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집 [이제하, 구자명, 김진초, 최옥정, 백경훈, 최서윤, 서지원, 윤용호, 구준회, 김정묘, 배명희, 안영실, 유경숙, 윤신숙, 이진훈, 정성환, 이목연, 김민효, 김혁, 정환, 김의규]
한 잔, 꿈 한 잔, 밥 한 
절룩거리는 삶에
위로
21인의
쓴
52편이
새 책이 출간되었다. 소설가
비롯해 구자명, 백경훈, 서지원, 윤용호 등, 새로운 문학
미니픽션의 

있는 시인, 소설가들이 총망라된 이 책의 
아닌 ‘술’이다.
이들이 
그저 취할거리로서의 술이 아니라 때로는 먼 사랑을, 때로는 이루지
꿈을, 때로는 밥보다 더 
희망을 담아 오늘을
하는 ‘위로’로서의 술이다.
우리는 얼마나 많은 날들을 얼마나 많은 술잔에 담아
또 흔들리는가…. 그러나 그 술잔
담긴 것은 어리석음만이 아니다. 외롭고
삶을 위로해주는 벗,
내일을 시작하게 하는 용기, 나를
하는 거울이 거기, 


출렁인다.
하여 술에 취한 자를 누가 함부로 말할 수 있는가. 흔들리지 않기 위해, 흔들리는 잔 속으로
걸어
지친 삶들에게 ‘괜찮아, 괜찮아….’ 하고 
수도 있을 것이다.
말하지 못한
그것이
것이
한 잔,
깨어날 줄
또 다시
채우게 하는 것이
또 한 잔….
이 책은 결코 술 권하는 책이 아니다. 한 줄 한 줄
책이다.

짧고,
함축적인 
찰나적 문학, 미니픽션의 미학
단편과 비교하더라도 찰나적이다. 

문자
즉각 
받는,
일상의 
문학이다.
미니픽션도 


갖추고 있다. 또한 매우
특성은 단편과 미니픽션을
가르는 요소이며,
독자적인 장르로 규정할 수
핵심이다. 요약하면, 미니픽션은 분량이 매우 짧고, 

문학이다.
허구로서의 미니픽션은 
않고 


다른 

힘을 지니고 있다. 이 미니픽션
갖가지 술처럼,
둔중한 맛을 내는 

예리한 맛을 
있다.
어느 잔을 

전율이 넘쳐흐른다.
- 박병규 / 서울대 라틴아메리카연구소 HK연구교수
(/ '서문' 중에서)
작가의 말
1호선 종점,
앞 ‘수원집’에서는 잔술도 판다. 잔술 마시는 사람이 
시킬 수는
일,
따라 이어진 좁다란 탁자에
종지가 띄엄띄엄 있다.
한 잔 들이켠 추레한 사내가
턱을 쓱
새우젓을 집어 먹는다. 사내의 입에
그득해진다. 젓갈은
먹을 수 없어 작은
담는다.
젓가락으로
찍어
집 나간
돌아온다.
미니픽션은
경제적인 바다다. 
출렁거리는 바다를 본다.
- 김진초
‘촌철살인’이라는
있다.
사람을
데 있어 ‘연장’의
문제이랴?
짧은 이야기, 긴 여운.
‘미니픽션’의 요체다. 글이 길지
주제의식은
더욱 선명하다.
이제 
되어버렸다.
- 

낙원이라는 물의
생각한다. 

마시고 노래를 하고 사랑을 한다. 해 질 녘, 
이들은 다시 술집에 


쓴다.
노래를
술을 마시고 사랑을 한다. 
이미 잊었다.
또다시 그 낙원을 꿈꾸며 오늘 밤 술집[酒集]에
술꾀[酒術]를 부린다.
- 
바위를 들어
작은 돌을 집어 여기저기 
재미있었다. 큰
그리기 전 여러
작은 드로잉을 하는 
즐거움이다.
공연히 바쁜 삶 중에 반칙이라도 

내어 틈틈이 잔술도 먹는다. 남의 술, 내 술
않고…. 그
사연이 만들어낸
글 조각들. 미니픽션이라는 것.
- 김의규
늘 
겨울 풍경, 울음을 삼키며 넘어가던 해 지는 풍경,
싶었던 '아버지의 술', 눈에서 머물다 눈물이 되었던 일들이, 이제는 가슴의 눈에서 그리운 셔터를 눌러대고 있다.
-김정묘/ '작가의 말' 중에서)

한 잔 
먼 

뒤적거려본다. 부재중 
확인하고 
메시지를
살핀다. 없다.
켜고
박스에서 받은 편지함을 열어본다. 없다.
오래 전에 수신된 메시지를
읽는다. 하트로 그린 하트. 하트의 개수를 센다.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하트를
바꾼다. ‘사랑해’가 수북해진다. 그의 외투를 꺼내서 어깨에 걸친다.
춥다.
달력을 본다. 삼월의 달력 
핀 벚나무 한 그루가 서 있다.
바람으로도 화르르 꽃이 질 것처럼 환하고 위태롭다. 
삼월.
쭉 찢어낸다. 



연다.
그의 먼 사랑보다 소주 한
더
저녁, 겨우내 살 냄새를 
안줏거리로 구워진다.
있긴 있었나? 달력을 깔고
봄을 읽지
몸뚱어리, 여전히
속이다. 푸른
속으로 몸을
넣는다.
몸뚱이, 환해지는 기억,
온전한
울타리가 되고, 외투가 되고, 
된다.
편,
만개한 달력
밑바닥
술병이 휘청거린다. 여전히 날 세운 바람이 불고 술잔 속으로
진다.
- 김민효
(/ '봄날은 없다'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