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훈 입니다.
진짜 어렵고 민감한 질문입니다.
그리고 이 글은 제 개인적인 생각을 담는곳이기에 절대 정답도 아닙니다.
따라서 회원님들이 참고로 할 수는 있겠지만 선택은 역시 본인이 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아직 우리 갑상선 수술 의사들은 이 질문에 대답하기엔 많이 부족합니다.
즉, 안개속에 있습니다. 이 안개가 거치면 우리가 어디에 서 있는지 알게 되겠죠.
저는 경부절개술과 내시경 수술을 합니다.
또 개인적으로는 내시경 수술에 한계를 느껴서 구강을 통한 갑상선 수술법을 연구하고 있고요…
(한계란 이곳 cafe에서도 많이 언급 되는 이야기 인데요 수술이 너무 공격적 이라는 겁니다.
수술 후 가슴과 겨드랑이 부분의 불편함도 상당하고요…… 이것은 내시경 수술과 로봇 수술의 공통적인 문제입니다.)
저는 로봇 갑상선 수술의 옹호자는 아닙니다. 그렇다고 반대하는 사람도 아니고요.
다만 객관적인, 누구나 공감하는 결과가 아직 없다는 것에 우리가 아직 안개속에 있다고 말씀드리는 겁니다.
다빈치 기계는 구입 비용도 비싸지만 유지 비용(소모품, A/S 보험)도 상당히 많이 나가게 됩니다.
실제로 로봇 수술하고 내시는 상당수의 비용이 이들 다빈치 회사로 갑니다.
(오죽하면 최근 아산병원과 현대 중공업에서 의료용 로봇을 만들겠다고 하지 않겠습니까..)
따라서 일정 정도 수술 숫자를 유지하지 않으면 다빈치 기계 리스 비용을 감당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다빈치 수술의 적응증 이라고 공식적으로 결정되어 있는 것도 없습니다.
다만 다빈치 수술이 3D 화면이고, 3개의 수술 팔(arm)이 있어 편리하고, 영상이 확대 되다 보니 내시경 수술 보다 선명하게 의사가 수술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최근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로봇 내시경 갑상선 수술 1000례 돌파 국제 세미나에 참석 했었는데요 실제로 로봇 팔이 움직이는 것이 사람의 팔이 움직이는 것과 별반 차이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기대보다 수술이 훨씬 수월하기 이루어져서 깜짝 놀랐구요, 그정도로 기술은 발전한 상황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비용과 과연 어떤 환자가 로봇 수술의 대상이 되는가 입니다.
일례로 서울 J 대학 병원의 안내문을 보도록 하겠습니다.
“ 어떤 경우에 로봇 갑상선 수술을 할 수 있나요?
나이가 많은 환자에서는 목에 자연적인 주름이 있고, 시간이 지나면 흉터의 색갈이 옅어져서 눈에 잘 띄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고가의 로봇 수술의 장점이 적습니다. 그러나 목이 상대적으로 팽팽하고 세포 활동이 왕성한 젊은 환자에서는 흉터가 잘 옅어지지 않고, 두껍게 착색이 되는 켈로이드 혹은 비후성 반흔을 형성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더 흔하므로 로봇수술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갑상선 수술을 로봇수술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절개 수술이 더 선호되는 상황도 있습니다. 로봇 수술을 받을 것인지 절개 수술을 받을 것인지를 결정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담당 의사의 판단과 환자의 선호도 입니다.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경우 시행할 수 있습니다.
- 대부분의 양성 갑상선 결절
- 주변 조직이나 림프절로 번져있지 않은 작은 갑상선 암
- 여포성 종양
그에 반해 다음의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경부를 절개하여 수술 하는 것이 좋습니다.
- 크기가 매우 큰 양성 갑상선 결절
- 크기가 크고, 주변조직으로 침윤이 심한 갑상선 암
- 심한 림프절 전이가 의심되는 갑상선 암
- 갑상선의 위치가 로봇 수술에 적합하지 않은 경우
- 과거에 경부에 수술을 받았거나 유방암 수술을 받은 경우
위의 글을 보셨겠지만 양성 종양과 작은 갑상선 암이 적응증이 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담당 의사의 판단과 환자의 선호도라고 되어 있고요, 즉 객관적인 적응증, 즉 A환자는 이렇기 때문에 로봇 수술이 필요하다 혹은 B 환자는 경부 절개다 라는 가이드 라인이 아직 없습니다.
갑상선 내시경 수술도 위의 적응증과 똑같습니다.
내시경 수술 비용은 경부절개 수술 비용과 별 차이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몇 가지 기구가 추가로 들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건강보험에서 해결해 주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로봇 수술은 다릅니다. 고가의 장비를 사용해야 하므로 비급여 항목이 발생합니다. (본인이 전액 부담: 700~1000 만원) 이런 로봇 갑상선 수술이 한국에서 최초로 개발되어 퍼져 나가고 있기 때문에 세계적인 추세도 아니고 따라서 너무 고가이기 때문에 건강보험에서 비용을 분담할 수도 없을 것입니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민간 의료보험을 드신 분들은 이 비용을 충당할 수 있겠지만 민간 의료보험이 없는 분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남들이 갑상선 수술에 로봇을 사용하는데 로봇을 사용해야만 첨단 치료를 받는것 같고 경부 절개를 하면 구식 치료를 받는것 같은 분위기를 만드는 것은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요?
민간보험에서 충당할 경우 궁극적으로 보험료의 상승을 초래하게 되는데 이는 전반적인 사회적 비용의 상승을 초래하는것은 아닐까요?
사실 저희 갑상선 수술 의사들도 이런 문제로 고민하고 심각하게 토론을 합니다.
감정이 서로 상할 정도까지요.....
과연 비용대비 우수한가? 혹은 앞으로 전 세계적으로 확산될 수술인가? 환자에게 진정 이익인가?
너무 의사들 위주로 돌아가는것은 아닌가? 등등
아직 많은 고민중에 있습니다. 정말로 우린 안개속에 있습니다.
곧 안개가 거치고 어떤 결과가 나오겠지요…
기대하는 결과란 로봇 갑상선 수술이 경부 절개 수술법 혹은 내시경 갑상선 수술법보다 예후나 술 후 경과가 동등하거나 우월하다는 논문입니다. 이것은 많은 경험과 시간이 축적되고 이것을 통해야만 비로서 공식적인 적응증이 마련될 것입니다. 이 논문 이후에 비로서 로봇 수술이 공식적으로 추천될 것입니다.
따라서 아직 어떤 환자에 어떤 수술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정답은 없습니다.
아직은 위에 언급되어 있는것 처럼 담당의사의 판단과 환자의 선호도로만 결정이 되는것 같습니다.
다만 환자의 증상이 경부 절개법의 적응증인데 단순히 미용 때문에 내시경이나 로봇을 선택하는 것은 제 개인적인 생각에는 분명히 잘못된 것입니다.
추가로 제 환자들 중에는 소아 갑상선 암 환자들도 있는데요, 아이들의 갑상선 암인 경우 늦게 발견 되는 경우가 많아 경부 전이도 많습니다. 이런 경우 어쩔 수 없이 경부 절개를 통해 수술을 해야 합니다. 이 아이들은 목에 흉터가 있으면 주위 아이들에게 혹시라도 피해를 볼까 봐 수술 시 피부 봉합을 세심하게 시행하고, 또 수술후 적극적으로 상처 관리를 합니다. 시카케어 같은 실리콘 밴드나 피부과의 레이져 치료 등을 통해 경부 수술 자국을 안보이게 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실제로 이런 경우 흉터가 많이 좋아지고 거의 가는 실과 같은 모습을 보이게 됩니다.
경부 절개수술, 흉터 때문에 두려워하지 마시고,
내시경과 로봇 수술, 본인의 갑상선 상황을 정확히 아는 것이 중요하고,
수술전에 많이 공부하시고 의사에게 정확한 설명을 들으시기를 바랍니다.
궁금증이 해결될때 까지........
감사합니다.
2012년 2월 24일
우승훈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