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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면 1 TV속 토론 장면. 전국 江界에서 녹조가 발생하여 그 위력이 맹렬해지는데 대한 토론. 이른바 진보적 성향의 학자라는 어느 대학교수는 '녹차라떼'라는 감성적 造語를 거듭 사용해 가며 녹조의 원인이 4대강 사업에 있음을 주장. 반대쪽 전문가가 올해 기록적으로 강했던 폭염과 가뭄이 원인이다. 4대강 사업과 무관한 북한강에서는 녹조가 발생했지만 4대강 사업지인 남한강에서는 녹조가 발생치 않은 것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고 반론하지만 보를 막아 물흐름이 막혀 녹조가 발생했다는 답만 반복. 그는 MB가 하는 일이라면 대운하든, 4대강이든, 청계천이든 모두 반대했었다.
# 장면 2 회사 젊은 직원과의 술자리. 대화 중 4대강 이야기 나옴. 그 젊은 직원은 4대강 사업은 국가예산을 낭비한 뻘짓이라며 MB를 비난. 야, 이 사람아! 우리처럼 수자원과 방재에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들이 국가적 치수사업에 맹목적으로 반대만 하면 어쩌냐?고 묻지만, 그냥 싫댄다. MB가 한 일이라서.
# 장면 3 2008년 5월. 장수군 장계면. 금호남정맥 종주를 시작하려고 장계면의 모텔에서 하룻밤 숙박. 마침 남아공 월드컵 예선전으로 요르단과 축구시합이 있었음. 약체 요르단을 안방에 불러들여 벌인 시합이라 손쉬운 승리를 예상했으나 허정무감독이 이끄는 국대팀은 2대0으로 이기고 있다가 어이없게 내리 두 골을 내어줘 2;2 무승부.
뒷날 새벽 무령고개로 올라가기 위해 장계택시를 탓는데 자연스레 간밤의 어이없는 축구경기 결과가 화제에 오름. 택시기사 曰, 어제 우리나라 축구가 그렇게 진 것은 모두 MB때문이라 함. 처음엔 농담하는 줄 알고 예에? 설마요? 하고 반문하는데 기사의 얼굴이 너무나 진지하고 확신에 차 있음. 자기만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아니고 어제 같이 축구를 보던 모든 사람이 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함.
그는 자기의 주장에 동조해 주지 않는 내가 미웠든지 고개 왼쪽 정상적인 영취산 등로입구가 아닌 고개 넘어 지지리쪽 북바위가는 희미한 등로 입구에 나를 세워 주고 엉뚱한 길을 가르쳐 주어 금호남정맥 첫걸음부터 30여분 가시덤불 속을 헤매게 만듬.
이 장면들이 오늘날 우리나라 대한민국의 현주소이고 4대강과 MB를 바라보는 큰 줄기의 시각들이다. 도대체 이렇게 막연하고 맹목적인 적대감은 어디에 뿌리가 있으며 그 해결책이 있기나 한걸까?
다음 대통령으로 야당쪽 인사가 당선된다 한들 그가 올바른 국정 운영을 할 수 있으며 그의 경륜을 펼쳐 올바르게 국가를 이끌 수 있을까? 이번에는 틀림없이 다른 쪽에서 5년 내내 사사건건 반대, 거부, 비난, 공격만 퍼부을텐데... 우리는 그동안 제대로 된 대통령을 가져 본 적도 없지만 제대로 대통령 노릇을 하게 그냥 놓아 둔 적도 한번도 없다.
오호 애재라! 이 땅은 대통령 노릇 해 먹기도 힘든 나라이고, 백성 노릇 해 먹기도 힘든 나라임은 분명한 일이다.
그렇지만 참으로 어리석고 우매한 인간들이라는 것이 매번 권력자 주위의 측근이나 친인척들이 호가호위하며 비리를 저지르고, 그로 인해 정권이 위태로와지는 것을 봐오면서도 어찌 대통령 노릇을 한다면서 자기 주변 사람들 관리를 그렇게 허술하게 한단 말인가?
그러니 매양 정권 말기가 되면 무슨 일을 해도 사람들이 따라주지를 않고 무슨 말을 해도 믿어주지를 않는 일들이 벌어지는 것이다.
또, 4대강처럼 시작부터 반대가 많고 어떡하든지 망하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많은 건곤일척의 국가적 사업을 하자면, 모든 과정을 철저하게 준비하고 공사 도중에도 서릿발 같은 감리와 감독을 통해 한 치의 오차도 없고 한 올의 비리도 스며들지 못하게 관리를 해야지, 어떻게 관리를 했길래 누수가 생기네, 역행침식이 발생하네, 오염도가 올라가네, 입찰과정에 비리가 있네 등등 허술한 공사 관리와 허점투성이의 공사 결과를 내 놓는단 말인가?
참으로 답답한 노릇이다. 그러니 오염된 생활 폐수로 인해 썩어가는 강을 재정비하고, UN이 지정한 물부족국가로서 안정된 수자원의 확보하기 위한 미래의 물그릇을 챙기며, 기후변화로 인해 날로 위험도가 높아가는 홍수범람에 대처하기 위해 치수사업을 해야하는 숭고한 국가지도자의 의무조차 미친짓이며 뻘짓으로 매도 당하는 愚를 범하게 되는 것이다.
오늘날 지구촌은 그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기후변화와 그로 인한 자연재해에 시달리고 있다.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인한 미국 동부의 대홍수, 동남아시아를 쓸고 간 쓰나미, 동일본 대지진과 그로 인한 쓰나미의 내습... 우리나라만 해도 천만 시민이 살고 있는 수도 서울의 한복판인 강남역 주변과 광화문, 사당역 등지는 매년 집중호우로 인해 물난리를 겪고 있고, 작년 우면산의 산사태와 같은 예년에 볼 수 없었던 대형 재난에 직면하고 있다.
이러한 복합적이고 괴멸적인 대형 재난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백년을 내다보는 치수 방재정책이 필수적이고, 4대강 정비사업도 그에 맥을 닿아 있다 할 것이다. 하지만 오늘날 4대강은 그 본연의 治水라는 의미는 사라진지 오래이고, 정치가 전면에 등장하여 더러운 정쟁의 대상이 되고 말았다.
지난 4월 서해 아라뱃길의 서해갑문을 출발하면서 국토종주 자전거길 종주에 나선 강/사/랑은 아라뱃길, 한강 서울구간, 남한강, 새재를 넘어 문경을 지나 상주에서 낙동강을 만나고, 천삼백리 낙동강을 따라 을숙도를 향하면서 내내 김포운하, 한강, 남한강, 달천강, 영강, 낙동강의 물길을 따랐다.
이 땅의 큰 물길 곳곳을 두 바퀴로 달리다 쉬다 바라보다 그러면서 느낀 점은, MB를 찬성하든 반대하든 그는 이미 사라질 인물이고 우리의 강들은 영원할 터이니 4대강에서 정쟁의 더러운 濁流는 모두 빼 버리고, 치수와 용수 확보라는 물길 이용의 그 본연의 모습을 되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우리가 따따부따 떠들어 보아도 저 도도한 강물은 수천년 전에도 그 자리에서 묵묵히 흘렀으며 수천년 후에도 여전히 묵묵히 도도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 곁에 깃들어 잠시 스쳐가는 희미한 생명들일 따름이고...
그러한 우리가 저 강과 오래 공존하기 위해서는 묵묵하고 고요하나 언제든지 광폭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위대한 강을 잘 다독거리고 씻어주고 오물을 걷어 내 주어 강이 건강해지도록 도와야 할 일이다...
뜨거운 마무리! ++++++++++++++++++++++++++++++++++++++++++++++++++++++++++++++++++++++++++++++++++++++++++++++ 구간 : 국토종주자전거길 제5구간(상주 강창교~을숙도) 상주종합터미널(02:30) -> 식사 휴식후 04:30 출발 -> 강창교 -> 낙단보 -> 낙단대교 -> 선산대교 -> 구미보 -> 승선대교 -> 산호대교 -> 구미대교 -> 남구미대교 -> 칠곡보 -> 다사읍 -> 강정고령보 -> 사문진교 -> 낙동강교 -> 달성보 -> 박석진교 -> 합천창녕보 -> 적포교-> 유어면/자전거 고장 지체 -> 동정삼거리-> 영산면(20:00) 모텔에서 1박
영산면(06:50) -> 우강교차로 -> 창녕함안보 -> 본포교 -> 수산대교/하남읍 -> 마산교차로 -> 삼량진읍/자전거수리 -> 원동지구 -> 양산물문화관 -> 물금 -> 양산낙동강교 -> 화명지구 -> 구포대교 -> 낙동강하구언 -> 을숙도(14:20).
(사진은 모두 스마트폰 버전임.)
# 총연장. 663km. 실제 달린 거리 730km (아래 지도를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음)
# 낙동강자전거길. 300km(강창교~을숙도)
요근래 강/사/랑의 하루하루는 강행군의 연속이다. 한 열흘 이상 새벽시간이 되어서야 집에 들어가서 씻고 잠시 눈 붙인 후 다시 출근. 마눌과는 같이 밥을 먹어 본지도 대화를 나눠 본지도 언제인지 모르겠고, 이것이 부부사이인지 하숙집 주인과 하숙생 사이인지도 헷갈릴 지경이다.
그러다보니 산길이나 잔차길은 꿈도 못꾸는 나날들이 이어지는데 엄청난 스트레스에 골이 띵하던 지난 17일 쇠의 날 저녁. 직원들 모두 퇴근한 사무실에 오랫동안 혼자 남아 있다가 문득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 마눌에게 국토종주 잔차길 마무리 짓고 오겠노라 얘기하고 짐 챙겨 사무실을 나섰다.
상주행 심야버스는 동서울터미널로 가야 탈 수가 있는데, 서울 지하철의 경우 일요일과 공휴일을 제외하고는 잔차를 가지고 승차를 할 수가 없어 부득이 사무실 앞에서 택시를 잡았다.
잔차 앞바퀴 분해해서 택시 뒷자리에 잔차 싣고 동서울로 향하는데 주말 정체가 바쁜 나그네의 발길을 잡는다. 사무실이 있는 가산동에서 동서울터미널까지는 평소 사오십분이면 충분한 거리이지만 꽉 막힌 도로에서 붙들리느라 1시간 10분이나 소요한 후에 겨우 도착을 할 수 있었다. 서울시내에서 택시비가 무려 28,000원이나 나왔다.
막차 심야버스 시간까지는 딱 10분이 남은 터라 후다닥 바퀴 체결하고 부리나케 달려서 터미널로 들어가 개표하고 화장실도 못들른 채 심야버스에 몸을 싣는다. 너무 서둘러서 그런가 피곤은 한데 쉬이 잠이 들지 않아 음악 들으며 잠시 졸다 깨다 하면서 상주까지 향했다.
새벽 2시 20분 캄캄한 상주 종합터미널에 도착했다. 이 시각에 모텔에 들기는 애매하고 찜질방을 찾는데 스마트폰 내비게이션으로 찾아간 상주 유일의 찜질방은 내부수리중이라 영업을 하지 않고 있다.
별수없이 상주 시내 이곳저곳을 뒤져 보니 마침 24시간 영업을 하는 식당들이 많이 있고, 그 중 김밥집 하나가 카페처럼 꾸며놓고 영업을 하고 있다. 얼른 그 집으로 가서 이른 새벽참을 먹고 느긋하게 시간도 보낸다.
# 카페 김밥집. 새벽인데도 장사가 잘 된다. 황태해장국 한 그릇 비우 고 시간을 보냈다.
24시 김밥집에서 한시간여 시간을 보낸 후 다시 상주시내 이곳저곳을 헤매는데, 마침 어느 길가에 시청에서 한옥 한 채를 지어 두고 주변을 작은 거리공원으로 꾸며 두었다. 그 공원 한 켠에 정자가 있어 잠시 눈 붙일 요량으로 갔더니 이미 노숙자 한 분이 선점을 하고 있다.
정자는 틀렸고 본채를 보니 넓은 대청마루가 있길래 그곳에 배낭, 헬맷 벗고 잠시 누워본다. 불빛이 너무 밝고 날벌레들도 많지만 워낙에 피곤해서 잠깐 30여분 까무룩 잠이 들긴 했다. 단 30분이나마 잠을 잤다고 몸이 훨씬 개운하여 짐 챙겨 길을 나선다.
# 상주시에서 지어둔 거리공원의 한옥.
# 대청마루에서 잠깐 눈을 붙였다.
캄캄한 새벽 상주시내를 벗어나 25번 국도에 올라 서고 전조등 불빛에 의지해 바퀴를 굴린다. 새벽 도로엔 차량 통행이 뜸해 마음껏 속도를 올릴 수 있다. 상주 외곽에는 간밤에 비가 많이 왔었는지 도로가 온통 물구덩이다. 등이며 배낭 등등이 흠뻑 젖어 든다. 그렇게 달리다 신상리교차로에서 우측으로 빠져 도로 아래를 통과하고 잠시 가면 지난 번 지나왔던 '강창교'에 이르게 된다.
잔차에서 내려 몸에 묻은 물을 털어내고 한 숨 돌린 후 지도를 확인하니 잔차길은 강창교를 건너 낙동강의 좌안으로 곧장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안쪽으로 깊숙히 들어가 구불구불 내륙을 휘감다 낙단보로 향하게 되어 있다.
이 어두운 새벽에 전조등 불빛 하나로 온통 물구덩이인 저 산길을 휘감을 순 없다. 다시 국도를 타야겠구나! 짐 꾸려 왔던 길을 되돌려 다시 25번 국도에 올라 서고 뻥 뚫린 새벽 국도를 마음껏 속도 내며 달리다 구잠교차로에서 우측으로 빠져나와 좀전처럼 도로 아래를 지나 길게 지방도를 따른다.
그런데 이 곳 지방도는 간밤에 비가 얼마나 왔었는지 도로에 토사가 곳곳에 유출되어 있고 물이 넘쳐 도로가 침수되어 있는 곳도 여러곳이 있다. MTB라면 그냥 무시하고 냅다 밟아 버릴텐데 바퀴 얇은 로드바이크라 굉장이 조심스럽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등쪽은 완전히 물과 모래로 범벅이 되어 버렸다.
지방도를 따라 한참을 달리다 낙동리로 접어들어 잠시 가면 전방에 낙단보가 나타난다.
# 신새벽 여명 속의 낙단보. 오래된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었더니 광량 부족한 새벽 촬영 환경 탓에 노이즈가 자 글자글한 사진이 나온다.
# 한옥을 형상화한듯 하다.
# 새벽 낙동강.
# 인증센터에서 도장 찍고 휴지 꺼내 흠뻑 젖은 배낭과 옷을 닦아 낸다.
# 낙단보에서 한참을 쉰 후 다시 길을 나선다. 이제 날이 완전히 밝았다.
# 강변 자전거도로를 길게 달려 도개면으로 접어든다.
# 낙동강 하구둑까지 275km가 남았다는 글씨를 발견했다. 저 글씨를 지나쳤길래 사진 찍으려고 뒷걸음질 하다가 클릿이 끼어져있는 오 른쪽으로 중심을 잃고 넘어지고 말았다. 현재 저 잔차는 넘어진 그 자세로 누워 있다.
# 무릎이 까졌는데 순식간에 피가 주르르 흘러 내린다. 사진으로 보니 엄청 징그럽네??
# 넘어진 김에 쉬어간다고 주변 경치구경이나 한다.강변엔 간밤에 꽃망울을 터뜨린 달맞이꽃들이 한창이다. 달맞이꽃은 밤중에 꽃 잎이 터지는데, 조용한 밤에 가만이 듣노라면 꽃잎 열리는 소리 가 팍팍~ 들린다.
# 선산대교를 지나 길게 내려가면 구미보에 이르게 된다.
# 구미보 아래엔 포말이 하늘 높이로 치솟고 있다.
# 구미보를 건너 물 문화관으로 향하고 그곳에서 화장을 한다.
# 구미보를 다시 건너와 인증센터에서 오래 휴식.
# 구미보에서 한참을 휴식한 후 다시 길을 나서고, 이제는 상주를 벗어나 구미 관내에 들어왔다. 승선대교를 지나 고 해평리, 구미 금오공대 곁을 지나 산호대교에 이르러 구미시내로 들어가게 된다.
# 산호대교를 건너 구미 강변체육공원 곁을 달려 내려 간다. 강 건너 LG디스플레이 공장이 보인다. 스마트폰을 뒷주머니에 넣고 달리다 사진을 찍는데 옷이 전부 땀에 젖는 바람에 스마트폰도 물에 젖어 사진이 뿌옅게 나 나온다.
# 스마트폰을 비닐봉지에 넣은 다음 이 지역의 라이더들과 앞서거니 뒷서거니 한다.
# 남구미대교를 통해 낙동강을 다시 건너고 낙동강 좌안을 따라 길게 내려간다. 저멀리 왜관낙동교.
# 남율리, 포남리 등의 낙동강 곁 강변도로를 길게 내려 가면 칠곡보가 나타난다.
# 이슬람의 상징물 같은 초승달이 그려져 있는 칠곡보.
# 칠곡보 물문화관에서 많은 잔차인들과 함께 오래 휴식을 취하는데, 이 동네에서 가장 시원하고 마음에 드는 곳은 바로 편의점이다. 막걸리는 판매하지 않아 보리술 하나 따서 간식과 더불어 갈증을 해소한다.
# 칠곡보에서 아주 오래 휴식을 한 후 다시 길을 나섰다. 이제는 햇살이 뜨겁다 못해 열기의 화살로 꾹꾹 찌르는 듯한 느낌이다. 현재 서울에는 비가 오락가락한다는데 이 동네는 폭염주의보가 내려져 있는 상태. 왜관철교.
# 칠곡군청이 있는 왜관읍 강변을 따라 길게 내려 간다. 왜놈들과 관련되어 있어 어감이 별로인 왜관읍을 지나 금 산리와 낙산리를 지나 길게 내려가면 강변 자전거길에 자바라 천막이 한 동 세워져 있고, 주민들이 잔차족들에 게 음료수와 오이를 선물하고 있다.육신사가 있는 금남리 주민들인데 체험마을 설립을 위한 설문조사를 한단다. 덕분에 시원한 음료수 몇 잔 얻어 마셨다.
# 이후 성주대교를 지나고 봉촌리에 이르러 낙동강은 크개 구비치며 휘어져 수평으로 흐르는데, 문산리를 지나며 다사읍으로 들어 간다. 다사읍에 이르러 자전거길은 읍내를 구불구불 헤매게 된다. 다사읍사무소 안의 나무 그 늘이 좋아 한참을 휴식.
# 다사읍은 작은 소읍인데 요즘 발전이 많이 되었나 보다. 강창교 아래 그늘에서 또 휴식. 저 뙤약볕 속으로 나가 야 한다고? 으~ 싫타~~ 이 강은 낙동강이 아니라 금호강이다.
# 다사에서 금호강과 낙동강이 합류하고 합수머리로 길게 내뻗어 있는 곶부리를 휘감아 돌면 강정고령보를 만나 게 된다. 고령보 옆에는 무슨 조형물 형상의 건물을 짓는데, 이 쪽에서 바라보니 고개 쳐든 배같기도 하고 딱정 벌레 같기도 하고 그렇다.
# 강정고령보는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라 많이 어수선하다. 물 문화관 그늘에 짐 내리고 역시나 오래 쉬었다.
# 강정고령보. 강정이란 이름은 옛날 낙동강의 江亭津 나루에서 온 이름이다.
# 보 가운데 돛대모양의 조형물과 그늘 쉼터가 있어 금방 쉬고도 또 머물게 된다. 주변경치가 아주 좋다.
# 상류쪽 조망.
고령보를 지나 자전거길은 호촌리의 강변을 크게 휘감아 도는데 한낮이 가까워 오면서 기온은 점점 올라 가고 더불어 체온도 급격하게 상승해 땀이 비오듯 쏟아진다.
그러다 사문진교를 건너 강 좌안으로 접어들고 옥포면 근처에 이르러 너무 배가 고파 주변을 살피니 옥포면 소재지 방향으로 아파트들이 많이 보인다. 옳지, 저곳에 가면 밥 먹을 곳이 있겠구나!
그러나 옥포면은 작은 시골면이라 그런지 밥집 찾기가 쉽지 않아 한참을 헤매다가 겨우 허름한 식당 하나를 찾아 들어갔다. 시장이 극심했던 것이 다행이게 겨우 먹을 수 있을 만하게 맛없는 밥을 먹고 옥포면을 나서 다시 낙동강변을 향해 뙤약볕 속으로 뛰어들었다.
# 낙동강으로 접근하는 옥포의 들은 뜨거운 태양과 열기로 가득하여 한 5분 달리고 나면 숨이 턱에 턱턱 차오르게 된다. 다행히 중간중간에 주민들이 농사용으로 지어 둔 커다란 그늘 농막이 있어 그곳을 만날 때 마다 그안에서 쉬었다. 정말 엄청난 더위와 햇살이다.
# 엄청난 열기에 녹초가 되어 88고속도로와 성산대교를 나란히 지나고, 길게 달려 가 달성보에 이르렀다.
# 완전히 지쳐서 도착한 달성보.
# 달성보 물문화관에도 편의점이 있어 많은 잔차족들과 여행객들로 붐빈다. 한 쪽 그늘에 짐 내리고 정말 오래 휴식을 취했다. 뙤약볕 이 너무나 강렬하고 기온이 높아 밖으로 나갈 엄두가 쉽게 나질 않는다. 오늘 벌써 아이스바를 대여섯개는 먹었나 보다. 안타깝게 도 촛점이 뒤에 있는 달성보에 맞춰졌다.
# 달성보에서는 보를 건너 잠시 가다가 다시 박석진교를 건너와 강의 좌안으로 달리게 되어 있지만, 국도가 강의 좌안으로 박석진교까지 나란히 가고 있어 그냥 국도를 따르기로 했다. 박석진교. 사람이름 같은 이 다리는 옛날 박석진 나루에서 따온 이름이다.
# 박석진교에서부터 낙동강은 다시 구불구불 휘며 蛇行을 하게 되는데, 달성의 오산리, 자모리, 도동리, 징리의 강변을 차례로 지난다. 그러다 구지면에 이르러 대구사이언스 파크를 지나 우곡교에 이르렀다.
# 우곡교를 지나며 강과 자전거길과 도로가 나란하다가 도로는 안쪽으로 이방면쪽으로 들어가고, 자전거도로는 구불구불 송곡리 안쪽으로 들어가 복잡하게 오르내리게 된다. 그래서 이곳에서는 그냥 도로를 따르기로 하고 이방면으로 들어갔다가 1034번 지방도를 따르다 장천초등학교를 지나고, 다시 작은 갈림길로 좌틀해서 합천 창녕보에 이르렀다.
# 이제부터는 슬슬 오늘밤 잠자리를 찾아야 겠는데, 마침 창녕보의 관리인이 주변 지형을 상세히 설명해 주면서 영산읍을 강력하게 추천해 준다.이곳부터 다음 포스트인 창녕함안보 사이에는 낙동강 자전거길 중 가장 난코 스가 기다리고 있다. 그 곳은 낙서면 일대의 비포장 산길이라 나 같은 로드자전거로는 넘기가 쉽지 않은 곳이 다. 그리고 그 길로 가면 창녕남지까지 가야 숙소를 찾을 수 있으므로 야간에 산을 넘어야 할 수도 있다. 그런 데 적포교에서부터 79번 국도를 따라 유어면, 장마면으로 해서 영산에 가면 숙박업소가 많이 있고, 내일 아침 에 영산에서 바로 창녕함안보로 가면 산을 넘을 일도 없다는 거다. 오케이! 딱 내가 찾던 길이다!
# 합천창녕보는 스파이더맨의 손끝에서 거미줄이 나오는 듯한 형상이다. 함안보에서 한 시간 넘게 휴식한 후 출발.
# 보를 건너 한적한 강변을 달려 청덕교에서 강을 하나 건넌다. 이 강은 합천에서 낙동강으로 흘러드는 황강이다. 옛날 전두환대통령이 쿠데타로 정권을 잡고 나서 구술 자서전을 썼는데 그 제목이 황강에서 북악까지!
# 노을이 황강에 내려 앉았다.
# 다시 낙동강과 합류. 24번 도로에 올라 서서 길게 진행하면 저멀리 적포교가 보인다. 적포교는 낙서면 양지리와 창녕 유어면을 이어주는 다리이다.
# 적포교 위에서 본 저무는 낙동강.
해 저무는 적포교를 건너 이남삼거리에서 우틀하여 유어면으로 접어 들고 길게 도로를 따라 달려 나간다. 이제 곧 숙소를 잡아 쉴 수 있다고 생각하니 막판에 힘이 솟아 콧노래 불러 가며 신나게 달려 간다. 그러다 유어면을 지나고 진창리에 이를 무렵 잠깐 딴 생각을 하고 있는 사이 바로 앞에 아스팔트가 움푹 패인 곳이 나타난다.
어이쿠~ 하는 순간 그 곳을 지나게 되고 쿵 하면서 자전거에 충격이 전해진다. 곧 드드드드~하는 소리와 급격히 떨어지는 속도. 잔차에서 내려보니 뒷바퀴가 폭삭 내려 앉아 있다. MTB같으면 저 정도의 구멍 정도야 아무 일도 없이 지나게 되지만 로드바이크에게는 치명적인 구멍이다. 이미 예전에 두어차례 동일한 경우를 경험한 지라 튜브에 두 군데 길게 상처가 생겼을 것이고 그 튜브는 이제 기능상실이다.
도로 가에서 튜브 교환을 할 수가 없어서 이삼백미터 정도 자전거를 끌고 가다 보니 진창리 마을이 나온다. 마을 정자 앞에 공터가 있길래 그곳에서 짐 내리고 수리를 시작했다.
마침 그 정자에 낙동강 잔차길 종주에 나선 어르신 두 분이 저녁을 먹고 야영준비를 하고 있다가 곁에 와서 아는 체를 한다. 바퀴 떼어내고 튜브 벗겨보니 과연 두 곳에 길게 찢어진 자국이 있고 튜브는 쓸 수가 없어 펑크를 때우는 대신 예비 튜브로 교환을 했다.
그리곤 다시 튜브를 넣고 타이어를 결합하는데 튜브와 타이어가 만나는 곳 중 바람 넣는 노즐 있는 곳이 정확하게 결합이 되질 않는다. 몇차례나 튜브를 뺐다 넣었다 하면서 시도를 해 보지만 도저히 정확히 삽입이 되질 않는 것이 아무래도 좀전에 쿵 하며 구멍에 처박히면서 자전거 림이 휘어진 모양이다.
어느새 날이 어두워져 자전거 결합이 어렵다. 야영하시던 분들이 랜턴을 비춰 주어서 억지로 결합은 했지만 뒷타이어가 계란 먹은 뱀의 배처럼 한 곳이 불룩해져 있다. 일단 오늘은 영산읍까지만 가면 되니 조심해서 운행하고 내일 정식으로 샵을 찾아서 수리를 하자! 그나저나 림이 휜 것은 보통 샵에서는 작업을 할 수가 없는데?
진창리에서 영산읍까지는 15km 거리이다. 평소같으면 가까운 거리이고 넉넉 잡고 삼사십분이면 충분히 도착할 수 있는 거리이지만 지금은 비상으로 수리한 후라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알 수가 없다. 수리한다고 이미 한 시간 이상 까먹기도 했고...
잔차에 올라 타서 출발을 하는데 뒷바퀴가 휘어 있으니 자전거가 매끄럽게 달리는 것이 아니라 말 타듯이 위아래로 꿀렁꿀렁 흔들리기만 한다. 당연히 속도는 나지 않고 꿀렁꿀렁 흔들리며 몸에 충격을 줘서 팔목과 다리가 아프고 안장이 똥꼬를 파고 들어 엉덩이가 매우 쓰리고 아프다.
어두운 밤길을 길게 달려 동정삼거리에 도착하고 그곳에서 좌틀하여 영산읍을 향한다. 이후는 고개가 연속으로 나타나 지친 몸을 더욱 힘들게 만든다. 게다가 잔차가 굴러 가는 것이 아니라 통통 튀어가는 형상이라 똥꼬가 엄청나게 쓰라리고 아프다.
막판에 잠깐의 한눈팔기가 불러온 어이없는 펑크 때문에 기진맥진해서 영산읍에 도착했다. 20:00. 오늘 무려 15시간 넘게 잔차를 타고 이동했고 거리로는 200km나 달렸다. 어이쿠~
영산읍은 시골 소읍 답지 않게 숙박업소가 여럿 있어 얼른 숙소를 정하고 땀에 완전히 젖은 옷을 벗고 욕실에서 지친 몸을 씻었다. 몸 상태가 좋지 않아서 그런가 찬물을 뒤집어 썼더니 금세 오한이 들고 저체온증 까지 올려고 한다. 얼른 더운 물 틀어 체온을 올리고 몸을 비벼 겨우 진정을 시켰다. 오늘 정말 힘이 많이 들었나 보다.
버프와 토시는 빨아서 방에 널어 놓고 새옷으로 갈아 입은 후 밖으로 나가 저녁을 사 먹었다. 그리고 내일 아침에 먹을 먹거리를 챙겨 숙소로 돌아 왔다. 그리곤 TV 좀 보다가 잠든 줄도 모르게 꿈나라로 달려 갔다.
다음날 아침 새벽 3시에 알람을 맞춰 두었는데 얼마나 힘 들었는지 듣지도 못했다. 일어나니 시각은 이미 5시반을 넘기고 있다. 준비한 아침 먹고 씻은 후 오늘 하루의 잔차 주행을 위해 이것저것 준비를 했다. 무엇보다 어제 알 먹은 뱀의 배처럼 불룩한 잔차 뒷바퀴는 여전히 위태롭게 불룩하고 그 때문에 쓸리고 까진 엉덩이도 여전히 부어있는 상태이다.
잔차는 일단 아침 나절 달려 보고 계속 이 상태이면 오늘 을숙도까지 가는 것은 무리이니 중간에 탈출하기로 하고, 엉덩이는 어젯밤에 편의점에서 구입한 여성들이 적군 처들어올 때 사용하는 용품을 타이즈 안에 부착했다. 날개(?) 달린 놈이라 타이즈 안의 패드를 가득 채우는데 입어보니 별로 착용감도 없고 편안하다. 다만 여성용품을 착용하고 있다는 사실이 쬐끔 낯 뜨겁기는 하다... ^^;
짐 챙겨 모텔을 나서고 하늘을 올려다 보니 오늘 하루도 엄청 더울 모양이다. 캬~
# 영산읍을 나와 영산IC방향으로 가다가 5번 국도에 올라 가서 냅다 아래로 달려 가는데, 말썽난 뒷바퀴때문에 굴러가는 것이 아니라 다다다 오토바이 타듯이 덜컹거리며 진행한다.그러다 우강교차로 에서 오른쪽으로 빠져 함안보 방향으로 고고!
# 한적한 도로를 달려 가다보면 창녕함안보를 만난다.
# 아침이지만 기온이 무섭게 올라 가고 있다.
# 함안보에서 만난 할아버지와 손녀. 손녀 방학을 맞아 할아버지가 좋은 추억을 남겨 주겠다고 낙동강자전거길 종주에 나섰단다.
# 덜컹거리는 잔차 몰고 어렵게 도착한 본포교.자전거길은 이곳에서 본포교를 건너 강 우안을 따라 수산대교까지 갔다가 다시 강을 건너와야 한다. 하지만, 나는 지금 잔차를 수리할 곳이 우선 필요하다. 그래서 1022번 도로따 라 강 좌안으로 계속 가기로 한다.
# 1022번 도로따라 길게 내려가면 하남읍에 이른다.이곳은 경기도 하남시와 이름이 똑 같은데 둘다 강 남쪽에 있어서 얻은 이름이 다. 이 동네는 하남읍의 중심인 수산리라 옛날부터 그냥 수산으 로 불리웠는데, 25년전 첫직장 다닐 때 출장을 여러차례 왔던 곳 이라 옛생각이 새록새록 난다. 하지만 오늘은 잔차 수리가 우선 이라 수리점을 찾는데 하남에 유일하게 있다는 잔차점은 그야말 로 골동품같은 옛날 모습이다. 도저히 내 잔차를 고칠수 있을 것 같지 않은데, 그나마도 마침 주인이 출타중이다.
현재 내 자전거의 상태로는 도저히 을숙도까지 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니 무슨 일이 있어도 수리가 필요하고, 만약 수리가 불가하다면 국토종주 완주는 다음으로 미루고 서울로 돌아가야 한다.
지도 꺼내 주변 지역을 살피니 삼량진읍이 이곳에서 십몇킬로미터 밖에 있고 이곳보다는 규모가 큰 읍이니 제대로 된 자전거 수리점이 있을 것 같다. 만약 없다면 그곳에서 열차타고 귀경하면 될 것 같기도 하고. 삼량진이야 원래부터 열차 교통의 요지이니까.
하남읍에서 25번 국도를 타고 북동쪽으로 북상하면서 양동리, 대사리, 파서리를 지나고 마산교차로에서 우측으로 빠져 나가 지방도를 잠시 타다가 평촌리에서 밀양쪽으로 진입한다. 잠시후 밀양강을 건너고 대구부산고속도로 아래를 지나 삼량진읍으로 들어 간다.
그런데, 대~ 박!!! 삼량진에 들어서자마자 제대로 된 자전거 샵을 만나게 된다. 삼천리자전거 삼량진점!
# 그런데 이 샵의 사장님. 내 잔차를 이리저리 살피고 뒷바퀴 굴려 보고 바람 모두 빼서 이리저리 만지더니 다 고쳤단다. 엥? 림이 휘어져서 뒷바퀴가 엉망인데 다 고쳤다고요? 이 뒷바퀴때문에 어제 오늘 너댓시간 똥꼬 헐어가며 자전거 타는 것이 아니라 말 타듯이 통통거리며 달려왔는데요? 알고보니 림이 휘어진 것이 아니라 어제 내가 교환한 새 튜브의 공기주입구 부분이 다른 것보다 좀 넓게 만들어진 것이라 제대로 결합이 되지 않았고 그것때문에 그 부분이 부풀어 올라 림이 휘어진 것처럼 보인 거라 한다. 하이구야~~ 그것도 모르고 그 고생을 했구나!
# 초간단작업으로 끝난 일이라 공임비도 공짜이다. 아이구~ 감사합니다! 역시 무슨 일이든 아는 것이 힘이다. 현재 삼량진읍 부근의 자전거길은 공사중이라 시내안으로 임시자전거길이 열려 있다.
# 그런데 구불구불 삼량진 읍내를 돌다가 길을 잘못 들어 삼량진역까지 와 버렸다. 삼량진역은 1975년, 중학교 2 학년때 서울로 수학여행 가면서 들렀던 역이다. 당시 우리는 3박 4일 여정으로 진주에서 서울까지 수학여행을 갔는데 서울로 올라가는 열차에서 1박, 진주로 내려가는 열차안에서 1박, 결국 서울에서는 단 1박만 하는 희한 한 일정의 여행을 다녀 왔었다. 37년전 이야기이다...
# 삼량진역에서 빠꾸 오라잇! 해서 이 강둑으로 복귀했다. 이곳은 좀전에 지났었는데 자전거길이 좌측으로 표시 되어 있어 삼량진역까지 가게 되었다. 강둑따라 낙동강으로 접근.
# 좌측으로 강변 자전거 도로에 내려가는 갈림길이 나온다.
# 철길과 자전거길, 그리고 물길이 나란한 곳을 달린다. 자전거를 고치고 나니 비로소 통통 튀는 것이 아니라 씽씽 내 달릴 수 있다.
# 다만 강력한 맞바람과 찌는 듯한 더위가 또다른 장애요소가 되긴 한다. 낙동강에 배 띄우고 한가한 베스 낚시꾼.
# 원동면을 지나 강변을 길게 달려 내려가면 물금 물문화관 직전에 있는 인증센터에 도착한다.
# 그런데 건너편 산줄기가 눈에 익어 가만히 보니, 어머나! 낙남정맥 종착지인 매리와 고암나루가 저기에 있구나! 좌측에 우뚝한 산이 신어산이고 정면은 동신어산이다. 불과 얼마 전 폭염에 초주검이 되어 내려 왔던 곳이다. 강/사/랑이 이 땅의 산길, 물길을 따라 걷고 달리다 보니 산길이 낙동강에 잠기는 곳과 그 강을 따라 흘러 내려 가는 곳을 교차하게도 된다. 이제 저 강에 배 띄우고 저 곳을 지나기만 하면 화룡점정이 되겠다.
# 인증센터에서 조금만 내려가면 양산물문화관이 나온다. 오늘 날씨 가 폭염경보속의 찜통 더위라 이 물문화관에는 더위를 피해 들어온 잔차족들이 많다. 문화관 안에는 시원한 에어컨이 돌아 가고 있어 30분 넘게 이곳에서 휴식하며 더운 몸을 식힌다.
# 물문화관에서 몸을 좀 식혔지만 밖으로 나오면 금세 뜨거운 열기에 다시 몸이 달아 오르기 시작한다. 물금역을 지나 강변을 길게 달려 가면 중앙고속도로 지선이 지나는 양산낙동강교가 나오고 물문화관에서 만났던 사람들 이 멀리 못가고 다들 그 아래 시원한 그늘에서 다시 모여 휴식을 취하고 있다. 노점상에서 얼린 식혜 한 잔 사 마시고 또 오래 휴식한다.
# 이후는 강력한 맞바람과의 사투가 끝없이 이어진다. 이 동네도 철길, 자동차길, 자전거길, 물길이 나란한 곳이다. 길게 내려가 화명체육공원을 만난다. 바다가 가까워오며 강변의 갈대숲이 길게 이어진다.
# 구포대교.
# 삼락나들목 램프 그늘 아래에서 다시 긴 휴식. 맞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어 뙤약볕에 나가지 않고 그 그늘속에 가만히 있으면 아주 시원하다.
# 삼락나들목을 지나면서부터는 강둑으로 올라가 사상, 하단으로 길게 내려 간다. 이렇게 신호등을 따라 도로를 건너야 하는 곳도 있다.
# 이틀동안의 잔차질로 지친 몸이 강력한 맞바람의 공격을 받아 더욱 힘이 드는데, 세상사 아무리 힘들어도 끝은 보이기 마련이라 드디어 저멀리 낙동강하구둑이 보이기 시작한다.
# 하하하~
# 드디어 도착을 했구나. 그렇게 힘이 들게 만들더니...
# 국토종주 자전거길의 종착지인 을숙도 공원.
# 이제 막 이곳에서 낙동강 자전거길을 출발하려는 사람에게 부탁하여 사진 하나 남겼다.
# 치밀한 계획없이 그냥 불쑥 아래뱃길로 출발했던 국토종주가 이렇게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되었다.
# 어제 오늘 구간만 300km를 달렸다.
이번 국토종주 자전거길 종주는 강/사/랑의 그동안 산길 걷는 방식이 그러했듯이 특별한 이유나 사전 계획없이 문득 출발하여 어느듯 완주를 하게 되었다. 그러다보니 시행착오가 없을 수 없고 이곳저곳 길 잃고 헤맨 곳도 많고 잔차 고장 나서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하지만 또, 우리네 세상사 절대 진리 중 하나인 반복의 위대함과 끈기의 강함이 어우러져 마침내 그 결말을 보게 되었다. 자전거길 종점 팻말 앞에서 기념촬영 하나 남기고 물문화관으로 들어가 종주 인증 스티커를 받는다.
이 물문화관도 에어컨 바람 시원하여 한 켠에 주저 앉아 오래 휴식을 취했다. 그러다 스마트폰 꺼내 귀경할 차편을 검색하다보니 마침 4시 30분에 부산역발 광명행 좌석 하나가 생기길래 얼른 캐취했다. 이크 바쁘다, 얼른 부산역으로 이동해야겠구나!
하루종일 물을 너무 많이 마시고 아이스바를 계속 사 먹었더니 입맛이 떨어져 점심을 굶었는데, 종주 끝낸 기념으로 부산 명물인 얼음 띄운 밀면 한 그릇 먹으려던 계획은 촉박한 열차 시각때문에 아쉽게 그림의 떡이 되고 말았다.
# 낙동강 하구둑을 다시 건너 하단전철역으로 달려 가서 지하철로 부산역까지 이동했다.
부산역 화장실에서 머리 감고 간단히 씻은 후 새옷으로 갈아 입었다. 그리고 자전거를 앞뒤 바퀴 분리해서 양손에 나눠 들고 KTX에 승차한다. 열차 사이에 있는 수하물칸에 자전거 묶어 두고 자리에 돌아와 책보다 음악듣다 졸다가 하다보니 광명역에 도착하게 되고 마중 나온 마눌과 함께 귀가했다.
완전히 불닭처럼 빠알갛게 익어서 돌아왔더니 마눌 깜짝 놀라는데, 다시 다른 물길 찾아 떠나리라는 것은 자기도 알고 나도 아는 사실이다. ^^
# 국토종주 구간별 인증 현황.
# 이 스티커 한 장 받는데 참 힘이 많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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