀드렸던 까닭이 바로 여기 있습니다. 누구라도 찾아보고 겨레말을 살려 써 가는데 도움될 만한 말집(사전)이 마땅히 없는 거예요. 제가 웬만한 말집이란 말집을 갖고 있는데, 최기호, 이근술님이 펴낸 ‘토박이말 쓰임’사전이 가장 도움이 됩니다.
오늘 여기서 여러분께 내놓고 싶은 말씀이 있는데 이 일을 여기 모이신 분이 저랑 함께 해가면 어떻겠습니까? 셈틀에 ‘누리 방’같은걸 내어서(겨살이 누리방에서 해도 좋고) 문을 활짝 열어놓고, 누구라도 이 말을 어떻게 바꾸면 좋을까요? 이 말을 이렇게 쓰면 될까요. 더좋게, 더 알맞게 나타낼 말이 있을까요? 하고 거의 모든 낱말들을 새로 꼼꼼이 따져보고, 보듬어서 여기를 거쳐 나올 말을 배달말집 올림말로 잡아가는 게지요.
요즘처럼 날마다 새로 들온말이 늘어나 그때마다 우리말로 뒤치든가 말을 만들든가 해야 하는데, 나라에 ‘나랏말 가다듬고 보살피는곳’이 있어서 이 큰 일을 해가야 되겠지만, 나라꼴이 이러니 거기 기댈 수 없지요. 바로 우리가 해야 합니다. 우리 스스로 나랏말 가다듬고 보살피는 곳, 살려쓰는 곳이 되어(말하자면 국어심의 위원회 같은 곳) 이 일을 길게 보고 해 가야하지 않을까요? 겨레말이 살아나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겨레말 살려쓰는 일이 바로 제 일이 되어야 합니다. 어느 누구도 다른 사람이 이걸 해주지 않고, 또 할 사람이 따로 없습니다. 언제나 모든 일은 일찍 깨우친 사람들이 하기 마련이고 본디부터 그들 일입니다.
집안 바로세우는 일도 그렇고 나라 바로세우는 일도 그렇고, 온누리를 살기 좋은 누리로 만드는 일도 그런 뜻이 있는 사람들 일입니다. 마음닦기도 마찬가지입니다.
나는 더는 미움이나 싫음, 성냄이나 짜증, 바람이나 탐냄, 근심, 걱정, 두려움에서 벗어나 그런 마음더럼을 마음에 한 올도 일어나지 않게 하여, 언제나 사랑과 기쁨 가엾이 여기는 마음과 고요함만 넘치는 사람이 되어 그런 삶을 살고 싶다고 뜻을 세운 사람들만 마음닦습니다. 그리하여 끝내 거룩한 사람이 되어 거룩한 삶을 살아 가게 됩니다..
“뜻있는 곳엔 언제나 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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