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승수행보살행문제경요집 중권
20. 보동부인소문경(寶童夫人所問經)
실천해야 할 한 가지 조목을 드러내어 설명했다.
수행하는 보살은 네 가지 진실한 말≺實語≻이 허망하지 않고, 성문의 모든 행을 초월하여 싫어함이 없다는 내용이다.
그때에 부처님께서 보동(寶童) 부인에게 말씀하셨다.
“수행하는 보살에게 세 가지 진실하고 거짓말이 아닌 것이 있느니라.
어떤 것이 그 세 가지인가?
첫째는 모든 부처님 여래를 속이지 않는 것이요,
둘째는 일체 중생들을 속이지 않는 것이며,
셋째는 자기 자신을 속이지 않는 것이다.
부인아, 마땅히 알아야만 한다.
어떠한 것이 수행하는 보살로서 여래와 일체 중생들과 제 자신을 속이지 않는 것인가?
만약 수행하는 보살이 보리심을 내고 난 뒤에 발원하여 성문(聲聞) 아라한과(阿羅漢果) 증득하는 것을 좋아하는 것이니라.
부인아, 이러한 보살은 곧 여래를 속이고 중생을 속이고 자신을 속이는 것임을 마땅히 알아야만 한다.
어떤 것이 속이지 않는 것인가?
만약 수행하는 보살이 보리심을 내고 나면
비록 여러 가지 고뇌의 핍박이 심하고 더 나아가 삿된 마와 외도인 니건(尼乾)의 조롱을 당하거나 꾸짖음을 당하며,
말씨의 기운과 형상이 칼과 창으로 심장을 찌르는 것 같고 헐뜯는 고초를 만나도
수행하는 보살은 조금도 놀라지 않고 동요하지 않으며,
숨지도 않고 오그라들지도 않으며,
근심하지도 않고 후회하지도 않으며, 다 참고 견디며 받느니라.
견고하여 앞에서 말한 보리심이 보배라는 생각을 버리지 않으며,
옮기지 않고 동요하지도 않으며,
삼계에서 중생들을 구원하여 제도하고,
같은 것이 없고 위없는 보리에 귀의하며,
더 나아가 찰나(刹那) 동안이라도 다른 승(乘)을 생각하지 아니하며,
항상 모든 부처님의 서원과 법륜(法輪) 굴리는 것을 생각하며,
중생들을 섭수하고 큰 위력을 내며,
큰 세력을 나타내고 선행이 견고하며,
정진(精進)하여 닦아 다스리고 다른 이의 말을 따르지 않아서 능히 꺾고 항복시킬 수 없느니라.
부인아, 마땅히 알아야만 한다.
이와 같이 수행하는 보살은 중생들을 속이지 않는 것이며, 제 자신을 속이지 않는 것이니라.
만약 이와 같은 보살이 있으면 곧 이는 최고로 크고 위없는 진실한 말이니라.
또 수행하는 보살이 여래를 속이지 않는 네 가지 인연이 있느니라.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첫째는 견고한 마음이요,
둘째는 위력의 마음이며,
셋째는 세력과 태만이 없고,
넷째는 계율을 지키고 정진함이니라.
또 네 가지 인연이 있어 일체 중생들을 속이지 않느니라.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첫째는 견고하게 닦고 배우는 것이며,
둘째는 자애로운 마음으로 즐거움을 주는 것이며,
셋째는 불쌍히 여기는 마음으로 괴로움 받는 것을 애달프게 여기는 것이며,
넷째는 중생들을 섭수하는 것이니라.
또 네 가지 원인이 있어 자신을 속이지 않느니라.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첫째는 견고한 마음이요,
둘째는 더욱더 견고한 마음이며,
셋째는 아첨하거나 유혹함이 없는 마음이요,
넷째는 속임이 없는 마음이니라.
부인아, 마땅히 알아야만 한다.
수행하는 보살은 곧 첫 번째 진실한 말의 지위에 들어가 보리를 버리지 않고 과거의 행원(行願)을 옮기지 않으며 움직이지 않느니라.”
그때에 보동 부인이 사리불에게 말했다.
“그대는 여자의 몸으로도 모든 중생들을 위하여 법을 연설할 수 있습니까?”
사리불이 말했다.
“나는 지금 오히려 남자의 몸도 싫어하거늘 하물며 여자의 몸을 받겠습니까?”
부인이 대답했다.
“사리불이여, 그대는 어찌하여 이 몸을 싫어하십니까?”
사리불이 말했다.
“진실로 이 몸을 싫어합니다.”
부인이 말했다.
“이러한 이치 때문에 수행하는 보살은 일체 중생을 초월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성문이 싫어하는 것도 보살은 특별하게 싫어하는 마음이 없고,
성문이 혐의하는 대상에 대해서도 보살은 싫어함이 없으며,
성문은 5음(陰)과 6입(入)을 싫어하여 여의려고 하지만 보살은 싫어함이 없고,
성문은 몸 부분을 거두는 것을 싫어하지만 보살은 싫어함이 없으며,
성문은 삼계를 거두는 일을 싫어하지만 보살은 싫어함이 없고,
성문은 세간의 나고 죽음을 싫어하지만 보살은 싫어함이 없으며,
성문은 조작함이 있는 공덕을 싫어하지만 보살은 공덕의 자량을 모으는 것을 싫어함이 없습니다.
성문은 중생들과 더불어 인연 맺는 것을 싫어하지만 보살은 중생들을 성숙시키려는 마음 때문에 인연 맺는 것을 싫어함이 없으며,
성문은 세속 마을을 싫어하지만 보살은 국읍(國邑)이나 세속 마을이나 왕궁을 싫어함이 없고,
성문은 자신의 번뇌를 싫어하지만 보살은 중생들을 잘 섭수하므로 번뇌를 싫어함이 없습니다.
사리불이시여, 마땅히 알아야만 한다.
성문은 협의스러운 모든 행을 싫어하지만 보살은 다 잘 섭수하여 싫어함이 없습니다.”
사리불이 말했다.
“이와 같이 수행하는 보살은 무슨 위력과 무슨 기세 때문에 싫어하는 마음이 없습니까?”
부인이 대답했다.
“수행하는 보살은 여덟 가지 위력이 서로 호응하여 싫어하는 마음이 없습니다.
무엇이 그 여덟 가지인가?
첫째는 모든 중생들을 사랑하는 힘으로 괴로워하는 일이 없게 하는 것이고,
둘째는 슬퍼하는 힘으로 중생들을 성숙시키는 것이며,
셋째는 선행과 원(願)을 잘 닦아도 지음이 없는 것이고,
넷째는 지혜의 힘 때문에 번뇌를 제거하는 것이며,
다섯째는 훌륭하고 좋은 방편의 힘 때문에 게으름이 없는 것이고,
여섯째는 공덕의 힘 때문에 물러남이 없는 것이며,
일곱째는 지혜의 힘 때문에 어리석음을 제거하는 것이고,
여덟째는 정진의 힘 때문에 구족하여 이미 들어가 왕원(往願)을 버리지 않는 것입니다.
사리불이여, 마땅히 알아야만 합니다.
수행하는 보살은 이 여덟 가지를 실천하는 힘이 있어 서로 호응하므로 모두 싫어하는 마음이 없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