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을 벗어 주님을 높일 때 (계 4:9–11)
요한계시록 4장에는 하늘 보좌 앞에서 드려지는 장엄한 예배의 장면이 펼쳐집니다. 그 가운데 우리의 시선을 사로잡는 장면은 이십사 장로들이 보좌에 앉으신 이 앞에 엎드려 자신들의 관을 보좌 앞에 내려놓는 모습입니다(계 4:10).
그들이 쓴 관은 쉽게 얻어진 것이 아니었습니다. 치열한 영적 전투를 이겨낸 승리의 상징이었고, 눈물과 땀으로 감당한 수고의 열매였습니다. 마땅히 누려도 될 영광의 면류관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주저하지 않고 그 관을 벗어 보좌 앞에 내려놓았습니다. 영광의 진짜 주인이 누구인지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MD 사역은 사람을 세우는 사역입니다. 낙심한 영혼을 찾아가 위로하고, 닫힌 마음을 열어 복음을 전하며, 한 사람을 그리스도의 참된 제자로 세워가는 숭고한 부르심입니다. 사역의 현장에서 잃어버린 영혼이 돌아오고 제자가 세워지는 열매를 볼 때, 우리의 마음은 감격으로 가득 찹니다.
하지만 바로 그 순간이 사역자에게 가장 은밀한 유혹이 찾아오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성취와 열매가 보이기 시작할 때,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하나님보다 자신을 바라보게 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이 이루신 일을 내 능력과 경험의 결과로 여기며, 어느새 그것을 ‘나의 관’으로 삼아 머리에 쓰려는 마음이 생기기 쉽습니다.
기억해야 합니다. 참된 제자는 열매보다 하나님을 자랑하며, 성과보다 하나님 나라를 기뻐하는 사람입니다. 우리 손에는 저마다 보이지 않는 관들이 있습니다. 직분의 관, 성취의 관, 인정의 관이 있습니다. 그러나 관을 붙들수록 사역의 중심은 하나님이 아니라 나 자신이 되기 쉽습니다.
관을 내려놓는 것은 패배가 아닙니다. 그것은 내 사역의 주권과 영광을 진짜 주인이신 하나님께 다시 돌려드리는 가장 거룩한 예배입니다. 우리가 성과와 인정이라는 관을 보좌 앞에 내려놓을 때, 비로소 내 힘이 아닌 하나님의 능력이 역사하기 시작합니다.
하나님은 자신의 영광을 가로채지 않는 겸손한 제자, 모든 은혜를 하나님께 돌려드리는 순전한 사역자를 통해 더 크고 위대한 일을 이루십니다.
MD 사역자, 제자의 삶은 관을 얻기 위해 달리는 삶이 아닙니다. 하나님께 받은 관을 다시 돌려드리는 삶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