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여행기]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
싱가포르 여행지의 대부분은 우리 일행들이 묵고 있는 콩코드 호텔에서 비교적 가까운 탓에 이동 시간은 길어야 1시간쯤이고, 거의 30분남짓에 불과하다. 이번 여행지들 대부분이 싱가포르의 도심지 주변이고, 주로 싱가포르의 랜드마크인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 주변과 싱가포르 남쪽의 센토사 섬에 몰려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거리나 주변 풍광이 이틀 밤을 보내고 나니 꽤 익숙해진 느낌이다.
오늘은 싱가포르 여행을 마무리 짓는 날이니 호텔에서 짐까지 빼야 하는 것이다. 우리 일행들의 캐리어가 이동 베이스캠프인 버스 안에 수북하다. 오늘의 일정은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 방문과 센토사섬에서의 놀이시설 체험과 곤돌라 케이블카 탑승 그리고 유명 셀럽들의 밀랍관 탐방이, 재래시장과 차이나타운을 비롯한 인도, 말레이족 등의 집단 거주지 탐방이 기다리고 있고, 늦은 저녁의 조명불꽃쇼를 즐기고 나면 싱가포르에서의 마지막 일정인 싱가포르 플라이어 체험이 기다린다.
호텔로비 남쪽 풍경
바깥은 높은 습도와 기온에 무덥고 후텁지근할 텐데, 빵빵하게 에어컨이 작동되고 있는 우리들의 이동 베이스 캠프인 버스 안은 시원하기 그지없는 거였다. 버스 안이 시원하면 무의식적으로 바깥도 시원할 것이라고 버스 안의 승객은 잠시 착각을 하게 된다. 버스 바깥에서 무더위에 헐떡이는 모습을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바라보는 무심한 시선은 착각으로 인한 잠시잠깐의 허상일 테다.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 스카이파크에서의 조망1
어제나 그제처럼 오늘도 역시 수굿하고 고분고분한 버스는 아침을 해결한 15인의 패키지 여행객들을 모시고 오늘의 첫 번째 여행지로 부리나케 달려간다. 목적지는 예상한 대로 싱가포르의 랜드마크인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이다.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 높이가 194m에 지상 57층의 건물 3개 동이 나란히 서 있는 빌딩인데, 그러한 매머드 건물 3개 동을 최상층인 옥상 위에 6만 톤에 달하는 길쭉한 배 모양의 스카이파크를 얹어 3개 동을 하나로 연결하고 있는 기상천외한 외모의 건축물이다.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 스카이파크에서의 조망 2
이 건축물은 우리나라의 쌍용건설이 시공을 맡아 한때 화제가 되었으며, 얼마 전에는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은이 북미 정상회담을 가진 곳으로도 세간에 이목이 쏠린 곳이기도 하다. 이 건축물의 설계는 이스라엘 출신의 모세 샤프디라고 하며, 주인은 미국 라스베이거스 샌즈 그룹이라고 한다.투자비는 라스베가스 샌즈 그룹이 책임지고, 영업 이익은 적절한 선에서 싱가포르 정부와 나눠 갖는 방식이라고 한다.
스카이파크에서 부감되는 마리나 바라즈/실내식물원/버드파라다이스
호텔의 매출은 2022년 기준 25억 1600만 달러에 달한다고. 제일 비싼 객실료는 한화로 1800만 원에 달한다고 하는데, 외국인 손님 중에서는 한국인이 제일 많은 편이라고. 한국이 그렇게 잘 사는 나라인가?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어쨌든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의 3개 동 최상층을 잇는 거대한 배 모양의 길쭉한 구조물의 핵심은 세인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는 스카이파크가 아닌가.
그리고 스카이파크 중간 부분에 조성되어 있는 수영장 인피니티풀(Infinity Fool)이 그중의 노른자위가 되겠다. 그러나 막상 고속 엘리베이터를 타고 스카이파크에 올라보니 배 모양의 길쭉한 스카이파크의 중간 부문의 알짜배기를 거의 다 차지하고 있는 인피니티풀장은 일반 여행객들이나 단순 방문객들에게는 넘겨다 볼 수도, 얼씬도 할 수 없도록 아금받게 폐쇄되어 있는 거였다.
우리 일행들이 오른 부분은 배 모양의 이물, 곧 배의 머리 부분만 기껏 둘러볼 수 있는 상태인 것이다. 어쨌든 스카이파크에서의 조망은 화려하고 눈부시다. 한 길 높이의 두툼한 투명 강화유리를 이용한 안전난간을 빙 두른 스카이파크! 장애물 하나 없이 사방팔방 파노라마처럼 눈에 들어오는 싱가포르의 전경은 그야말로 여행객들의 눈길을 한순간에 사로잡고 있는 거였다(13시 30분).
[싱가포르 여행기] 센토사섬/ 조명 불꽃쇼/ 싱가포르 플라이어
스카이파크에서 시원스레 부감이 되는 화려한 풍광을 즐기고 나면 다음 여정은 센토사 섬에서의 즐거움이 기다린다.30~40분쯤의 이동시간이면 넉넉하다.센도사 섬에서의 일정은 곤돌라와 케이블카를 이용한 주변의 경관을 즐기는 여정과 놀이 기구인 루지(Luge:썰매) 체험이 되겠다.
센도사 섬(바다 건너 맞은 쪽)을 향하여
곤도라와 케이블카를 번갈아 옮겨가며 아름다운 풍광에 취하고 나면 루지 체험이 기다린다. 재미있고 신나는 시간은 으레 시간이 빠르게 지나가는 법이다. 동심에 젖어 루지 체험을 거푸 두 번씩 즐기는 등의 한때를 시간 가는 줄 모른 채 보낸다.
루지 체험을 신나게 즐기고 나면 다음 코스는 밀랍관 방문이다. 세계적인 유명 셀럽들의 밀랍 인형 전시관 탐방이 되겠다. 싱가포르의 국부로 추앙을 받고 있는 리콴유 부부, 중국의 시진핑 부부 등과 이소룡, 성룡, 메릴린 먼로 등의 세계적인 배우들의 실제 모습과 똑 닮은 밀랍인형들이 줄을 잇는다. 우리나라의 연예인 중에서는 이민호와 수지가 그 대열에 당당히 서 있다.
이민호/수지
유명 셀럽들의 밀랍관을 두루 거치고 나면 센토사의 여정은 비로소 마무리가 된다.센토사에서의 볼 일이 이제 다 마무리 되었으니 섬을 떠날 시간이다.섬을 들어설 때나 나서는 과정은 케이블카의 도움이 필요하다(16시). 두 시간여의 센도사 관광을 마치고 달려간 곳은 싱가포르의 재래시장이다.
메릴린 먼로
싱가포르의 물가가 우리나라보다 두세 배 높으니 알아서 하시라는 가이드의 주의 사항에 이미 주눅이 들어 있는 여행객들의 지갑이 손쉽게 열릴 리가 없다. 어느새 잿빛 구름이 몰려오고 우르릉 천둥소리까지 들려온다. 한바탕 소나기라도 뿌려댈 기세가 아닌가.
차이나타운의 불이사(佛耳寺)
시장은 대부분이 실내이기 때문에 소나기 내리는 것과 무관하지만 시장 방문 다음의 여정은 차이나 타운을 비롯한 인도 말레이족들의 전통적인 집단 거주지 방문이 아닌가. 싱가포르의 인구 분포는 중국인이 77%, 말레이인 14%, 그리고 인도인 등으로 이루어진 다민족 국가이다.
잿빛의 하늘과 이따금 들려오는 천둥소리는 이내 소나기로 이어지는 거였다. 억수 장마 때처럼 물을 들이붓듯이 퍼붓는다. 대략 30~40분쯤 퍼부은 것 같더니 슬금슬금 비가 긋기 시작한다. 그러더니 대번에 하늘이 거짓말처럼 맑아지는 거였다. 일반적으로 열대 지방에서 내리는 소나기, 스콜(squall)이다.
인도 타운의 힌두교 사원
우리나라 여름의 소나기는 높은 곳에서 흐르는 찬 공기가 뜨겁게 가열된 지표면 위를 지나가면서 나타나는 대류현상으로 인해 발생하는 아열대~온대지방 사이의 소나기인데, 열대 지방의 우기(雨期)에는 안 오는 날이 없을 정도로 자주 내린다고 한다. 이 소나기 바람에 다민족들의 집단 거주지 방문의 절반은 도보로, 나머지는 버스투어로 얼렁뚱땅 해치우게 된다(18시 30분).
때는 해거름이다. 남쪽 해변가에서 벌어지는 조명불꽃 분수쇼가 여행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모래사장 해변가에는 바다를 향해 야외 공연 관람석이 널찍하게 조성이 되어 있으며, 바닷가 쪽은 조명불꽃 분수쇼를 위한 무대 격인 구조물이 설치되어 있다. 클래식 음악이 웅장하게 울려 퍼지면서 공연은 서서히 막이 오른다.
칠흑 같은 밤바다의 해변가에서 벌어지는 조명과 분수 그리고 폭죽을 이용한 불꽃쇼는 30분 동안 숨 쉴 사이없이
진행이 된다. 신비롭고 환상적인 불꽃쇼는 귀를 찢을 듯한 클래식 음악을 동반 하며 이루어지는데,잔잔하고 평온한 수면이 삽시간에 폭풍우을 동반하며 파도가 휘몰아치는 것처럼 돌변하는 상황을 갈마들며 연출하곤 한다. 음악도 덩달아 숨 가쁘게 쿵쾅거린다. 여행객들의 눈동자도 평온을 유지하는가 하면 금세 휘둥그레지곤 하는 거였다.
환상적이고 신비롭기 조차한 조명불꽃쇼가 'Congratulation'음악이 울려 퍼지면서 막을 내리면 이제 싱가포르에서의 마지막 여정인 '싱가포르 플라이어' 체험이 기다린다. '싱가포르 플라이어'로 이름한 대관람차, 놀이공원이나 유원지 등에서 타고 놀 수 있도록 설치해 놓은 거대한 놀이기구다.
미국의 건축가 페리스 휠에 의해 디자인된 것이며 그의 이름을 빌려 대관람차를 '페리스 휠'라고도 부르고 있는데, 현재 세계에서 가장 큰 대관람차는 이곳 싱가포르에 있는 '싱가포르 플라이어'라고. 높이는 165m로 26명이 탈 수 있는 원통형의 캡슐 관람차가 28개나 달려 있으며, 한 바퀴를 도는데 30분쯤이 걸린다.
하여간 밤의 대관람차 탑승은 싱가포르의 휘황찬란한 야경을 즐기는 시간이다. 한낮의 싱가포르 전경은 마리나 베이 샌드 호텔의 스카이파크가 제공하였다면 불야성을 이루는 환상적인 싱가포르의 밤 풍경은 싱가포르 플라이어가 책임을 맡은 거였다. 싱가포르의 한낮의 조망이나 한밤중의 풍광은 화려하고 아름답다.그나저나 화려한 말솜씨나 글발보다는 시각이 가져오는 감흥이 훨씬 명쾌하고 확실한 법이다.
-밤 11시를 조금 넘긴 시간이 되어서야 비로소 싱가포르 플라이어 대관람차 체험이 끝이 난다. 싱가포르 3박 5일 여행의 피날레를 장식하게 되는 것이다. 이제는 귀국을 위한 움직임이 될 터이다. 창이공항에서 인천공항행은 내일 새벽 2시 40분께가 된다. 여행객들에게 입출국 과정에서는 으레 인내심이 필요하다(2024,5/13).
-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