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거사님이 불사에 대해 물으셨습니다.
"스님! 조립식으로 건물을 지으신다면서요?
저는 평생을 건축 일만 해왔는데 조립식으로 짓는다는 말을 듣고는 답답해서 스님을 찾아 왔습니다. 조립식을 2~3백 평을 조립식으로 지으면 3~4억 정도 들어가는데 나중에 뜯고 다시 지으면 그 돈은 그냥 없어지는 것 아닙니까? 그 돈 가지고 본 건물을 한층이라도 짓고 불사금이 모이면 또 한층 더 올리고 하면 안되는가요? 10층 정도로 지으실 계획이라고 들었습니다.
그런식으로 한층한층 공사를 하면 빨리 되지 않을까요?"
말씀을 들어보니 맞는 말처럼 들리고 그렇게 되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사무장과 저는 수없이 고민을 했습니다. 본 건물부터 짓고자하는 것에 대해 검토해보지 않은 것이 아닙니다. 우리 용화도량은 미관지구라서 최소한 2층 이상을 지어야 준공이 떨어집니다. 딸랑 남아 있는 주택을 배제하고 현재 땅에서 건물을 짓는다 해도 한 층에 200평정도 해야 합니다.
2개 층이면 400평이고 2층 건물 짓는 비용이 굉장합니다. 그리고 10층 건물 지을 기초를 해야 하는데 그럴려면 반드시 지하를 넣어야합니다. 10층 건물에 해당하는 기계실과 물탱크를 넣어야 하니 지하가 있어야 하고 현재 있는 기초를 철거한 후 기초를 다시 해야 하기에 철거비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철거만 해도 5000만원에 파일 박고 기초 만드는데 1억5천정도 들어가야 될 것입니다. 거기다 10층 건물을 예상한 400평 2층이면 아무리 직영으로 발품 팔아가며 싸게 짓는다 해도 7~9억 정도 들어가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에겐 그만한 자본이 없습니다. 지금 조립식 짓는 것도 자금이 없어 쩔쩔 매고 있는 상황인데 어찌 본 건물에 욕심을 내겠습니다. 20평 아파트 사는 사람이 몇 천 만원만 더 보태면 삼십 평 살 수 있다지만 그 몇 천 만원이 없으니 그냥 20평 살아야 하는 것처럼 우리도 좀 더 여유 있으면 본 건물을 시작하겠지만 지금은 아닌 것 같아요. 일단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해야죠. 비록 조립식 건물이 아까울지라도 새로 지을 정도가 되면 행복한 고민인 셈입니다. 천막부터 시작한 절도 있는데 거기보단 사정이 좋은 것입니다.
요즘은 천막도 비싸고 미관지구라 천막도 함부로 칠 수도 없습니다. 우리에게 최선은 지금 하려고 하는 방법인거 같아요. 어쨋든 애정 가지고 말씀해주신 것은 매우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