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서관 장서를 활용한 학급문고 장기 대출 프로젝트’ 책 꾸러미
2012년 11월 개관 이후 3년여가 지나면서 도서관의 장서는 규모와 내용에서 안정되었지만 부쩍 늘어난 장서는 또 다른 고민이었다. 작은 도서관 규모에 맞게 복본을 두지 않고 ‘학급문고 장기 대출 프로그램’이라는 새로운 일을 시작하였다.
2015년 일단 시작하라!
모든 것이 처음이어서 막연하기도 하였고, 이 사업이 초등학교나 유치원에 잘 진행될 수 있을지 그리고 우리가 꿈꾸는 것처럼 아이들에게 좋은 선물이 될지 알 수 없었다. 첫 해인만큼 일단 사업을 진행하고 어떤 형태로든 마무리 짓는 것이 목표였다.
도서관에서 정리된 복본으로 초등은 3~6학년(4개 학년), 유치는 144권의 그림책으로 3박스 책꾸러미를 만들었다. ‘책이 꼭 필요하고 잘 활용될 수 있는 곳’으로 보내기 위해 유치부는 사회복지법인인 또래어린이집, 동민어린이집, 태화어린이집에 각 1박스씩 책꾸러미를 보냈다. 와인 상자에 색을 칠하고 바퀴와 끈을 단 박스를 아이들은 ‘책 기차’라며 좋아했다. 유치 책꾸러미가 돌아왔을 때 눈에 띄게 낡은 책은 아이들이 좋아한 책이었다. 이러한 목록은 도서관 온 아이들에게 권해줄 수 있는 유용한 자산이 되었다.
초등부는 도서관 동아리로 형태로 활동하는 ‘동화읽는교사’가 재직 중인 신흥초등학교 3~6학년으로 보내게 되었다. 책꾸러미가 들어간 반에서는 도서관에 견학을 오기도 했고 그 모습은 신흥초 졸업앨범에 실리기도 했다.
이렇게 책꾸러미는 시작되었고, 호응도 좋았다. ‘그렇다면 내년은 어떻게 해볼까?’
2016년 책 꾸러미, 책 읽어주기 활동가를 만나다.
2015년도에 사업을 진행한 어린이집의 반응이 좋아 3박스의 책을 다시 교차하여 보냈다. 기존 꾸러미에서 낡은 책은 교체하고 구성에 없는 좋은 책은 새로 구입하여 보완하였다.
초등은 2학년 책꾸러미를 새로 만들어 교사모임에 참여하는 선생님이 있는 석현초 2학년에 전달하였다. 이때 단순한 도서 전달만이 아닌 우리 회 사업인 ‘동화동무씨동무’를 접목해 보았다. ‘북토크와 책꾸러미’에 관심을 보이던 옆 반 남선생님의 요청으로 하반기에는 책꾸러미 박스를 옆 반 학급문고로 전환하였다.
또 3.4.5학년은 목포지회 책읽어주기 활동가들이 책을 읽어주고 있는 산정초등학교로 보냈다. 북토크를 하고 선정된 책은 하반기에 활동가들이 계속 읽어주기로 하였다. 5학년은 <칠칠단의 비밀/방정환/사계절>이 최고의 책으로 선정되어 가장 먼저 읽어주게 되었다. 아이들의 마음을 쥐락펴락하는 이야기에 매주 활동가가 책 읽기를 마무리할 때마다 아쉬운 탄식 소리가 교실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고 한다.
6학년 책꾸러미는 신흥초등학교에 학급문고로만 진행되었는데 마무리 시점에서 담임 선생님이 책꾸러미에 대한 설문지를 직접 만들고 조사를 해서 도서관 측에 전달해주셨다. 선생님은 ‘도서관에서 아이들에게 1년 동안 좋은 선물을 주셨는데 이 정도는 당연히 해야 된다’고 하셨다.
책꾸러미 사업은 전년도에 비해 대상 학년이 늘었고 찾아가는 도서관(장기대출프로그램) 형태에서 북토크와 동화동무씨동무가 더하여져 보다 적극적으로 책을 소개할 수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회 책 읽어주기 활동가를 통해 책꾸러미 사업이 확장된 한 해였다.
2017년 책꾸러미 5세부터 13세 까지 완성하다
어린이도서연구회가 사무실을 이전하면서 정리한 도서들이 하늘을나는도서관에 속속 도착하기 시작했다. 어쩌면 그 양에 기함하며 그 겨울을 보냈던 것 같기도 하다. 그 안에 담겨 있던 700여권의 그림책과 동화책은 도서관에 일부 수서 하고 대부분 책은 유치와 초등 책꾸러미로 활용되었다. 사무국에서 보내준 책 덕분에 책 꾸러미는 전면적으로 새롭게 단장할 수 있었다. 사서들은 책을 분류하고 등록하고 자원봉사자 중고생들은 책을 닦고 라벨 작업을 함께 하였다. 자원봉사자들은 청소년사서학교를 수료하고 도서관에서 꾸준히 봉사해온 학생들이어서 많은 양의 책을 장비할 때 큰 도움이 되었다. 그렇다고 해도 상당한 양의 책들은 마무리되기까지 도서관 한쪽을 꽤 오랜 시간 차지하고 있었다. 모든 작업을 마무리하고 책꾸러미를 학교와 유치원으로 보내고 난 뒤의 시원함은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
이런 과정을 거쳐 유치는 5세, 6세 ,7세 각 30권씩 4세트를 12박스를 갖추게 되었고, 초등은 1학년부터 6학년까지 완성되었다. 책이 많아진 만큼 박스도 많아지고 책을 직접 보내는 것이 사서들에게는 체력에 부쳤어도 책꾸러미를 보낸 어린이집에서 도서관에 견학을 오기도 하고 후원을 하는 등 새로운 반응도 생겨났다.
2018년도 책꾸러미, 책 읽어주기 활동가 그리고 책문화잔치!
2018년도에는 목포지회가 책읽어주기 대상 학교를 용호초등학교로 옮기면서 책꾸러미도 자연스럽게 용호초등학교로 가게 되었고 학급 수에 맞게 학년당 2박스로 재정비되었다. 학교에서 진행된 책꾸러미와 책 읽어주기 활동을 전남교육신문에 내고 싶다는 교장 선생님의 요청으로 어린이도서연구회와 하늘을나는도서관에 대한 보도자료를 보내기도 했으나 교장선생님의 전근으로 실행되지는 못했다. 2학기에도 책꾸러미와 책 읽어주기는 계속 진행되었고 그 결과 2018년도 책문화잔치를 용호초등학교에서 하게 되었다.
유치책꾸러미는 도서관과 교류도 활발히 할 수 있고 하원 후에도 아이들이 엄마와 함께 도서관에 올 수 있는 도서관 근처의 기관으로 선정하였다. 그 결과 용호초병설유치원, 희망유치원, 새싹유치원에 책꾸러미가 대출되었다.
2019년 중학생과 만나다!
동화읽는 교사모임에 참여중인 선생님의 도움으로 중학교 학급문고로서 책꾸러미를 시작하였다. 구도심의 작은 학교인 목포여자중학교에 책꾸러미를 보내게 되었다. 아이들의 책 읽는 수준과 취향이 다양해진 시기이기에 최대한 모든 아이들이 책에 가까워질 수 있는 다양한 목록으로 구성했다. 재미있지만 짧아서 쉽게 읽을 수 있는 소설, 인기 웹툰 만화, 깊은 울림을 주는 그림책, 청소년 소설, 고전, 인문서까지 스펙트럼을 넓게 구성하였다. 처음에 중2만을 대상으로 시작하려 했는데 한 학년에 2개 학급, 총 6개 학급인 학교로 선정하고 보니 전 학년에 책꾸러미를 보내고 마음이 욕심이 생겼다. 예산문제로 고민하고 있었을 때 목포지회원들의 기부로 전 학년 책꾸러미가 가능하게 되었다. 이렇게 따뜻한 마음을 담은 책꾸러미는 목포여중 사서 선생님과 독서동아리 친구들을 통해 각 학급으로 전달되었다.
넘쳐나는 책, 협소한 공간을 극복하기 위해 나온 아이디어가 <찾아가는 도서관 ‘책꾸러미’>이다. 책 한 권이 소중했던 개관 초기를 지나 복본의 활용처를 찾아야 할 시점에 ‘학급문고 장기 대출’이라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이는 책꾸러미로 진행되면서 조금씩 변화 발전해 지금은 하늘을나는도서관의 대표사업이 되었다. 책 꾸러미는 단순히 세월에 밀려 여기까지 온 것만은 아니다. 그 시간 속에는 작은 우연들과 회원들의 흔적이 켜켜이 쌓여있다. 처음 책꾸러미를 학교에 전달하던 날 무거운 책 상자를 2층 도서관에서 내려 학교 4층까지 어떻게 가져가야 할지 고민하고 있을 때 거짓말처럼 군 제대한 지 얼마 안 된 건장한 대학생이 차량을 가지고 자원봉사를 왔다. 도서관 예산으로는 계획조차 세우지 못하고 있을 때 사무국에서 700여 권의 책이 와서 책꾸러미를 전면적으로 장비하여 유치에서 초등까지 전 학년 책꾸러미를 완성할 수 있었다. 또한 목포동화읽는교사모임의 선생님들이 없었다면 책꾸러미의 시작도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책꾸러미가 지나온 모든 곳엔 아이들이 있었다. 아이들의 반짝이는 눈동자와 웃음소리가 우리를 이곳에 있게 하는 힘이다.
| 유 치 | 초 등 | 중 등 | 비 고 |
2015 | 또래어린이집 동민어린이집 태화어린이집 (3꾸러미/144권) | 신흥초 3~6학년 (4꾸러미/301권) | ‧ | ‧유치:사회복지어린이집 3곳 ‧초등:3.4.5학년 *책꾸러미 시작 |
2016 | 또래어린이집 동민어린이집 태화어린이집 (3꾸러미/137권) | 석현초 2학년 산정초 3-5학년 신흥초 6학년 (5꾸러미/375권) | ‧ | ‧초등:2-6학년 (북토크,최고의책 선정/책읽어주기) *책읽어주기활동과 연계 |
2017 | 또래어린이집 동민어린이집 태화어린이집 근화어린이집 (12꾸러미/360권) | 산정초 1~6학년 (6꾸러미/473권) | ‧ | ‧유치:5.6.7세 연령별 구성 ‧초등:1-6학년 (북토크/책읽어주기) *5-13세까지 책꾸러미 |
2018 | 용호초병설유치원 새싹유치원, 희망유치원 (9꾸러미/270권) | 용호초1~6학년 (12꾸러미/439권) | ‧ | ‧초등:학년 당 2꾸러미 (북토크/책읽어주기/책문화잔치) *책문화잔치 |
2019 | 새싹유치원, 희망유치원 근화어린이집 (9꾸러미/270권) | 용호초1~6학년 (12꾸러미/424권) | 목여중 1~3학년 (6꾸러미/150권) | (구성:만화/그림책/저학년‧고학년동화/청소년소설/인문학/고전) *중학책꾸러미 시작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