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살리기 사업으로 발굴 조사 중인 낙동강 권역
양산 증산리 일원(4대강 사업 6공구)에서 문화재로 가치가 높은 고려시대의 건물터와 조선시대 제방 등이 발굴됐다. 발굴 지역은 양산시 물금리와 증산리 일원으로
하천 둔치에 생태공원과
산책로 등 주민 편의시설 조성 예정지여서 없어질 위기에 처했다.
동아세아문화재연구원이 지난 9월 28일부터 발굴 중인 증산리 유물 산포지 1구간에서는 제Ⅰ기(나말려초), 제Ⅱ기(고려시대), 제Ⅲ기(조선 전기)에 해당하는 문화층이 조사됐다. 제Ⅰ기 문화층에서는 건물지, 경작 유구가 발견됐으며
주름무늬 토기편, 도기편, 해무리굽 청자편 등이 출토됐다. 제Ⅱ기 문화층에서는 건물지, 수혈 등이 발견됐으며 도기편, 청자편, 기와편 등이 출토됐다. 제Ⅲ기 문화층에서는 경작 유구, 토석 혼축(土石混築) 제방 등이 확인됐으며 인화문 분청사기편, '長'자명 및 '長'자 묵서명 분청사기 발편 등이 출토됐다.
이번 발굴은 고문헌과 고지도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제방과 일치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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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살리기' 사업에 따라 조사가 이뤄지고 있는 양산 증산리 일대에서 조선시대 제방이 발굴됐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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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방은 조선시대 양산군과 관련된 문헌사료와 고지도에 기록된 '황산언(黃山堰)'으로 추정된다. 정조실록 권35 16년(1792) 9월 15일조에 '양산군수 성종인이 상소하기를…양산 지역에 분포하는 제언은 읍언(邑堰), 황산언, 도언(島堰) 3개가 있으며, 수해를 입었다…"고 기록된 것으로 보아 1792년 이전에 이미 황산언이 축조돼 있었음을 알 수 있다. 황산언은 특히 낙동강의 범람으로부터 당시 교통ㆍ통신의 중심지인 황산역의 마위답(馬位沓 : 역마를 사육하기 위해 지급한
토지)과 역참시설(驛站施設)을 보호하는 기능을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황산언의 위치와 관련해 <여지도서> 경상도 보유(<與地圖書>慶尙道 補遺)는 '관아의 서쪽 20여 리에 있다'고 기록하고 있으며 고지도인 양산군읍지도와 양산읍지에도 현재 조사 지역에 황산언이 표시되어 있다. 언은 제방이나 둑, 보를 포괄적으로 의미한다.
가장 주목되는 유구는 토석혼축 제방으로, 사질토를 조성한 후 외부와 상부를 활석으로 쌓아
기초 골격을 축조했으며 그 상부는 사질점토를 덮은 것으로 추정되나 잦은 홍수 피해와 개·보수로 잔존 상태는 구간에 따라 약간씩 차이가 있다. 제방은 강 흐름과 동일한 방향으로 현재 725m가 확인됐고 안쪽에는 조선시대 경작 유구 등이 분포하고 있다.
문화재청은 9일 "새로 인공 수로를 만들 지역이 포함돼 있는 만큼 유적의 중요도에 따라 발굴하고 계획대로 수로를 낼지
설계를 변경해야 할지가 결정될 것"이라며 "제방의 중요도는 지도위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판가름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발굴의 관계자는 "강변 제방으로는 사상 처음이라 상당히 의미가 있다"며 "발굴을 계속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