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2월 25일 월요일
그룹홈스쿨링을 2주 체험하러 새로 온 아이 둘인 예비 중3 이형이와 예비 중2 다인이.(오누이 사이임)
네 번째 오는 아이인 예비 고1 수운이.
어제는 한 달 체험하고 갔던 예비 중1 철이가 다시 일주일 더 하겠다고 들어왔다.
그래서, 오늘 현재 그룹홈스쿨링을 하고 있는 청소년 총 인원은 9명이다.
그동안 자유 독서토론도 하고, 지정 독서토론도 하고,
영화토론도 하고, 산행도 다녀오고, 불 피워 밤, 고구마를 구어 먹고, 후라이팬에 인절미를 구었다.
*자유 독서토론
자유독서 토론
다인: 산골소년 영화만 보고 영어박사 되다.
이형: 우리반 인터넷 소설가
민지: 습관의 심리학
승관: 모택동이 들려주는 건국 이야기.
아이들이 책을 읽고 자기 자신과 친구들에게 한 질문은:
다인: 여러분도 한 분야에 빠져서 그것을 열정적으로 몰두해본 경험이 있는가?
이형: 선입견 때문에 혹시 피해를 받은적 있거나 피해를 준적이 있나?
민지: 여러분도 참지 못해서 불이익을 당한적이 있는지?
승관: 주변에 모순을 목격한 경우나 나 자신의 행동에서 모순이 있었던 경우는?
*세 번째 지정 독서토론
지정독서토론 주제 발표중.
지정독서토론: 주제발표자들끼리 토론중, 뒤에 있는 아이들은 참관중.
지정 독서토론은 한 달에 한 번, 책을 지정해서 다 같이 정독을 하고,
미리 생각할 주제를 정해서, 아이들이 주제 발표를 하고,
자유롭게 서로 토론을 하면서, 책이 주는 메시지를 공유한다.
첫 번째는 도리스 레씽의 '풀잎은 노래한다'
두 번째는 도리스 레씽의 '다섯째 아이'
세 번째는 강신주의 ‘상처 받지 않을 권리’
시인 유하의 '바람이 부는 날에는 압구정동에 가야한다'와 프랑스 철학자 보드리야르의 '소비사회'를 통해서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욕망과 허영을 낯설게 보다.
미리 문제를 뽑아, 기존의 그룹홈스쿨러들은 한 명씩 주제 발표를 하도록 했고,
그룹홈스쿨링 체험하러 온 아이들은 참관을 하도록 했다.
승관: 프랑스 6.8혁명은 왜 실패했는가? 또한 프랑스 공산당은 왜 학생들을 배신했는가?
하림: 보드리야르의 ‘소비사회’에 나와있는, 상업자본과 산업자본의 이윤 획득방식은 어떻게 다른가?
석하: 인간의 구별짓기를 통해서 욕망과 허영을 이야기 해보자.
석주: 분업화와 전문화에 의해 만들어지는 기형적 인간이란 무엇인가?
장장 3시간 지정 독서토론을 했다.
강신주의 '상처받지 않을 권리'를 어렵다고 깽깽거리던 녀석들이 잘 해내서, 기특하고.
참관한 아이들도 자극을 받아,
기형적 인간이 되지 않도록, 집에 가서도 폭넓은 독서를 하겠다, 특히, 철학책도 읽겠다고 하니.
나는 무지무지 행복했다.
중간에 바꿔야 할려나 고민도 무척 했는데.
역시, 어려운 게 아니였고, 철학이 부재한 나라인지라 아이들이 철학을 접하지 않았을 뿐이지,
충분히 이해하는 뇌를 가졌다는^^
우리나라도 독일이나 프랑스처럼 철학을 가르치는 나라가 되었으면 정말 좋겠다.
*영화토론
영화토론중.
The Girl Who Leapt Through Time
- 감독
- 호소다 마모루
- 출연
- 나카 리이사, 이시다 타쿠야, 이타쿠라 미츠타카, 하라 사치에, 타니무라 미츠키
- 정보
- 애니메이션, 판타지, 로맨스/멜로 | 일본 | 97 분 | 2007-06-14
시간을 달리는 소녀로 영화토론을 하다.
감독이 주려는 메시지는 Time waits for no one. 시간은 누구도 기다려 주지 않는다.
청소년기에 시행착오와 실수와 실패, 좌충우돌..다 필요하다.
하물며, 무료하게 보내는 것도.
내가 시간을 흘려보내고 있구나..라는 자각을 하는 시기가 너무 늦지만 않는다면.
소녀의 성장영화인데 피아노 소리도, 그림도 시처럼 아름답다.
2007년 작품인데,
무료하게 캐치볼이나 하면서 제 나이의 감정도(이성간의 감정도 피하려고만 하는 중성적 이미지의 소녀),
제 나이의 학습도(9점) 피하고만 있는 소녀의 모습을 아름답게 그린다.
공부도, 감정도 피하면서 어린아이처럼 지내고만 싶어하는 캐릭터가 주인공이다.
2013년의 소녀는 어떤 모습으로 시간에 걸쳐져 있으면서, 현재를 충실하게 살아내지 못하고 있는걸까?
*산행
눈이 쌓여있는 뒷산을 가다.
산행 시작
미끄러운가부다.
여자 아이 둘이 있으니, 정말 보기 좋다^^
요번에는 누가 나무에 매달려 있는거?
끈을 잡고 내려오는 중.
집으로 돌아오는 길
*인절미, 밤, 고구마 구어먹기
불을 피워 고구마와 밤을 굽고, 인절미는 밖에서 후라이팬에서 구었다.
집 뒤에서 애들이 나뭇가지 모으고
원푸리가 엔진톱으로 나무를 자르고
불을 피우는 중
불이 올라오니 신난다.
군고구마 맛있네.
고미는 고구마껍질을 좋아한다.
요번에는 군밤.
인절미, 땅콩
인절미는 전선을 연결해서 후라이팬에 구어 먹었고, 땅콩은 후식으로.
인절미를 이렇게 구어 먹으니, 순식간에 팔렸다^^..다 된 사진을 찍을 시간도 없었음.
16세 이형이
16세 석주
첫댓글 책 어려웠을텐데... 모두들 애썼고 훌륭합니다. // 저도 인절미 홀라당 했을 듯...
다들 맛나게 먹네요...근데 내가 좋아하는 가래떡이 없네..생각하니 먹고싶다^^ // 올해 옮기는 학교에서 걸어서 5분거리에 도서관이 있어요. 즉 우리집에서는 걸어서 10분거리라는....애들읽는책 열독 해볼라구요...애들의 독서수준이 자꾸 올라가서 제가 치이겠어요...방어해야지~~^^
저도 애들 읽었던 책들 골라 읽는 중이에요. 아직 몇 권 안 읽었지만...앞으로 꾸준히 읽어보려구요.^^
'상처받지 않을 권리'는 2009년 동아일보 선정 올해의 책이기도 합니다...강신주라는 철학자는 글을 쉽게 정말 잘 씁니다.
아이들과 요번에 토론한 부분은 -4부 건강한 노동을 선물하기에서 7.쇼퍼홀릭과 워커홀릭, 금단의 무기력 너머-입니다.
쪽수는 309쪽 부터 365쪽 까지입니다. 딱 60쪽 ^^
지난 달 자본주의 키드인 다섯째 아이를 시작으로 '낯설게 보기'를 주제로 아이들과 책읽기를 하고 있습니다.
부모님들도 지정독서를 함께 읽어주신다면, 아이들과 소통하기가 한결 수월하겠지요..같은 책을 읽는 다는 건, 정말 큰 기쁨이잖아요^^ 단어만 공유해도, 서로 통할 거 같아요~~..
요즘은 강신주의 '철학 삶을 만나다' 에 홀릭되고 있습니다^^
어쩜 이렇게 글을 잘 쓸까..어쩜 이렇게 지혜로울까.
삶의 고민과 고단함이 서서히 풀리는 듯 합니다.
슬퍼요 헝... 막올라오는 글 보면 애들다 수준이 엄청 높아지고 그런데 저는 나온이후로 그대로는 커녕 더 생각이 유치해지고 얄팍해졋네요...ㅠㅠ 슬프다 하
진짜? 그럴리가 ㅠㅠ..
그림 실력도 늘었을테고, 넓은 곳에서 아이들 보는 눈도, 세상 보는 눈도 넓어졌을테고.
채영아, 너가 가진 것에 감사하고, 너도 잘 성장하고 있을거야, 아자!!