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아, 나이야 가라
-나이아가라 폭포에 세월과 나이를
실안개 비를 풀어 샤워하며
세월도 묻고 나이도 잊고
햇살이 온 누리에 곱게 내려도
폭포 앞은 항상 젖어 오네
용케도 운수가 좋은 날은
오색 무지개를 휘감는 행운도
새벽녘 잠을 깨운 괴성은
분명 천둥소리가 틀림없다
폭포의 위압감에 비해
우리 인간의 소소한 미미함
자연의 무한한 신비로움에
물 천둥소리에 빨려들 듯
디딘 땅이 함몰돼버릴 듯
곁에 서서 훔쳐보기만 해도
온몸이 확확 달아오른다
그대에 대한 경이로움은
눈보다 귀가 먼저 반응한다
7만여 개의 트럼펫을
동시에 불어대는 사운드 뮤직
거대한 고성능 스피커 덩치를
빼곡하게 둘러싼 댄스홀
강렬한 리듬의 오케스트라 선율
천둥과 물방울이 템포에 맞춰
섞일 때 몸과 마음도 감전되고
폭포는 클라이맥스에 오른다
폭포의 물줄기, 힘차게 솟구치리
폭포의 상류는 이 세상에서
가장 난폭한 6급의 급류 코스
염소 섬을 기준점으로 가름해
미국령 브라이달 베일 폭포는
신부의 면사포처럼 우아하고
캐나다령 장대한 말발굽 폭포
원주민의 말로는 천둥 치는 물
높이 50여m에 총 너비 1km
수량의 90%가 캐나다 폭포
때로는 무지개까지 피어올라
환상의 동화 속 풍경을 연출
이구아수, 빅토리아 폭포와
나이아가라는 세계 3대 폭포
밤마다 폭포 위엔 조명 쇼가
클리프턴 언덕 위의 카지노는
네온사인에 온종일 휘청거린다
폭포 소리의 유혹에 이끌려
안으로만 점점 빨려 들어가고
폭포의 속살을 탐닉하기 위해
승강기를 타고 폭포수 위부터
나무 드럼통 따라 폭포 이래로
뛰어내려야만 했던 여인도 있지
안개 속 아가씨 호에 몸을 묻고
신혼 밤은 나이아가라 폭포에서
푸른 치마 속으로 쏙 빠져든다
폭포여 세월아 나이야 함께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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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아, 나이야 가라 -나이아가라 폭포에 세월과 나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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