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당신의 아이는 영재인가 영재 가능성은 30%, 잠재력 키우기에 달렸다 경훈이는 전국 최고의 IQ를 자랑하는 수학영재, 푸름이는 27개월에 글을 배워 8세에 2000권을 읽은 독서왕, 현규는 13세에 대입검정고시 최연소 합격. 높은 지능과 과제집착력, 강한 호기심, 뛰어난 창의성을 지닌 영재들의 참모습김현미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한 때 MBC TV ‘일요일 일요일 밤에’ 프로에 신동들이 출연, 개그맨 김국진과 대결을 벌이는 코너가 화제였다. 국기를 보고 국가와 수도를 척척 알아맞히는 아이, 천자문과 고사성어에 통달했다는 아이, 1000권의 책을 읽고 200여편의 영화와 출연배우를 외우는 아이, 4개국어에 통달했다는 아이, 곤충의 이름은 뭐든지 외운다는 아이가 등장해 자신의 실력을 한껏 자랑했고 보는 사람들 입에서는 절로 감탄사가 나왔다. 그러나 일부 사람들은 방송국의 비교육적인 행위에 분노했다. 당시 출연한 아이들 대부분이 탁월한 암기력을 가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만으로 영재라고 단정지을 수 없다는 것과, 실제 그들에게 영재성이 있다 하더라도 노래자랑하듯 가볍게 어린 아이의 능력을 공개하고 평가하는 것은 결국 아이에게 깊은 상처를 남길 수 있다는 지적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사람들은 신동, 천재, 영재, 수재라고 불리는 ‘특별한 재능’을 지닌 사람들에게 관심이 많다. 애써 ‘별것 아니야’ 하면서도 신문에 두 살짜리가 천자문을 외고, 세 살짜리가 영어를 척척 읽는다는 기사가 눈에 띄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게 보통사람의 심리. 한편으로 과거 이름을 날린 신동들이 성인이 되어 그저 그런 삶을 산다는 소식을 접하면 묘한 위안을 느끼기도 한다. 신동, 천재, 영재 그들은 과연 우리와 다른 사람일까? 푸름이(초등학교 2년)에게는 ‘영재 독서왕’이라는 별명이 붙어 있다. 초등학교 입학 전에 이미 2000여권의 책을 읽어 웬만한 어른보다 언어구사력이 뛰어났고 상당한 지적 수준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독서왕 푸름이
푸름이가 세 살 때는 이런 일도 있었다. 어른들의 대화 도중 ‘미래’라는 단어가 나오자 어린 아들이 그 말뜻을 이해하지 못하리라 생각한 어머니는 “푸름아, 미래가 뭐야?”라고 물었다. 아이가 “미래는 아직 돌아오지 않은 시간을 말해요”라고 대답하기에, “그럼 과거는 뭐야?”라고 물으니 “흘러간 시간을 말해요”라고 했다는 것이다. 세 살짜리의 대답이 너무 기특해 “넌 모르는 것이 없네”라고 했더니 푸름이의 반응은 더욱 진지했다. “저는 아직 모르는 것이 너무 많아요.” “네가 모르는 것이 뭔데?” “엄마, 저는 우주가 언제 팽창했다가 수축할지 아직 그걸 모르겠어요.” 푸름이 아버지 최희수씨(37)와 어머니 신영일씨(35)가 주장하는 최고의 교육법은 ‘말하기’와 ‘책읽기’다. 푸름이가 처음 한글을 배우기 시작한 것이 27개월, 그후 두 달 만에 한글을 깨우치고 30개월부터는 혼자 책을 읽을 수 있는 수준이 됐다. 그 뒤로 다른 아이들이 피아노학원이다 미술학원이다 이것저것 배우느라 바쁘게 돌아다닐 때 푸름이는 유치원에도 가지 않고 모든 에너지를 책읽기에 집중했다. 한 권을 평균 5~6차례 반복해서 읽은 것을 감안하면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 1만 권을 읽은 셈이다. 푸름이 부모는 독서교육을 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아이가 책을 다 읽고 나면 “최푸름 박사님, 강의 좀 부탁드립니다”라고 하면서 책의 내용을 설명하도록 유도했고, 강의를 경청하고 감탄하고 칭찬해 주었다. 이런 기회를 통해 푸름이는 발표력 논리력 분석력을 기를 수 있었다. 푸름이는 책을 그냥 읽는 게 아니라 30분이면 300쪽 분량의 책 한 권을 다 읽는 엄청난 속독능력을 갖고 있다. “푸름이가 다섯 살 무렵, 아내가 뭔가 이상하니 살펴보라고 하는 거예요. 푸름이와 책을 읽다 보면 몇 줄 안 읽었는데도 자꾸 책장을 넘긴다는 거죠. 그래서 아이와 책읽기 시합을 했습니다. 저는 10년 동안 출판사를 경영하면서 책읽기가 몸에 뱄어요. 보통 300쪽 분량의 책을 오전에 한 권, 오후에 한 권, 저녁에 한 권 보니까 상당히 빠른 편이죠. 그런데 다섯 살도 안 된 아이의 속도가 나와 비슷했어요. 그때야 비로소 이 아이가 뭔가 다르다는 것을 알았죠.” 특별히 속독법을 가르쳐준 것도 아닌데 워낙 책을 많이 접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얻어진 속독 능력으로 푸름이는 여유시간이 더 많아졌다. 읽고 싶은 책을 실컷 읽고 나서도 친구들과 축구하고 자전거를 타면서 놀 시간이 충분했다. 탁구선수 출신 엄마를 둔 덕분에 탁구는 코치로부터 선수로 길러보자는 말을 들을 정도로 수준급이다. 집에서만 교육을 받아온 푸름이가 처음으로 정식 영재판별을 받은 것은 초등학교 입학 직전이었다. 98년 1월, CBS영재학술원에서 실시한 지능검사(KEDI-WISC) 결과 푸름이의 IQ는 141(160점 만점). 그 중에서도 특별히 언어능력이 뛰어난 영재라는 판별을 받았다. 만들어진 영재
영재판별검사를 맡았던 CBS영재학술원측은 “푸름이의 지능은 상위 0.5% 수준, 특히 언어성 부분은 상위 0.1%에 해당되는 우수한 영재”라고 평했다. 요즘 푸름이와 초록이(동생·6, 초록이도 형 못지 않은 독서 수준을 갖고 있다)는 유명인사가 됐다. 몇 차례 방송에 출연해 얼굴이 알려진 탓도 있지만, 아버지 최희수씨가 ‘푸름이 이렇게 영재로 키웠다’라는 책을 통해 아이가 태어나기 전부터 부모가 해온 마음의 준비, 태교, 그리고 지금까지의 교육방법을 상세히 소개했기 때문이다. 그냥 ‘타고난 천재’라고 생각했던 사람들도 그 책을 읽은 후에는 새삼 다른 눈으로 푸름이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최희수씨는 평소 “인간은 누구나 영재로 태어난다”는 말을 확신했다. 다만 부모와 주위 사람들이 아이의 영재성을 죽이기 때문에 타고난 재능을 꽃피울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100여권의 육아책을 읽으며 아내와 머리를 맞대고 교육방법을 연구해가며 푸름이를 길렀다. 그는 책에서 푸름이에 대해 이렇게 썼다. “푸름이는 지적인 능력뿐 아니라 성격도 밝고 몸도 건강하다. 영재의 특성이라고 하는 까탈스러움이나 선민의식, 학교교육의 부조화가 나타나지 않는다. 정서적으로도 풍부한 감성을 지니고 있으며 학교공부도 너무 재미있어 한다. 이것은 타고난 영재라기보다는 만들어진 영재이기 때문이다.” 타고난 영재든 만들어진 영재든 푸름이는 또래에 비해 뛰어난 능력을 갖고 있음에 틀림없다. 게다가 많은 영재아동이 초등학교 입학 후 겪게 되는 학교와의 부조화 문제를 훌쩍 뛰어넘었다. 최희수씨는 푸름이가 다른 영재아에 비해 학교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었던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2학년이 된 아이가 어느날 학교에서 돌아오면서 ‘되게 힘드네’라는 말을 했어요. 웬만하면 ‘하기 싫다’ ‘힘들다’라는 식의 부정적인 말을 하지 않는 아이인데 깜짝 놀랐지요. 설명인즉, 수업시간에 교과서 한 페이지를 가지고 두 시간을 읽었다는 겁니다. 선생님은 아이들의 읽기실력을 체크하기 위해 그렇게 하셨겠지만 0.1초면 한 쪽을 다 읽어버리는 푸름이로서는 괴로울 수밖에요. 그런 것을 보면 학교가 푸름이의 영재성을 죽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길게 보았을 때 영재아들은 남보다 몇 년 앞서가는 것보다 이 사회에서 사람들과 어울리며 살아가는 것을 배우는 게 필요합니다. 그래서 푸름이에게 영재교육 이전에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이해하는 마음부터 가르쳤어요. 또 학교 생활에 대한 흥미를 잃을까 봐 집에서는 한글 쓰기, 덧셈 뺄셈, 구구단, 영어 등 기능적인 것들은 가르치지 않았습니다. 어차피 학교에서 배울 거니까 학교교육을 위해 남겨둬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여기까지는 제 생각이 옳았다고 봅니다.” 그러나 모든 영재들이 푸름이처럼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초등학교 입학 후 문제가 드러나거나 이르면 유치원 과정에서부터 또래집단이나 교사와의 관계에서 심각한 부조화로 고통받는 영재들이 많다. 푸름이보다 앞서 세상에 영재성을 드러낸 정경훈군(12)은 분명 불행한 경우에 속했다. 경훈이는 17개월에 숫자의 의미를 알기 시작했고, 두 살 무렵에는 글자가 적힌 그림카드로 혼자서 한글을 읽어내는 원리를 이해하더니 나머지 글자들도 읽기 시작했다. 세 살에는 웬만한 영어를 읽을 수 있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왜’ ‘어떻게’ ‘뭐야’ 하고 묻는 대신 영어사전을 찾아가며 스스로 단어를 읽혔다. 다섯 살 때 어린이 수학교재에 나오는 수박쌓기 문제를 풀면서 미분 방정식을 푸는 데 쓰이는 가우스 공식을 이용하는 것을 보고 어머니 이길순씨는 이대로 방치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우연한 기회에 고(故)정연태 교수(서울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영재 발굴과 교육사업을 펼쳤다)를 알게 돼 다섯 살 경훈이와 동생 지훈이를 테스트했다. 그 결과 경훈이는 그야말로 특별히 튀는 영재였다. 다른 어떤 분야보다도 수학능력이 뛰어나 정 교수 밑에서 곧장 수학속진에 들어갔고 얼마 지나지 않아 중학생 수학영재와 비슷한 수준이 됐다. 93년 여섯 살 때 처음 지능검사를 받은 경훈이의 지적 능력은 놀라웠다. 160점 만점에 157점. 이때부터 경훈이에게는 전국 최고의 IQ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97년 한국교육개발원에서 실시한 수학·과학의 영재성 검사 결과 초등학생용에서는 95점(100점 만점, 평균 25점)을 기록했다. 중학생용 테스트에서도 77점을 받았다. 과학적 창의성은 초·중·고교생을 통틀어 전국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와 함께 공간화· 시각화 능력과 직관적 통찰력, 적용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영재아라는 판정을 받았다고 해서 경훈이가 세상으로부터 이해를 받은 것은 아니었다. 네 살 때 유치원에 들어간 이후 경훈이의 단체생활은 문제의 연속이었다. 영재아들의 특징 중 하나가 흥미를 느끼는 일에는 엄청나게 집중한다는 것이다. 경훈이도 일단 블록쌓기를 시작하면 자신이 원하는 형태가 만들어질 때까지 몇 시간이고 일어날 줄 몰랐다. 그러다 친구들로부터 방해를 받으면 몹시 화를 냈고 그런 경훈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아이들과 싸우는 일이 잦아지면서 마음에 상처를 입고 좌절감을 맛보아야 했다. 또래들을 사귀고 단체생활도 익히라는 뜻에서 보낸 유치원이 오히려 경훈이에게는 고립감만 안겨 주었다. 견디기 어려운 학교
초등학교에 진학한 뒤로는 더욱 힘들었다. 부적응 문제로 경훈이는 두 번이나 전학했다. 일단 또래들과 학습진도가 맞지를 않았다. 다른 아이들이 덧셈 뺄셈, 곱셉 나눗셈을 배울 때 경훈이는 혼자서 복잡한 방정식을 풀며 수업중에 딴짓만 했고 엉뚱한 질문을 하거나 친구들과 싸우는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을 드러냈다. 교사들도 이런 경훈이를 탐탁지 않게 생각했다. 경훈이의 지능이 높다고 해서 학교성적이 반드시 우수한 것도 아니었다. 3학년 때는 체육 양, 도덕과 음악은 미를 받았고, 3·4학년 연이어 수를 받은 것은 수학밖에 없었다. 게다가 행동발달 사항에는 ‘사교성과 끈기가 부족하다’든가 ‘질서를 잘 지키고 맡은 일을 잘 하나 가끔 자제력을 잃음’ 등의 지적도 있었다. 아침마다 학교에 가기 싫어하는 아이를 전쟁을 치르듯 보내던 이길순씨는 담임교사로부터 “다른 아이 60명을 지도하는 것보다 경훈이 한 명 가르치는 게 훨씬 힘이 들고 어려워서 못 가르치겠다”는 말을 듣고 경훈이가 3학년이 되자 서울생활을 포기하고 고향 구례로 내려갔다. 어머니 이길순씨는 ‘보통엄마의 천재아들 이야기’ 서문에 부모의 괴로운 심정을 이렇게 밝혔다. “아이가 영재라는 사실에 대한 기쁨은 잠깐, 그보다 훨씬 많은 시름과 절망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 유치원에서 학교에서 내 아이는 문제아가 됐고, 선생님은 이런 아이는 도저히 가르칠 수도 없고 가르치고 싶지도 않다고 노골적으로 말했다. 얼마나 엄마가 극성을 부렸으면 이제 여섯 살 난 꼬마가 영어를 읽고 복잡한 방정식을 풀까 하는 경멸어린 눈초리를 받아본 적도 많다. 처음에는 주변 사람들에게 이야기했다. 우리 아이가 조금 다른 것 같다고. 그러나 그들은 맹목적인 모정으로 가득한 엄마의 과장으로밖에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땅에서는 영재로 태어난 것이 형벌이구나 하는 생각에 속이 상해 아이가 보지 않는 곳에서 눈물을 흘린 적도 많았다.” 올해 경훈이는 중학교에 진학할 나이가 됐지만 더 이상 학교를 다니지 않는다. 지금은 매일 한국영재연구원에 나가 검정고시를 준비하고 수학·과학·천문학 등을 공부하고 있다. 어린 경훈이가 6년 동안 경험한 학교라는 세상은 ‘특별한 아이’에게 호의적이지 않았다. 그래서 지금 경훈이가 선택할 수 있는 미래란, 과학고등학교에 진학하거나 유학을 떠나는 것뿐이다. 99년 대입검정고시에서 최연소 합격자로 이름이 알려진 김현규군(13)도 학교에서 영재아가 겪게 되는 좌절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케이스. IQ 157로 알려진 현규는 세 살 때부터 정연태 교수 밑에서 영재교육을 받았다. 96년 월반이 법적으로 허용되자 4학년에서 6학년으로 올라간 현규는 그때부터 급우들로부터 집단 따돌림을 당하기 시작했다. 형이나 누나들이 놀아주지 않는 것은 물론, 때리고 괴롭히는 일이 잦아지면서 학교생활을 견딜 수 없었던 현규는 초등학교 졸업 후 중학 진학을 포기했다. 그리고 1년 2개월 만에 고입·대입검정고시를 통과, 올해 ‘최연소 서울대 입학 기록’을 세우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현규가 대입검정고시 최연소 합격에 이어 최연소 서울대 입학 기록까지 세울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그런 현규를 바라보는 심정은 착잡하기만 하다. 이 땅에서 현규와 같은 영재들이 설 자리는 어디인가. “똑똑해서 걱정이 많으시겠네요”
최근 영재판별을 위해 한국교육개발원을 찾아온 정민이(가명)는 지루한 학교생활을 견디지 못하고 무의미한 나날을 보내다가 학교를 포기했다. 그나마 아이의 특성을 이해한 부모가 자퇴를 시킨 후 자연을 벗삼아 여행을 다니도록 배려한 것이 다행이었다. 산으로 절로 2년을 방황하던 아이는 그래도 고등학교는 가야 할 것 같다며 다시 세상으로 돌아와 과학고등학교의 문을 두드렸다. 학교측은 입학조건으로 공인된 기관에서 실시한 영재판별결과를 요구했고, 정민이는 개발원에서 수학·과학 창의적 문제해결능력 테스트를 받았다. “정민이의 경우 이 두 검사에서 모두 98%의 성취를 보였는데 현재 과학고의 재학생들보다도 뛰어납니다. 이런 아이는 굳이 학교에 다닐 이유가 없어요. 능력이 이미 학교에서 배우는 수준을 넘어섰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정민이에게 맞는 교육을 받을 기회가 없고, 그렇다면 거리에서 방황하는 것보다 학교를 다니는 게 낫다고 판단한 거지요.” 교육개발원의 조석희 박사(영재교육연구팀장)는 영재교육을 ‘선택받은 아이들을 위한 교육’이라고 생각하는 것부터 달라져야 한다고 말한다. “영재교육을 한다고 하면 안 그래도 똑똑한 아이들을 더 특별하게 만들자는 것이냐고 거부감을 갖는 분들이 있어요. 그러나 너무 똑똑해서 괴로운 삶을 살아가야 하는 아이들은 어떻게 합니까. 지금 우리의 교육은 그 아이들의 잠재능력을 키워주는 것은 고사하고 학교와 집을 뛰쳐나가게 만들고 있어요. 초등학교까지는 어떻게라도 견뎌낸 아이들이 중학교에 가서는 아예 공부를 포기하고 자기가 흥미를 느끼는 분야에 빠져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면 학교에서는 잠만 자고 집에 와서 밤새 추리소설을 쓴다거나 컴퓨터 게임을 하면서 삶의 지루함을 달래는 겁니다. 학교성적도 떨어지겠지요. 더 나쁜 상황은 범죄 세계로 빠지는 겁니다. 어머니들이 찾아와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고 울고불고 매달리는 모습을 보는 것도 10년이 넘었습니다. 이런 아이들도 행복하게 학교를 다닐 권리가 있어요.” 현장에서 영재를 가르쳐온 교사들의 모임 영재교육연구회가 펴낸 ‘당신의 자녀를 영재로 키워라’를 보면 모차르트와 그의 재능을 시기했던 살리에리를 예로 들어 영재교육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영재교육은 살리에리를 모차르트가 되게 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공존하며 최고의 모차르트, 최고의 살리에리가 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영재교육을 받으면 살리에리가 모차르트가 될 수 있다고 믿는 것은 천부의 재능이 주는 감동에 둔감한 범인(凡人)들의 희망사항일 뿐이다. 영재교육은 우선 그들끼리 부딪치며 자극받고 충격받는 기회를 주는 것으로부터 출발한다. 그렇게 출발하면서 자신의 가치를 발휘할 자리를 찾아가도록 하는 것이다.” 남들은 “어떻게 키웠기에 그렇게 똑똑하냐”고 부러워하지만 막상 영재아를 둔 부모는 걱정이 태산 같다. 세계에서 지능지수가 가장 높아 기네스북에 올랐던 천재소년 김웅용처럼 실패한 천재로 기억될까 봐 불안해한다. 조석희 박사는 이런 문제 때문에 영재로 판별됐다 하더라도 보통 아이로 키우고 싶어하는 부모들이 의외로 많다고 한다. “영재들간에도 최고와 최저는 하늘과 땅만큼 차이가 납니다. 무한대의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영재가 있는가 하면, 평범한 수준을 약간 웃도는 영재도 있습니다. 부모들이 바라는 것은 공부 좀 잘해서 명문대학에 진학하고 좋은 직업을 갖는 자녀입니다. 이런 부모를 만족시켜 주는 것은 IQ 120~130 정도의 영재로 정규교육과정보다는 ‘조금’ 앞서 나가는 수준의 아이들입니다. 학교적응력도 뛰어나 성적은 항상 1~2등을 하면서 교사, 또래집단, 부모의 인정을 두루 받는 모범생들이지요. 문제는 너무 뛰어난 아이들입니다. IQ 150~160 수준이 되면 저는 부모에게 ‘걱정이 많으시겠네요’라는 말부터 합니다. 이런 아이들은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지요.” 아이는 부모의 뜻대로 자라주지 않는다. 유별나게 굴어봤자 사회에서 왕따만 당한다는 판단으로, 부모가 아이에게 아무것도 가르치지 않고 내버려둔다 해서 영재가 보통아이가 되는 것도 아니다. 영재성은 선택되는 것이 아니며, 지능은 70%가 타고난다. 내버려두면 부모가 원하는 보통사람으로 자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자신의 능력을 쓸데없는 일에 소진해버리는 실패한 영재가 될 가능성이 더 높다. “공부 못하는 영재도 있나요?”
“우리 애는 머리는 좋은 것 같은데 공부를 안 해요.” 학교성적이 부진한 자녀를 둔 어머니의 입에서 한탄스럽게 흘러나오는 말이다. 아이는 부모와 교사로부터 “조금만 더 노력하면 잘할 수 있을 텐데…”라는 격려를 받기도 하고 “말은 그렇게 잘 하면서 왜 글쓰기를 싫어하니?”라는 질책을 듣기도 한다. 그러나 머리가 좋다고 생각하는 것도 막연한 추측일 뿐 정확한 판별을 받지 않고서는 알 수가 없으며 때로는 영원히 무관심 속에 묻혀버리기도 한다. 보통 영재란 학업성적과 지적인 수행수준이 높은 아동을 가리킨다. 이처럼 우수한 아이들은 별도의 영재교육을 받거나 월반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영재성 검사를 받을 기회라도 갖지만, 성적부진아가 교사나 부모로부터 특별한 관심을 받기란 상대적으로 어렵다. 오히려 이런 아이들의 잠재력이 발견되는 것은 뜻밖에도 문제아 상담소나 정신과 병원일 가능성이 높다. 민족사관고등학교에 다니는 장현민군의 중학교 성적은 중간 이하, 초등학교 때부터 수업시간에 잠만 자는 이상한 아이였고, 팔에 힘이 없어 글씨를 쓰지 못하는 지경이 되자 소아정신과를 찾았다. 여기서 뜻밖에 “천재성이 있으니 영재교육을 받게 하라”는 말을 듣고 장군의 부모는 한국교육개발원의 조석희 박사를 찾았다. 장군은 수학·과학 창의적 문제 해결력 조사에서 전국 중학생 중 상위 2%라는 판정을 받았고 학교성적에 관계없이 장군의 가능성을 높이 산 학교측의 배려로 민족사관고에 입학했다. 조박사는 적절한 교육환경을 만나지 못해 사장되는 영재들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했다. “학생들의 지능검사결과를 보고 놀라는 교사들이 있습니다. 이 아이는 머리가 이렇게 좋은데 왜 공부를 못 하느냐는 것이죠. 혹시 검사가 잘못된 것 아니냐고 말하는데, 머리가 좋다고 해서 뭐든지 저절로 잘하리라 기대하는 어른들의 생각이 잘못된 거죠.” ‘학습부진 영재아동’을 연구한 김동일 교수(인천교육대학·교육학과)는 “영재성이 있는데도 학업성취가 기대 이하거나 평범함에 가려져 있는 아이들이 의외로 많다”고 설명했다. 실제 영재성을 지닌 아이 중 30~40%가 부분적으로 학습장애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학교에서 문제행동을 일으켜 상담소에 찾아오는 아이들을 분류해 보면 의외로 영재성을 갖고 있는 문제아가 많습니다. 저학년 아이들에게서 나타나는 유형 중에는 수업 중 갑자기 소리를 지르고 옆의 아이를 때리거나 할퀴면서 한번 뒤집어지면 몇 시간씩 수업을 진행할 수 없도록 행동하는 아이가 있습니다. 그런데 지능검사를 하면 130점 이상이 나오는 겁니다. 반대로 늘 백일몽 상태의 무기력한 아이도 있고, 너무 아는 것이 많아서 교사의 말꼬리를 잡고 늘어지면서 버릇없이 굴어 미움을 사는 아이도 있습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지능에 비해 학업성취가 매우 낮다는 겁니다.” 김동일 교수는 이처럼 교육의 사각지대에 있는 아이들이 적절한 관심과 지도를 받지 못하면 결국 에디슨처럼 학교를 떠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또 그중에는 지능검사로도 발견되지 않는 ‘숨겨진 영재들’도 있다. 김연구소의 김명환 소장는 “막상 지능이 높다고 판명된 아이들도 영재교육 프로그램에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상당수”라고 말한다. 이는 역으로 지능검사로도 판별되지 않는 영재들이 있다는 이야기도 된다. 김소장은 “지능검사는 매우 제한적인 판별기능을 갖고 있기 때문에 검사보다는 부모와 교사의 지속적인 관찰로 아이의 영재성을 확인해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진짜 영재, 가짜 영재
숨겨진 영재들까지 포함한다면 우리가 알고 있는 영재의 정의는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다. 김동일 교수는 우리 사회에서 영재는 화석화된 존재라고 말한다. 즉 자신이나 가족과는 관계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교사들도 에디슨처럼 학습장애가 있는 영재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은 있어도, 그 아이가 자신이 맡고 있는 반에 존재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많은 영재들이 무관심 속에 영재성을 잃어간다. 흔히 영재를 판별할 때 지능검사 결과를 놓고 상위 1%, 3%, 좀더 엄격하게 0.01% 등을 기준으로 진짜 영재냐 아니냐를 말하곤 한다. 그러나 이런 기준은 마치 IQ가 130점이면 영재이고 129점이면 영재가 아닌 것이 되는, 불합리한 요소가 많아 최근에는 영재판별시 지능지수는 참고로 하고 오히려 다른 검사들을 통해 드러나는 창의성 능력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20세기 초반까지는 영재란 당연히 지능이나 학업성적이 우수한 아동이었다(IQ 125~135, 혹은 상위 1~2%). 그러나 1950년대 이후에는 지능이나 학력 이외에 다양한 분야에서 우수한 능력을 가진 아동들도 모두 영재로 분류하게 됐다. 1972년 미국 교육부는 일반지능, 학문적 적성, 창의적이고 생산적인 사고력, 지도력, 시각과 무대예술능력, 운동능력 등 6가지 분야에서 능력을 나타내는 아동을 영재라고 정의했다. 즉 일반지능을 기준으로 영재를 정의하던 입장에서 지능 이외에 다양한 능력을 가진 아동으로 개념을 확대한 것이다(이해명, ‘영재아의 이해와 지도방법’). 실제 소질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또래집단 중 30%까지 영재라는 주장도 있다. 이런 개념에서 볼 때 중요한 것은 진짜 영재냐 아니냐의 판별이 아니라, 각자의 재능을 어떻게 극대화시킬 수 있는 교육환경을 조성해 주느냐이다. 이해명 교수(단국대·특수교육)는 “능력이 있는 아동이 모두 영재가 되지는 않는다. 타고난 능력이 업적으로 성취되기 위해서는 본인의 능력 이외에 인성적 요인과 환경 및 운도 따라야 한다. 다시 말해 타고난 능력과 인성, 환경이 골고루 갖춰졌을 때 진정한 의미의 영재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국에서 영재로 살아간다는 것은 타고난 능력을 극대화하기는커녕 조금씩 상실해가면서 평균적인 사람으로 변해가는 과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왜 자꾸 평범해지나
“우리 큰애는 학교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아주 재미있는 아이였다. 잠자기가 싫을 만큼 사는 것을 너무나 재미있어 했다. 저녁이면 자고 싶어하는 어른들의 눈을 벌려서 뜨게 할 정도로. 아이에게 세상은 호기심 덩어리였고 너무나 웃고 다녀서 별명이 ‘과웃음’이었다. … 아이는 출생 1년 10개월쯤에서 2년 1개월 쯤에 외는 능력이 절정이었던 것 같다. 그때는 아이 머리가 거의 공테이프에 녹음하는 수준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집에 놀러온 아동발달학자나 소아정신과 의사 등이 영재일 확률이 높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이 아이를 어떻게 영재로 키울 것이냐보다는 어떻게 정상적으로 키울 것인가가 더 걱정이었다. …이런 아이가 학교를 가면 펄펄 날겠다고 사람들은 부러워했다. 그러나 아이는 초등학교에 들어가서 아무런 특색 없고 다만 지루한 교과과정을 별로 뛰어나지 않게 따라가고 있을 뿐이었다. 호기심 많고 관찰력과 언어표현이 뛰어났던 아이는 점점 재미 없고 풀기 없는 아이가 되어가고 있었다. …이렇게 초등학교는 적당히 놀면서 다녔고 중학교에 가면서 알 것은 알았는지 학교 성적은 우수한 아이가 됐다. ‘무자비하게’ 객관식선다형 문제를 잘 맞혀서 무자비라는 별명을 얻었고 그래서 애칭이 ‘자비’인 큰애의 중·고등학교 생활은 행복한 것도 불행한 것도 아니었다. …이 무렵 아이의 지적 호기심은 방만하고 때로는 날카로웠다. 그러나 이러한 지적 호기심은 제대로 발휘될 수 없었다. 학교에서는 수업시간에 이상한 질문이나 하는 아이로 찍혔고 지적 호기심을 키우기는커녕 발설하는 일도 자제해야 했다. 운동장에 나가서 뛰기도 전에 파울선언을 당하는 운동선수 꼴이었다. ‘공부는 잘 하고 생각은 바르지 못한(담임선생님 표현을 빌리면 늘 부정적으로만 생각하는)’ 아이에게 교육환경은 결코 자비롭지 않았다.” 조은 교수(동덕여대·사회학과)는 ‘사회학자가 쓰는 우리교육·우리 아이들’이라는 책에서 어려서는 세상이 재미있기만 했던 아들이 지루한 중·고등학교 시절을 보내고 대학에 진학하기까지의 과정을 담담하게 적었다. 그리고 ‘보통 아이를 천재로 키우는 비법’이 판치는 세상에서 영재가 영재로, 아니 영재가 문제아가 아니라 보통아이로 자라기도 어려운 것이 우리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장난감 대신 계산기를 갖고 놀고, 계량기가 돌아가는 것을 보며 변화하는 숫자에 큰 관심을 보였던 성은이(가명·초등학교 6년)는 세 살 반 때 어머니의 손에 이끌려 CBS영재학술원에서 테스트를 받았다. 성은이는 상위 1%에 속하는 영재아였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성은이는 10년 가까이 영재교육을 받고 있다. 그러나 성은이 어머니는 학교를 다니면서 아이가 조금씩 평범해져 간다고 느낀다. “요즘 아이들은 왕따당하는 것을 가장 두려워합니다. 그래서 저학년 때는 눈치 없이 몇 번 튀었던 영재아들도 따돌림을 당한 뒤로는 튀는 행동을 하지 않습니다. 선생님의 질문에 나서서 대답하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묻고 싶은 것이 있어도 하지 않는답니다. 그러니 월반은 생각도 못하죠. 요즘에는 토요일마다 받는 영재교육도 다니고 싶지 않다는 말을 종종 해요. 그 시간에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지 못한다는 것이죠.” 성은이는 영재교육 외에도 영어, 수학, 첼로(요즘은 시간이 너무 없어 쉬고 있다)를 따로 배운다. 특히 경시대회용으로 수학과외를 시작했다. 8월 한 달 동안 영진이가 참가하는 경시대회는 4개(수학2, 영어, 컴퓨터)나 된다. 모두 예선을 통과하고 본선을 준비중이다. 요즘 웬만큼 공부한다는 아이들 사이에서는 경시대회가 최대 관심사다. 경시대회에 입상하면 상급학교 진학시 가산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려면 아무래도 문제풀이 위주로 훈련해주는 학원으로 가는 게 유리하다. 사고력과 창의력 중심의 영재교육 프로그램은 뒷전이다. 내신 1등급과 경시대회 입상에 목을 매면서 영재아들의 반짝거리던 눈빛도 조금씩 사그라진다. 성은이 어머니는 그렇게 아이들이 세상과 타협하는 법을 배우는 것 같다고 말한다. 누구나 영재 될 기회는 있다
한국영재학회가 마련한 ‘영재교육 활성화 정책방안’에서 지식기반 사회는 ‘창의적 영재성’을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여기서 창의적 영재성이란 ‘없던 문제를 없던 방법으로 없던 답을 찾아내는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런 창의성을 길러주는 영재교육에 대해 “소수 엘리트를 대상으로 단편적 지식과 기능습득에 초점을 둔 폐쇄적·획일적 시스템의 영재교육이 아니라,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창의적 문제해결력을 신장시키는 과정에 발굴된 각 분야의 특수 재능아를, 창조적 생산성을 갖춘 지도자로 길러내는 열린 영재교육”이라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우리의 영재교육이 발굴된 소수를 대상으로 했다면 앞으로는 잠재력이 있는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을 해야 한다는 방향을 제시한 것이다. 또 지금까지는 영재냐 아니냐를 가리는 것에 치중했다면 앞으로는 영재성을 계발하는 쪽에 무게중심을 두겠다는 계획도 마련해 놓고 있다. 문제는 영재교육시스템. 현재 2년째 국회에서 통과만을 기다리고 있는 ‘영재교육진흥법’은 이와 같은 영재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바탕으로,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에 영재교육진흥위원회를 두고, 영재학교 영재학급 및 영재교육원을 설립 혹은 설치할 수 있으며, 영재교육대상자가 영재교육을 받은 경우 정규 교육과정을 이수한 것으로 인정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제는 영재교육을 개인에게 전가하지 않고 국가적인 차원에서 관리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다섯 살 때 TV에 출연, 구구단을 외고 지하철 역이름을 줄줄 외면서 세상에 알려졌던 신석우군(21· 서울대)은 정연태 교수의 눈에 띄어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체계적인 교육을 받은 영재 1호다. 초등학교도 들어가기 전에 이미 중학교 과정의 수학을 속진할 정도로 뛰어난 수학영재였던 신군은 과학고에 진학, 고2 때인 95년에는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서 국내 참가자 중 최초로 만점을 기록하며 세계무대에서도 영재성을 입증받았다. 또 현재 대학에서도 수학을 전공중이어서 가장 바람직한 영재교육의 사례로 이야기되곤 한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는 아직까지도 신군처럼 자신의 재능을 꽃피울 기회를 얻는 것은 행운에 속한다. 여전히 사회의 인식부족이나 경제적인 이유로 자신의 영재성을 확인도 해보지 못한 채 평범 속으로 사라지는 아이들이 맣다. 조석희 박사는 영재교육의 필요성을 질병 치료에 비유했다. “몸이 아프면 의사를 찾아가서 원인이 무엇인지 안 후에 치료를 합니다. 영재성도 빨리 판별해서 그 아이 수준에 맞는 교육을 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판별을 받지 않고 묻어둔다고 아이의 능력이 사라지는 것도 아닙니다. 아이는 계속 괴로운 상태에서 방치될 수밖에 없는 것이죠. 우리가 영재교육을 하는 목적은, 바로 그 괴로운 아이를 조금이라도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하자는 데서 출발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