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昌 植 君子
雅號 隱 山 頌
東南巽風聞香長
懷山隱居鷄鳴將
嘉謀嘉猷勉祗植
壎篪和應麗澤昌
丁酉 春三月 淸明之際
家 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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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산(隱山)을 노래함
동남 손풍에 향기로움이 오래함은
산을 품고 은거하며 계명과 장차하기 때문이라
아름다운 계책을 공경히 심기를 힘쓰며,
훈지로 화응하니 이택이 창성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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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시의 전개는 현재 살며 활동하는 지역을 중심으로 펼쳤습니다. ‘隱山’이라 雅號를 지음은 제2구의 ‘懷山隱居’에서 따왔으며, 이름 두 글자를 제3구와 제4구의 끝에 버무렸습니다.
‘隱山’에는 ‘潛居抱道’의 은둔군자의 뜻도 있지만 『중용』에서 “道也者는 不可須臾離也니 可離非道也라 是故로 君子는 戒愼乎其所不睹하며 恐懼乎其所不聞이니라 莫見乎隱이며 莫顯乎微니 故로 君子는 愼其獨也니라”고 했듯이 莫見乎隱하고 莫顯乎微이기에 愼獨을 강조한 號(호)입니다.
1, 2, 4구의 끝 韻을 長 將 昌으로 한 七言絶句의 시입니다.
제1구 東南巽風聞香長
軍威에 아름다운 군자가 있어 그 덕행이 서울까지 들리기에 이를 비유한 구절이다. 軍威는 서울의 동남방에 있고, 聞香의 梅花는 마침 음력 3, 4월에 피어나기에 東南巽風과 짝하여 노래했다.
제2구 懷山隱居鷄鳴將
첩첩이 산으로 둘러싸인 지역에서 유정란을 생산하며 환경운동을 이어가는 부지런한 모습을 담았다. 한편으로는 지역 활동을 근거로 하여 더 큰 평화운동을 도모하기에 새벽을 알리는 鷄鳴에 將자를 더하여 미래를 열어놓았다.
제3구 嘉謀嘉猷勉祗植
『千字文』의 “貽厥嘉猷 勉其祗植”을 응용한 구절인데, 嘉謀嘉猷는 周書 君陳편의 내용이다. 현대 산업자본주의의 폐해를 극복하기 위해 나온 환경・평화운동은 自然征服을 기반으로 하는 서구철학에 근거하기에 한계가 있다. 이를 극복하고자 天地人三才와 陰陽五行의 이치를 바탕으로 人倫之道를 펼친 황하문명권의 성현의 가르침을 찾아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을 담았다.
제4구 壎篪和應麗澤昌
壎(훈)은 六孔의 土器이고, 篪(지)는 八孔의 竹器이다. 흙에서 싹이 터나오듯 壎이 선창하면 篪가 화답하여 응하기에 예로부터 壎篪라는 악기는 親愛 관계를 나타낼 때 쓰인다. 小雅 何人斯편의 “伯氏吹壎, 仲氏吹篪”는 형제간의 우애를, 大雅 板편의 “天之牖民, 如壎如篪”는 하늘이 백성을 사랑하는 뜻을 담은 데서 알 수 있듯이 활동가로서 많은 이들과 和應하며 잘 이끌고 있기에 이를 壎篪에 비유하였다. 麗澤(이택)은 『周易』 重澤兌 大象傳의 내용(麗澤, 兌, 君子以朋友講習)으로, 아이들과 함께 강습하는 모습을 크게 칭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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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창식 군자가 호송시를 받고 보내온 이메일입니다.
私信에 속하기는 하나 答信의 내용이 學人으로서 본받을 만하기에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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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저에게 너무나 적합한 아호를 주셨습니다.
그것도 호송시를 함께 지어주시니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선생님께서 지어주신 은산은 평소 드러나지 않게, 앞서려고 하지 않고, 해야할 바를 묵묵히 실천하며 연대와 나눔을 실천하고자 나름 애쓰며 살아왔던 저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셨습니다.
또한 그렇게 살기 위하여 스스로를 갈고 닦으며 주어진 소명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고자 했으나
항상 신독하지 못했던 저의 부족함을 지적하시고 독려하는 마음도 정확하게 표현하셨습니다.
더구나 한번도 선생님을 뵙고 저 자신에 대해 말씀을 드린 적도 없는 데 제가 이곳에 살면서
생각하고, 생활하는 모습까지 일점일획 빠짐없이 드러내셔서 격려와 칭찬이 깃든 호송시까지 지어
보내주시니 저에게는 더없는 영광스러운 선물입니다.
선생님의 지극한 정성과 자애로운 정을 마음에 새겨 格物 致知 誠意 正心하여, 修身 齊家 治國 平天下하는 데 작은 디딤돌 보탤 수 있도록 열심히 사는 것으로 그 뜻에 보답하겠습니다.
그리고 은은한 향기를 이웃에게 풍기는 隱山으로 살기 위하여 在明明德하고, 在親民하고, 在止於至善하는 공부에 더욱 용맹전진하겠습니다.
다시한번 감사합니다. 언제나 愼獨하며 게을리 살지 않겠습니다.
군위에서 隱山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