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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월 28일 월요일 오늘은 여행 4일째다. 3일 째인 어제는 일찍이 경험 해 보지 못했던 긴 여정이었다. 새벽 5시부터 밤 10시까지 겨우 17시간의 여정이지만, 거쳐 온 상념의 궤적은 수 세기를 오르내렸다. 샌프란시스코의 베이 브리지, 금문교, 피어 39, 크루즈로 돌아 본 알 카트리지 섬, 버클리 대학과, 스탠포드 대학, 실리콘 밸리, 모하비 사막, 요세미티 국립공원 등을 경유하는 동안 곳곳에 숨어 있는 비사들을 섭렵 한 셈이다. 숙소인 프레즈노 워터트리(Watertree) 호텔에 투숙, 침대에 몸을 누이니 그제야 온 몸이 나른함을 느끼며 쌓였던 피곤이 일시에 몰려오고 자신도 모르게 깊은 잠에 빠져 들었다. 아침 8시, 이미 조식을 마친 일행들이 호텔 로비에 모여 가이드와 버스가 나타나기를 기다린다. 그 동안 같이 한 여행 때문일까? 이제는 서로 친숙한 눈인사를 교환한다.
일정에 쫓겨 프레즈노시 관광은 차창 밖으로 흐르는 시가지를 관망 하는 것으로 만족 할 수밖에 없다. 기록에 의하면 인구 48만 명 ( 2007년)의 이 중소 도시는 시에라 국립 산림지의 본부이며, 시에라 네바다 산맥의 휴양지로 통하는 관문이다. 1880년대 이 지역 일대에 관개시설이 건설 되면서, 목화, 곡물, 과일, 포도주, 사탕무, 등이 재배되고 낙농 제품이 가공 되고 있다. 선 메이드 상표로 유명한 건포도 가공 공장도 이 곳에 있다. 교육 기관으로는 캘리포니아 주립 대학과 프레즈노 대학, 프레즈노 사립대학 등이 있다. 프레즈노를 벗어 난 버스는 99 번 도로를 따라 남쪽으로 달린다. 역시 모하비 사막 한 가운데를 뚫고 나가는 길이다. 선머슴 머리카락 모양 풀포기가 군데군데 보이는 사막은 끝이 없다. 옆에 민둥산이 나타나는가? 하면 어느 새 잎이 파란 아몬드 밭이 전개 된다. 99 번 도로에서 다시 58 번 도로로 갈아타고 남동쪽으로 방향을 잡은 버스는 반나절 만에 바스토우에 도착 했다. “ 바스토우에 도착 하였습니다. 여기서 점심 식사를 하고 학교(화장실) 다녀오실 분, 다녀오시고, 식사 후에는 근처에 있는 팩토리 아울렛을 방문하여 쇼핑하는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 사막 한 가운데 웬 아울렛?” 모두들 의아 해 하자, 가이드가 보충 설명을 한다. “ 바스토우는 교통의 요새이기 때문에 물류 창고업이 발달되어 있지요.” 오고가는 유동 인구가 많아 아울렛이 성업을 이루고 있습니다. “ 바스토우(Barstow)는 인구 3 만 명도 안 되는 작은 도시지만, 15 번 국도와 40 번 국도가 통과하는 지역이며, 대륙 횡단 철도인 BNSF (Burlington Northern and Santa Fe Railway)의 공작창이 있는 미국 서부지역 교통의 요새다.
(사막을 달리는 BNSF 철도) ( 윌리암 바스토우 스트롱 )
또 한 바스토우는 서부 지역 관광객들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중간 기착지이기도 하다. 사막을 장시간 달려 온 관광버스가 연료를 보충하고 관광객들이 중식과 화장실을 해결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바스토우 란 이름은 산타페 철도회사 10 대 회장이었던 윌리암 바스토우 스트롱( William Barstow Strong ) 의 이름을 따서 만들어 졌지요, 윌리암 바스토우 스트롱은 버먼트 주에서 태어 나서 17 세 때 기차역의 신호등을 관리하는 조수로 그의 첫 철도인 인생을 시작 하였습니다. 그는 시카고에서 비즈니스 초급 대학을 마친 후, 여러 철도회사를 전전하며 경력을 쌓았습니다. 1881 년 AT 산타페 철도회사의 사장직에 승진 된 후, 그는 철도망을 무려 11,265 Km 까지 확장하여 북미에서 제일 큰 철도회사를 만들어 냈습니다. 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하여 도시 이름을 “바스토우” 로 불리게 된 배경이지요. “ 아울렛에 대한 여성들의 반응은 대단하다. 중식 시간이 짧아지고, 학교 행사(화장실) 시간이 단축된다. 뒤처지는 동료들을 독촉하여 급히 버스에 오른다. 남자들은 덤덤하게 따라만 가면 된다.
아울렛 건물은 “ ㄴ” 자 모양으로 양 옆이 길게 뻗어 있는 단층 건물이다. 주어진 45 분이 촌음처럼 느껴진다. 여자들의 발걸음이 잽싸게 움직인다. 아내도 예외는 아니다. 양 옆으로 길게 뻗어나간 건물의 간판을 훑어보던 아내의 시선이 한군데 멈추는 순간, 먹이를 쫒는 치타처럼 한 곳으로 내 닿는다. 필자도 뒤를 부지런히 쫒는다. 넓은 홀 안에는 남녀 옷가지와 액세서리들이 보기 좋게 진열되어 있다. 아무래도 이 상점은 여자 핸드백이 주력 제품인 모양이다. 홀 면적의 반을 핸드백이 차지하고 있다. 아내는 가방 섹션만 서너 바퀴를 돈다. 눈에 뜨이는 가방이 있어도 쉽게 집어 들지 않는다. 가격표만 열심히 훑어 볼 뿐이다. “ 이거, 며느리가 좋아 할 타입인데 ?” 하고 아내의 눈치를 살펴도 무반응이다. 분명히 딸아이 것을 먼저 생각 했으리라. 다섯 번째를 돌아 본 아내는 힐긋 시계를 본다. 벌써 주어진 시간이 임박했다. 급히 한 쪽 코너로 달려가 가방 두개를 집어 들고 계산대로 향한다. “ 준비는 장시간, 결정은 순간!” 대성한 사업가의 명언이 떠오른다. 버스는 다시 사막을 달린다, 차창 밖을 내다보던 아내가 문득 입을 연다. “ 이번 여행 오길 참 잘 했어요! 서울의 삼분의 일 값으로 명품 브랜드를 두개나 샀으니, “ “ ???” < 아하!, 행복의 본질은 그렇게 복잡한 것이 아니었구나! 그 동안의 멀고 긴 여정은 행복을 위한 조건에 불과 했구나!>
필자도 새로운 진리를 터득한 만족감에 아내에게 미소를 보낸다. 사막 한 가운데 긴 꼬리를 늘어뜨린 기차가 가는 듯 마는 듯 아득하게 시야에 들어온다. 승객 칸은 없고 모두 화물칸이다. 프레즈노에서 곡물을 싣고 오는 열차이리라. 사막 한 가운데서 열차를 본다는 것은 분명히 신기한 일이다. 가이드의 설명이 다시 이어진다. “이 근처에는 유명한 에드워드 공군기지가 있지요. 우주선의 기착지이고 미 태평양 연안을 지키는 미 공군 주력기가 모두 이 곳에 있습니다. 레이더에도 잡히지 않는다는 스텔스기를 비롯하여 최신에 전투기 F-22 기 등 모든 최신예기가 지하 격납고에 보관되어 있습니다.
( B-2 Spirit 스텔스 폭격기) (F-117 나이트 호크 스텔스기)
우연한 기회에 공군 장성의 안내로 그 기지를 방문 한 적이 있었는데 그 규모나 시설이 상상을 초월 합니다. 비행기가 지하 격납고에서 나와 지상에서 이륙 할 때 내는 굉음은 천지를 뒤집어 놓는 소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륙하고 3 분이 지나면 비행기는 이미 시야에서 사라지고 수천 피트 상공에서 또 한번 천둥소리를 내며 방향을 잡아 행선지로 향합니다. 그야말로 장관이지요! “
먼 산 중턱에 풍력 발전기가 수도 없이 꽃혀 있는 것이 보인다. 승객들은 몇 시간째 달리는 여정에 지쳐 바깥 풍경에는 관심이 없다. 달리는 버스에 몸을 맡긴 채 비몽사몽을 헤맨다. 오후 4시 경 도깨비 마을(Ghost Town)로 불리는 은광 촌(Calico)에 도착 하였다. 계회대로라면 이 곳은 마지막 날 방문 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오늘 일정이 순조롭게 진행되어 시간이 단축되기도 하였지만, 계획대로 진행 할 경우, 갔던 길을 되돌아와야 하는 번거로움과 최종일 목적지안 LA 비행장 가는 길이 촉박 해 진다. 버스가 언덕 구비를 돌 때마다 차창 밖으로 " CALICO“ 라고 새긴 흰색 큰 글씨가 눈에 들어온다. 은광 촌 입구, 언덕의 흙색은 이미 검은 색을 띄고 있어 한눈에 탄광임을 알 수 있다. 이 곳 은광 촌은 많은 사연과 함께 1907년에 폐광 되었지만 한 때 년 간 1.000 만 불( 100 억원)의 은이 채집 되던 곳이다. ( 21 편에 계속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