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경 제2권
21. 불설길상주경(佛說吉祥呪經)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성(舍衛城)에 계셨다.
이를 일러 법륜(法輪)을 굴린다고 하였는데 이 넓은 땅에서 그를 능가할 자가 없었다.
만일 희롱하는 자가 있으면 부처님께서는 그에게 설법하셨으니,
‘이제 강송(講誦)하리라’고 하면
대인이나 성현은 구족계(具足戒)를 받고 부처님께 귀의하였다.
그때 부처님께서는 현자 아난(阿難)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너에게 신주(神呪)의 왕에 대해 설하리니, 마땅히 이를 받아 지녀야 할 것이니라.
여러 부처님께서 설하신 바는 정성껏 행함이며, 도에 나아가는 행이며, 12인연을 행함이며, 달 같은 행이며, 해 같은 행이며, 현자의 행이며, 해와 달을 모두 갖춘 행이니라. 잘 듣고 잘 생각하라.”
아난이 아뢰었다.
“가르침을 받아 듣겠습니다.”
그것은 다음과 같다.
휴루 무루 아가라 비라 막가원라발뎨 파라령파추아니가 야제아니 야뎨아뎨야뎨알톄말톄로 로라라 발뎨 마나라라파이타
休樓 牟樓 阿迦羅 錍羅 莫迦垣羅★提 波羅鈴波蒭阿尼呵 耶提阿尼 耶提阿提耶提頞禘末諦盧 盧羅羅 ★提 摩那羅羅波夷吒
“한량없는 총지는 여러 인(印) 가운데 왕으로 모든 부처님들께서 설하신 바이니, 지성으로 행하는 것[至誠行]이며, 닦는 행[修道行]이며, 평등한 발자취의 행[平等跡行]이며, 해와 같은 행이며, 달과 같은 행이며, 해와 달 같은 행과 같은 것이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 총지의 구문[摠持句]은 부처님의 말씀이며, 존귀한 말씀이며, 배움의 말씀이며, 성현의 말씀이며, 이로운 뜻을 얻는 말씀이며, 마음에 품은 것이 이루어지는 말씀이며, 전쟁에 쓰는 기구가 없는 말씀이니, 만일 족성자나 족성녀가 이 말씀에 몰입하면 헤아릴 수 없는 앎에 들어 백천 가지문에 대해능히 분별하여 설할 수 있으리라.”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설산(雪山) 중턱에 설타린가혜(設陀憐迦醯)진(晉)나라 말로는 섭성(攝聲)이라고 한다라고 하는 대여신(大女神)이 5백 명의 아들과 여러 권속을 데리고 있었는데, 그 여신이 이 경(經)을 듣고 저절로 벌떡 일어나 소리를 지르며 원망을 하였다.
‘아이고 원통해라. 이게 무슨 일인가?
내 몸은 본래 천백 중생의 사람의 정령(精靈)을 취해서 그것으로 음식을 삼기에, 생명을 해쳐서 그것을 먹었는데 이제 그럴 수가 없구나. 다시는 그럴 수가 없게 되었구나.’
사문 구담(瞿曇)이 사부대중을 위하여 이를 시설하여 옹호하였기 때문이니라.
왜냐 하면 선남자와 선여인이 이 신주(神呪)를 받고 동남ㆍ동녀가 어느 나라나 도읍이나 읍내나 마을에 들어갈 때 이 길상주(吉祥呪)를 받아서 외우고 설하면 그를 희롱하는 자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왜냐 하면 이제 사문 구담이 설한 신주는 사람 아닌 것은 쫓아버리고 여러 가지 걱정거리를 없애버리기 때문이다.
항상 이 곳에 머물면서 악마의 궁전에 나타나니 여러 악마들은 말하기를,
“천왕이 사문 구담을 알고 싶어 하며 이 하늘은 그대의 것이라고 하였느니라.
이제 여러 하늘들이 모두 갑옷을 입고 여러 무리를 이끌고 잠깐 동안에 병사의 무리로 변하였으니, 마치 보살이 처음에 나무 아래에 앉았을 때 악마가 갑옷을 입고 여러 병사들과 함께 부처가 있는 곳에 온 것과 같으니라.”
이에 세존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 대여신인 설타린가혜는 설산의 남쪽에 5백 명의 아들과 함께 머물고 있었는데, 멀리서 여래가 이 신주(神呪)인 총지인주(摠持印呪)를 설하는 것을 듣고 두렵고 부끄러워서 의복과 털이 곤두설 정도가 되었다.
또한 여러 악마와 그 권속과 그 밖의 여러 악마들이 갑옷을 입고 그 권속들과 같이 세존이 있는 곳으로 왔는데, 나쁜 마음을 가지고 사문 구담이 있는 곳으로 왔느니라.
그때에 항기마(降棄魔)라 이름하는 보살이 있었으니, 악마와 그 권속을 굴복시켜서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오게 하였다.
그 성스러운 발아래 머리를 조아리고 합장하고서 부처님께 귀의한 후 세존께 아뢰었다.
‘제가 이미 이 악마들과 그 권속들을 굴복시키고 여러 병사들도 돌려보냈습니다. 또한 설타린가혜 대여신도 굴복시켰습니다. 감히 거역하지 못할 것이며 희롱하지도 못할 것입니다. 비구와 비구니와 청신사와 청신녀에게도 감히 해를 입히지 못할 것이고, 방해되는 것이 없어졌습니다.
거룩하신 세존이시여, 원하옵건대 사부대중을 위하여 총지법인(摠持法印)을 설하셔서 그들을 옹호하시고 그들이 안온을 얻을 수 있게 해주십시오.
부디 부처님께서 불쌍히 여기시어 널리 인민이 안온을 얻을 수 있게 해주십시오.’”
이때 세존께서는 이 신주를 설하시면서 미소를 지으셨다.
아난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께서는 무슨 까닭으로 미소를 지으셨습니까? 미소 지으시는 데는 당연히 뜻이 있을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는 현자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이 항기마(降棄魔) 보살의 도행(道行)이 뛰어나서 악마와 그 권속과 설타린가혜 대여신을 항복시키고, 그 기술을 다 파괴시켜, 마음에 걱정이 생긴 그들이 홀연히 사라져 나타나지 않았다고 생각하느냐?
이렇게 되려면 총지인(摠持印)을 설해야 한다.
그때 세존께서 이 총지인왕을 생각하셔서 일체의 여러 악마와 귀신과 여러 도깨비들을 굴복시키고 일체의 희롱을 없앴느니라.
복구복구휴부휴루아기뎨
伏鳩伏鳩休浮休樓阿祇提
이것이 총지인왕주(摠持印王呪)니라. 귀신과 여신과 비둘기와 푯말과 용과 금시조와 여러 짐승의 무리와 일체의 도깨비들이 지극한 마음으로 뜻을 도에 두고서 다른 것을 먹이로 삼는 마음을 끊게 하는 장구이니라.
그 자취를 감상하면 달을 흔들어 울리게 할 만한 의지가 마음이 되니, 하물며 세밀하고 미세한 것에 있어서랴?
그 크나큰 덕을 갖춘 총지는 결택함이 없는 것이며 어두움도 없는 것이고 끊어짐도 없는 것이다. 그 마음으로 이 열 가지를 외우니, 이제 미소를 나타낸 것이다.
응당 그것을 행하는 이도 또한 결택함이 없어야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것은 결택함이 없는 구문[無擇句]이고, 총지의 구문[摠持句]이며, 선별하는 바가 없는 구문[無所選句]이며, 안온한 구문[安隱句]이며, 옹호하는 구문[擁護句]이며, 여러 사람 가운데 있어도 희롱당하지 않는 구문이며,해를 입지 않는 구문이고, 금하고 자제하는 구문[禁制句]이며, 풍송자의 구문[諷誦者句]으로서 사부대중을 옹호하니 사람과 사람 아닌 것은 범할 수 없느니라.
만약 누웠을 때에도 그 누운 자리를 감히 희롱하지 못하리니, 하물며 부처님께서 설하신 이 주문을 듣는다면 어찌 안온하지 않겠는가?”
부처님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니, 기뻐하며 물러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