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경 제4권
2. 이법품 ②[4]
[악하고 선하지 않은 법]
나는 세존으로부터 이와 같은 말씀을 들었다.
“비구들이여, 반드시 알아야 한다.
온갖 세간의 악하고 선하지 않은 법은 모두가 무명으로써 앞잡이[前導]를 삼아서 자라나고, 부끄러움[慙愧] 없음으로써 뒤의 도움을 삼아 줄지 않는다.
무슨 까닭인가?
모든 세상[趣]에 태어난 이들의 나고 늙고 병들고 죽고 근심하고 한탄하고 걱정하고 괴로워하고 번뇌하는 등의 법들은 모두가 무명으로써 근본을 삼아 자라기 때문이다.
이미 자란 뒤에는 그를 의지하여 다시 온갖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을 일으키고,
나쁜 법이 이미 생긴 뒤에는 부끄러움이 없는 까닭에 도무지 뉘우침이 없고,
뉘우침이 없는 까닭에 줄어들지 않는다.
온갖 세간의 훌륭하고 청정한 법은 모두가 밝은 지혜[慧明]로써 앞잡이를 삼고 자라나고 스스로에게 부끄러운 것과 남에게 부끄러운 것으로 뒤의 도움을 삼아 줄지 않는다.
무슨 까닭인가?
밝음이 그 앞에 있고, 스스로에게 부끄러운 것과 남에게 부끄러운 것이 뒤에 있으면
능히 모든 세상에 태어나서 나고 늙고 병들고 죽고 근심하고 한탄하고 걱정하고 괴로워하고 번뇌하는 등의 법을 초월하여 능히 여실한 이치에 감촉하며, 능히 감로(甘露)를 얻으며, 능히 열반을 증득할 것이다.
그러므로 너희들은 마땅히 이와 같이 배우되,
‘나는 어떻게 하여야 영원히 무명을 끊고 밝은 지혜를 일으키며,
영원히 모든 세상에 태어나서 나고 늙고 병들고 죽음을 끊으며,
영원히 온갖 근심ㆍ한탄ㆍ걱정ㆍ괴로움ㆍ번열ㆍ번뇌 등의 법을 초월하여 능히 여실한 이치에 감촉하고, 감로를 얻으며, 열반을 증득하겠는가?’라고 해야 한다.
너희 비구들은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한다.”
그때 세존께서 다시 이 뜻을 거두어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이 세상과 뒷세상에
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등과
탐심과 애욕 등의 번뇌는
모두가 무명으로 뿌리를 삼았나니
무명은 커다란 어리석음이 되고
오래도록 생사에 머물게 하고
이 세상과 그리고 뒷세상에서
높고 낮은 세상을 오가게 하네.
최초에 무명이 있고
최후에 자기에게 부끄러운 것과 남에게 부끄러운 것이 없으면
온갖 나쁜 법이 생기어
여러 악취에 떨어지나니
그러므로 부지런히 정진하여서
탐심과 애욕과 어리석음을 여의고
지혜의 밝은 광명 일으켜서
생사 고통의 근본을 끊도록 하라.
[무명과 유애]
나는 세존으로부터 이와 같은 말씀을 들었다.
“비구들이여, 반드시 알아야 한다.
모든 여래ㆍ응공ㆍ정등각께서는 세간을 불쌍히 여기셔서 세상에 나타나시고, 두 가지 법을 영원히 끊어 버리기 위하여 성현의 위없는 법 바퀴를 굴리시니,
온갖 세간에 있는 사문ㆍ바라문ㆍ하늘ㆍ마군ㆍ범천(梵天) 등이 일찍이 법답게 굴리지 못하던 바이다.
어떤 것이 두 가지 법인가?
첫째는 무명이며,
둘째는 유애(有愛)이다.
모든 여래ㆍ응공ㆍ정등각께서 세간을 불쌍히 여기시고 세상에 나타나신 것은 모두가 이 두 가지를 영원히 끊어 버리고 성현의 위없는 법 바퀴를 굴리기 위함이다.
……(이하 자세한 내용은 생략함)……
일찍이 아무도 법답게 굴리지 못하였다.
만약에 능히 온갖 무명과 유애를 영원히 끊어 버리고 그것을 영원히 남음이 없이 하면, 곧 온갖 번뇌와 모든 더러움을 능히 영원히 끊을 것이니,
이것은 온갖 구덩이를 벗어남이며, 모든 담을 넘음이며, 온갖 자물쇠를 깨뜨림이며, 이사가(伊師迦)를 꺾는 것이니,
이것이 참 성현이며, 이것이 바른 법의 당기[幢]이며, 이것이 큰 사문이며, 이것이 바라문이며,
이것이 참으로 총명한 지혜이며, 이것이 참으로 목욕함이며, 이것이 참으로 지혜로운 사람이며, 이것이 참으로 조순하고 지극히 조순한 경지에 이르는 것이며, 세간의 복밭[福田]이라 한다.”
그때 세존께서 다시 이 뜻을 거두어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위없이 바르고 평등하게 깨치시며
장사꾼의 두목같이 세간에 높으시며
대단히 용맹한 대장부시며
갖가지 독의 화살 뽑으시는 님
온갖 세간을 불쌍히 여기시어
두 가지 법 끊어서 버리시나니
이른바 무명과 유애이어서
위없는 법 바퀴를 굴리시느니라.
이것이 고통이고, 이것이 고통의 원인이며
이것이 갖가지 고통을 영원히 소멸하는 것이며
이것이 8지성도(支聖道)이니
괴로움 없어진 열반에 이른다.
슬기로운 이 이 법을 들으면
믿음과 견해 등이 견고해져서
모든 법의 바르고 참됨을 통달하여
무명과 유애를 끊어 버리리.
무명과 유애가 없어지면
온갖 더러움은 모두가 멸하여
조복하고 수순한 경계에 이르니
세간의 좋은 복밭이로다.
[가장 참기 어려운 일]
나는 세존으로부터 이와 같은 말씀을 들었다.
“비구들이여, 반드시 알아야 한다.
두 가지 괴로운 일이 있어 가장 참기 어려우니,
첫째는 수염과 머리를 깎는 일이며,
둘째는 항상 걸식을 하는 것이다.
무슨 까닭인가?
세간에 원수를 맺었거나 저주(咀呪)할 생각을 내는 이는 소원하여 말한다.
‘저 사람이 가난해서 수염과 머리를 깎고 해진 옷을 입고, 손에는 질그릇을 들고 이집 저집 다니면서 걸식으로 살게 되어라.’
그러나 모든 청정한 믿음을 가진 선남자(善男子) 등이 이 법을 받아 지니고 출가한 것은 왕의 도적 때문이나,
빚쟁이에게 쪼들려서도 아니며, 생활을 못할까 두려워서 집을 버린 것도 아니며,
다만 나고 늙고 병들고 죽고 근심하고 한탄하는 것과 걱정ㆍ고통ㆍ번열ㆍ번뇌 등의 법을 초월하기 위하여, 다만 순수하고 큰 괴로움의 덩어리[苦蘊]를 소멸하기 위함이다.
나의 모든 제자들은 이러한 일을 구하기 위하여 바른 믿음으로 출가하여서 자기와 남을 이롭게 하기 위하여 이 법을 받아 지니는데,
혹 어떤 이는 이와 같이 집을 떠났으되
얼마 지나지 않아 문득 누그러지고 태만히 하고 방일하고 해태하여 정진에 힘을 쓰지 않아 바른 기억을 잃어버리고 바른 지견이 없어지며,
마음이 어지러워 안정되지 않고 모든 감관을 마음대로 하며, 욕심 많게 탐내고 집착하며,
마음에 분한 생각을 품고 어리석고 둔하여 아는 것이 없으며,
온갖 애욕을 탐내고 물들어 허망한 것을 생각하며, 온갖 계행을 무너뜨린다.
진실로 사문이 아닌데 스스로가 사문이라 하며, 진실로 범행이 아닌데 스스로가 범행이라 하여 안으로
썩어서 흐름을 따르는 것이 달팽이ㆍ소라ㆍ조개의 소리와 개의 행동과 같이 더러우며,
자기의 나쁜 것을 감추고 자신의 선행을 거짓으로 나타내며, 혹은 갖가지 악하고 선하지 않은 법을 성취하니,
마치 어떤 사람이 어두운 데서 어두움으로 들어가고, 구덩이에서 구덩이로 떨어지고, 원수로부터 원수에게 이르는 것 같으니,
나는 이와 같이 어리석은 집 떠난 이들도 그렇다고 한다.
또 어떤 나무의 두 끝에는 불이 타고, 가운데는 똥을 바른 것 같아서,
마을에 있거나 비고 한가한 곳[空閑]에 있거나 모두가 쓸데없는 것 같으니,
나는 이러한 집 떠난 어리석은 사람도 이와 같아서 집에 있는 법도 잃고,
또 사문이 아닌지라 세간과 출세간에 모두 뛰어난 부분이 없다고 한다.”
그때 세존께서 다시 이 뜻을 거두어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집을 떠나 계율을 깨뜨리면
두 가지 이룰 것이 없어지나니
이른바 집안의 의식[儀]을 잃고
사문의 법칙도 무너뜨리네.
차라리 뜨거운 무쇠 알을 삼키거나
구리를 녹여 마실지언정
사람들의 신시(信施) 받으면서는
시라(尸羅)를 깨뜨리지 말아야 하네.
계율을 범하는 모든 무리들이
뉘우침과 스스로에게 부끄러운 것과 남에게 부끄러운 것 없이
사람들의 신시를 많이 받아먹으면
반드시 장래에는 지옥에 태어나리.
지혜 있는 사람들 누구나
청정한 계율을 굳게 지니라.
계율을 깨뜨리고 범한 몸으로는
사람들의 신시를 받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