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의 축제
(거제 가을꽃축제 참관기)
서정주는 ‘국화옆에서’ 시에서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봄부터 소쩍새는/그렇게 울었나 보다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천둥은 먹구름 속에서/또 그렇게 울었나 보다.
인간은 나약한 존재고 감성의 존재다. 봄이 되면 꽃에 취해 웃고, 가을이 되면 꽃에 취해 센치해 진다. 봄이 되면 진달래에 취해 산을 찾고, 가을에는 국화에 취해 산을 찾는다. 그러나 산에는 우리들이 감동할 만큼 꽃이 그렇게 많이 있지는 못하다. 그래서 사람들이 꽃을 키운다.
전국의 꽃 축제는 수십 가지가 되는데, 봄이 되면 산수유, 유채, 복숭아, 벚꽃, 개나리, 매화, 자운영, 아카시, 보리, 할미꽃 축제가, 여름이 되면 코스모스, 도라지, 무궁화, 백합, 양귀비, 연꽃, 장미, 해바라기, 작약 축제가, 가을이 되면 국화, 들국화, 상사화, 억새, 코스모스 축제가, 겨울이 되면 동백, 눈꽃축제가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축제는 부라질 삼바 축제, 일본 삿포로 눈꽃축제, 독일의 맥주 축제, 타이완 등불 축제, 스페인 토마토축제, 몽골 나담 축제, 베네치아 카니발 등이다. 우리나라에서 세계적인 수준의 축제는 아마 보령머드축제일 것이다.
우리나라 꽃 축제는 40여 가지에 800여 곳에서 개최되고 있다. 1년은 365일 이고 하루에도 두 곳 이상에서 꽃 축제가 열리는 셈이다. 우리나라는 축제의 천국이다. 그 대표적인 축제는 섬진강매화축제, 구례산수유축제, 진해벚꽃축제, 봉평 메밀꽃 축제, 순천만갈대축제, 전주 덕진공원 연꽃축제, 남해유채와 튤립축제, 고양꽃박람회, 고창선운사 상사화축제, 함평나비축제 등이 있다. 우리 거제에는 10여 가지의 축제가 있으나 그 규모나 시민들에게 파급 효과가 큰 것은 별로 없다. 이번에 거제농업개발원에서 개최된 ‘거제가을꽃축제’가 그나마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 각지에서는 여러 가지 축제 문화가 발달해 있다. 그 중에는 종교와 관련해 발달한 것도 있고, 예술과 관련된 것도 있고, 그 지역의 특산물과 관련된 경우도 있다. 축제(祝祭)는 애초 성스러운 종교적 제의에서 출발했으나 유희성을 강하게 지니게 되어 오늘날에는 종교적인 신성함은 거의 퇴색되고 있다. 고대인들은 축제를 통해서 액운을 없애고 복을 불러 풍요와 건강을 유지하는데 이것은 축제 속에 민족의 신앙적 사상이 담겨 있음을 의미한다. 그런데 현대화를 거치면서 이러한 종교성이 약화되고 인간 본위의 이성적. 합리적 사고에 따라 오락성이 가중된다. 즉 오늘날 시대에 걸 맞는 기능이 강조 되고 있다.
‘결국 우리는 축제를 왜 하는가?’ 에 대한 해답은 인간의 생존욕구를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어느 학자는 축제가 없는 민족은 살아도 산목숨이 아니고 죽어서도 고이 잠들 수 없다고 하였다. 그 만큼 축제는 그 민족을 대변하면서 인간의 문제에 근거해 있다.
우리나라에서 한 종류의 꽃만 가지고 가장 많은 곳에서 축제가 열리는 것은 아마 국화축제일 것이다. 학교, 관공서, 지자제 등에서 열리는 크고 작은 국화축제는 아마 400여 곳이나 될 것이다. 그럼 이웃 마산에서 개최되는 ‘마산 가고파 국화축제’를 둘러보자.
1. 마산 가고파 국화축제
마산은 1960년대 처음 국화 재배를 시작하여 국내뿐만 아니라 일본에 까지 수출해 오고 있다. 올해 제8해를 맞이하는 국화축제는 마산 앞 돌섬 유원지에서 대규모로 개최된다. 마산이 국화축제를 개최하는 이유는 국화 농가를 장려하고 국제적인 홍보와 시장판로를 열기 위해 만들어진 국화박람회는 이제는 국화를 통한 다양한 볼거리 제공, 시민 관심 유발과 관람 인원 증가로 인한 국화 대중화 및 소비 저 변화에 기여하고자 ‘마산가고파국화축제’라고 이름을 바꾸어 개최하고 있다.
축제는 국화전시, 일반화훼 및 분화전시, 국화 일상생활전시, 국화유래 환경농업전시, 농경문화전시, 관상조류전시, 판매행사, 문화행사 등 여러 가지가 이루어지고 있다. 지역민이 참여할 수 있는 축제로 국화만이 아닌 농민들의 일면을 보여줄 수 있는 축제의 장이 되도록 부대행사를 계획하여 진행하고 있다.
이번 제8회 마산 가고파국화 축제는 2008년 람사르 총회와 연계하여 준비도 많이 하여 예산도 많이 투입하여 성대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특징을 몇 가지 들면 첫째 다륜대작이다. 작년에 한 나무에 702송이를 만들어 한국기록원에 인증을 받았으나 올해는 한 나무에 1050송이를 만들어 보는 이의 감탄을 자아내게 했다. 그리고 특히 인기를 끄는 곳이 국화로 다보탑, 석가탑, 용, 봉황 등의 모양을 만들어 관광객의 눈길을 사로잡았으며 국화 분재도 최고 수준급이었다.
마산 국화 축제를 좀 더 업그레이드시키기 위해 함평 나비 축제 간 공동마케팅 교류 협약을 체결하여 나비생태관도 운영했다. 작년 대한민국 대표 축제에서 대상을 수상한 만큼 규모도 크고 행사도 다채로 왔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봄부터 직접 가구어온 국화보다는 다른 농장에서 재배하여 임시로 옮겨온 것이 많아 자연미가 부족한 게 흠이었다. 그리고 장사치들이 너무 많아 혼란스러우며 음식도 좀 비싸고 맛이 떨어졌다. 전체적으로 100점 만점에 90점 정도는 된 것 같다. 그리고 마산부두 근처에 주차장이 부족하여 관광객들이 큰 부편을 꺾었다.
2. 거제가을꽃한마당축제
마산 돝섬의 국화축제가 끝나갈 무렵 거제 서정리에서는 가을꽃한마당축제가 열린다. 거제서정리에서 개최되는 가을꽃한마당축제는 대부분 국화이므로 명칭을 국화축제로 바꾸어도 별무리가 없을 것 같다.
내가 거제 서정리에 있는 농업개발원을 드나들은 지가 벌서 10년이 다되어간다. 그 이유는
꽃이 좋아서 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학교 화단에 심을 초화류를 얻기 위해서다. 꽃을 사랑하고 식물을 사랑하시는 분들은 마음이 고와서 부탁을 드리면 거절하지를 못해 조금씩 나누어주곤 한다. 올해는 야생화 촬영차 한 달에 한 두 번씩은 들렸다. 늘 그러 하듯 밀짚모자를 눌러쓰고 농장에서 하우스에서 땀 흘리며 일하는 직원들에게 죄스러운 마음이 들고 농장에서 열심히 일하시는 아줌마들을 보면 송구스러워 유행가 한 곡식 불러주곤 한다. 전시회가 가까워오자 농업기술센타에서도 많은 직원들이 찾아오고 일하는 인부들도 30여명으로 늘어나고 있다. 마지막 손질을 하느라 분재를 담당하시는 윤씨의 손길이 바쁘고, 외간천 주변에는 올해 새로 꽃길을 조성하느라 분주하다.
작년에 자칭 거제농업개발원 홍보대사라고 더 벌이고 다녔으나 올해는 사진전시회 관계로 매일 나오기로 마음먹었다. 현장소장격인 이양일씨와 친분이 두터워 만날 때마다 농업개발원의 현주소와 발전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다.
개장 초 궂은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만원사람들이 몰려왔다. 작년에 약10만 여명 올해는 약20여만 명의 관람객이 올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주차장이 아무리 넓어도 다 수용하지를 못 할 테니 이웃 에 있는 논을 빌려서 임시 주차장을 하는 것이 어떠하냐고 건의를 했다. 아니나 다를까 주말에는 폭주하는 관람객들로 주차장이 모자라 이웃 논에도 임시 주차장을 개설했다. 입장료를 받느냐, 상품교환권을 주느냐하는 문제는 이 행사의 목적이 농민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농민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것이 도리라 생각하기에 교환권을 한다는 얘기를 했다. 그래서 그런지 농산물 판매장이나 간이음식점에는 손님이 발 디딜 틈도 없이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특히 주말에는 식당 앞에 길게 늘어선 줄과 호방 집에는 재료가 바닥이 나서 판매를 할 수 없는 지경가지 이르렀다.
일단은 성공인 셈이다. 나도 즐거운 마음으로 매일 식당에 가서 식사도 하고 간식도 먹곤 했다. 올해는 각종 전시 품목도 많았는데, 주 종목인 국화는 50만점, 초화류 및 기타가 40만본 이었으며 비닐하우스를 임시 전시관으로 만들어 국화분재관, 곤충관, 야생화전시관, 사진전, 한국화전, 전통규방공예, 천연염색전, 수공예전시 등으로 다양하게 전시되었다. 특히 올해 처음 선보인 소달구지 체험관, 재래농기구체험, 비누방울체험, 마차체험 등은 색다른 체험꺼리를 제공했다. 특히 10세 이하의 어린이가 많았는데, 지도교사와 사진 촬영에 여념이 없고, 각종체험을 하느라 신이 나서 펄펄뛰는 모습이 너무나 좋았다. 아마 거제뿐 아니라 인근 통영에서도 무척 많이 방문하였다. 며칠 전 창원 거리 축제에 가보니 도로 공지에 간이 어린이 놀이 기구를 가져와 미끄럼도 타고 점프도 하는 모습이 떠올랐다. 여기 개발원에도 몇 개 가져와 어린이를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어떠할 런지?
경남생활체육회에 사용하던 호돌이와 호순이는 300만원 효과를 똑똑히 내고 있었으며, 농산물을 판매하는 농민들의 눈가에는 웃음꽃이 피었다. 거제도에는 조선소에 다니느라 젊은이는 눈 닦고 보아도 없지마는 그래서 고향을 살리고 지역을 살리고 땅을 살리기 위해 일하는 젊은이가 그나마 힘을 합쳐 오늘과 같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
11월11일 축제는 끝났다. 그러나 몰려드는 인파로 축제는 끝이 났으나 국화축제만은 2-3일 연장 한다고 한다. 축제가 끝난 15-16일에도 1만 여명이나 다녀갔다고 하니 대성공인 셈이다. 총 관람객수는 경찰추산 20만 명 개발원 추산 15만 명이라고 한다. 몇 명이 오고 안 오는 것이 아니라 거제에도 이런 큰 행사를 적은 비용으로 치룰 수 있다는 것에 대리 만족을 느낀다.
몇 가지 보완해야 할 점은?
1)주차장 문제이다. 올해는 스포츠파크 공사장 때문에 주차문제는 어느 행사장보다 훌륭히 치루어 졌으나 내년에는 어떻게 해야 할지 그 대책을 면밀히 세워야 할 것이다.
2) 둘째 상품교환권으로 농산물이나 화훼류를 구입해야 하는데, 장소가 불편하여 어린이는 갈수 없게 큰 돌이 많았으며, 종류도 다양하지 못했다. 다양한 종류의 꽃이 없어 실망했다는 말들도 들러오곤 한다.
3) 간이식당 주변에도 어린이들이 마음 놓고 걸어 다닐 수 있게 정비를 하고, 메뉴도 거제도의 특징 있는 음식이 선 보여야 할 것이다.
4)홍보요원의 교육: 광대한 대지와 여러 가지의 행사를 하다 보니 진짜 알짜배기 구경은 하지 못한 경우가 있으므로 홍보요원의 체계적인 지도와 행사 내용의 깊이 있는 식견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5)부대행사의 다양화
-야간 특별행사: 폭죽, 민속놀이( 강강수월레, 남해안별신굿, 등), 야시장
-전통을 살리는 행사: 떡메치기, 개떡만들기, 연날리기, 팽이치기, 깡통돌리기 등
-전국 국화꽃촬영대회(디카), 국화아가씨 선발대회, 나비생태관
-문화행사: 시낭송대회, 별밤콘서트, 국화미술제, 거제음식 경연대회, 색스폰연주회, 전국국 악경연대회
거제시와 시의회 의원 들의 폭넓은 이해와 전폭적인 예산 지원이 있어야 할 것이다. 내년에는 약4억 원의 예산이 투입되어야 제대로 된 행사가 이루어 질것으로 보인다. 투입은 4억 수익은 10억 이러면 믿지는 장사는 아닐 테지.
자유기고가 옥 건 수
< 농업개발원 입구에 손님을 맞이하는 고향감나무>
농업개발원 잔디밭에 관람객을 맞이하는 호돌이와 호순이
국화전시회를 준비하는 바쁜일손들
거제가을꽃축제에 구경나온 인파들
봄부터 가꾸어온 국화들이 탐스럽게 들판을 장식하고 있다.
큰 인기를 모은 전통 농업 체험관---우리도 할 수 있어요.
국화분재장에서---울 외국인도 국화 좋아해요!!!!
이라 이라 어서가자! 커서 농촌 아줌마가 되어야지---.
국화 이외에도 다양하게 손님을 맞이하는 아름다운 꽃들~~~
가을! 말만들어도 가슴이 설랜다. 내 열매 가져가슈!!!
온실의 여왕 극락조화---꽃의 모양이 극락조를 닮아서 붙어진 이름이다.
일본에서 인기가 잇는 국화( 일문자국)
한지 수공예전시관의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