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후기
다들 연말이라 개인적인 모임도 많거니와 공식적인 연찬회나 워크샵이 많아 눈코뜰새가 없을 테고, 나 역시 일상 업무와 시의회 예산심의에 다가 성과관리 업무를 담당한답시고 안전행정부의 주관으로 5~6일 이틀 동안 천안 우정공무원연수원에서 2013년 정부인사담당관 연찬회를 다녀온다고 12월 초부터 시간이 어찌나 빨리 가는지, 그리고, 이왕 천안까지 간 김에 그곳에서 볼 일을 좀 보고 오다보니 토요일날 금련산-황령산 둘레길 출발 산행시간을 맞추기도 너무 빠듯했다.
더군다나 약속장소인 망미역 바로 옆 더샵 파크리치 아파트에 살면서도 말이다.
9시 약속시간을 맞추기 위해 배낭을 대충 꾸려 도시철도 3호선 망미역 7번 출구에 도착하니 신청자 중 권정순 교장샘과 조현미 샘, 정수연, 주윤선, 박영숙 회원과 처음으로 참가하는 모라중 박경산 교장샘이 기다리고 있었다.
박경산 교장샘은 부산교총 회장이신 강영길 교장샘과 한집에 산다고 먼저 인사를 하신다. 사실 나는 80년도 중반에 강 교장샘과 원예고에서 같이 근무한 바가 있고, 평소 가족 이야기를 많이 해서 솔비, 은비 두 딸들의 이름을 아직까지 기억하고 있었는데, 사모님이 참석하시고 먼저 인사까지 해 주시니 무척이나 반가웠다. 조현미 샘은 박교장샘이 40대로 보인단다.
뒤이어 김동주 감사와 한솔축산 황용권 사장, 서태원 샘이 도착하여 서로 인사를 나누고 산행초입인 망미동 삼성아파트 쪽으로 발길을 옮겼다.
삼성아파트에서 금련산 쪽으로 오르는 길은 처음 계단부터 시작되고 조금 오르다 보면 45~60도 정도의 경사진 길이 계속된다. 여기서 1km도 채 못 오르면 약수터가 있다. 이곳 약수터는 비가와도 비를 피할 수 있게 지붕이 설치되어 있고, 쉬었다 갈 수 있게끔 벤치도 놓여 있다. 우리는 이곳에서 잠깐 숨을 고르고 본격적인 둘레길을 걷기 시작했다.
둘레길은 약수터에서 금련산 정상 쪽으로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우측 산등성이를 따라 걷는다. 안내표지판도 군데군데 세워져 있고, 둘레길 역시 두 사람이 나란히 서서 다정하게 손을 잡고 걸어갈 수 있을 정도로 잘 조성되어 있다.
이번 둘레길 산행은 가을에서 겨울로 들어가는 만추의 계절이 실감이 났다. 날씨는 쌀쌀하였지만 나무들도 가는 가을이 몹시나 아쉬운지 낙엽을 다 떨쳐버리지 못하고 나뭇잎들을 매달고 있었다.
약수터에서 2~30분 정도를 걸어가면 고즈늑하게 자리잡은 우암사가 나온다. 우암사를 배경으로 단체 기념사진을 찍고, 둘레길을 따라 가다보면 우암사 경내 계단을 올라야 하고 계단 옆 건물옥상에는 크기순으로 두 줄로 가지런히 놓여있는 장독이 참 인상적이다.
우암사에서 10 여분 걸어가면 연미초등학교 뒤에 있는 용문사와 둘레길로 가는 갈림길이 나온다. 계속 둘레길을 따라가면 연산3동과 연산6동을 가르는 도로가 나온다. 이곳에서 집사람으로부터 긴급한 전화를 받은 한솔축산 황용권 사장은 산행을 중도에 하차를 하였고, 우리는 여기서 잠시 둘레길을 벗어나 신라시대 때 창건된 천년 고찰 마하사를 찾았다.
넓지 않은 터지만 나름대로 효율적으로 건물을 지은 것 같다. 대웅전은 웅장하게 서 있고, 그 안에서는 승려가 목탁을 치며 불공을 드리고 신도들이 절을 한다고 부산이다. 그런데, 오늘은 정수연, 주윤선 회원이 좀 이상하다. 평소에는 절을 찾으면 대웅전에 들러 의례히 참배를 하던 사람들이 권정순 교장샘 외에서는 참배를 하지 않는다. 이유인즉, 정수연 회원이 범어사에서 법문을 배웠던 고스님이 마하사 암자에 기거하던 중 마하사 주지가 전기를 끊어버리는 바람에 추위를 이기려 착화탄을 피워놓다 가스에 질식해 돌아가시는 바람에 그 주지를 증오하고 마하사는 좋아하지 않는단다. 우리는 마하사를 한바퀴 둘러본 뒤 물만골체육공원 쪽으로 올라가 다시 계곡을 따라 내려와 연산6동 현대홈타운아파트 쪽 둘레길로 접어들었다. 체육공원과 아파트 중간지점 둘레길가엔 이름모를 사람들이 제작해 놓은 장승들이 찾는 이들에게 따스함을 선사해 준다. 우리는 이곳에서 간식과 휴식을 취하고, 사진을 찍은 뒤 오후에 교회행사가 있는 서태원 샘을 내려 보내고 계속 걸었다.
현대홈타운아파트 옆을 지나 물만골 입구에서 도로를 따라 올라가다 오른편 경동건설 사옥 뒤 둘레길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경동건설 뒤쪽 산등성이 왼쪽 아래는 평화스러운 양동초등학교가 있고, 그 위쪽에는 멋지게 세워진 양동여중이 있다.
이곳에서 조금 더 올라가면 봉수대와 전포동, 동의의료원으로 갈라지는 사거리에 도착하니 시간이 11시가 훨씬 넘었다.
당초 전포동 쪽으로 가려던 계획을 수정하여 물만골 마을을 아래쪽에 두고 따라 걸으며 봉수대로 향하다 중간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보광사 절에서 왼쪽 편백나무 숲으로 방향을 틀어 황령산 체육공원 정자에 도착하니 12시가 훨씬 넘어 이곳에서 점심식사를 하기로 했다.
다들 정성스럽게 준비해 온 도시락과 과메기, 탁주로 배를 든든히 채우고 봉수대로 향했다. 봉수대로 올라가는 옆 평지에는 주차장이 조성되어 개장 날짜만 기다리고 있었다.
봉수대에 올라서니 부산시내 사방이 한눈에 들어온다. 우리는 탁트인 해운대지역과 광안리해수욕장, 광안대교, 부산항, 영도, 사상, 동래 방면, 백양산, 금정산, 장산 등을 바라보고는 봉수대를 내려왔다.
봉수대 바로 밑에는 대형사진촬영기가 설치되어 있어 찾는 이들이 사진을 찍고는 메일로 전송할 수 있도록 해 놓았다. 우리도 단체사진과 개인사진을 찍었고, 그 사진들은 갈맷길 추억과 후기란에 탑제해 놓기도 했다.
우리는 황령산 정상을 밟고는 능선을 따라 내려오다 도로가 아닌 대연동 쪽 오솔길로 접어들었고, 권정순 교장샘의 추천에 따라 금련산 수련원에 들러 전망이 가장 아름다운 화장실에 들러 볼 일(?)을 보며 아름다운 광안대교와 광안리 앞바다를 구경할 수 있었다.
금련산 수련원 후문에서 남천동 쪽 오솔길로 내려와 kbs 뒤 식당 푸른산장 인근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 3시경이다. 여유를 갖고 산행을 하다보니 당초 예상했던 시간보다 2시간 반이나 더 소요되었다.
금련산 입구에서 오후 일정이 바쁜 박경산 교장샘, 조현미 샘, 김동주 회원은 집으로 향하고 나와 정수연, 주윤선, 박영숙 회원은 권정순 교장샘이 제공하는 티켓으로 광안리해수욕장 도로변에 위치한 아쿠아팰리스호텔 사우나를 찾아 산행으로 찌든 땀을 깨끗이 씻고 상쾌한 기분으로 집으로 향했다. 이때 시간이 오후 4시 40분이다. 정말 즐거운 산행이었다.
참석자 명단
신촌초 김동주
기장중 조현미
망미중 권정순
모라중 박경산
반여고 주윤선
신도고 정수연
구화학교 서태원
OB 박영숙
한솔축산 황용권
정책기획관실 최홍구 이상 10명
첫댓글 참 대단하신 회장님~~ 잘 읽었습니다
많이 바쁘셨나봐요...아직도 과메기에 막걸리 생각이 납니다
추운겨울 건강에 유의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