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아머리 해변
갈매기들은 바다로 나가지 않고
따뜻한 모래에 배를 깔고 졸고 있다.
섬 모양이 바다로 길게 뻗어 나간 모양으로 옛날 시골집 디딜방아의 방아머리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한 여행은 생소한 사람, 낯선 길에서 불안해진다. 그러나 낯선 장소도 익숙해지면 편안해진다. 원래 독일어의 불안(Angst)은 좁다(Eng)는 것과 같은 뜻으로 사용된 언어라고 한다. 좁다는 것과 불안은 상대적이어서, 삶의 반경이 좁아지면 불안해지고, 낯설지만 먼 곳으로 나가려고 하는 것 같다. 그러므로 여행은 인간의 본질 깊숙이 자리 잡은 삶의 방식이다. ‘쿤츠(Dean Koontz)’는 이것을 <상상의 인간학적 의미>에서 인간의 삶에서 불가피하게 일어나는, 인생 초기에 경험한 포근한 어머니 품의 상실에서 생겨난 것으로, 사라져 버린 가까운 곳은 애절하게 잡아끄는 먼 곳으로 전환되어 인간은 먼 곳에서 가까운 곳을 되찾으려 한다고 했다.
바다를 찾는 이유는 수평선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수평선은 지구상에서 인간이 닿을 수 없는 가장 먼 곳이다. 그곳은 마치 잃어버린 고향, 그리워하면서도 닿을 수 없는 어머니의 품과 같은 곳이다. 마침, 물이 빠져나가는 시간이라서 갈매기들은 따뜻한 모래에 배를 깔고 졸기도 하고, 먹이를 주는 사람들 앞에서 재롱을 떨고 있었다. 끊임없이 찰랑거리는 해변에는 사람들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걷기도 하며 사진도 찍고, 아이들은 모래성을 쌓는데 내 눈은 먼 바다 끝 수평선쪽만 바라본다.
섬이었던 대부도는 시화방조제가 생겨나면서 육지와 연결되었다. 수인 분당선 오이도 역에서 하차, 역사 앞에서 790번 광역버스가 이곳까지 수시로 운행된다. 입구에 경기도 해양박물관이 있고, 방아머리 해변은 긴 백사장이 이어지고 썰물 때에는 갯벌 체험까지 할 수 있어서 연중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 해변을 따라 음식점과 카페거리가 이어지고, 평일인데도 꽤 많은 사람이 붐비고 있었다.
방아머리 선착장에는 승봉도, 이작도, 자월도, 덕적도로 가는 배가 평일 1회, 주말 2회로 운행되고, 활어 횟집들이 늘어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