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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캠핑 인구는 2011년 60만명에서 올해 600만명(업계 추산)으로 10배의 성장을 보였다. 이에 발맞춰 국내 캠핑카 시장도 급증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6월까지 국내 등록된 캠핑카 대수는 9231대다. 2007년 346대보다 30배 가까이 증가했다. 실제로 캠핑카 관련 박람회를 가면 캠핑카 구매 문의를 위해 고객들이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다. 지난 주말(10월19~21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오토위크에서도 캠핑카 부스가 전체 전시장 면적의 3분의1 가까이 차지 할 만큼 뜨거운 인기를 누리고 있다.
캠핑카는 차량 내에서 숙식이 가능해 오랜 기간 동안 여행이 가능한 자동차다. 동력의 여부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캠핑시설을 갖추고 자체 동력을 이용 할 수 있는 차량은 모터홈 혹은 모터카라반으로 불린다. 반대로 자체 동력 없이 캠핑 시설만 갖추고 차량 후면에 연결하는 캠핑카는 캠핑 트레일러라고 부른다. 캠핑카는 텐트를 설치하고 해체하는 번거로움이 없다. 또 에어컨이나 히터, 화장실, 조리시설 등을 갖추고 있어 집과 다름없다.
캠핑카 시장의 성장은 고령화와 낮은 인구성장률, 그리고 늘어난 여가시간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UN이 정한 기준에 따르면 전체 인구의 65세 이상 고령자가 7%가 넘으면 고령화사회, 14%가 넘으면 고령사회, 20%가 넘으면 초고령사회다. 지난 7월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고령자는 738만여명으로 전체 인구의 14.3%를 차지한다. 고령화 사회를 넘어 고령사회에 진입했다.
노후를 준비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귀농과 여행을 꿈꾼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자유로운 여행을 떠나기는 쉽지 않다. 시골에 땅을 사서 집을 짓는 것도 많은 비용이 든다.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여행과 시골생활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이 캠핑카다. 차 한 대로 이동은 물론 내가 머물고 싶은 장소에서 숙박과 취사까지 한 번에 가능하다. 은퇴 후 자녀를 독립시키고 캠핑카를 타고 여유롭게 노년을 즐기려는 인구가 증가하고 있다. 또 주52시간 근무제 실시로 여가시간이 증가한 것도 캠핑카 시장의 증가 이유로 꼽힌다. 실제로 잡코리아에서 직장인 47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8.8%가 주52시간 근무제 도입 후 여가시간이 증가했다고 답했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늘어난 여가시간을 운동 및 건강관리, 취미생활, 가족 및 친구와 시간 보내기, 휴식, 직무 자격증 취득, 밀린 집안일 하기 등으로 즐기고 있다. 앞으로 주52시간 근무제가 안착되면 캠핑 인구로의 유입도 증가 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캠핑카 등록대수는 2007년 346대에서 2008년 484대, 2009년 641대로 매년 성장했다. 2011년 1300대로 1천대를 돌파한 이후 급 성장해 2017년에 등록된 캠핑카는 9231대를 기록했다. 우리나라에서 캠핑카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은 대부분 1톤트럭이나 현대차 스타렉스를 개조한 모델을 구매한다. 차량 가격이 5000만~8000만원으로 다른 모델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크기가 크지 않고 별도의 면허도 필요 없다. 또한 국내 규정상 해외에 판매하는 화려한 모터홈을 수입하기가 까다로운 것도 포터나 스타렉스를 개조한 캠핑카 수요가 높은 이유 중에 하나다.
이번 오토위크에 전시된 G4렉스턴 스포츠 캠핑카는 국내 업체인 오토캠프가 제작한 모델이다. '오투 렉스원 클래식'은 5100만원, 오투 렉시원 팝스는 5400만원이다. 코치맨코리아에서 수입 판매하는 포드 트랜짓 캠핑카의 경우 9400만원부터 시작한다. 국내 캠핑카 중 가장 많이 판매되는 포터 개조용 캠핑카는 대부분 5000만원대에 판매되고 있다. 용도에 따라 자신에게 알맞은 모델과 업체를 선택할 수 있다.
이런 시장 확대에 따라 더 다양한 크기의 모델들이 치열한 각축전을 할 모양새다. 이달 출시된 르노 마스터와 지난달 출시된 이베코 뉴데일리 상용차는 캠핑카 개조가 가능하다. 포터와 스타렉스 일색이었던 기존 국내 캠핑카 시장에 새 바람을 넣을 것으로 보인다.
1톤트럭이나 스타렉스 캠핑카는 기본적으로 4~5명 취침이 가능하다. 취사와 샤워는 물론 옵션에 따라 화장실까지 갖추고 있다. 캠핑카 시장의 성장은 우리나라의 레저문화를 바꾸는 것 뿐 아니라 고령사회에 따른 새로운 노년 소비층의 증가로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