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승기신론소기회본 제5권
21. 삿된 견해를 대치함
21.1. 개관
두 번째(“진여문에 들어가기 때문”)는 사집邪執을 대치하는 것이다.
글에 또한 네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전체적으로 표시하여 수를 들었고,
둘째는 수에 의하여 이름을 열거하였고,
셋째는 이름에 의하여 상을 분별하였으며,
넷째는 망집을 끝까지 다 여읨을 전체적으로 나타냈다.
[논]
사집을 대치한다는 것은 일체의 사집이 모두 아견에 의하는 것이니,
만약 아견(我)를 여의면 곧 사집이 없는 것이다.
이 아견에 두 가지가 있다.
[소]
처음에 전체적으로 표시하여 수를 들었다.
[논]
어떤 것이 두 가지인가?
첫째는 인아견人我見이고,
둘째는 법아견法我見이다.
[소]
두 번째 이름을 열거하는 중에,
“인아견”은 총상을 주재하는 자가 있다고 계탁하는 것이니, 이를 인아집人我執이라 한다.
“법아견”이란 일체법이 각기 체성體性이 있다고 계탁하는 것이니, 이를 법집法執이라 한다.
법집은 곧 이승二乘이 일으키는 것이며,
이 중 인집人執은 오직 불법을 취하는 안에서 처음 대승을 배우는 사람이 일으키는 것이다.
21.2. 인아견
[논]
인아견이란 모든 범부가 말하는 것으로 다섯 가지가 있다.
무엇이 다섯 가지인가?
1) 허공은 여래성이다
첫째는 수다라에서 “여래 법신이 필경 적막하여 허공과 같다.”라고 하는 말을 듣고, 이것이 집착을 깨뜨리기 위한 것인 줄 모르기 때문에,
곧 허공을 여래성如來性이라 여기는 것이니, 이를 어떻게 대치하는가?
허공상虛空相은 망법妄法인지라 체가 없어 여실하지 못한 것이나, 색에 대하기 때문에 이 볼 만한 상이 있는 것이어서 마음으로 하여금 생멸케 하는 것이다.
그런데 모든 색법色法이 본래 마음이요 실로 밖의 색이 없는 것이니,
만약 밖의 색이 없다면 허공의 상도 없음을 밝힌 것이다.
소위 일체의 경계가 오직 마음에서 거짓되게 일어나기 때문에 있는 것이니,
만약 마음이 거짓되게 움직이는 것을 여의면 일체의 경계가 멸하고,
오직 하나의 진심眞心으로서 두루하지 않은 바가 없는 것이다.
이는 여래의 광대한 성지性智의 구경의 뜻을 말한 것이요, 허공상과 같다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2) 진여ㆍ열반의 본성은 오직 공이다
둘째는 수다라에서 “세간의 모든 법이 필경에는 체가 공하며,……열반ㆍ진여의 법도 필경에는 공한지라 본래부터 스스로 공하여 일체의 상을 여의었다.”라고 하는 말을 듣고서 집착을 깨뜨리기 위한 것인 줄 모르기 때문에,
곧 진여ㆍ열반의 본성이 오직 공이라 여기는 것이니, 어떻게 대치하는가?
진여 법신은 자체自體가 공하지 아니하여 무량한 성공덕性功德을 구족했기 때문임을 밝힌 것이다.
3) 여래장은 색ㆍ심법의 자상과 차별이 있다
셋째는 수다라에서 “여래장은 증감이 없어 체가 일체 공덕의 법을 갖추었다.”라고 하는 말을 듣고서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곧 여래장은 색ㆍ심법의 자상自相과 차별이 있다고 여기니, 어떻게 대치하는가?
오직 진여의 뜻에 의해 (자상이라) 말하기 때문이며,
생멸염生滅染의 뜻에 의하여 나타냄을 차별이라 말하기 때문이다.
4) 여래장은 일체 세간의 생사 등의 법을 갖추었다
넷째는 수다라에서 “모든 세간의 생사의 염법이 다 여래장에 의하여 있는지라 일체의 모든 법이 진여를 여의지 않았다.”는 말을 듣고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여래장 자체에 일체 세간의 생사 등의 법을 갖추었다고 여기니, 어떻게 대치하는가?
여래장은 본래부터 항하의 모래보다 많은 모든 정공덕淨功德이 있어서 진여의 뜻을 여의지도 않고 끊지도 아니하여 그와 다르지 않기 때문이며,
항하의 모래보다 많은 번뇌의 염법이 오직 거짓되게 있는 것이요 그 자성(性)은 본래부터 없는 것이니, 무한한 과거로부터 일찍이 여래장과 상응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여래장의 체에 망법이 있다면 증회證會하여서 영원히 망법을 없앤다는 것은 있을 수가 없는 것이다.
5) 여래의 열반은 마침이 있다
다섯째는 수다라에서 “여래장에 의하기 때문에 생사가 있으며, 여래장에 의하기 때문에 열반을 얻을 수 있다.”라고 하는 말을 듣고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중생은 처음이 있다고 하고, 처음을 알기 때문에 또한 여래가 얻은 열반이 마침이 있어서 다시 중생이 된다고 하니, 어떻게 대치하는가?
여래장은 전제前際(시초)가 없기 때문에 무명의 상相도 시작함이 없으니,
만약 삼계 밖에 다시 중생이 처음 일어남이 있다고 한다면 곧 이는 외도경外道經의 설이며,
또 여래장은 후제後際(마지막)가 없으니 모든 부처가 얻은 열반이 그와 상응하여 곧 후제가 없기 때문이다.
[소]
세 번째 상을 분별하는 중에 먼저 “인아견”을 밝혔다. 그 중 두 가지가 있으니,
전체적으로 나타내는 것과, 각각 풀이하는 것이다.
각각 풀이하는 중에 다섯 가지를 각기 나타냈으니 각각 세 구절이 있다.
처음은 견見을 일으키는 이유를 내놓았고,
다음은 집착하는 모양을 밝혔으며,
뒤에는 대치를 나타냈다.
처음에 집착하는 모양을 밝히는 중에 “곧 허공을 여래성이라 여기는 것이니”라고 한 것은 여래성이 허공상과 같다고 계탁하는 것이다.
둘째 중에 “열반ㆍ진여의 법도 필경에는 공한지라”라고 한 것은,
『대품경』에서,
“내지 열반이 환상과 같고 꿈과 같으니, 만약 어떤 법이 열반보다 수승하다고 하더라도 나는 또한 (그 열반보다 수승한 법도) 환상과 같고 꿈과 같다고 말한다.”라고 한 것과 같기 때문이다.
셋째 중에 “생멸염의 뜻에 의하여 나타냄”이라 한 것은 윗글에서 “업식의 생멸상에 의하여 나타내는 것이다”라고 하고, 이어서 자세히 설한 것과 같기 때문이다.
넷째 중에 “(진여의 뜻을) 여의지도 않고 끊지도 아니하여”라고 한 것은 『부증불감경소不增不減經疏』에서 자세히 설한 것과 같다.
다섯째 중에 “만약 삼계 밖에 다시 중생이 처음 일어남이 있다고 한다면 곧 이는 외도경의 설이며”라고 한 것은 『인왕경』에서 말한 것과 같다.
위에서부터의 다섯 가지 집착이 모두 법신ㆍ여래장 등을 총상의 주재자라고 (계탁함)에 의하여 집착을 일으키기 때문에 통틀어 인집人執이라 이름하는 것이다.
21.3. 법아견
[논]
법아견이란 이승의 둔근鈍根에 의하기 때문에 여래가 다만 그들을 위하여 인무아人無我만을 설하였으며,
이 설함이 구경하지 않기 때문에 오음생멸五陰生滅의 법이 있음을 보고 생사를 두려워하여 거짓되게 열반을 취하는 것이니,
이를 어떻게 대치하는가?
오음법五陰法은 그 자성이 생겨나지 않는 것이며, 따라서 멸함도 없어서 본래 열반이기 때문이다.
[소]
“법아견”에도 세 구절이 있으니,
처음은 견見을 일으키는 까닭을 밝혔고,
“오음생멸의 법이 있음을 보고” 이하는 두 번째 집착하는 모양을 나타냈으며,
“이를 어떻게 대치하는가” 이하는 그 대치를 나타냈으니, 글의 양상을 알 수 있을 것이다.
21.4. 망집을 끝까지 다 여읨
[논]
다음에 망집을 끝까지 다 여읜다는 것은 염법과 정법이 모두 서로 의지하는 것이어서 말할 만한 자상이 없음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일체의 법이 본래부터 색色도 아니요 심心도 아니며, 지智도 아니요 식識도 아니며, 유有도 아니요 무無도 아니어서 끝내 그 모양을 말할 수 없는데도 말함이 있는 것은 여래의 교묘한 방편으로 언설을 빌려 중생을 인도하는 것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그 취지란 모두 망념을 떠나 진여에 돌아가게 하기 위한 것이니, 일체법을 생각하면 마음이 생멸하게 되어 참된 지혜에 들어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소]
네 번째는 구경에 집착을 여의는 뜻이니, 그중 두 가지가 있다.
먼저는 모든 법이 말을 여읜 도리를 밝혔고,
뒤에는 언설을 빌려 가르치는 뜻을 나타냈으니, 글의 양상을 알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