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고랑 권창순의 산행후기]
봉화 청량산
오늘도 웃고, 내일도 웃자!
미소산악회 제108차 정기산행 (2016. 5. 15)
봉화 청량산 꽃아!
이제야 알겠구나.
누가 뭐라던 주어진 환경과 여건에서
묵묵히 자신의 삶을 살아낸다는 것!
그것이 얼마나 아름답고, 얼마나 소중한지!
봉화 청량산 꽃아!
이제 우리 다시 만나지 못할지라도
오늘처럼 파란 바람을 안고 함께 흔들리며
주어진 삶을 잘 살아내자!
주어진 삶을 잘 살다가자!
벌써 보고픈 봉화 청량산 꽃아!
한국아동문예작가회 대선배 박두순 시인님의 고향, 봉화!
청량산의 아픈 역사의 상처를 보니 시인님의 <상처>라는 시가
눈물처럼 가슴에 고이네요.
상처
-詩 박두순
나무줄기를 따라가 보면
상처 없는 나무가 없다
그렇지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눈보라에 시달리지 않은 나무가
어디 있겠는가
흔들린 만큼
시달린 만큼
높이와 깊이를 가지는 상처
상처를 믿고
맘 놓고 새들이 집을 짓는다
상처를 믿고
꽃들이 밝게 마을을 이룬다
큰 상처일 수록
큰 안식처가 된다
우리네 삶이란 상처를 하나 하나 만들어 가는 길이 아닌가 싶습니다.
가장 고운 향기는 아마도 그 상처가 아물며 만든 것이리라.
상처를 다독이는 일!
그 분의 자비를 나누는 일!
우리가 산처럼 해야할 일!
진실을 외면하지 마라!
옛 그 대사관 앞
고운 얼굴, 우리 큰 누님 목도리 생각나
나뭇잎 사이 푸른 하늘
오래오래 바라다보았다.
-긴고랑 권창순 디카시 <우리 큰 누님 목도리 생각나>
눈물예찬
-詩 권창순
나는 꽃의 향기가 꽃의 눈물이라고 믿고
새의 노래가 새의 눈물이라고 믿지만
우리 눈물에는 그보다 더 진한 향기와
더 즐거운 노래가 있다고 믿는다.
우리가 세상 것으로 아무리 치장을 한다 해도
이만한 향기와 노래를 얻지 못한다.
어려운 일도 아니니
지금 모두 옷 주머니에서 손등손수건을 꺼내자.
우리가 울어야 이 세상이 산다.
작은 가시 하나만 몸에 박혀도
세상 떠나갈 듯 소리치며 울던 우리
왜 푸른 하늘을 보고 울지 못하고!
왜 시냇물소리를 듣고 울지 못하는가!
왜 풀잎의 손잡고는 울지 못하는가!
우리의 사랑도 평화도 미래도
우리 눈물 속에 있다.
큰 의자에 얼굴만 파묻지만 말고
들로 산으로 나가 함께 울자.
눈물 없는 우리 가슴은 황무지일 뿐
꿈과 사랑의 씨앗을 뿌리고 뿌려도 말라비틀어지리니
우리 가슴에 우리 두 볼에
언제든 눈물 흐르게 우리 울고 또 울자.
어디서든 정답게 함께 울자.
우주의 별들이 우주의 눈물이므로 오래 반짝이고
빈딧불이들이 숲의 눈물이므로 더 자주 반짝인다.
우리 웃음도 우리의 눈물이므로 더 따뜻한 것이니
우리 늘 울며 살자.
우리가 울어야 우리가 산다.
외롭고 힘든 사람들의 위로가 되어야만 하는 詩!
그래서 시인의 길도 외롭고 힘들지요.
그래도 시인의 길! 힘차게 가세요.
두복리 산골도 한창 봄이리라.
맛있게 꽃피었으리라.
산안개
-동시 권창순
산중턱 바위틈에
구부정한 소나무
등이 시린지
하얀 이불을 자꾸만 끌어당긴다.
산마루
이름 모를 작은 꽃
발가락이 가려운지
하얀 이불을 자꾸만 걷어찬다.
바람이 내게로 불어오면
-권창순 동시
나뭇잎이 바람에 흔들립니다
풀꽃들도 바람에 흔들립니다
연못엔 물결들이 바람에 흔들리고
종이배처럼 오리새끼들도 흔들립니다
연못 속 푸른 하늘도 바람에 흔들리고
빨간 붕어도 흔들립니다
산그림자도 바람에 흔들리고
나도 바람에 흔들립니다
바람이 내게로 불어오면 참 좋습니다
남몰래 두고 온 내 마음
-詩 권창순
외로운 내 마음 두고 갑니다
며칠 편히 쉬었다 오라고
청량산 꽃잎 위에
산속 집 작은 마당에
산새 울음과 산바람 속에
나뭇가지 위에
나 때문에 늘 외로운
내 마음 남몰래 두고 갑니다
이랑에 이름 석자
깃발로 꽂으려는 이여!
강물을 보라!
여울이 되어 울고 웃다가
두고 가는 길고도 하얀 소리
듣는가!
고래도 키우는 바다가 되고 싶어
이제 내 이름을 내려놓으려고!
-권창순 시 [강물을 보라]
오늘도 (산처럼)웃고
내일도 (산처럼)웃자!
동행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즐거운 산행길 애써주신 회장님을 비롯 모든 임원들께도 감사드립니다.
선배 작가님들께도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