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미도, 소무의도, 무의도
강헌모
인천대교를 지나는데 굉장히 길었다. 대교 옆으로 높게 솟은 아파트들이 있어서 보기에 좋았다. 그곳에 살아봤으면 하는 바람을 가졌다. 물이 빠진 벌이 넓게 드러났다.
유채밭도 보였다. 비행기가 떠서 가는 모습도 보였다. 인근에 인천공항이 있기에 그렇다.
바다라고 해서 다 깊은 것만 아니다. 어떤 바다는 무릎까지 오는 것도 있다. 예전에는 잠진도에서 배를 타고 들어갔었다. 이제는 그것이 추억의 장소로 되었다. 지금은 새로운 길이 나 있어 차가 통행이 되고 있다. 처음 가보는 다리를 지난다. 드넓은 서해안이 드러났다. 오른쪽에 실미도가 있었다. 왼쪽에는 작은 배들이 더 있고, 하늘에는 비행기가 떠서 가고 있었다. 이렇게 새로운 곳을 오니 여행의 즐거움을 맛보게 된다. 실미도 가는 길은 좁았다. 그런 곳에 차가 다니니 불편했다. 섬에 멋지게 지어 놓은 집들이 있어서 보기에 좋았다. 그런 곳에 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공기 맑고 바다를 바라보며 살 수 있으니 말이다.
실미도에 도착하였다. 그곳은 영화촬영지였다. 물이 빠진 갯벌이 드러난 사이로 실미도 너머로 가게 되었다. 좁은 섬길로 가려니 불편하였다. 작은 산을 넘어가니 바다가 보였다. 돌들도 있었다. 그곳에서 사진을 찍었다. 오는 도중에도 나무사이에서 사진을 찍었다. 갯벌도, 실미도도 폰에 담았다. 어떤 사람이 사진을 찍어 달라고 해서 그렇게 했다. 물이 드러난 갯벌사이를 걸을 때의 기분이 괜찮았다. 갯벌을 걸을 때가 드물기 때문에 새로운 기분이다.
실미도는 인천광역시 중구 용유 동에 딸린 무인도로, 섬 대부분이 해발고도 80m이하의 야산으로 이루어져 있다. 실미도를 떠나 차는 산속을 향해 갔다. 그곳에 펜션도 있었고, 식당도 있었다. 산속에 그런 곳이 있으니 귀하다. 섬의 산속으로 차가 가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좁은 산길을 접하니 우리나라가 아닌 것 같이 느껴졌다. 소무의도로 가는 길에 점심시간이 되어 해물 파전과 공기 밥을 시켜먹었다. 식사 후에 소무의도 인도교 다리를 걸어가는데 저 멀리 인천대교가 보였다. 그것은 훌륭한 다리가 아니던가. 그 위로 비행기가 지나가고 있다. 마치 한 폭의 좋은 그림처럼 느껴졌다. 아들이 근무하는 인천공항을 지척에 두고 그곳에 가지 못하여 마음이 착잡했지만 소무의도 인도교 다리를 건너며 비행기가 나르는 모습을 보니 기분은 너무 좋았다. 소무의도 인도교 밑으로 낚시를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소무의도는 면적 1.22㎦, 해안선 길이 2.5㎞의 섬으로 대무의도와 함께 무의도 라고 하였는데 옛날 어부들이 짙은 안개를 뚫고 근처를 지나가다 섬을 바라보면 섬이 마치 말을 탄 장군이 옷깃을 휘날리며 달리는 모습 같기도 하고 선녀가 춤추는 모습 같기도 한데서 유래된 이름이다. 소무의 도는 ‘떼 무리’ 로도 불리는데 조선 말기에 간행된 ‘조선 지지자료’에 기록되어 있다. 300여 년 전 박 동기 씨가 처음 딸 3명과 함께 들어와 섬을 개척 한 후 기계 유씨 청년을 데릴사위로 삼으면서 유씨 집성촌이 형성 되었고 현재 당산 서편에는 시조 묘가 남아있다. 과거에는 언들(주목망)을 이용해 새우-동백하를 많이 어획했고 안강망어선이 40여척이 있을 정도로 부유했던 섬이었으며 인천상륙작전 당시에는 큰 병참기지로도 이용되었다. 탑승회 장소로 유명할 정도로 해안절벽과 기암괴석 등 자연경관이 뛰어나고 서남쪽으로 영흥도. 자월도. 덕적도, 북쪽으로는 강화도. 인천국제공항. 동쪽으로는 팔미도. 월미도. 인천대교. 송도국제도시와 맑은 날 서울 북한산이 보일 정도로 주변 전망이 뛰어나며 우럭, 농어, 놀래미, 광어 등이 많이 잡혀 낚시꾼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소무의도 마을에 들어가니 관광안내소 옆으로 느린 우체통이 있었다. 편지를 그곳에 넣으면 1년 늦게 받아볼 수 있다. 어촌은 작아서 정겹기까지 하였다. 작은 배도 여러 척 있었다. 아담한 마을이다. 나는 카페에 들러서 2층 전망 좋은 곳에 자리 잡고 유리창 밖으로 보이는 소무의도 인도교를 바라보니 마음이 좋았다. 카페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소리를 들으며 복숭아 아이스티를 먹었다. 소무의도 인도교 너머로 보이는 산이 아치형의 인도교와 조화를 이루어 더없이 아름다웠다. 그림을 잘 그릴 수 있다면 멋진 작품을 소화해낼 수 있었을 텐데, 그러지 못해 아쉬웠다.
소무의도 앞의 펜션이 멋졌다. 예쁘게 잘 지어놓았다. 차를 타기위해 그곳을 지나 고개를 넘어 내려오는데, 사방으로 둘러싸인 산이 푸르러 보기에 좋았다. 게다가 농작물까지 보니 풍요로웠다. 초여름인데도 배추가 많이 자라 있었다. 마치 김장철이 다가온 듯한 착각에 빠질 수 있다.
소무의도를 빠져나와 하나개해수욕장에 갔다. 해수욕장에는 아직 사람들이 붐비지 않았다. 피서 철이 되면 서울에서 멀다고 할 수 없는 거리이니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릴 거다. 천국의 계단 촬영지로 해서 무의도 해상탐방로를 갔다왔다. 갈매기들이 바위에 앉아서 얌전히 있는 모습이 귀여웠다. 많은 갈매기들이 모여 있는 곳이 있었지만 한 마리의 갈매기만 있는 곳이 있어서 그곳으로 눈길이 갔다. 애처롭게 보였다. 뭘 먹고 살까 하는 걱정을 했다.
하나해수욕장을 나오면서 산에 집들이 묻혀 있었다. 갯벌이 드러났던 섬에 물이 들어오니 바다가 훨씬 넓어 보였다. 갯벌에 드러난 배와 서해바다물이 들어와 배가 뜬 모습이 차이가 나는 걸 보았다. 이게 서해 바다의 특징이다. 바다 옆에 있는 집들은 언제 보아도 부럽다.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아무 걱정 없을 것 같다.
무의도에서 돌아올 때의 바다모습은 아름다웠다. 끝없는 서해바다가 펼쳐져 감탄했다. 인천대교도 물이 들어 오기전보다 더 넓어 보였다. 외국에 가 보지 않은 나로서는 마치 타국의 문화를 생생하게 접하는 기분이었다.
평소에 나는 인천을 가보고 싶었다. 자유공원, 무의도, 송도해수욕장등을 생각하곤 했었는데, 인천을 갈 수 있어서 좋았다. 주말에 소무의도 가려면 교통편이 어렵다. 길이 좁고 사람들이 붐비게 되니 큰 버스나 승용차가 다니기 어렵다. 해서 25인승 셔틀버스를 이용해야 편리하다. 내가 인천여행 가는 날이 평일이어서 사람들이 붐비지 않아서 소무의도도 볼 수 있어서 행복했다. 또한 처음 보는 인천대교를 볼 수 있어서 더더욱 좋았다. 그곳은 광역시다운 면모를 과감하게 발휘한 멋진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대교 근처의 우뚝 솟은 아름다운 아파트를 바라보고, 인천의 발전을 기대해 보며….
2019. 6. 15.
첫댓글 서해바다는 썰물과 밀물의 차이가 확연하군요. 볼 때마다 새로워서 좋을 거 같습니다.
강헌모 선생님 글을 읽으니 우리 섬 여행도 참 좋지 싶네요. 잘 읽었습니다.
네. 썰물과 밀물차이 때문에 물때를 잘 맞추어야 물 조심할 수 있습니다.
육지생활 하다가 섬에 갔다오면 기분전환이 되어 좋습니다.
강표성 회장 선생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