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발표 작품인데... 되새김질하듯 되물어보는 ... 그 때와 지금은 똑 같은가?... 나도 같은가?>
도살장으로 가는 소
김명옥
도살장으로 가는 소 한 마리가
좁은 트럭 위, 엉덩이를 쇠창살에 기대고 서서
간밤에 먹었던 음식을 모두 비우기 위해 되새김질을 한다.
가끔, 튼실한 한쪽 다리를 들어올린다거나,
꼬리로 소똥이 엉겨 붙은 엉덩이를 때린다거나,
코뚜레로 넓어진 코를 핥거나 할 때도,
되새김질을 멈추지 않았다.
쇠창살 너머로 두 눈이 나와 마주쳤지만,
아무렇지도 않다며, 괜찮다며, 그저 되새김질만 한다.
무엇을 비울까를 되새김질하는 나에게
아무렇지도 않다며, 괜찮다며, 그저 되새김질만 한다.
첫댓글 크다란 두눈에 눈물이 가득 고여있을 <도살장으로 가는 소>는 죽엄을 예감하는듯 슬픈 눈이 되어 있지요. 좋은 시 잘 감상합니다.
와우 이미지가 선명합니다.// 감사합니다.// 그렇게 무덤덤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감상 잘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