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베스기도 7일 - 고통의 이름을 넘어, 하나님의 손을 붙들다
성경에는 이름만 잠깐 등장하고 지나가는 인물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짧은 기록 속에서도 깊은 메시지를 남기는 사람이 있다.
역대상 4장 9–10절에 등장하는 야베스가 바로 그런 인물이다.
그는 단 두 절로 자신의 삶이 소개되지만,
그 짧은 기록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깊은 울림을 준다.
야베스라는 이름의 뜻은 “고통” 또는 “슬픔”이다.
그의 어머니는 출산의 아픔을 기억하며 그 이름을 붙였다.
말하자면 그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고통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인생을 시작한 사람이다.
이름은 한 사람의 정체성을 상징하기도 한다.
그래서 그의 인생이 고통과 슬픔으로 채워질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성경은 예상과 전혀 다른 평가를 남긴다.
“야베스는 그의 형제보다 존귀한 자라.”
고통의 이름이 그의 인생을 결정하지 못했다.
그의 삶을 규정한 것은 이름이 아니라 하나님께 드린 기도였다.
그는 하나님께 간절히 부르짖었다.
“주께서 내게 복에 복을 더하사 나의 지경을 넓히시고,
주의 손으로 나를 도우사 환난에서 벗어나 근심이 없게 하옵소서.”
그리고 성경은 조용하지만 강력한 한 문장을 덧붙인다.
“하나님이 그가 구하는 것을 허락하셨더라.”
이 기도에서 특히 마음에 남는 표현은 “주의 손으로 나를 도우사”라는 부분이다.
야베스는 자신의 한계를 분명히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단지 더 많은 복이나 더 넓은 영역만을 구하지 않았다.
그 모든 것 위에 하나님의 손이 함께하기를 구했다.
하나님의 도우심이 없다면 그 어떤 성공도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성경은 다른 곳에서도 같은 원리를 보여 준다.
사도행전 11장 21절은 초대교회의 놀라운 부흥을 이렇게 설명한다.
“주의 손이 그들과 함께 하시매 수많은 사람들이 믿고 주께 돌아오더라.”
초대교회가 성장한 이유는 뛰어난 전략이나 조직 때문이 아니었다.
복음을 전하던 평범한 사람들 위에 하나님의 손이 함께했기 때문이다.
우리 역시 살아가면서 자주 한계를 느낀다.
능력이 부족하다고 느끼고, 상황은 쉽게 바뀌지 않으며, 노력해도 결과가 보이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럴 때 우리는 종종 두 가지 선택을 한다.
포기하거나, 혹은 적당한 선에서 타협하는 것이다.
그러나 야베스는 다른 길을 선택했다.
현실을 외면하지 않았지만, 그 현실 위에 하나님의 손을 구했다.
나 역시 사역의 현장에서 그 사실을 경험한 적이 있다.
미국 뉴저지에서 청년 사역을 하던 시절, 열두 명의 고등학생과 함께 여름 동안 청소년 전도 사역을 계획했다.
뉴욕 롱아일랜드 외곽 지역에서 6주 동안 복음을 전하자는 계획이었다.
아침에는 야외 성경공부, 오후에는 해변 전도, 저녁에는 지역 교회와 연합 집회를 준비했다.
그러나 준비를 시작할수록 부담이 커졌다.
전문가조차도 “열세 명 정도만 모여도 성공”이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 마음에는 이상하게도 더 큰 믿음이 있었다.
우리는 함께 기도하기 시작했다.
“주님, 우리의 능력으로는 할 수 없다.
그러나 주님의 영광을 위해 우리의 계산을 넘어서는 일을 보여 주십시오.”
그 기도 이후 예상하지 못한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첫 주부터 수많은 청소년들이 모여들었고, 예배당 좌석이 부족할 정도였다.
해변 전도에서도 아이들과 부모들이 모여들었고, 그 자리에서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영접했다.
6주가 끝났을 때 약 1,200명의 새신자가 복음을 듣고 교회 공동체 안으로 연결되었다.
그 일을 경험하면서 한 가지 사실을 분명히 알게 되었다.
이것은 사람의 능력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일이었다.
거기에는 분명히 “주의 손”이 함께하고 있었다.
역대하 16장 9절은 이렇게 말한다.
“여호와의 눈은 온 땅을 두루 감찰하사 전심으로 자기에게 향하는 자를 위하여 능력을 베푸시나니.”
하나님은 특별한 능력을 가진 사람만을 찾지 않는다.
하나님이 찾으시는 것은 전심으로 그분을 향한 마음이다.
환경이나 조건, 능력의 크기는 하나님께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야베스는 고통의 이름을 가진 사람이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이름보다 하나님의 손을 더 신뢰했다.
열두 명의 학생들도 마찬가지였다.
“우리가 할 수 있는 만큼만 하자”라고 말하지 않고, “하나님이 하실 일을 기대하자”라고 기도했다.
그 전심 위에 하나님은 당신의 능력을 더하셨다.
어쩌면 지금 우리 앞에도 불가능해 보이는 문제가 놓여 있을지 모른다.
가족의 구원일 수도 있고, 교회의 부흥일 수도 있으며, 오랫동안 변하지 않는 삶의 문제일 수도 있다.
우리는 쉽게 한계를 긋고 “여기까지가 내 능력”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성경은 다른 가능성을 보여 준다.
하나님의 손이 함께하시면 우리의 한계는 더 이상 끝이 아니라 시작이 된다.
오늘 조용히 이렇게 기도해 보면 좋겠다.
“주님, 제 삶에 복에 복을 더하시고, 제 삶의 지경을 넓혀 주십시오.
무엇보다 주의 손이 저와 함께하시어 제가 환난을 벗어나 근심이 없게 하옵소서.”
하나님은 지금도 온 땅을 두루 살피시며 전심으로 그분을 향한 사람을 찾고 계신다.
그리고 그 사람을 통해 당신의 능력을 나타내신다.
어쩌면 오늘 그 부르심 앞에 “제가 그 사람입니다”라고 응답하는 한 사람이 바로 우리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