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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놈들은 시시한 매 맞고 고소 안 하요
#1
징계위원장인 경무과장의 말이 계속 이어졌다.
“우선 자네는 좋은 상관들을 만난 줄 알게. 그거에 대한 보답은 충실히 근무하는 것뿐이네. 이번 징계에서 자네 부인의 처사가 어떻든 간에 마땅히 중징계를 당해야 했네. 함부로 살아온 자네의 자업자득이지. 공무원에게는, 특히 업무가 거칠면서도 예민한 구석이 있는 우리 경찰에는 공동으로 엮어나가야 할 창조적인 운명이 별도로 있는 법이네. 거기에 충실히 동참했기 때문에 자네는 상관으로부터 인정을 받았다지만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는 데는 아직 서투른 것 같네. 세상살이에는 양심과 뜻만으로는 스스로를 지탱하기 힘든 함정이 많다는 걸 명심하게. 그리고 기왕 함정에 빠진 이상은 용기가 필요한 법이라네. 자네의 딱한 형편을 감안해서 훈방하기로 이미 합의를 보았네만 한 가지 조건이 있네. 법적으로 혼인신고를 마쳐야 된다는 거네. 자네의 고충은 이해하지만 공무원 신분으로서 어찌할 도리가 없네. 사실 여자측에서도 그걸 요구할 자격이 있네. 그 여자가 패악해진 것도 자네의 태도 때문 아닌가. 자네의 부도덕 말이네. 자네는 의당 양심의 가책을 느껴야 할 걸세. 어쨌든 그 일을 깨끗이 처리해 주지 않으면 도저히 자네를 구제할 수 없어.”
갑자기 분위기가 굳어졌다. 혼인신고란 말에 나는 등골이 오싹했다. 그런 분위기의 숨통을 수사과장이 걸걸한 목소리로 열어주었다.
“혼인신고, 때려치워. 밥맛없는 여자와 어떻게 살겠어. 품윈가 지랄인가 땜에 징계 먹으면 아주 옷 벗어버리지 뭐. 나도 이젠 이 생활이 지겹네.”
“저 사람부터 징계해야겠군.”
위원장이 수사과장에게 농담을 던졌다. 본래 징계위원회 분위기는 엄숙하기 마련인데 이번 내 문제만은 이미 다 내막을 알고 오히려 내 입장을 변호해 주기 위한 요식행위에 불과했다. 나는 상관들의 그런 배려가 고마웠다. 물론 상관들이 내 입장을 두둔하게 된 직접적인 동기는 애를 경찰서에 버리고 간 미나의 추태 때문이었다.
“다른 대책이 없을까요?”
정보과장이 위원장에게 차선책을 주문해 보았다.
“이러면 어떨까. 저어....”
수사과장에게 묘안이 있는 모양이었다.
“여자가 보는 앞에서 의원면직으로 사표를 쓰게 하고 쥐도 새도 모르게 다른 데로 전출시킨다?”
“비밀을 어떻게 보장하죠?”
입회 감찰측의 말이었다.
“경무과에서 당분간 인사기록 카드를 빼버리지 뭐.”
“나중에 사실이 들통나면 누가 책임지게? 근거서류는 다른 상급 관청에도 있는데.”
위원장이 고개를 모로 흔들었다.
“그건 불가능한 일입니다.”
감찰측에서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잘라 말했다.
“사표를 내겠습니다. 상사님들께 누를 끼칠 수도 없거니와 그런 여자에게 자식을 맡길 수도 없습니다.”
얽힌 매듭을 풀기 위해서는 그 방법밖에 없다고 나는 생각했다. 하지만 그 말을 하고 나자 눈앞이 캄캄했다. 부모와 성원의 퀭한 얼굴이 떠올랐던 것이다. 그 동안 배곯음에 너무 지쳐온 나였다.
“하여튼 호적에 올리게 하면 이 사람은 영영 불행해집니다. 그러니 수사과장의 말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정보과장이 허리를 펴며 말했다.
“징계 장소가 아니라 역적모의 장소군. 정보과장이 계속 시나리오를 써봐.”
경비과장이 농담조로 받았다.
“아까 수사과장 말대로 여자가 보는 앞에서 사표를 쓰고 동해안 같은 지방으로 전출시키면 될 것 같애. 그런 데서 삼사 년만 감쪽같이 숨어지내면 그동안 무슨 결판이 나고 말 거야. 원래 바람기가 있는 여자라 얼마 못 가서 사내가 생길 거고, 오히려 이쪽을 거추장스럽게 느껴질 때가 올지 몰라. 그렇게 감이 무르익으면 살짝 따먹기만 하면 돼. 그리고 자네는 책을 좋아하니까 한가한 바닷가에서 공부나 하지 뭐.”
“맞아, 세월이 약이지.”
“한 인생의 행과 불행이 달린 문젠데 머리를 짜보자구. 이런 음모는 죄가 아니니까.”
위원장은 아무 말 없이 위원들의 말을 듣고만 있었다. 업무와 인정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괴로워하는 모습이었다. 확실한 매듭을 바라는 감찰측에서는 머리만 갸우뚱거렸다. 아무래도 책임소재가 따른다는 눈치였다. 그 눈치에 정보과장이 못을 박았다.
“모든 책임을 지고 내가 직접 인사기록카드를 뺄 테니 감찰은 사표나 받아둬. 그리고 시골보다는 부산 정도의 도시로 전출시킵시다.”
“하여튼 회의일지나 작성해 두지.”
위원장은 감찰 쪽에 한마디를 던지고는 밖으로 나갔다. 나는 고개를 숙였다. 느닷없이 눈물이 쏟아져내렸던 것이다.
“실컷 울어. 울고 나서 기분이 개운해지거든 나하고 소주나 실컷 마시자구.”
위원들 중 맨 마지막으로 회의장을 빠져나가던 정보과장이 격정에 들먹이는 내 어깨를 다독거려주었다.
다음날 감찰측은 미나를 입회시켜 놓고 내 사표를 받았다. 감찰반장이 미나에게 사표를 꼭 받아야 되냐고 되물었지만 그녀는 끝내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럼, 도장을 찍게.”
감찰이 미나의 표정을 살피며 내 앞으로 사직서를 내밀었다. 나는 도장을 찍었다.
“이제 사표를 수리한 이상 당신들끼리 싸우든 살든 우리가 상관할 바 아뇨.”
내게서 서면날인을 받은 감찰이 미나에게 들려준 마지막 말이었다. 어찌되었건 나는 미나가 사라지는 것이 기뻤다. 이제 자식을 오염된 미나의 늪에서 건져내 온전히 내 품안에 보듬을 수 있게 된 것이다.
#2
밤에 서울역을 출발한 경부선 열차는 해가 떠오를 무렵에야 부산역에 도착했다. 나는 차창 밖으로 희미하게 드러난 시가지를 보며 혼자 중얼거렸다. 나를 품어주고 키워주고 괴롭혔던 부산은 이제 아무 말이 없구나. 열다섯 살 때 처음 초량역에 내렸을 때만 해도, 오 년 전 제대복을 입고 부산진역에 내렸을 때만 해도 부산은 손짓하며 내게 말을 걸었었지.
‘부산은 네 체질에 맞는 땅이다.’
하지만 이제 부산은 바다만큼이나 육중한 입을 다문 채 나와의 대화를 거부했다.
역전에 있는 식당에서 아침을 먹고 대신동 쪽으로 택시를 몰았다. 경찰국(경찰청)에 들러 신고부터하는 게 순서였다.
신고를 마치니 이미 동부산서로 발령이 나 있었다. 경찰국장실에 있는 친구의 배려인 듯싶었다. 오후에는 숙소를 구하러 다녔다. 마침 여관집 주인이 방을 그냥 주겠다고 간청하는 바람에 숙소는 쉽게 해결되었다. 그 여관에는 깡패들이 들끓어 경찰관 투숙을 바랐던 것이다.
그런데 투숙하고 며칠이 지나서였다. 한밤중에 불량배 대여섯 명이 들어와 소란을 피우고 주인에게 금품을 요구했다. 잠에서 깨어난 나는 얼른 옷을 입고 밖으로 나가 신분을 밝혔다. 하지만 불량배들은 별로 당황하는 기색도 없이 되레 공격자세를 취했다.
“보소, 당신이 머요? 함부로 까불다가 큰코다치오. 내말 아요? 잔말 말고 고이 잠이나 자소.”
주먹들은 눈알을 빙빙 돌렸다. 나는 당장 팔을 비틀어 수갑을 채우고 싶었지만 역부족이었다. 그렇다고 뒤로 물러날 수도 없는 노릇. 서울이라면 “너희들 어뎃 놈들야! 이 새끼들 모두 밧줄로 옭기 전에 어서 꺼져!” 하고 엄포라도 놓겠는데 섣불리 손댔다가는 창피를 당하기 십상이었다. 서울에서는 경찰관 신분을 밝히면 그 자리에서 토끼거나 떼거지로 몰려 있다가도 슬슬 길을 열어주기 마련인데 부산 깡패는 감각이 무뎠다.
“나 자성대(범일동)피비(PB)에 새로 부임한 직원야. 말 안 들으면 내일 혼날 줄 알아.”
나는 상대방이 성깔을 세우지 않을 만큼의 감정조절로 한번 슬쩍 밀어보았다. 그러자 주먹들은 관할 직원이란 말에 차마 덤비지는 못하고 “씨팔, 더러버서.” 하고 욕을 퍼대며 마지못해 자리를 떴다. 나는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동료 직원에게 그들의 은신처를 묻고 단속할 것을 제의했다. 그런데 그 직원의 말이 묘했다.
“그냥 두소. 그것들 손댈 짬이 어딨능교.”
나는 꼭 적지에 와 있는 기분이었다. 그 직원이 아군으로 보이지 않았다.
“이봐요. 명색이 경찰관이, 그것도 내 관활 불량배에게 수모를 당했는데 참으라고? 그래가지고 앞으로 어떻게 단속하겠소.”
나는 불쾌감을 누르지 못하고 따졌다. 객지에서 처음 시작하는 근무라 웬만한 텃세쯤은 진작에 각오했지만 참을 일이 아니었다.
“꼭 조져야 되겠능교?”
“당연하잖소. 나 개인의 자존심 때문이 아니잖소. 우리 전체의 자존심이 달려 있는 문젠데, 불량배조차 말을 안 듣는 판에 업무를 제대로 처리할 수 있겠소?”
“좋시더, 이따 함께 나가봅시더. 개새끼들, 어느 노므 짓이노. 메가지를 확 뿌지삘라.”
저녁 무렵이었다. 사복으로 갈아입은 직원은 수갑을 뒤에 꿰차고 앞장을 섰다. 나는 뒤를 따랐다. 불량배들의 소굴을 파악하고 있는 모양인지 직원은 시장 골목과 대선소주 옆 창고 등 몇 군데를 뒤지다가 문현동 로터리에 있는 당구장을 찾아갔다. 당구장은 이층에 있었다. 입구에 서서 구석을 살피던 직원은 내게 눈짓을 했다. 구석 당구대에서 서너 놈이 공을 치고 있는데 때깔이 곱지 않은 상판들이었다.
두 직원은 천천히 그들 쪽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곁에 가자마자 한 놈씩 덜미를 챘다. 주먹들은 순순히 나무의자에 앉았다.
“느그들 우리 직원한테 까불었다제? 어느 노므 짓이고? 쌔끼!”
직원은 앞뒤도 안 가리고 구두 뒤축으로 한 놈의 발등부터 찍었다. 슬리퍼를 꿰찬 발등이 금방 벌게졌다. 나는 덜컥 겁이 났다. 서울 같으면 어림없는 짓이었다. 펜으로 얽어야지 구두 뒤축으로 뭉갤 수는 없었다.
“느그 어느 놈 짓인지 안 불끼가? 잉? 새끼!”
이번에는 구두발로 다른 놈의 정강이를 걷어찼다.
“즈는 잘 모르니더.”
“모른다꼬? 늬 참말이제 잉?”
직원의 구둣발이 하늘로 치솟았다. 어느 부위가 요절나고 말 판이었다. 그때 발등 찍힌 놈이 “데려올끼요, 데려올끼요.」하고 손을 비볐다.
“늬 속이모 우째 되는공 알제?”
“야.”
“그라믄 이따 오는 기다. 알갔제?”
“야.”
“이 새꺄, 대답이 그게 머꼬?”
주먹 한대가 턱으로 날아갔다.
“야야, 틀림없심더. 퍼뜩 데려올랍니더.”
불량배들은 곱송그리며 대답했다. 직원은 앞장서서 휑 당구장을 나왔다. 밖으로 나온 직원은 곧장 파출소로 돌아왔다. 나는 그 뒤를 따랐다.
“저리 안 조지모 씨도 안 먹힌다이. 부산놈들 짠물 먹어 을마나 드센지 아요?”
파출소에 돌아온 직원이 냉수를 마시며 한 말이었다.
“그렇다고 아무데나 때려 상처를 내면 속 썩을 일이 생길 텐데.”
“아이요, 부산놈들은 시시한 매 맞고 고소 안 하요. 그기 부산 사내 의리인 기라.”
그는 껄껄껄 소리 내어 웃었다.
#3
꼭 태풍이 쓸고 지나간 자리였다. 한 가지도 남아 있는 게 없었다. 남편도 없고, 자식도 없고, 사랑도 없고, 희망도 없었다. 온 천지가 텅 빈 허허한 공간이었다. 아무것도 쥐어지지 않는 공간.
정말 용해와 헤어진 걸까? 정말 우리는 남남이 돼버린 걸까? 그럼 용해가 나 아닌 다른 여자와 살 수 있다고? 다른 여자와 애도 낳을 수 있고? 안되지!
미나는 텅 빈 공간 속에 내던져진 기분이었다. 거실 천장이 빙빙 돌았다. 모든 가구들이 방 안에 둥둥 떠다녔다. 몸이 뭐에 작신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미나는 오빠의 말이 귀에 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박 회장은 계속 자상한 말로 동생을 타일렀다. 이번에야 말로 미나를 차명구와 엮어줄 좋은 기회였다.
“네 맘이 괴로운 건 안다. 그래서 오빠는 네 행동을 두고만 봤어. 이젠 깨끗이 끝난 일이다. 좀 더 시간이 지나면 네 맘도 가라앉을 거야. 당분간 여행이라도 다녀오너라. 차 이사에게 특별 휴가를 내주마.”
“고마워요. 하지만 여행갈 맘은 없어요. 그냥 서울에서 지낼래요. 요즘은 기분도 좋아졌어요.”
미나는 기분이 좋아지긴커녕 날이 갈수록 더 미칠 지경이었다. 하지만 오빠에게는 그런 내색을 숨겨야 했다. 자기가 자청해서 불행을 자초한 게 아닌가. 어떤 명분으로도 관공서에 들어가 행패를 부린 것은 정당화될 수가 없었다. 그것도 남편이 근무하는 직장에서.
“그런데 오빠....”
박 회장이 미나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았다. 서녘으로 기우는 저녁 햇살이 거실 바닥에 깔려 있었다. 그 햇살 한 가닥이 미나의 앞자락에서 스멀거렸다.
“저어, 그 사람 아무래도 이상해요. 아무래도 직장을 그만둔 것 같잖아요. 예감이 그래요. 오빠가 확인해 주실 수 있어요?”
“사표내고 수리하는 게 애들 장난인 줄 아니? 더구나 징계까지 먹었는데 직장을 그만둔 게 아니라구? 도대체 지금 무슨 소릴 하는 거냐? 암소리 말고 차 이사와 여행이나 다녀와.”
“오빠, 차 이사는 너무 약해요.”
“매력이 없다는 거냐? 차 이사가 얼마나 사내다운데?”
“매력이란 진실해야....”
“뭐라고? 차 이사가 너를 얼마나 아끼는데 그런 생각을 해.”
“그런 척할 뿐이죠.”
“편견 때문이다. 네 눈이 그 사람의 참모습을 보지 못하고 있어.”
박 회장은 한숨을 내쉬었다. 빌어먹을 년이 어째서 오빠의 의도에 따라주지 않는 걸까. 뺨을 한 대 쳐주고도 싶었다. 하지만 참아야 했다.
“이참에 나가 살래요. 더 이상 오빠를 괴롭히고 싶지 않아요.”
마음을 돌려주려고 집에 붙들어놓았는데, 집을 나가게 되면 차명구와의 성사는 그르치
“뭣보다 제게 급한 건 진상이에요. 오빠가 알아보시지 않으면 제가 다녀보겠어요.”
“어디를 다녀본다는 거지?”
“상급관청요.”
박 회장은 입을 벌린 채 눈만 끔벅거렸다. 고함이 목구멍에까지 차올랐지만 겨우 참았다. 게 마련이었다.
“너 솔직히 의논해 보자. 그래, 만약 알아봐서 그놈이 다른 데서 근무하고 있다면 어쩔 참이냐. 그토록 싫어하는 놈을 찾아가 같이 살겠다는 거니? 그놈이 살아주지도 않겠지만. 네가 찾아가면 정말 사표 내고 도망칠 것 아니냐? 상관들도 더 이상 묵과하지 않고 파면조치할 텐데, 그러면 영영 이별이잖아.”
사실 박 회장은 내 근무처를 알고 있었다. 내 사표수리가 미심쩍다 싶어 치안국(경찰청)에 알아본 결과 부산경찰국(부산경찰청) 전출 사실을 확인했던 것이다. 그러니 나를 계속 부산 같은 먼 곳에 있게 하고 서울에다 의상실이라도 차려주면 미나의 마음이 돌아설 게 아닌가.
박 회장은 이런 생각도 해보았다. 서울에서 징계위원회가 열렸을 때 나를 선처해준 징계위원들의 비행을 꼬투리로 삼아 일을 확대시키는 일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명예롭지 못한 짓이었다. 부하 직원의 앞날을 위해 선처해 준 상관들의 덕행을 비행의 빌미로 삼는다면 점잖지 못한 짓이었다. 만약 그게 경찰사회에 소문이라도 나는 날이면 자기의 체면이 깨지기 십상이었다. 그래서 박 회장은 미나가 그걸 빌미 삼아 소란을 피울까 봐 되레 걱정하고 있는 중이었다.
“내가 상급 관청에 알아보마.”
박 회장은 못이기는 척하고 미나의 마음을 달래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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