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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화탄소와 생태계
이산화탄소는 무엇인가?
영국의 소도시 리즈에는 성직자인 동시에 화학자인 프리스틀리(Priestley)가 교구 목사로 재직하고 있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프리스틀리 목사가 한밤중에 양조장을 기웃거린다는 좋지 않은 소문이 돌았다. 그런 소문에 대해 양조장 직원은 "목사님이 하시는 일이라고는 양초를 이용해 나무 조각에 불을 붙인 다음 술통에 가까이 가져가 보는 것 밖에 없어요. 그러다 불이 꺼지면 다시 양초로 불을 붙여 술통으로 가져가는 일을 반복하지요"라고 말했다. 프리스틀리가 발견한 불을 끄는 기체가 이산화탄소이다. 이 기체는 술이 발효될 때에 발생한다. 그 후 다른 교구로 옮겨가게 된 프리스틀리는 양조장을 찾기가 어려워졌다. 그래서 그는 발효시에 나오는 기체를 압축해서 물통에 저장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기체가 녹아있는 이 물은 기분 좋게 톡 쏘는 맛이 났다. 프리스틀리는 이렇게 해서 이산화탄소가 녹아 들어간 탄산음료 즉 현재의 사이다를 처음 만들었다.
지구가 태양으로부터 떨어져 나왔을 때에 대기에는 이산화탄소와 수증기가 대부분이었다. 원시대기가 식으면서 뜨거운 수증기가 물이 되어 엄청난 비가 내렸고 비가 모여 바다가 만들어졌다. 이산화탄소의 중요한 성질 중의 하나는 물에 녹는다는 것이다. 이산화탄소가 물에 녹아 탄산염으로 침전되면서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의 양이 감소하기 시작하였다. 지금으로부터 30억 년 전, 바다에 최초의 생명체가 나타나 광합성 반응을 하기 시작하였다. 광합성 반응이 진행되면 이산화탄소는 감소하고 산소가 증가한다.
이산화탄소는 생태계에서는 절대적으로 필요한 기체이다. 광합성은 식물의 엽록소에서 이산화탄소와 물을 원료로 하고 태양에너지를 받아서 포도당과 산소를 만들어내는 반응으로서 지구에서 가장 중요한 화학반응이라고 말할 수 있다. 광합성이 없으면 식물은 물론, 식물을 먹고 사는 동물도 살아갈 수 없게 된다. 현재에는 이산화탄소가 많이 줄어서 대기의 약 0.03%를 차지하며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
광합성으로 줄어드는 이산화탄소는 어디에서 공급되는가? 이산화탄소는 동물의 호흡작용과 연료를 태울 때에 많이 발생한다. 그밖에도 동식물의 사체가 썩을 때, 술이 익어갈 때, 음식물이 썩을 때, 쓰레기가 분해될 때, 도시가스를 태울 때, 모닥불을 피울 때, 산불이 날 때에도 모두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음식물과 연료 속에 들어있는 탄소성분이 산소와 결합하여 타면서 이산화탄소가 된다. 식물과 동물은 이산화탄소를 주고 받으며 서로 공생하고 있다. 식물이 광합성 반응에서 흡수하는 이산화탄소를 동물은 호흡작용으로 배출하고, 식물이 광합성의 부산물로서 배출하는 산소를 동물은 호흡작용으로 흡수한다.
연료 + 산소 = 이산화탄소
C + O2 -> CO2
<그림> 연소반응
17세기 이후 유럽을 중심으로 산업혁명이 일어나면서 이산화탄소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그 원인은 인류가 석탄, 석유 등의 연료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이다. 석탄을 태워서 철광석을 녹여 철을 만들기 시작하였고, 석탄을 태워 물을 끓여서 증기기관을 돌리기 시작하였다. 19세기 말부터 석유를 휘발유로 만들어 자동차를 운전하기 시작했다. 20세기에는 비행기가 등장하여 휘발유를 대량으로 소비하고, 또한 수많은 화력발전소와 공장에서 소비하는 연료는 모두 이산화탄소를 증가시킨다. 이처럼 나무는 물론 석탄, 석유, 도시가스 등을 태우면 공통적으로 이산화탄소가 발생하는데, 경제가 발전하여 국민소득이 늘어난다는 것은 연료를 더 많이 태워서 이산화탄소를 더 많이 만들어낸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이산화탄소는 어느 나라에서든지 경제성장과 함께 발생량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왜 이산화탄소가 문제인가?
과학자들은 이산화탄소를 온실가스라고 부른다. 온실가스에는 이산화탄소 외에도 메탄가스, 프레온, 수증기 등이 포함되지만 이산화탄소는 대표적인 온실가스이다. 이산화탄소는 그 자체로서는 냄새도 없고 맛도 없고 해로운 기체라고 볼 수는 없다. 이산화탄소는 불을 끄는 성질을 가졌지만 대기를 오염시키지는 않는다. 미국의 자동차 회사들은 이산화탄소는 오염물질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환경청의 온실가스 규제를 거부하고 소송을 제기했다. 2007년 4월 2일에 미국 연방 대법원은 이산화탄소를 포함한 온실가스가 대기오염방지법이 규정한 대기오염물질에 해당한다고 판결을 내렸다. 그러므로 환경청은 새로이 제작되는 자동차로부터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규제할 법적 권한이 있다고 판결하였다. 이산화탄소는 대기오염물질이라는 유권해석이 내려진 것이다.
과학자들은 지구온난화가 진행되면 지구상의 얼음이 녹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는데, 그렇게 되면 해수면의 상승이 문제가 될 것이다. 지구에 있는 모든 얼음이 녹으면 계산상으로는 해수면이 60m 상승할 것이라고 한다. 만일 인천 해안의 해수면이 1m 높아진다면 어떻게 될까? 해안선을 따라 1m 높이로 방조제를 쌓으면 해결될까? 그렇지 않다. 도시에서 흘러나오는 하수와 빗물은 바다로 방류되므로 방조제를 쌓으면 물이 고여서 도시는 저수지가 되고 말 것이다. 해수면이 1m 높아지면 해안 도시에는 더 이상 살 수가 없다. 뉴욕, 런던, 도쿄, 상하이 등 세계의 대도시는 대부분 해안에 있으므로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지구온난화는 여러 가지 기후 변화를 일으킬 것이다. 지역에 따라 홍수가 증가하고, 가뭄이 심해지고, 태풍의 빈도와 강도가 높아질 것이다. 바다의 수온이 상승하여 어종이 바뀔 것이다. 지역 생태계의 종 구조가 바뀔 것이다. 이러한 기후변화가 서서히 일어나면 생태계는 적응을 하고, 인류도 서서히 적응을 할 수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지구온난화를 재앙으로 간주하는 것은 기후변화의 속도가 너무 빠르기 때문이다.
지구가 더워지는 것은 확실한가?
그렇지만 지구온난화는 확고한 과학적 사실이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 1998년에 덴마크의 롬보르(Lomborg)라는 통계학자는 <회의적 환경주의자>라는 책을 썼는데, 지구온난화 연구에 사용된 모델이 적절하지 않으며 데이터 처리를 잘못한 데서 오는 과장이라는 주장을 제기하였다. 그의 주장은 매스콤의 각광을 받았고 2003년에는 우리나라에서도 그 책이 번역되었는데, 무려 1067쪽이나 되는 두꺼운 책이다. (나는 그 책을 다 읽지 못했다. 아마도 그 책을 끝까지 다 읽은 사람은 저자와 역자 외에는 없지 않을까 생각된다.) 롬보르가 주장하는 바는 지구기온이 상승할 것이라는 것은 확인되지 않은 가능성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IPCC(지구온난화를 다루는 국제기구)는 가능성을 확대 해석하여 지구온난화는 엄연한 과학적인 사실이고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하여 각 나라의 정부에서는 무엇을 해야 하나를 정치적으로 논의하기 시작하면서 사태가 꼬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지구온난화가 과학적인 사실인지를 누구나 동의할 수 있는 수준으로 결론내리는 일은 현 단계에서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 그것은 마치 미국산 소고기가 광우병을 일으킬 것인가를 과학적으로 검증하기가 어려운 것과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지구온난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은 매우 분명해 보인다. 인터넷에서 ‘지구온난화’와 ‘빙하’라는 두 단어를 치고서 검색해 보면 북극의 빙하가 녹고, 히말라야의 빙하가 후퇴하고, 알프스의 빙하가 사라지고, 남극의 빙산이 무너져 내리는 사진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불편한 진실’이라는 영화는 지구온난화의 위험성을 일깨우는 다큐멘터리 영화로서 미국의 부통령이었던 엘 고어가 직접 출연했는데, 2007년에 아카데미 상을 받기도 하였다.
우리나라에서도 지구온난화는 경험적으로 느낄 수가 있다. 1950년대에 한강에서 얼음을 커다란 톱으로 잘라서 소가 끄는 구루마로 옮기는 사진을 본 적이 있다. 중년 이상의 어른들에게는 어린 시절에 혹독한 추위를 경험한 기억이 생생하다. 그러나 요즘에는 한강이 여간해서 얼지 않으며 겨울이 그렇게 춥다고 느껴지지 않는다. 이에 대해 난방시설이 잘 되어 있고 추위에 노출되는 시간이 짧기 때문에 춥지 않게 느낀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추가로 여러 가지 다른 증거를 댈 수 있다. 벚꽃이 피는 날자를 조사한 자료를 보면 벚꽃의 개화시기가 점점 빨라진다. 그래서 4월 5일인 식목일을 3월로 앞당겨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될 정도이다. 유명했던 대구의 사과단지가 점점 쇠퇴하고 증부 지방의 포천군이 새로운 사과단지로 떠오르고 있다. 남부지방에서 잘 자라는 동백, 대나무, 목백일홍이 이제는 서울을 포함한 중부지방에서도 자라고 있다. 동해에서는 한류성 어종인 명태와 대구가 감소하고 남해에서는 난류성 어종인 갈치와 고등어가 증가하는 것도 지구 온난화의 증거라고 볼 수 있다.
현재처럼 인류가 화석연료를 많이 사용하고 숲이 줄어들면 100년 이내에 평균기온이 2.5~5.5도 상승할 것이라고 과학자들은 예측을 한다. 우리가 1도의 기온 차이를 몸으로 느낄 수는 없기 때문에 평균기온이 1도 오른다는 것은 별로 실감이 나지 않는다. 그러나 육지의 대부분이 얼음으로 덮였던 빙하기의 평균온도가 10도이었고, 현재 지구의 평균온도가 15도라는 사실을 생각한다면 기온이 100년 이내에 2도 오르는 것은 엄청나게 큰 변화이다.
지구온난화는 나의 문제
지구온난화는 우리나라에게 절대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1992년 브라질의 리우회의에서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기후변화협약에 우리나라를 포함한 154개 국가가 서명함으로써 원칙적인 합의에 도달하였다. 1997년에 열린 교토회의에서는 우선 38개 선진국을 대상으로 온실기체 배출량을 2008년부터 2012년까지 1990년 배출량을 기준으로 연평균 5.2%를 감축하기로 했다. 그런데 부시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2001년에 미국은 기후변화협약에서 탈퇴하여 전세계 환경단체의 비난을 받았다. 그러나 미국 대신 러시아가 기후변화 협약을 인준함으로써 2005년 2월부터 기후변화협약이 정식으로 발효가 되었다. 우리나라는 개발도상국으로 간주되어 이산화탄소 감축의무는 유예되었지만 2020년까지 2005년 배출량 대비 4%를 감축하겠는 국가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지구온난화는 개인의 생활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산화탄소를 줄인다는 것은 구체적으로 말하면 연료 소비를 줄이는 것이다. 우리는 호흡을 할 때, 밥을 지을 때, 전기를 이용할 때, 자동차를 운전할 때, 비행기로 여행을 할 때에 모두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고 있다. 한 사람이 일상생활에서, 그리고 기업이 한 제품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배출한 이산화탄소의 총량을 탄소발자국(carbon footprint)이라고 말한다. 한 사람이 발생시키는 이산화탄소의 양은 쉽게 알아낼 수가 있다. 국립산림과학원의 홈페이지(http://carbon.kfri.go.kr)에 있는 “탄소나무계산기”에서 에너지 사용량과 승용차 연료 사용량 등의 정보를 입력하면 한 사람이 1년에 발생시키는 이산화탄소의 양을 계산해서 보여 주고, 이러한 이산화탄소를 제거하기 위해 필요한 나무의 그루 수를 보여 준다.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서는 개인이나 기업이 발생시키는 탄소발자국을 줄이는 일이 필요하다.
지구온난화를 극복하기 위해서 기업이 먼저 탄소발자국을 줄이자는 캠페인은 2007년 영국에서 처음 시작되었다. 영국의 대표적인 식품회사 워커스는 ‘워커스 크리스프’라는 감자칩 과자봉지에 ‘이산화탄소 배출량 75g'이라는 라벨을 처음으로 붙였다. 이 회사는 이 딱지를 붙인 후에 감자, 옥수수 생산과정에서부터 용기 재활용 단계까지 탄소배출량을 추적하고 공정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였는데, 탄소 배출량을 1/3 줄이는데 성공하였다. 영국에서 설문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영국 소비자의 약 70%가 탄소라벨이 구매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2009년 2월부터 탄소성적표지 인증 제도를 도입하여 제품에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표시하는 제품이 늘어나고 있다.
발생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방법은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차선책이라고 볼 수 있다. 이산화탄소를 흡수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나무를 심는 일이다. 지난 2008년 4월에 국립산림과학원이 발표한 바에 의하면 우리나라 국민은 2006년에 1인당 연간 2.6톤의 이산화탄소를 발생시켰는데, 나무를 통하여 이 양을 흡수시키기 위해서는 약 3000m2의 면적에 소나무 247그루를 심어야 한다. 일상생활에서 승용차는 이산화탄소를 가장 많이 발생시키는데, 대형 승용차를 소형 승용차로 바꾸면 870그루의 나무를 심은 것과 똑같은 효과가 있다고 한다.
우리의 생활방식을 바꾸어야
우리는 지금까지 에너지를 많이 쓰는 생활에 익숙해 졌다. 이산화탄소를 많이 발생시키는 생활을 성공의 목표로 삼고 노력해 왔다. 경제가 성장한다는 것은 소비를 늘린다는 것이고, 소비를 늘리는 일은 이산화탄소를 많이 발생시키는 일이다. 그러나 한정된 지구에서 모든 인류가 소비를 계속해서 지속적으로 늘릴 수는 없다는 사실이 분명해졌다. 또한 소비의 증가가 행복을 보장하지도 않는다.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서는 생활방식을 바꾸는 일이 필요하다. 우리는 이제 생활의 질을 희생하지 않는 범위에서 소비를 줄이는 생활 방식을 추구해야 한다. 2007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단체인 ‘유엔 정부간 기후변화위원회(UN IPCC)'의 파차우리 의장은 지구 온난화를 멈출 수 있는 실천사항으로서 (1) 육식하지 않기, (2) 자전거 이용하기, (3) 검소한 소비자 되기를 제창하였다.
이러한 새로운 생활방식을 환경부에서는 ‘저탄소형 생활양식’이라고 이름 붙였다. 저탄소형 생활양식이란 무엇인가? 쉽게 설명하면 단순 소박하게 사는 것을 말한다. 직설적으로 표현하면 ‘자발적으로 가난하게 사는 것’이다. 은유적으로 표현하면 “작은 것이 아름답다”와 “느린 것이 아름답다”라는 원칙을 실천하며 사는 일이다. 이러한 새로운 생활양식은 인류가 생태계의 구성원으로서 지구에서 지속가능한 종으로서 살아남으려면 따라야 하는 생활양식이다. 그것은 노자가 말한 ‘무위자연’의 생활이며, 법정 스님이 말한 ‘무소유’의 생활을 말한다. 모든 인류가 행복할 수 있고 지구 생태계를 보존하기 위한 삶의 모습은 너무도 명백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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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추천시: 가난한 새의 기도/이해인
꼭 필요한 만큼만 먹고
필요한 만큼만 둥지를 틀며
욕심을 부리지 않는 새처럼
당신의 하늘을 날게 해주십시오
가진 것 없어도
맑고 밝은 웃음으로
기쁨의 깃을 치며
오늘을 살게 해주십시오
예측할 수 없는 위험을 무릅쓰고
먼 길을 떠나는 철새의 당당함으로
텅 빈 하늘을 나는
고독과 자유를 맛보게 해주십시오
오직 사랑 하나로
눈물 속에도 기쁨이 넘쳐날
서원의 삶에
햇살로 넘쳐오는 축복
(계속)
나의 선택은
가난을 위한 가난이 아니라
사랑을 위한 가난이기에
모든 것을 버리고도
넉넉할 수 있음이니
내 삶의 하늘에 떠 다니는
흰구름의 평화여
날마다 새가 되어
새로이 떠나려는 내게
더 이상
무게가 주는 슬픔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