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설화수경 제6권
20. 구법품(求法品)[1]
그때에 부처님께서 부동변삼매에서 편안히 일어나시어,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의 네 가지 법행]
“여러 보살마하살에게 네 가지 법행[四法行]이 있으니,
물러나지 않는 지혜를 얻으며,
큰 자비의 여러 삼매의 혜(慧)를 얻으며,
걸림이 없어서 부처님의 10력(力)에 능히 미치며,
또 여러 법에서 분별하는 혜(慧)를 얻으며,
걸림 없는 변재ㆍ끊임없는 변재ㆍ빠른 변재ㆍ즐거워 설법하는 변재ㆍ깊은 변재ㆍ이로운 변재ㆍ무애(無碍)의 변재를 얻으며,
여러 가지 총지(總持)를 얻어 여러 부처님을 늘 뵙고,
신심으로 출가(出家)하여 바른 법을 받들어 닦으며,
대대로 태어나는 데서 재리(財利)가 궁핍함이 없으며,
권속이 감함이 없고,
빛과 모양이 결핍(缺乏)함이 없으며,
몸에 쇠잔함이 없어서 눈ㆍ귀ㆍ코ㆍ혀ㆍ몸 기관에 이지러짐이 없으며,
말[言辭]에 짧음이 없고,
마음과 지혜에 어두움이 없으며,
삿된 도를 행하지 아니하여 뜻에 산란함이 없고,
생각에 그릇됨이 없으며,
근본 옛적 일을 기억하여 훌륭한 참괴(慚愧)를 얻고,
언제나 선(善)을 생각하여 온갖 악(惡)을 여의며,
나는 곳마다 몸을 바꾸되 바른 생각[正念]을 잊지 않고 본래의 발원을 잃지 않으니,
여러 부처님의 처소에서 심으신 한량없는 과보와 여러 선근(善根)이라 말하는 것이니라.
아(我)와 아소(我所)가 없고 다만 온갖 중생을 위하여 함께하므로 중생의 상(相)이 없으며,
비록 분별(分別)의 법이라도 의지함이 없으며,
의지함이 없으므로 마군[魔]이나 마군의 백성이나 여러 삿된 도가 능히 막고 헐지 못하느니라.
반드시 도량(道場)에 이르니, 도량에 앉고 나서 일체법사량정인(一切法思量淨印)삼매에 머물러서, 일념상응(一念相應)의 혜(慧)로써 여러 가지 있는 법을 알아야 하고, 인식해야 하고, 얻어야 하고, 끊어야 하고, 증득해야 하고, 닦아야 한다.
혹은 유루(有漏), 무루(無漏), 세간, 출세간(出世間),
가까운 것, 먼 것, 굵은 것, 가는 것, 긴 것, 짧은 것,
지나간 세상, 오는 세상, 지금 세상,
마음의 소행(所行), 지혜의 소행, 마음의 소량(所量), 지혜의 소량,
마음의 소연(所緣), 지혜의 소연,
마음의 소상(所相), 지혜의 소상
혹은 심수(心數)에 있거나 법수(法數)에 있거나 중생수(衆生數)에 있어서 붙인 이름의 유(有) 혹은 실법(實法)의 유, 총상(總相)ㆍ별상(別相)과,
여러 설하는 이의 소인(所因)의 설법이나 혹은 설해야 할 일을 무엇으로써 설할 것인가?
말로써 혹은 사상(事相)으로써 혹은 때 묻은 것, 깨끗한 것,
온갖 세간의 가지가지 말,
이른바 눈[眼]의 여러 명자(名字), 귀ㆍ코ㆍ혀ㆍ몸ㆍ뜻의 여러 명자,
머리ㆍ발ㆍ터럭의 갖가지 마다의 여러 명자,
또한 바깥 법 가운데 있는 온갖 땅ㆍ물ㆍ불ㆍ바람의 가지가지 나는 곳[生處]이 다른 명자,
해와 달의 명자, 범석제천(梵釋諸天)과 야차(夜叉)의 명자를
그 모양에 따라 있고 그 모양에 따라 설한다.
분별하는 것과 탐착하는 것에 따라서 혹은 인(因)ㆍ연(緣)ㆍ도(道)ㆍ행ㆍ얽힘ㆍ풂ㆍ방편ㆍ전진(轉進)ㆍ지(智)ㆍ혜(慧)ㆍ지의 방편과 여러 세간의 가지가지 기술(技術) 혹은 좋은 것, 더러운 것, 이러한 일들은 일체법정인삼매에 머물러서 일념상응의 혜로써 통달하여 한껏 마쳐 버리느니라.
번뇌의 습(習)을 끊어서 온갖 것을 남음이 없게 하나니,
무엇이 네 가지인가?
사리불이여, 어떤 보살마하살이 대승의 마음을 세우고, 많은 중생을 깊이 이롭게 하기 위하여 큰 장엄을 발하여 이러한 생각을 낸다.
온갖 중생은 탐욕과 성냄[瞋恚]과 어리석음[愚痴]의 치성이니, 공하여 착한 행이 없어서 죽어 큰 구렁[坑]에 빠져도 구출해 주는 이 적으면,
나는 지금 이들 중생을 위하여 큰 지혜의 약을 반드시 모아 구호하고 치료하여 삼계(三界)에서 뛰어나도록 하겠으며,
중생을 위하여 청하지 않은 스승이 되어 다스려 불괴상(不壞相)의 법을 얻게 함이니, 이른바 색(色)ㆍ수(受)ㆍ상(想)ㆍ행(行)ㆍ식(識)을 헐지 않음이니라.
또한 헐지 않음을 얻어서 열반의 길에 이른다.
[보살의 법]
여러 보살들이 이 마음을 발할 때에 법을 구하기 위한 까닭에 큰 장엄을 일으키나니,
무엇을 법이라 이르는가?
여러 유(有)가 위없는 보리를 능히 도와서 여러 부처님의 법을 모으는 것이다.
이른바 온갖 의심을 끊고 여럿으로 하여금 기쁘게 하는 보살장경을 읽고 외우고 받아 지녀 말씀대로 수행하고 여러 중생의 근기의 날카롭고 무딤을 따라서 위하여 연설함이다.
보살이 이와 같이 골똘히 법을 구할 때에 한 4구(句)의 게송을 능히 얻으면 매우 깊은 방편에 요긴한 뜻[義趣]이 있느니라.
부처님의 말씀하신 것을 받거나 지니거나 읽거나 외우거나 쓰거나, 나아가 한 사람을 위하여서도 능히 연설하려거든,
먼저 이런 발원을 세워 이 사람으로 하여금 이 뜻에 따라 순종케 하여 온갖 중생들이 모두 알게 하고자 하여야 한다.’
보살은 이 설법한 인연으로써 반드시 가장 훌륭함을 얻어서 부처님께서는 들어주실 것이요, 지혜 있는 이를 찬탄할 것이다.
[보살의 네 가지 법]
이와 같은 네 가지 법[四法]이란 무엇을 말하여 넷이라 하는가?
첫째 부처님 법에서 끊어지지 않는 생각과 결정하는 생각을 얻음이요,
둘째 몸을 법 받는 데 감당할 수 있는 그릇으로 능히 만들 수 있음이요,
셋째 여러 부처님을 위하여 법화(法化)를 대양(對揚)함이요,
넷째 여러 다라니를 능히 얻어서 태어나는 때마다 몸을 바꾸어 불법(佛法)을 능히 내고, 태어나는데 사견(邪見)의 문에 떨어지지 않고, 불법 가운데서 늘 출가하여 오욕락을 싫어하여 여의기를 즐겨하나니,
이것이 네 가지 법이 되느니라.
[보살의 열 가지 법을 얻다]
보살은 이 네 가지 법의 선근 인연으로써 열 가지 법[十法]을 반드시 얻나니,
어떤 것이 열 가지인가?
첫째 여러 법 가운데서 의회(疑悔)를 능히 끊고 여러 중생의 마음의 즐겨하는 것을 알아 여러 부처님의 걸림 없는 해탈을 얻고,
둘째 이 해탈을 쓰는 까닭에 부처님의 몸의 털구멍 낱낱에 모두 백천만억 수없는 광명을 내고,
셋째 낱낱 광명이 백천억 아승기 세계를 비추고,
넷째 광명마다 모두 백천만억 아승기 수의 묘한 보배 연꽃이 있고,
다섯째 낱낱 꽃 위에 모두 앉은 부처님께서 계시고,
여섯째 낱낱 여러 부처님께서 한 설법으로 백천만억 수없는 중생을 능히 제도하시고,
일곱째 헐어지지 않는 법을 얻고,
여덟째 여래가 이 해탈의 힘을 쓰는 까닭에 낱낱 털구멍으로부터 나타내는 광명이 백천만억의 불꽃을 모두 내놓되 수미산(須彌山)과 같이하고,
아홉째 항하의 모래 수처럼 많은 여러 큰 강물을 내고,
열째 이 걸림 없는 해탈의 힘을 쓰는 까닭에 삼천대천세계를 한 털구멍 안에 들게 하여 타방(他方)에 버려 붙이되, 한량없는 항하의 모래 수처럼 많은 나라를 지나가도 여러 중생을 해치는 일이 없으며, 오가는 생각조차 깨닫지 못하느니라.
사리불이여, 이 걸림 없는 해탈의 힘을 쓰는 까닭에 시방 온갖 중생의 말이 다른 것을 능히 알며,
또한 시방세계 온갖 중생의 백천만억 아승기겁 동안에 마음 생각[心念]이 서로 잇단 것을 모조리 알며,
또한 한량없는 아승기 세계의 불법 없는 곳의 중생에 장애되는 것을 끊어 주며,
또 의심 없는 해탈의 힘을 쓰므로 중생의 조복(調伏)과 치연(熾然)과 차제(次弟)의 마음을 능히 알며,
온갖 법의 차별의 상(相)을 알고
또한 마침내 모두 공(空)인 것을 알아서
이 가운데는 아(我)와 아소(我所)가 없으므로 온갖 여러 유위(有爲)의 상을 버리느니라.
왜냐하면 여래는 유위법 가운데서 추구하는데, 허물과 근심이 많아서 여러 공덕을 버리어 하나도 취할 것이 없다. 이와 같이 알므로 이 법을 얻었느니라.
[해탈의 힘과 네 가지 법]
사리불이여, 여래는 이 해탈의 힘을 쓰므로 다시 네 가지 법이 있나니
무엇이 네 가지인가?
첫째는 번뇌와 습기를 모조리 끊음이요,
둘째는 부처님께서 걸으실 적에 중생이 그 발에 닿는 이는 7일 동안 낙을 받음이요,
셋째는 여래께서 오른쪽으로 몸을 돌리실 때에는 땅의 깊이가 8만 4천 유순으로서 마치 수레바퀴를 돌리는 것과 같음이요,
넷째는 언제나 정(定)에 들어 처음부터 물러남이 없는 것이니라.
사리불이여, 요점만 들어 말하자면 보살이 법을 구함에는 온갖 불법을 다 거두어 지녀야 하느니라.”
그때에 부처님께서 이 뜻을 밝히시고자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누구든지 부처님 지혜를 구하고
큰 자비를 베풀고자 하고
지혜의 저 언덕에 이르려거든
반드시 깊이 법을 공경하여라.
큰 신통을 얻어서
삼천대천세계를 능히 움직이고
중생의 마음을 알려거든
반드시 깊이 법을 공경하여라.
만일 한 생각으로써
온갖 중생의 마음을 두루 알고자 하면
이 마음 모양과 빛깔이 없어
마치 눈 흐림 같아 견고치 않네.
법을 공경하는 까닭에
훌륭한 과보를 늘 얻고
여러 부처님들의
가없는 법도 능히 증득하네.
법을 공경하는 까닭에
잃지 않는 생각을 늘 얻어
태어나는 곳마다
바른 생각은 늘고 자라네.
법을 공양하는 까닭에
묘한 빛 항상 잃지 않아
태어나되 늘 단정하고
몸매가 모두 구족하네.
여러 부처님을 만나 뵙게 되고
부처님을 만나면 마음이 기뻐
마음이 청정한 까닭으로
부처님께 깊이 공양 올리네.
생(生)마다 태어나는 곳에
믿음의 힘이 언제나 더하고 자라
더러운 오욕락 버리고
늘 즐겨서 출가하네.
믿는 힘 때문에
계를 갖는 가운데 편안히 머물러
선정(禪定)을 구하기 위해
계로써 스스로 높이지 않네.
여러 선(禪)을 즐겨하되
이것으로써 법을 삼지 않고
참 지혜를 구함으로써
온갖 번뇌를 끊어 없애네.
언제나 지혜를 즐겨 행하지만
지혜의 상(相)은 취하지 않아
다만 상 없는 지혜로써
여러 불법 깊이 구하네.
여러 법의 지혜의 밝음[慧明]과
부처님께서 칭찬하는 총지(總持)를 얻어
법 그릇됨에 감당하게 되니
부처님 신통력의 두호하심일세.
이 사람 부처님의 두호로써
네 가지 걸림 없는 지혜 얻었고
말재주도 한량이 없어
중생을 위하여 법을 설해
세 때[三時]로 법을 수호하고
처음 중간 최후까지
부처님에게서 칭찬 받으면서
중생을 크게 이롭게 해.
여러 하늘들이 옹호하고
용과 신들이 공경해
여러 부처님께서 호념(護念)하시니
이름이 널리 들려 시방에 가득하네.
소문이 언제나 꺼지지 않으며
여러 착한 행 즐겨 행해
그른 법은 끝내 좋아하지 않고
부처님 도를 늘 닦아 행하네.
법의 밝음을 늘 비춰
중생의 의심을 덜어 주고
지혜의 성품 깨끗이 하여
중생의 근심 고통 없애 주네.
바른 길에 편안히 머물러
삿된 길은 마침내 설하지 않아
가장 훌륭한 법
이른바 위없는 도를 닦아 행하네.
이 사람은 마음에 의지 않고
또한 의지하지 않음도 아닐세.
마음의 법이 눈 흐림 같은 줄 아니
그러기에 의지할 데 없네.
이 의지함 없는 마음으로
불도를 늘 닦아 행해
대중의 무리에 노닐며 다니되
마음에 집착한 것 없네.
즐겨 여러 처소에 노닐되
가는 데마다 얽매인 것 없어
명리와 양생[養]을 탐하지 않고
어버이와 여러 애정 여의어
온갖 티끌과 더러움 없어
마음이 청정하기 허공과 같아
누가 이 보살 보고
공경치 않을 이 있으랴?
그러므로 이 법 듣고서
한마음으로 꼭 배우라.
이 불법 얻은 까닭으로
중생을 능히 크게 이익 하게.
이 묘한 법 가운데는
제한과 걸림이 없네.
내가 이 바른 도를 설함은
오직 지혜 있는 이의 배울 바일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