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오늘은 좀 떨리네요
호형이는 글이 잘 써내려 가지 않는다고 어려워했다. 학원을 다녀 오는 길 잠깐의 시간을 내어 달그락에 왔다며 완료 목표시간은 1시간 이었다. ‘인권참여 아카데미 토론 분과장 발표’라고 적힌 제목 아래에는 청소년 인권과 참여의 개념, 인권보장을 위한 청소년 정책의 필요성, 주요 제안 정책, 동참의 말이 목차로 적혀있었다. 옆에 앉아서 호형이가 쓰고 있는 글을 바라보고 있는 성주.

지난달 성주가 달그락에 왔다. 고3이 되어 활동은 많이 하지 않지만 작년 참여포럼은 하겠다는 스스로의 약속을 지키겠다는 말을 했다. 말 그대로 스스로가 스스로에게 한 약속이기에 몇 번이나 올 수 있을까 싶기도 했던 것이 사실이었다. 분과장과 분과별 멘토모임 시간이 있었다. 정책제안 과정은 수년간 연속적인 활동의 과정인데, 그때마다 참여하는 청소년들은 조금씩 달랐다. 아무래도 자치기구 활동을 그 시점에 하고 있는 청소년들이 다수인데, 그로 인한 청소년들간의 조금은 이해도와 정보에서 격차가 있다. 청소년 정책제안 활동을 만들어 가기까지는 현실적으로 소요되는 시간이 있기도 한다. 그럴 때 수년 연속으로 활동을 하거나, 멘토로 지원하는 청년, 청소년들이 있으면 그 과정이 짧아지고 그 관계 안에서 내용이 깊어진다.

그렇게 인권참여 멘토로 참여 하게 된 성주와 참여포럼 하면 꼭 불러달라고 했던 대학을 진학한 건우, 현우가 멘토단으로 지원하고 나섰다. 인권참여, 문화, 경제, 복지안전, 교육진로 다섯 분과의 분과장들은 이번해 첫 분과원들과의 만남의 자리를 준비했다. 분과장+멘토 모임을 통해 그동안의 정책제안 과정을 다시 살피고, 제안정책을 모니터링 해야 하는 필요성에 대해 한마디씩 나누었다. “우리가 이만큼 온것도 꾸준했기 때문이니 이번에도 끈기로 밀어붙이죠” 멘토인 현우가 말했다. “저는 이만큼 온것도 신기하긴 한데요, 그래도 청소년 정책이라면 청소년이 더 부곽 될 수 있도록 노력해봐요 우리” 참여포럼추진위원장을 맡게 된 예은이가 말했다.
사회참여의 나비효과
분과장들을 주축으로 시작된 청소년 정책 점검 과정의 첫 시작은 ‘2019 달그락 청소년 사회참여 아카데미’ 였다. 아카데미에서는 10여명의 각 분과 청소년들과 정책점검에 대한 토의의 시간을 가졌다. 또 청소년자치연구소 위원회 위원들이 참여하여 함께 전문가로 토론을 지원했다.

말을 꺼내려다 말고, 꺼내려다 말고 호형이는 인권참여분과원들이 모인 자리에서 주저했다. 평소에는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었던 터라, 무슨 일인지 물었다. “떨려서요” 대답이 돌아왔다. 자신의 말이 분과활동을 시작하는 새로운 처음에 대한 떨림일까.
“청소년은 보호의 대상이 아닌 것은 동의하죠 여러분? 이러한 활동들은 우리가 사회에 진짜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경험이라고 생각해요. 인권과 참여라고 해서 어렵게 생각하기 보다는 ‘내가 인권을 보장받지 못할때가 있었구나’ 정도를 깨닫는 것부터 청소년 정책 수정요구까지 그 범위는 넓다고 보면 되어요, 이번년도에도 청소년이 만들어 가는 사회에 동참해주길 바랍니다.” 한참을 주저하던 호형이가 꺼낸 말이다. 실제로 그날 처음 청소년 인권참여 분과 모임에 참여했던 참여자들은 앞의 말이 끝난 뒤 같이 점검표를 보며 이것저것 질문하는 청소년들의 모습이다.

아카데미에서는 청소년 정책 제안 점검 활동의 이유, 법의제정과 개정이 이유, 국민들의 견제의 역할 등에 대한 강의를 듣고 분과별 토론과 발표시간으로 이었다.
분과별 토의 시간에는 공약사업에 반영된 정책을 중심으로 정책에 대한 의견과 질문을 논의 했다. 발표 내용으로는 ‘인권전담기구에서 청소년 인권 실태조사, 청소년 소통 창구, 정기적인 교육과 상담의 기능을 해야 한다.’, ‘청소년 동아리 활동 활성화를 위한 구체적인 지원 계획이 필요하다’, ‘군산 청년센터 창업센터에서 청소년 관련 창업 교육 및 활동을 포함하여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 ‘다문화 가정(중도 입국 포함)의 현황 파악을 통해 지역사회 안전망 구축이 필요하다.’, ‘청소년들의 대학 전공 체험을 위해 지역 내 대학들 간의 협력을 통해 많은 기회를 확보해야 한다’등을 모니터링 제안이 있었다.
청소년 정책 제안부터 모니터링에 오기까지
청소년자치연구소는 개소 이후 ‘청소년이 살기 좋은 지역사회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실질적인 청소년 친화정책을 발굴하기 위해 청소년 참여포럼과 관련 정책 토론, 제안활동을 2015년도부터 연속적으로 이어오고 있다.
2018년도에는 정책의 토론과정을 통해 나온 자료를 모아 ‘청소년이 상상하는 행복한 마을’ 청소년 친화정책 제안집 책을 발간했다. 같은 해 9월, 11월에는 청소년 참여포럼, 군산시장, 군산교육지원청장 간담회를 통해 청소년 정책의 실현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가지기도 했다. 그 결과 제안했던 118개 정책 중 다수가 ‘군산시 민선7기 공약사업 실천계획’에 포함되게 되었다.
이번해 가을에는 인권참여, 문화, 경제,복지안전, 교육진로 분과별로 정책을 모니터링 한 결과를 발표하고 보완점을 논의하는 자리로 참여포럼을 열기로 했다. 또한 이번 포럼을 통해 군산시의 청소년 정책 진행 계획에 대해 함께 소통하는 시간을 가지려 한다. 각 청소년분과는 정책담당자들과의 인터뷰, 정보공개청구 등의 활동을 통해 점검과정에서 청소년들의 의견을 모아 정리하려 한다.

정책 형성과정과 의사결정 구조를 안다면, 더 좋을꺼에요
변호사 사무실에 둘러 앉아 있는 세 명의 사람들, 달그락 청소년사회참여 아카데미에서 강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법의 제-개정 이유와 시민들의 역할이라는 주제강의를 청소년 사회참여위원회 조성원 부위원장님께 안내하는 중이었다. 조성원 변호사님은 지난 2017~2018 진행되었던 ‘군산 청소년친화정책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해 인권참여 달달포럼에서 폭력과 학교라는 발제를 한바 있다. '인간은 그 존재 자체만으로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 광의의 폭력은 결국 인권을 침해하는 모든 행위라고 생각한다. 인권을 보호하는 최소한의 장치로 헌법아래 여러 행정법 규정이 존재하지만, 우리의 인권을 지키기 위해서는 폭력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여러 움직임이 필요하다. 그 과정이 이렇게 토론하고 제안하는 과정일 것이라 생각한다.“ 라는 내용이었다.

이번 강의의 목적은 청소년들이 사회참여에 대한 생각을 가지고 일상을 바라본다는 것이 얼마나 다른 결과를 가져올지, 정책 실현을 위한 주장을 하기 위해서는 정책형성과정과 의사결정구조에 대한 큰 그림을 공부해야 한다고 말씀해주었다. 법을 바꾸면 정책이 바뀔지, 법만 바꾸면, 사회는 변화하는 것인지 시민으로서 어떤 의문점을 가지고 지금의 사회를 바라볼지에 대해 청소년들과 나누고 싶다고도 말씀해주셨다.
무엇을 바꿀까?


아카데미에서는 법은 모두에게 평등할 수 있는가, 법 많이 그리고 자세하게 만드는 것이 좋은가, 법 어떻게 보아야 하나, 주제에 대한 강의가 이어졌다. 우리가 제안하려는 정책이 이미 상위법이나 유사법이 있는 것은 아닌지 자료를 찾아보는 작업도 중요하다고 말씀해 주셨다. 집중하는 청소년들의 모습, 바로 그 다음주 였다. 기자단 회의에서 취재계획표에 대해 논의하고 있던 예성이와 은서이다. “우리 이번에 관련 법을 더 잘 찾아보자. 지난 기획에서 아쉬웠던 점이 그거였어, 타 지자체 안전조례를 찾고 싶었는데 너무 어렵더라고” 예성이가 말했다. “나 법 찾는거 배웠어, 아카데미에서 법이랑 조례 등 찾는 방법이랑 구별하는 법, 판례를 확인 하는 거 등등 내가 이번에는 맡아서 해볼께!” / 이경민 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