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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이 38선을 넘언 쳐들어왓덴 헴수다” | ||||||||||||
[김창집 연작소설 '뚜럼 열전']-의인 문형순(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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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 6월 25일 일요일. “끼룩, 끼룩, 끼르룩….” 갈매기덜이 오은 날이 기 전부터 여도 든다. 새벡 5시를 넹긴 시각. 성산 일출봉 넘엉 시커멍 구름 트멍에서 해가 솟으멍 벨게도 뻘겅 색을 바까낸다. 문형순(文亨淳) 성산포경찰서장은 뭣산디 모를 불길 예감이 들멍 온몸에 이 과짝게 삿다. 근래에 꼼 한걸여지멍 매날 아침 산책을 거르지 아니엿주마는, 오 은 적은 처얌이엇다. 아멩여도 불안연 터진목을 재게 걸언 나오멍 보난, 뻘겅 해의 기운이 바당물에 퍼질러젼 피가 흥강 것처록 섬뜩다. ‘기레. 무자년 난리 2년 동안 이곳에서 많은 주민들이 희생을 당했지. 서청 특별중대 녀석들이 문제야. 이 녀석들은 뭐하러 온 놈들인지 통 이해가 안 간단 말이야. 나쁜 놈들 같으니라구….’ 문 서장이 이딜로 부임 건 1949년 10월이엇다. 다른 일로 멧번 와 보긴 엿주마는 잘도 고운 을이엇다. 아적이 에서 깨어나문 꼭 고향에 온 것 앗다. 문 서장의 고향은 평안북도 안주(安州)로 평양에 가찹고, 경의선 열차로 신의주로 가는 길목에 셔서 인칙부터 깬 사름덜이 핫다. 청천강 하구광 서해가 만나는 동네. 어려운 집안의서 낭, 둑지 넘엉 글줄이나 깨친 후제 읍내로 나와신디, 3·1운동이 일어나난 디 얼르단 결국 고향을 뜨게 뒈엿다. 안주는 민족대표 33인 중 사람인 길선주(吉善宙) 목사 고향이난 평양에서 안창호 선생이영 이 독립협회 지부를 조직 후제 만세운동이 일어나난, 그 을이 고만이 실리가 읏엇다. 안주군에선 3월 1일 오후 5시에 기독교인덜이 독립을 선포고, 3월 3일엔 천도교도덜의 앞산 5000멩이나 모다들언 독립만세 운동을 벌여신디, 일본 헌벵덜의 발포(發砲)로 2멩이 죽고, 5멩이 부상당엿다. 경난 다음 장날엔 수천 멩이 모다들언 만셀 불르단, 다시 4멩이 죽고 라 사름이 다치난, 3월 23일엔 2000멩의 농바니덜이 모다들언 만세를 불른 디다. 경나 그 뒷끗은 모질엇다. 청년덜을 드러 심어당 가두와놩 페당 버치문 고문곡, 나둘 죽엇젠 는 소문이 돌아가난, 청년덜은 하나둘 만주로 튀언 독립운동가로 벤신엿다. 강형섭, 김기한, 김성택, 김우근, 김용범, 김지옥, 박영만, 신송식, 안병무, 안재환, 전예순, 차천리, 허형 등 쟁쟁다. 남은 가족덜도 궤로우난 만주로 튀엇다. 안주가 평안북도의 경계라 걸엉이라도 국경을 넘기가 수월 것도 몫 엿다. 곱앙 사는 것도 루이틀이주 문형순도 만주로 튀엇다. 만주로 간 사름덜은 라밧디 모영 정의부, 신민부, 참의부 는 식으로 독립단체를 멩글안 활동단 1920년 말경엔 나로 통합연 국민부(國民府)로 활약엿다. 우직고 심께나 씨던 문형순이주마는 가방끈이 라놓으난, 그냥 호위벵으로 들어간 열심히 단보난 중앙집행위원도 뒈고 호위대장지 올랏다. 국민부는 때 남만주 일대에 모인 30~40만멩 이주민을 등에 업은 독립군 단체로 조선혁명군의 지원하에 강력 무장투쟁을 엿다. 문 서장은 숙소에서 밥 적 먹는 둥 마는 둥 고 서로 나갓다. 막 문을 앙 들어가가난 어젯밤의 숙직 정보주임이 얼합지멍 보고엿다. “서장님! 큰일 낫수다. 오 새벡이 북한군이 38선을 넘언 쳐들어왓덴 염수다.” “무에이? 고것들이 기어이 선(線)을 넘었단 말입네? 기레, 별다른 사항은 없넨?” “예. 구체적인 사항은 안적 읏수다. 경비를 철저히 멍 대기렌 거 말앙은…. 정신이 읏인 생이우다.” 문 서장은 무신 말부터 영 좋을지 몰란 그냥 대기렌 여둰, 서장실로 들어완 바당을 베려본다. …해방이 뒈연 26년만의 고향이엔 딜 돌아완 보난, 을은 간척사업으로 완전히 읏어져 불고, 읍내에 간 봐도 아는 사름덜이 하나토 읏다. 십년이문 강산도 벤덴 는디 대가 넘어시난, 자 오고셍이 남앙 실 리가 읏엇다. 어떵어떵 아는 사름을 안 소문을 들으난, 아방은 이녁 따문에 고문 받앙 오란 시름시름 앓당 죽어불고, 누이광 어멍은 그질로 나간 소식이 그차졋다. 그레저레 일본놈덜은 철천지 원수고, 일본 헌벵광 순사는 갈아먹어도 시원치 않을 놈덜이엇다. 혹이문 어멍이나 누이가 오카부덴 1년 동안 을 주벤을 벵벵 돌단 답답연 평양으로 나완 보난, 오멍가멍 소련군 복장을 사름덜도 봐지곡, 소문엔 중국공산당이 지도 아래 동북인민혁명군 출신덜이 주가 뒈영 사회주의 국가를 멩근덴 다. 문 서장광 이 활동던 독립운동 동지덜은 렌 척 안 여가난, 딱 이남으로 넘어갓젠 는 소문에 서울로 넘어완 보난, 더러는 국방경비대로 가고 더러는 경찰로 진출엿다. 쭈엇쭈엇 돌아댕기단 나이 쉰이 넘은 사름으로 벨로 것도 으신 찰라에 제주도경찰감찰청에서 사름을 뽑는디, 북쪽 출신을 우대댄 연 려오난, 독립군에서 활동엿던 경력으로 경위로 특채뒈엿다. (계속) 드다 : 날뛰다. 깝신거리며 나대다 → 대다 이 과짝다 : 닭살이 심하게 돋다 농바니 : 농부, 농사꾼 얼합지다 : 음식이나 무슨 일에 너무 탐내어 정신없이 서두르다 자 : 아직, 여태까지, 그대로 / 소설가·제주작가회의 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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