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최북단의 복계산(1,057m)에서도 암벽등반을 할 수 있다.
강원도 철원군 근남면 육단리에 자리한 복계산은 조선 초의 학자이자 문인인 매월당 김시습(梅月堂 金時習·1435-1493) 선생이 은거했던 곳으로도 유명하다.
15세기의 유명한 학자이자 사상가인 그는 최초의 한문소설 금오신화(金鰲新話)를 창작했고, 산거백영(山居百詠), 산거백영후지(山居百詠後志) 등 많은 작품을 남겼다.
그는 복계산에 은거하던 중 매월대(595m)에 바둑판을 그려놓고 바둑을 두었다는 전설이 전해온다.
그 매월대 전면의 암벽에서 등반을 할 수 있게 됐다.
복계산은 휴전선에 가까운 곳이어서 일반 등산객들이 많지 않으며 오염되지 않은 청청지역이다.
그래서인지 계곡의 맑은 물과 깨끗함이 가슴을 탁 트이게 한다.
여름철 피서를 겸해 가족과 함께 나들이를 하기 좋은 곳이다.
매월대 암장은 근남면 잠곡1리에 자리한 매월산장에서 10여m 올라가면 좌측 멀리 보인다.
찾기도 쉽고 접근도 용이한 암장이다.
이 암장은 1989년 창립한 서울 태백산악회가 개척했다.
암·빙벽등반과 일반 등산을 겸하고 있으며 주로 서울에서 활동하고 있다.
개척자들은 매월대폭포에서 빙벽등반을 하던 중 이 암장에 반해 개척을 시작했다.
1998년부터 2003년까지 6년에 걸쳐 1차 매월대 암장을, 2차 덕구바위를 개척했다.
이 산악회는 암장을 개척하는 데 연인원 200여 명을 동원했다고 한다.
덕구바위와 매월대 암장은 거리가 가까워 하나의 암장권으로 보아도 무방하며, 두 곳에 20여 개 루트를 갖춰 다양한 등반이 가능하다.
매월대 암장은 매월산장에서 약 15분 거리에 있으며, 10분 거리에 있는 덕구바위를 거쳐 매월대 암장으로 가게 된다.
승용차를 이용하면 서울에서 2시간30분 정도 소요되며 매월산장을 비롯한 주변의 민가에서 대부분 민박이 가능하며, 식수는 매월산장에서 가지고 가야 한다.
매월대 암장
마찰력 좋은 돌기 형성되어 있으며 등반 중 조망 뛰어나다.
매월대 암장은 무식이(5.12b), 태백1(5.12b), 태백2(5.12b), 후회(5.11a), 테라스(5.12b), 아! 살 떨려(5.10b), 지성길(5.11b), 소리샘(5.10a), 이쁜이(5.10), 순이길(5.9) 등 1~2피치짜리 루트 9개가 개척되어 있다.
암장은 예상 외로 크다.
높이 70m에 폭 60m 규모로 완경사에서 수직벽, 오버행까지 다양한 형태를 띠고 있다.
암장 하단부 중앙에 있는 동굴을 기점으로 좌측에는 한 피치짜리 루트들이, 우측으로 돌아가면 2~3피치짜리 루트들이 있다.
암질은 변성화강암으로 추정되며 예상외로 돌기가 잘 발달되어 마찰력이 뛰어나다.
바위형태는 크랙, 페이스, 오버행, 슬랩 등 다양하고, 등반을 마치고 나면 밑으로 펼쳐지는 조망이 뛰어나다.
피치 끝에서 곧바로 하강하고, 피치마다 쌍볼트와 와이어에 링을 설치해 놓아 하강이 편리하다.
부분적으로 크랙이 있으나 프렌드는 필요 없으며 퀵드로 10개와 로프 2동이 있으면 등반이 가능하다.
덕구바위
행방불명 충견 이름따… 1피치짜리 14개
덕구바위는 산행기점인 매월산장의 충견인 덕구를 기리기 위해 개척자들이 그렇게 부르고 있다.
복계산을 찾는 등산객들을 안내하며 사랑을 받아온 덕구는 안타깝게도 행방불명됐고 뒤이어 덕구의 아내격인 깜순이가 남편의 대를 이어 등산객들을 안내하고 있었는데 이마져도 실종되버렸다.
2003년 3월 추가로 개척한 곳으로, 한 피치짜리 루트 14개가 개척돼 있다.
매월산장에서 10분이면 갈 수 있고, 이곳에서 좌측면의 바위를 타고 5분만 더 올라가면 매월대 암장이 나온다.
덕구바위는 높이 10m, 폭 20m쯤 되며 좌측의 동굴에 오버행이 형성되어 있다.
우측으로 갈수록 수직벽의 형태이며 등반이 끝나면 곧바로 하강하면 된다.
개척자들은 TV드라마 ‘임꺽정’과 ‘덕이’, 복계산의 명견인 덕구, 주변 명소들을 루트 이름으로 표현했다.
덕구바위는 접근이 편리하고 바닥의 지형이 평탄해 나무그늘 속에서 휴식을 취하기 안성맞춤이다.
다양한 루트들로 구성되어 있어 초중급자들에게 적당하다.
루트의 길이가 짧아 퀵드로 7개와 로프 한 동만 있으면 등반이 가능하다.
●태백1 (5.12b) 개척 산악회의 이름을 땄다.
약 9m로 퀵드로 3개가 필요하다.
좌측에서 두번째로 시작되는 루트로, 공터에서 보면 바로 좌측에 슬링이 걸려있어 쉽게 찾을 수 있다.
처음부터 오버행 천장으로 시작되며 볼트 3개가 설치되어 있다.
오버행 천장 아래의 세로형 언더홀드를 왼손으로 잡고 오른손으로 첫 번째 퀵드로를 건다.
볼트 좌측의 손가락 반 마디가 걸리는 미세한 홀드를 잡고 손을 모은다.
다음 오른손을 1시 방향의 구석 깊숙한 곳의 크랙형의 미세한 홀드를 잡고 발을 오른쪽으로 밀면서 밸런스를 잡고 올라선다.
또다시 손을 모아 잡은 뒤 오른손을 튀어나온 모서리를 안듯 밖으로 잡고 두번째 퀵드로를 건다.
몸을 일으켜 세운 다음 가로크랙을 잡고 퀵드로를 건다.
그리고 세로형 벙어리 크랙을 레이백하듯 잡고 오른발을 가로 크랙에 후킹한 다음 몸을 일으켜 세워야 하는데, 이곳이 크럭스다.
몸을 일으켜 세운 뒤에도 마지막 부분이 벙어리 형태의 미세한 홀드라서 까다롭다.
전체적으로 오버행을 유지하고 있어 손가락끝 힘이 집중적으로 요구되며 밸런스와 유연성이 필요하다.
루트의 길이가 짧고 오버행이므로 추락해도 부담 없이 등반할 수 있다.
●후회 (5.11a) 길이 15m, 퀵드로 6개가 필요하다.
공터 바로 앞에서 시작되며 좌측에서 네번째 루트다.
전체적으로 수직벽과 약간의 오버행을 유지하고 있고, 미세한 홀드와 언더홀드로 구성되어 있다.
유연성과 손가락끝 힘이 요구된다.
출발해서 우측 모서리를 잡고 첫번째 볼트를 통과한다.
볼트 옆에 미세한 홀드를 모아 잡은 뒤 오른손을 12시 방향의 미세한 홀드를 잡고 두번째 볼트에 건다.
홀드가 벙어리여서 과격한 몸놀림은 금물이다.
가로 형 미세한 언더크랙을 잡고 좌측으로 이동해 퀵드로를 건다.
툭 튀어나온 모서리 우측을 보면 숨어있는 양호한 홀드가 있다.
이곳에서 밴드 위에 있는 볼트에 퀵드로를 건다.
밴드를 잡고 우측으로 이동한 다음 곧바로 올라서면 등반은 끝난다.
중급자 루트로서 다양한 동작을 요구하며 재미있게 오를 수 있다.
●소리샘 (5.10a) 제1피치 28m, 제2피치 35m로, 퀵드로 8개와 로프 2동이 필요하다.
암장의 가장 우측에서 두번째 루트다.
제1피치는 완만한 경사로 슬랩과 부분적으로 크랙이 섞여 있다.
5.9급으로 무난하게 쌍볼트까지 갈 수 있다.
제2피치는 경사는 제1피치보다 가파르나 포켓홀드가 많이 있어 쉽게 오를 수 있다.
상단부는 우측의 이쁜이길과 만나고, 크랙과 포켓홀드가 많다.
정상에 올라서면 복계산의 아름다운 경치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으며 매월대폭포도 한눈에 들어온다.
●이쁜이 (5.10b) 3피치 56m쯤 된다.
퀵드로 8개와 로프 2동이 필요하다.
이 암장의 가장 우측에서 시작되는 루트다.
슬랩을 출발하면 툭 튀어나온 모서리가 앞을 가로막는다.
이 부분 위를 더듬어 홀드를 찾아 올라서면 무난히 오를 수 있다.
제2피치는 벙어리 크랙과 슬랩으로 중간의 쌍볼트는 하강용 볼트다.
중간지점에 이 루트의 크럭스가 있다.
이 루트는 선이 아름답고 오르고 나면 조망이 뛰어나 이쁜이로 표현했다고 한다.
□ 가는 길/ 서울에서 간다면 ]이동을 지나서 도평리 삼거리에서 와수리·김화 방면으로 좌회전한다.
삼거리에서 약 25분 가면 와수리에 당도할 수 있다.
의정부, 포천, 신철원을 경유해 와수리로 가거나 베어스타운과 일동, 이동을 지나서 갈 수도 있다.
서울에서 매월산장까지는 2시간30분이 소요된다.
와수리에서 2km쯤 가다가 춘천·육단리(매월대 방향표지판 참조) 방향으로 우회전해 개천을 따라간다.
육단1교를 건너 우회전해 5분쯤 가면 삼거리가 나오는데(정현상회), 이곳에서 좌회전해 도로 끝까지 가면 매월대산장이다.
와수리를 조금 지나면서부터 우측으로 ‘매월대 방향’이라고 적힌 작은 표지판이 설치되어 있다.
매월대산장 앞 공터에 주차하고 좌측으로 바라보면 매월대 암장이 한눈에 들어온다.
암장을 향해서 곧바로 오르면 약 15분이면 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